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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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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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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0
글자수 :
678,215

작성
22.1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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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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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2쪽

46화 - 드라칸

DUMMY

“으윽······.”


장대현은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던 커다란 방패를 내렸다.

갑자기 하늘에서 쏟아진 화염에 급히 꺼내든 방패는 더 이상 쓰지 못할 정도로 녹아 있었다. 어지간한 화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으으으······.”

“야, 정신 차려!”

“나 안 죽었어······.”


상처를 보고 기겁하는 송경희와 안심하라는 듯 에둘러 말하는 안동일.


화염이 쏟아지기 직전 간신히 두 사람을 끌어안은 안동일의 등엔 커다란 화상이 남아 있었다.

강순재가 뒤늦게 치료를 시도하고 있었지만, 커다란 화상 자국은 좀처럼 아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으······.”


잿더미가 되어 버린 리자드맨의 시체 뒤에서 하정연이 튀어나왔다. 재로 뒤덮혀 잘 보이진 않지만 그녀도 군데군데 약한 화상을 입었다.


“아쉽군.”


인간이 아닌 존재의 이질적인 목소리. 고개를 든 장대현은 공중에 떠있는 존재를 확인하고는 표정이 굳었다.


커다란 한 쌍의 날개를 펄럭이며 땅을 향해 내려오는 정체불명의 존재.

전체적인 모습은 리자드맨과 얼추 닮아있었다. 비늘이 있고, 두 발로 보행하며, 커다란 꼬리가 자라 있었다.

하지만 머리에 솟아있는 한 쌍의 뿔과 등에서 솟아있는 커다란 날개. 그리고 전신으로 뿜어내고 있는 위압적인 기운.


녀석을 본 장대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드라칸······!”


리자드맨 중에서도 조건을 달성한 극소수의 개체만이 진화할 수 있다는 희귀종. 리자드맨이 드래곤의 아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존재였다.


드래곤과 직접 비교하자면 한없이 작고 약한 존재였지만, 그 힘은 진짜였다.


브레스를 쓸 수 있고, 높은 지성을 갖고 있으며, 마법을 쓸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녀석은 A+ 등급에 책정되었다.

다만 상대한 헌터들 모두 드라칸이 S급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그만큼 강한 존재였다.


이런 녀석이 있었는데도 게이트가 C급으로 측정되었다는 건 최선호가 봤다는 새로운 게이트 중 한 곳에서 나왔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녀석을 어떻게든 처리하고자 장대현이 수를 생각하던 그때.


“익숙한 얼굴이군.”


드라칸의 말에 장대현의 손이 떨렸다.


“너, 지금 뭐라고······.”

“본 적 있다. 동족들을 향해 무기를 쏟아내던 네 놈의 모습을.”


드라칸의 세로로 된 동공이 붉게 빛났다.


“네 놈의 몸을 갈기갈기 찢으면, 우리 동족들의 혼도 달래지겠지.”

“······뭐가 달래져?”


빠드득.


드라칸의 말에 장대현이 이를 갈았다.


“마물 따위가 지금 혼을 달랜다 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

“그렇다만.”


장대현의 손에 칼이 쥐어지기 무섭게 그가 앞으로 튀어 나갔다. 드라칸이 팔을 들어 공격을 받아내자 왼손에 건틀릿을 불러내 옆구리를 후려쳤다.


“그딴 소리를 지껄일 거면 네가 먼저 인간에게 사과해! 네놈들의 발톱에, 이빨에, 무기에 찢겨나간 무고한 희생자들에게!”


그 말을 장대현의 손은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낙하한 불덩이가 도망치던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그들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태워버렸다.

바로 옆에 있던 동료가 마족의 손에 갈가리 찢어졌다.

최전방에서 싸우던 길드장의 몸의 반절이 브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졌다.


사방에서 진동하던 피의 냄새.

살려달라 애원하고 죽지 말라고 절규하던 사람들의 목소리.


이 모든 것들이 아직도 그를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그 모든 일의 원흉이 되는 놈의 입에서 혼을 달랜다는 소리 같은 게 튀어나왔다.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너 같은 새끼는 여기서 흔적조차 남지 않게 죽여버리겠어!”


울분을 토하는 장대현의 뒤로 셀 수 없이 많은 무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나 소모가 심각한 행동이었지만, 분노에 휩싸인 그에겐 알 바가 아니었다.


칼이 막히면 도끼를. 도끼가 막히면 랜스를. 랜스가 막히면 샷건을.


쉬지 않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붓는 장대현을 향해 드라칸은 브레스와 마법으로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번번이 어디선가 튀어나온 방패가 공격을 받아냈다.


“윽······.”


계속된 공격에 드라칸의 견고했던 비늘과 날개에 상처가 하나둘 생겨났다.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


하지만 장대현의 공격은 거기까지였다.


“으윽!”

“안동일!”


