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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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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72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3.23 03:06
조회
661
추천
13
글자
9쪽

1장 < D-8 years > (3)

DUMMY

성 마레스력 231년 05월 03일

가샤까지 가는 길은 매우 평온했다. 이벨이 도적들을 모조히 소탕해버렸기 때문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말이다.

아헬리아는 이벨의 정체를 알고난 후에도 여전히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아니, 오히려 그의 정체를 알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대륙에서 이벨 카샤르라는 이름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니까.

이벨 카샤르.

그는 세계의 영웅으로 거의 신과 맞먹는 추앙을 받고 있다. 그의 업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0년 전에 일어났던 재앙, 흑운의 재앙이라 불리는 대규모 마족의 침공. 전 대륙의 하늘에 한 줌의 햇빛도 허락하지 않는 거대한 흑운이 돌연 생성되었다. 그리고 그 흑운을 통해서 총 개체수 약 2천의 마족의 군세가 침공을 시도했다. 2천이라고 하면 적은 수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겨우 마족 하나를 상대로 기사 100명이 과반수의 전사자를 냈다는 기록만 봐도 천만대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그런 마족이 무리를 이루니 배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흑운의 재앙으로 인해 멸망한 왕국만 12곳에 달했다. 그나마 재앙의 시발점에서 멀리 있었던 곳이 피해가 비교적 적었을 뿐 대부분 재기 불능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인류가 멸망할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절망적인 상황이었으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흑운의 재앙은 겨우 2년이라는 단기간에 막을 내린다.

바로 여기에서부터 이벨 카샤르가 등장한다.

흑운의 재앙이 도래한지 정확히 1년이 되는 해에 혜성처럼 나타난 한 검사가 한 왕국을 몰살시키고 있던 10마리의 마족을 혼자 힘으로 격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상처 하나 없이 7마리를 죽이고 3마리를 쫓아버린 그를 보며 인류는 재앙 이후 처음으로 한 줌 희망을 얻었다.

그 사건 이후 전 인류는 재앙을 막기 위해 장장 오십만이라는 전례없는 병력을 모았다. 그 주축에 있는 것이 바로 이벨 카샤르였다. 사실 그의 힘을 위해 오십만의 군세가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기묘하게도 이벨은 싸움을 거듭할수록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으며 혼자서 마족 50마리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흑운의 재앙의 도래 후 2년하고도 88일이 지났을 때 최후의 격전이 벌어졌다. 잔존 마족 250마리와 잔존 병력 일만의 지옥을 연상시키는 처절한 전투 끝에 인류는 마족을 완전히 몰아내고 존속하는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이벨 카샤르의 행방은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재앙을 종결시키기 위해 온 신이 보낸 사자라도 되는 양 재앙이 끝나기가 무섭게 종적을 감추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의 실종 직후 모든 가용수단을 이용해 그의 행적을 찾았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재앙의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서도 그의 명성과 선동이 간절했을 것이다.

결국 대륙의 수뇌부들은 그의 존재를 신격화시키기에 이른다. 그가 뛰어난 검사였음을 고려해 전장의 신 시베루투스의 사자였다고 대중을 선도했고 이 작전은 꽤 잘 들어맞았다. 당시 인류의 전부가 시베루투스의 신도였을 정도였다.

특히 기사들 사이에서는 이벨 카샤르를 검신으로 추앙하는 이가 많았다. 어떠한 경우에도 기사들의 마음 속의 이벨 카샤르를 모독하는 것만은 금기 중의 금기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모든 기사들을 적으로 돌리게 될테니 말이다.

굳이 또 다른 증거를 들자면 청년이 자신을 이벨 카샤르라고 밝혔을 때 너나 할 것 없이 호위 기사 전원이 검을 뽑아 “지금 이 자리에서 이벨 카샤르임을 증명하지 않는다면 그 죄값을 하찮은 목숨으로나마 갚아야할 것이다!”라고 으르렁거렸었다. 갑작스런 기사들의 행동에 애꿎은 아헬리아만 가슴을 졸였다.

결국 사건은 그가 제다곤과 결투를 하여 단 열 합만에 승리함으로써 일단락 났다. 하지만 제다곤을 이겼다고 해서 증명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이벨은 가샤로 오는 내내 온갖 시선과 살기를 받아야만 했다. 놀라운 점은 그런 상황에서도 이벨은 불편해하기는커녕 왕녀와 시시덕거리며 여행을 즐겼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괜히 기사들의 혼란은 가중되었다. 아예 살기를 느끼지도 못하는 얼간이인지 살기를 자연스럽게 흘려버리는 달인인지... 제다곤을 이긴 검사임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았지만.

“얘~ 마족 이야기 좀 더 해줘~”

“또요? 삼일 내내 그 얘기만 했는데요?”

“마법사니깐. 마족에 관한 문헌은 중구난방식이라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단 말이야. 그리고 삼일 내내라고 해도 겨우 13종류 밖에 말 안했잖아. 얘기할 때마다 절묘하게 화제를 바꾸면서...”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거든요.”

