퀵바

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89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6.20 13:00
조회
397
추천
8
글자
6쪽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

DUMMY

똑똑똑

“...! ......!”

익숙한 소음에 부유해있던 의식이 되돌아왔다.

지금 이 감각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것이다. 내 몸에서 날아가 버렸던 감각들이 하나씩 날개를 접고 차츰차츰 나에게로 회귀하는 감각.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올렸으나 아직 눈앞은 희뿌옇게 흐려져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시각보다는 다른 쪽이 더 빨리 돌아오려나보다.

똑! 똑! 똑!

“오빠! 빨리 일어나서 밥 먹어!”

오늘은 청각이었다. 동생의 악착같은 재촉에 난 졸음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자 동생이 막 다시 문을 두드리려는 자세로 서있었다. 반쯤 눈을 감고있는 나를 보더니 동생이 양손을 허리에 가볍게 얹고 타박했다.

“으이그~ 이제 일어났어? 벌써 9시야.”

난 허우적거리며 문에 걸려있는 메모지에 답을 적었다.

「새벽에야 그분이 오셔서 늦게까지 글쓰다가 잤단 말이야.」

“그러게 누가 늦게까지 그러고 있으래?”

「그만 혼내. 오빠 피곤해...」

“어휴, 정말! 빨리 세수하고 나와. 같이 밥 먹자.”

난 고개를 끄덕이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간단하게 세수와 양치를 하고나서 주방으로 향했다. 희아는 이미 학교 갈 준비를 마친 듯 교복을 입고 식탁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 직업 상 밤낮이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나보니 아침에 일어나는게 하루의 고역이지만 최대한 일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창 바쁠 시기의 고등학생인 희아가 나를 위해서 아침식사를 준비해주고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기다려주기까지 하는데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난 오빠 자격미달이다.

「미안, 기다렸지?」

내가 맞은 편에 앉자 희아는 바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나를 지그시 째려보았다.

“정말~ 매일 이렇게 깨워줘야 일어나고.”

「어리광이 늘어버린걸까.」

“매일 깨워주는데 새삼 어리광은... 빨리 밥이나 먹어.”

「잘 먹겠습니다.」

우리의 식사시간은 꽤나 조용한 편이다. 둘 다 음식에 집중하는 면이 닮아서 대화는 식사가 끝난 후에나 시작된다. 음... 솔직히 나는 그런지 몰라도 희아는 조용히 나를 배려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펜을 잡아야하니까.

식사가 끝나고 식기를 정리하면서 희아에게 넌지시 물었다.

「요즘은 휴대폰이나 컴퓨터도 악세사리처럼 편한 모델로 나온다는데 구형 휴대폰은 불편하지 않아? 새로 하나 사줄게.」

신제품에 민감할 나이인데도 나를 배려해주느라 휴대폰 하나 바꾸고 싶다는 말을 못하는건 아닐까? 희아는 평소에도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세심하게 배려해주고 있어서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으니까. 원하는 것 정도는 뭐든 들어주고 싶다. 적어도 금전적으로 부족한 형편은 아니니까.

내 제안에 희아는 손사레를 쳤다.

“괜찮다니까. 난 이게 좋아. 게다가 신형은 하나같이 목이나 팔목에 나노칩을 이식해야 되잖아? 난 그런거 싫어.”

예전에는 손으로 들고 다녀야했던 것이 이제는 팔찌나 목걸이처럼 몸에 걸치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인체에 무해한 나노칩을 신체에 이식해야하지만. 이런 혁신적인 모델이 출시된지 3년만에 전화기는 사람의 손에서 몸 안으로까지 영역을 넓혀버렸다. 뭐... 그만큼 과학기술이 진보했다는 말이 되니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건만 자꾸만 느껴지는 묘한 씁쓸함을 어떻게 할 순 없었다.

희아는 내가 설거지를 끝내는 사이 노트북 가방을 들고 학교 갈 준비를 끝마쳤다. 난 현관에서 희아를 배웅해주었다.

「오늘은 몇 시에 올거야?」

“6시쯤 올 것 같은데 밥은 어떻게 할까?”

「같이 오면서 외식이라도 할까?」

“응! 앗싸! 그럼 갔다올게.”

「잘 갔다와.」

내게 손을 흔들어주며 밖으로 나갔다가 갑자기 불쑥 머리를 안으로 들이밀었다. 뭘 놓고 간걸까 생각하고 있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오빠! 내가 어제 말한거 무조건 가야돼. 알았지? 그럼 갔다올게~”

그리고는 재차 손을 흔들고 문을 닫았다. 어제 무슨 말을 했다는거지? 뭐... 천천히 생각해보자. 난 텅 비어버린 거실로 돌아와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베란다 밖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보드라운 아기새 마냥 내 얼굴에 앉아 몸을 부볐다. 그 온기에 눈을 감고 잠시 평화로움에 빠져들었다.

아... 오늘도 참 날씨 좋다...

......

그렇게 한동안 미적거리고 있자니 불현 듯 희아가 어제 내게 했다는 말이 뭔지 궁금해졌다. 아주 단편적으로 기억이 났지만 별로 도움은 안되었다. 무슨 회사에 찾아가 보라고 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난 수첩을 꺼내서 내가 어제 썼던 말을 뒤적였다. 수첩을 찾아본 후에야 겨우 어제의 대화가 생각났다.


‘오빠, U-real Company라고 알지? ...모른다고? 아이, 참! 유행하는 가상현실 게임회사잖아. 아무튼 그 회사 사장님이 오빠 소설 광팬이라는거야. 감히 먼저 연락을 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면서 나한테 찾아왔다니까. 그래서 내가 한 번 만남을 주선해보겠다고 했지. 그러니까 내일 U-real 본사로 꼭 가봐. 원래 유명인사는 팬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꽤나 내가 그 사장님과 만났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 애는 항상 내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애쓰니까. 정작 나는 내게 팬이 있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하곤 한다. 우둔함이나 거만함 같은 것이 아닌 나같은 삼류 소설가에게 팬이라는 황송한 분들이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뿐이다. 난 지금껏 겨우 2편의 장편 소설과 9편의 단편, 그리고 잡다한 칼럼 정도만 기고했을 뿐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희아가 내 인기를 실감시켜 주려고 할 때면 난 으레 이렇게 반응하고 만다.

설마... 그럴 리가.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ternal Dream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5) 15.06.27 229 4 7쪽
15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4) 15.06.26 289 4 5쪽
14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3) 15.06.25 278 3 7쪽
13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2) 15.06.22 400 5 15쪽
»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 15.06.20 398 8 6쪽
11 1장 < D-8 years > (10) 15.06.18 406 7 6쪽
10 1장 < D-8 years > (9) 15.05.17 409 8 10쪽
9 1장 < D-8 years > (8) 15.05.17 503 8 11쪽
8 1장 < D-8 years > (7) 15.03.30 745 12 12쪽
7 1장 < D-8 years > (6) 15.03.30 681 11 11쪽
6 1장 < D-8 years > (5) 15.03.26 674 8 11쪽
5 1장 < D-8 years > (4) 15.03.24 561 12 11쪽
4 1장 < D-8 years > (3) 15.03.23 662 13 9쪽
3 1장 < D-8 years > (2) 15.03.23 892 10 12쪽
2 1장 <D-8 years> - 1 15.03.19 1,261 14 10쪽
1 0장 <어쩌면 이미 그때부터...> +2 15.03.19 1,712 12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