부서지는 방패와 함께 주저앉는 안동일의 모습이 장대현의 눈에 들어왔다. 그를 향해 휘둘러진 메이스를 송경희의 창이 받아냈지만, 뒤에서 날아온 화살에 맞은 송경희의 자세가 무너졌다.


“이 자식들이······!”


그 옆의 게이트 입구에서 피를 토하는 하정연. 능력을 과사용한 영향인지 그녀의 손끝이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들 앞으로 다가온 수십 마리의 리자드맨. 먹잇감을 노리고 군침을 흘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저대로 두면 동포들이 맛있게 먹겠군.”

“이 새끼가······!”

“왜 그러지? 이대로 계속 하면 날 쓰러뜨릴 수 있을텐데?”

“으아아아!”


격분한 장대현이 초 근거리에서 바주카포를 격발했다. 폭발의 여파에 밀려난 그는 단숨에 동료들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

그 모습을 본 하정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미안해.”

“뭐가. 밖의 원군 없이 이 정도면 충분히 할 건 다 한 거지.”

“그렇게 말해주니 영광이네.”


하정연이 앞의 세 명의 헌터를 향해 손을 뻗었다. 파란 실이 닿은 걸 확인한 그녀가 손을 당기자 셋의 몸이 공중을 날아 게이트 앞에 착지했다.


“다들 나가요.”

“두 분도 같이 나가셔야죠!”

“지원군이 들어올 시간은 벌어야죠.”

“그렇지만······.”

“늦었다.”


게이트 앞에 커다란 벽이 솟아나며 일행과 게이트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와 함께 저 멀리서 거대한 흙기둥이 솟아났다.


“깔려 죽어라, 내 동포의 원수들이여.”


그 말과 함께 건물 몇 층 높이는 가뿐히 넘기는 흙기둥이 장대현 일행을 향해 기울어졌다. 그와 함께 드라칸이 뿜어낸 브레스가 그들을 향해 쏟아졌다.


‘막아낼 수 있을까.’


머리로는 안 되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몸은 이미 모두를 뒤로 보내며 무기를 꺼내 들고 있었다.


브레스와 합쳐진 거대한 기둥이 일행을 덮치려던 순간.


“무, 무슨!”


기둥이 거짓말처럼 일행의 앞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드라칸이 당황한 기색을 보였고, 장대현 역시 녀석 못지않게 당황했다.


‘대체 뭐지?’


그때 장대현은 눈앞에 좀 전까지 없던 누군가가 있음을 알았다.


“미안합니다. 좀 늦었네요.”


머쓱한 표정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는 최선호가 그들 앞에 서 있었다.



***



“조금 늦긴. 많이 늦었는데.”


핀잔을 주는 장대현. 그의 얼굴엔 안도감이 어려 있었다.


“뭐 하느라 이렇게 늦은 거야?”

“그럴 만한 일이 있었죠.”


장대현 일행을 향해 손을 뻗었다.

중급 치유를 사용했음에도 상처가 전부 낫지는 않았지만, 모두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는 고칠 수 있었다.


“리자드맨들 맡겨도 됩니까?”

“아까부터 그랬잖아. 신경 쓰지 말고 저 녀석이나 죽여.”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는 드라칸를 쳐다봤다. 눈이 마주친 녀석이 애써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궁금하면 내려오시던가!”


드라칸이 날개를 펄럭이며 나를 향해 쇄도했다. 손끝에 마나가 응집되는 걸 확인하고는 오러 소드를 휘둘렀다.


쾅!


폭발과 함께 일어난 먼지에 서로의 모습이 가려졌다. 직감을 믿고 칼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금속음 같은 게 울려 퍼졌다.


“혹한이여!”


미리 꺼내둔 래피드 캐스터에 마나를 쏟아 부었다. 지팡이 끝에서 뿜어져 나온 냉기 폭풍이 드라칸을 덮쳤다.


“크윽!”


녀석의 몸에 난 자잘한 상처 사이로 얼음이 파고들었다.

움직임이 둔해진 틈을 노리고 칼을 내질렀다. 녀석은 브레스를 뿜어 응전했지만, 오토 가드가 막아주는 걸 믿고 그대로 칼을 찔러 넣었다.


촤아악!


뚫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비늘이 부서지며 피가 뿜어져 나왔다.

드라칸이 미간을 찌푸리며 날 향해 손을 뻗었다. 몸을 비틀어 피하고는 그대로 칼을 뽑아냈다.


드라칸이 상처 부위를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제법이군. 하지만 이 정도라면 나와 내 동포들을 막을 수 없다.”

“글쎄. 네 동포라는 녀석들 말인데, 더 이상 안 나올 거야.”

“······무슨 소리지?”

“보면 알 거야.”


내 말에 드라칸이 게이트가 있는 쪽을 쳐다봤다. 눈을 가늘게 뜬 녀석은 잠시 후 당황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어, 어떻게 한 거지?”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싹 다 쓸어버렸지.”


게이트를 닫지 못할 바엔 안에서 나올 녀석들을 싹 다 죽인다.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린 건 그 때문이었다.


