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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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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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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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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9
글자수 :
678,215

작성
22.1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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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1쪽

45화 - 제주도에서

DUMMY

시간은 지나 어느덧 수요일.


“수학여행 이후로는 정말 오랜만인데.”


햇수로만 치면 얼추 10년 만에 오는 셈이다. 오랜만에 온 거지만, 그때와 다르게 관광하고 있을 여유는 없을 것 같다.


띠링!


비행기 모드를 푼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뭔가 싶어 확인하니 제자 1호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3일 차.


짤막한 메시지와 함께 첨부된 사진엔 스마트폰을 뺏으려고 손을 뻗는 송인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송인준은 제자 1호를 내치지 못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아예 길드 입단 제의까지 했다니 말 다했다.


갓 헌터가 된 녀석에게 길드 가입을 권하는 건 어지간한 친분이 있는 게 아니고서야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한민국 5대 길드 중 하나인 곳이니 더더욱.

하지만 녀석은 아직 실력도 안 되고 어디 소속될 생각이 없다며 완곡히 거절했다고 한다.


-“빠져나가는 게 아주 자네를 닮았던데.”


송인준의 말에 속으로 웃음이 터졌다. 어떻게 보면 녀석다운 선택이었다.

이곳에서의 일정이 정리되고 돌아가면 교육은 마무리 과정일 거다.


제자 1호를 다시 만나면 어떻게 이야기할지 고민하며 걸음을 옮겼다.


가져온 짐이 없어 곧장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게이트를 나서자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럿 서 있는 게 보였다.


많은 사람이 서있었지만,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세 명이 있었다.


“아직 안 나오셨나?”

“너 그 이야기 1시간 전부터 하는 거 알고 있어?”

“그랬던가?”

“시간상 이제 나오시겠지. 지나치지 않게 플래카드 잘 들고 있어.”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건장한 사내와 옆에서 그를 쪼아대는 단발의 여성. 그런 그들의 옆에서 말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새하얀 옷의 사내.


장대현이 척 봐도 알 거란 소리를 하긴 했지만, 저렇게까지 눈에 튈 줄은 몰랐다.


가까이 다가가자 새하얀 옷의 사내가 나를 보고는 옆에 서 있던 여성의 팔을 쿡쿡 찔렀다.


“응? 왜 그래?”


고개를 돌린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먼저 인사할 틈도 없이 그녀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최선호 헌터님! 주성에서 나왔습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큰 소리에 조금 당황했다.


“헌터님을 모시기 위해서 온 주성 소속 헌터 송경희라고 합니다. 여기 장승처럼 큰 녀석은······.”

“안동일입니다.”

“강순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네.”

“오시느라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곤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바로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가죠.”


짧은 인사를 마치고 나는 세 사람의 뒤를 따랐다.

이색적인 풍경을 즐길 틈도 없이 향한 주차장엔 커다란 스타렉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네 명이 타기엔 크다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오랜만입니다, 최선호 헌터.”

“하정연 헌터?”


조수석에 앉아있던 회색 정장을 입은 긴 흑발의 여성. 주성 소속의 A급 헌터이자 장대현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하정연이었다.


“게이트 토벌 건으로 본 이후 처음이죠?”

“그렇죠. 잘 지냈죠?”

“그럭저럭요.”

“다 탔으면 출발하겠습니다.”


송경희의 말과 함께 차가 앞으로 나아갔다.


“길드장은 어디에?”

“게이트 앞에 있어요. 원래는 같이 오려고 했는데, 게이트가 예정보다 일찍 열릴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를 듣고는 그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어요.”

“헌터님이 그 이야기가 나왔을 때의 길드장님 표정을 봤어야 하는 건데.”

“정말 무서웠지. 옆에서 뭐라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다들 잘 알잖아요. 그 녀석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건지.”


그렇게 말하는 하정연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장대현이 평소와 달리 이번 게이트에 이상하리만치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그건 여기서 겪었던 일에 대한 트라우마라 볼 수 있었다.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 제주도 레이드 때의 일을 물어보면 장대현은 항상 저렇게 답했다. 몇 번을 물어도 답은 항상 같았다.


그러다 딱 한 번.

참다 참다 폭발한 장대현이 그 이유를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답을 들은 이후 그 누구도 그에게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런 내용을 알고 있으니 뭐라 하기도 그랬다.


“게이트에 다른 이상은 없었습니까?”

“저희가 나올 때까진 딱히 없었네요. 지금은 어떨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무슨 일 있었으면 길드장님이 연락하셨을 텐데 아직 아무 이야기도 없잖아요?”