“왜?”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헬리아를 보며 이벨은 쓴웃음만 지어보일 뿐이었다. 그래서 아헬리아는...

“왜? 왜~ 왜냐고~!?”

눈치 없이 또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시로 일관했지만 끈질기게 묻는 그녀에게 질린 이벨이 손가락을 튕겨서 그녀의 이마를 때렸다.

“아얏!”

“얘기하기 싫다니까요. 이게 제가 말씀드린 왕녀님의 단점이네요.”

“우으... 하지만...”

“고치세요.”

이벨이 다른 이야기를 꺼내서 주의를 돌리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헬리아는 시무룩해졌다가 금새 이벨의 말을 경청했다. 그 때 제다곤이 마차의 창문을 통해 말했다.

“왕녀님. 가샤의 수도에 도착했습니다.”

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가샤의 수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일행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역시 마법왕국이구나!’

건축물부터 여타 왕국들의 것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흔한 건물에조차 복잡한 마법 술식이 새겨져 있었고 뾰족한 지붕 위에는 파란 빛의 구체가 떠있었다. 그런 구조의 건물이 몇십 몇백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 눈부신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헬리아는 이미 눈을 반짝이며 가까운 건물로 가서 벽에 적힌 술식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 옆에서 이벨은 그녀에게 끌려가듯 따라가 술식을 설명하고 있었다.

“우와! 우와! 이것 좀 봐. 정말 굉장하다! 건물의 벽을 강화시키는거랑 간단한 공격 주문도 있고... 이건 뭐지?”

“그건 현혹 마법이네요. 사람의 주의를 끄는 약한 마법이죠. 가게니까 이런 마법이 유용하겠죠. 불법이지만.”

아헬리아가 연신 감탄사를 자아내며 틈만 나면 멈췄기에 지루할 정도로 더디게 나아갔다. 마차는 이미 버린 것이나 다름 없었고 결국 예상보다 두세시간은 더 지나고 나서야 겨우 가샤 왕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반 상가마저도 수많은 술식이 있었는데 왕성은 오죽할까. 꼭대기에 있는 파란 광체의 크기부터 확연한 차이가 났다. 왕성 전체를 조사해봐야 겠다는 아헬리아를 제다곤과 이벨이 간신히 뜯어말렸다. 그녀라면 그러고도 남을 인물이니까. 왕성을 통과하기 전에 성벽을 지나가야 했기에 중앙 게이트로 향했다. 일행과 마찬가지로 가샤의 소집 요청을 받은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기사들과 마차가 줄지어 있는 광경은 은근한 위압감을 풍겼다. 제일 뒤쪽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 아헬리아가 금새 싫증을 내며 이벨에게 붙었다.

“이야기해줘!”

“할아버지한테 조르는 손녀처럼 말씀하시지 마세요.”

“뭐 어때! 나보다 나이 많잖아!”

“알고 계시면 조금은 존중해주세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벨은 착실하게 그녀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2045년 08월 26일

이름도 모르는 아이와 서로 이름을 모르는 채로 지낸 지도 벌써 5일 째로 접어들었다. 슬슬 최소한 이름 정도는 알아내보고 싶지만 아직까지도 아이와 내 거리는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은 채로 같이 TV를 보거나, 밥 먹고, 목욕하고 나뉘어져서 자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어린 애답지 않게 불평하거나 바라는 것이 없어서 편하기는 해도 과연 그 애한테는 좋은 일일까 싶기는 하다. 좀 더 어리광부려도 괜찮은데.

요즘은 아이가 만약 고아일 경우에는 아예 내가 입양해서 키우는 것도 고려해보고 있는 중이다.

어찌됐든 오늘도 별다른 수확 없이 하루가 끝났다. ...글 좀 써야되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예슬 씨한테 혼나겠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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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5) 15.06.27 228 4 7쪽
15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4) 15.06.26 288 4 5쪽
14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3) 15.06.25 277 3 7쪽
13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2) 15.06.22 399 5 15쪽
12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 15.06.20 397 8 6쪽
11 1장 < D-8 years > (10) 15.06.18 405 7 6쪽
10 1장 < D-8 years > (9) 15.05.17 408 8 10쪽
9 1장 < D-8 years > (8) 15.05.17 502 8 11쪽
8 1장 < D-8 years > (7) 15.03.30 744 12 12쪽
7 1장 < D-8 years > (6) 15.03.30 680 11 11쪽
6 1장 < D-8 years > (5) 15.03.26 673 8 11쪽
5 1장 < D-8 years > (4) 15.03.24 560 12 11쪽
» 1장 < D-8 years > (3) 15.03.23 662 13 9쪽
3 1장 < D-8 years > (2) 15.03.23 891 10 12쪽
2 1장 <D-8 years> - 1 15.03.19 1,261 14 10쪽
1 0장 <어쩌면 이미 그때부터...> +2 15.03.19 1,711 1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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