설령 뭐가 더 나오더라도 괜찮다. 녀석들은 게이트에서 나오자마자 저승사자와 인사를 나누게 될 테니까.


“죽여버리겠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어쭙잖게 점잖은 척하던 녀석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비늘로 뒤덮인 팔과 칼이 부딪치며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대로 합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동안 주변은 조금씩 정리되어가고 있었다.


“다 달려들어!”


밖에서 불러온 지원군이 장대현의 지휘 아래 리자드맨들을 제압해 나가고 있었다.

대기 인원이라곤 해도 다들 C급 이상. 더 이상의 충원이 없는 리자드맨이 못 이기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이, 이 하등 생물들이!”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드라칸이 나를 밀쳐내고는 하늘을 향해 날았다. 체내의 마나를 전부 끌어모으기 시작한 녀석의 머리 위에 커다란 마법진이 생겨났다.


메테오.


최고위 마법으로 분류되는 대규모 마법.

다짜고짜 저런 걸 꺼냈다는 건 화가 난 것도 있겠지만, 뒤를 도모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


돌격 대장은 이미 썼고, 오토 가드도 아까 다 빠졌다.


이렇게 되면 메테오를 막을 방법은 둘 중 하나였다.


드라칸을 썰어버리거나, 메테오를 갈라버리거나.


‘아니면 둘 다 해버리거나.’


나는 크샤크의 결전검에 마나를 불어 넣었다.


“파멸의 때가 도래했다.”


[크샤크의 결전검이 당신의 부름에 응합니다.]

[크샤크의 종언이 발동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칼에서 검붉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내 몸을 지나친 아우라가 내 등 뒤에서 거대한 마족의 형태를 갖추었다.


“마, 마왕······.”


뒤에 있던 누군가가 그 모습을 보고는 중얼거렸다.


크샤크의 종언.

크샤크가 사용했던 가장 강력한 한방을 쓸 수 있게 해주는 능력.


아우라로 만들어진 형상의 손에는 오러로 만들어진 크샤크의 결전검이 들려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켜라.


알 수 없는 울림의 목소리를 따라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높이 치켜든 칼이 오러를 감싸며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전부 불타 죽어버려라!”‘

-어둠의 검.


마법진을 타고 떨어지는 거대한 유성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칼을 떠난 거대한 검기가 빠르게 날아가 그대로 유성과 충돌했다.


쾅!


검기와 부딪친 메테오가 그대로 폭발했다. 검붉은 불꽃이 공중에서 퍼지며 그 열기가 지상에까지 닿았다.


불꽃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드라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제아무리 드래곤의 피를 받았다 한들 저 폭발에서 살아남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후우, 후우······.”


방금 공격으로 마나가 바닥났다.

사용할 때 주의하라던 이야기가 괜히 있던 게 아니었다.


숨을 고르며 칼을 집어넣던 그때.


“최선호! 뒤를 봐!”


장대현의 다급한 외침에 답할 틈도 없이 무언가가 내 어깨를 잡았다. 저항할 틈도 없이 붙잡힌 나는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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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화 - 마계 진입 23.01.24 1,620 39 11쪽
65 64화 - 게이트 너머로 23.01.23 1,657 39 12쪽
64 63화 - 마(魔)를 멸하다 23.01.20 1,752 45 15쪽
63 62화 - 불합리한 싸움 23.01.19 1,719 39 12쪽
62 61화 - 준비된 침략자 (수정됨) 23.01.18 1,807 43 12쪽
61 60화 - 다가오는 그림자 (수정됨) 23.01.17 1,945 45 13쪽
60 59화 - 간절한 이에게 손을 23.01.16 1,949 46 12쪽
59 58화 - 가르침을 받다 23.01.13 2,032 55 13쪽
58 57화 - 빌어먹을 스승 23.01.12 2,028 54 12쪽
57 56화 - 옛 발자취를 따라 23.01.11 2,066 50 13쪽
56 55화 - 길고 긴 악연의 끝 23.01.10 2,133 51 12쪽
55 54화 -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면 23.01.09 2,142 54 12쪽
54 53화 - 재앙이 지나간 뒤 23.01.06 2,173 57 12쪽
53 52화 - 남아있는 모든 것을 쥐어짜내 23.01.05 2,158 53 12쪽
52 51화 - 반격의 봉화는 피어오르고 23.01.04 2,205 51 12쪽
51 50화 - 절망의 순간 23.01.03 2,261 53 14쪽
50 49화 - 돌아온 재앙 23.01.02 2,367 4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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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5화 - 제주도에서 22.12.27 2,715 5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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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 장애물 없애기 +2 22.12.23 2,894 72 12쪽
43 42화 - 어쩌다 마주친 22.12.22 3,000 68 11쪽
42 41화 - 암시장의 주인 +1 22.12.21 3,091 64 12쪽
41 40화 - 토사구팽 22.12.20 3,144 6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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