보통 저런 이야기를 하면 전화벨이 울리는 법이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게이트는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목적지가 가까워질 무렵 저 멀리 임시 천막이 세워져 있는 게 보였다.


얼핏 보이는 것만 해도 20명. 안 보이는 인원까지 치면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었다.


“몇 번을 봐도 적응이 안 되네.”

“그러게. 여기에 오름이 있었다고 어떻게 생각하겠어?”


차는 도로를 벗어나 평지로 들어섰다. 울퉁불퉁한 땅 위를 가르며 들어가자 주변에 있던 헌터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왔냐?”


언제 온 건지 문 앞에 장대현이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게 며칠 전인데 그의 눈 밑엔 전에 없던 짙은 다크서클이 생겨 있었다.


“고생 좀 하신 거 같은데, 괜찮습니까?”

“이 정도로 힘들다고 할 거라면 S급 반납해야지. 그러는 너야말로 괜찮은 거냐?”

“당연하죠. 뭣하면 혼자서라도 들어갈 수 있는데요?”

“잘 알겠으니까 그러진 마라.”


그렇게 말한 장대현은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주변에 있던 헌터들이 일사불란하게 제 위치를 찾아 걸음을 옮겼다.

손짓 하나로 저렇게 명령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가 입을 열었다.


“게이트에는 총 여섯 명이 들어갈 거다.”

“사람을 이만큼 데려와 놓고 여섯 명만 들어간다고요?”

“여기 있는 것 중에서 최대 전력을 데려가는 거야. 어중간하게 많이 들어가는 것보단 그게 나을 거다.”

“그럼 남은 사람들은······.”

“전부 만일을 위해서 불러둔 거다. 왠만하면 손 쓸 일도 없을 거야.”


벌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을 위해 이 정도 인원을 불렀다는 말에 뭔가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진지한 표정을 보니 입이 저절로 닫혔다.


“그래서 누가 들어갑니까?”


내 말에 장대현이 눈으로 내 뒤를 가리켰다. 뒤에 있던 네 명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B급 두 명에 A급 셋, 그리고 S급 하나. 이 정도면 충분하지?”

“C급 게이트 하나 토벌하는 것 치고는 굉장히 호화스러운 편성이네요.”

“저런 기분 나쁜 건 빨리 치워버리는 게 상책이니까.”

“길드장님!”


저 멀리서 누군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알겠다. 다들 가지.”


앞장선 장대현을 따라 게이트로 향했다.

우리가 앞에 도착하자 커다랗게 입을 벌린 검은 균열이 눈에 들어왔다. 장대현은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야, 기다려!”


하정연이 급히 그 뒤를 쫓아갔다. 나를 비롯한 세 명도 늦지 않게 그 뒤를 따라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쾅!


푹푹 찌는 공기에 미간을 찌푸릴 틈도 없이 앞쪽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키르르륵!”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물러나는 도마뱀 형상의 마물들. 갑옷처럼 날카로운 비늘이 인상적인 녀석들의 정체는 리자드맨이었다.


“이 자식이!”


내리쳐지는 리자드맨의 칼을 받아치는 안동일의 방패. 그의 뒤에서 나타난 송경희가 창으로 리자드맨의 복부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


강순재는 그들 뒤에서 마법을 영창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몸에 오러가 감싸이는 것으로 보아 지원 계열 마법이었다.


“캬아아아!”


앞쪽에선 장대현이 리자드맨들을 향해 대포를 쏘고 있었다. 그의 능력으로 강화된 대포가 불을 뿜을 때마다 리자드맨들은 저항 한 번 못하고 몸에 커다란 구멍을 남긴 채 쓰러졌다.


“키에에에!”

“크아아!”


한 마리의 리자드맨이 동료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당황한 동료들이 뒤늦게 무기를 움직였지만, 배신한 동료의 칼이 한 발 더 빨랐다.

그 녀석의 몸에는 가느다란 실이 붙어 있었는데, 그 끝에는 분주히 손을 움직이는 하정연이 있었다.


“크와아아!”


뒤에서 내리쳐지는 칼을 피했다. 리자드맨이 내미는 주둥이를 그대로 썰어낸 나는 주변을 확인했다.


나무에 가려져 있지만 저 멀리 늪지대가 있는 게 보였다. 리자드맨들의 습성을 고려하면 게이트 보스는 아마 저 너머에 있었다.


문제는 저 늪을 지나갈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일반적인 늪이어도 문제인데 저 안엔 리자드맨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냥 건너려 하면 녀석들이 덤벼들 거고, 간신히 처리하더라도 그대로 늪에 빠질 수도 있었다.


내겐 텔레포트가 있지만 다른 이들에겐 그게 없다. 허락해주면 혼자서 가기야 하겠지만, 지금 그 허락을 받기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뭐 이렇게 많아!”

“길드장님, 이거 C급 게이트 맞습니까?”

“마지막 측정 때까지도 별다른 말 없었으니 C급 게이트는 맞아!”


리자드맨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았다. C급 게이트라면 보통 2~30마리 정도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 몰려드는 수는 그 몇 배였다.

다들 체급이 있는 만큼 밖에서 지원군을 불러와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평소와 다르다는 건 사실이었다.


“최선호!”


대포를 집어넣고 대검을 꺼내든 장대현이 외쳤다.


“너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거 아니까 위에서 확인해봐!”


그 말을 들은 즉시 위를 향해 뛰어올랐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 공중에 도달한 나는 저 멀리 보이는 풍경에 눈을 의심했다.


예상대로 리자드맨의 본거지는 늪지대 너머에 있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녀석들의 본거지 옆에 열려있는 두 개의 게이트. 그 안에서 다른 무리의 리자드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런 경우엔 이 게이트 안에 존재하는 리자드맨 중에 주술사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마나 탐지까지 썼는데도 그런 녀석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둘 중 하나.


정말 낮은 확률로 게이트에 이상이 생긴 것이거나, 아니면 누군가의 개입이 이뤄진 거다.


“뭐 좀 보이나!”

“게이트가 두 개 더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말 그대로 두 개 더 있다고!”


내 말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굳었다. 장대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내게 말했다.


“최선호! 이쪽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게이트 보스를 쳐내!”

“기꺼이!”


기다리던 말이 떨어지자 곧장 텔레포트로 이동했다.


-“ay now mot noegi!”


갑자기 등장한 나를 본 리자드맨들이 당황해 무기를 휘둘렀다. 가볍게 피해준 뒤 칼을 휘두르며 게이트 보스를 찾아 녀석들의 마을 안을 헤집었다.


하지만 마을 안에 있는 리자드맨을 전부 썰어버릴 때까지 게이트 보스의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게이트 보스가 없는 게이트.

이렇게 되면 게이트를 닫을 방법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던 그때.


쾅!


게이트 입구 쪽에서 커다란 굉음과 함께 검붉은 불꽃이 치솟아 올랐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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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69화 - 영입 거절의 대가 23.01.30 1,424 36 12쪽
69 68화 - 시작의 끝 23.01.27 1,441 40 12쪽
68 67화 - 위(僞)마왕 23.01.26 1,437 38 12쪽
67 66화 - 선제타격 23.01.25 1,533 37 13쪽
66 65화 - 마계 진입 23.01.24 1,609 39 11쪽
65 64화 - 게이트 너머로 23.01.23 1,645 39 12쪽
64 63화 - 마(魔)를 멸하다 23.01.20 1,742 45 15쪽
63 62화 - 불합리한 싸움 23.01.19 1,707 39 12쪽
62 61화 - 준비된 침략자 (수정됨) 23.01.18 1,795 43 12쪽
61 60화 - 다가오는 그림자 (수정됨) 23.01.17 1,935 45 13쪽
60 59화 - 간절한 이에게 손을 23.01.16 1,939 46 12쪽
59 58화 - 가르침을 받다 23.01.13 2,021 55 13쪽
58 57화 - 빌어먹을 스승 23.01.12 2,016 54 12쪽
57 56화 - 옛 발자취를 따라 23.01.11 2,055 50 13쪽
56 55화 - 길고 긴 악연의 끝 23.01.10 2,123 51 12쪽
55 54화 -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면 23.01.09 2,133 54 12쪽
54 53화 - 재앙이 지나간 뒤 23.01.06 2,162 57 12쪽
53 52화 - 남아있는 모든 것을 쥐어짜내 23.01.05 2,149 53 12쪽
52 51화 - 반격의 봉화는 피어오르고 23.01.04 2,193 51 12쪽
51 50화 - 절망의 순간 23.01.03 2,248 53 14쪽
50 49화 - 돌아온 재앙 23.01.02 2,352 49 13쪽
49 48화 - 레이드는 끝나지 않았다 22.12.30 2,484 57 12쪽
48 47화 - 한 발 남았다 (수정됨) 22.12.29 2,506 67 12쪽
47 46화 - 드라칸 22.12.28 2,564 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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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화 - 새출발 22.12.26 2,699 67 11쪽
44 43화 - 장애물 없애기 +2 22.12.23 2,880 72 12쪽
43 42화 - 어쩌다 마주친 22.12.22 2,985 68 11쪽
42 41화 - 암시장의 주인 +1 22.12.21 3,078 64 12쪽
41 40화 - 토사구팽 22.12.20 3,131 6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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