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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7,963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1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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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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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211. 12막 4장 - 성채 방어전 (4) | Glinda

DUMMY

강철이 부딪힌다. 피가 솟구친다. 비명이 메아리친다. 백룡 기사가 아무리 강해도 사십의 기사단을 전부 막을 수는 없는 노릇.

백룡 기사를 피한 기사단은 바리케이드 뒤의 마을 사람들과 전투를 시작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바리케이드를 이용해 방어하며 창을 내지른다.

그런 장비의 차이가 대단히 심각하다. 마을 사람들의 창은 기사들의 갑옷을 뚫지 못한다.

가끔 틈새로 창날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 수가 극히 적다.

"글린다! 정신 차리십시오!"

에스나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다. 나도 싸우고 있었지.

기사 하나가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른다. 피하기에는 늦었다. 그럼 그냥 맞아줘야지.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이 내 목을 때린다. 칼날은 부러져 내리고 검을 휘두른 기사는 자신의 부러진 검을 내려다본다.

곧바로 검을 휘둘러 말의 다리를 베어낸다. 쓰러진 기사의 배에 검을 꽂는다.

전투가 시작된 지 얼마나 지났지? 체감상으로는 10분 정도 지난 거 같다. 그동안 죽인 기사는 여섯.

"엄청 힘드네."

주변에 눈에 띄는 적은 없다. 조금만 쉬었다 하자. 다른 백룡 기사들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다. 무기를 늘어트리고 호흡을 정돈한다.

사람들을 바라본다. 바리케이드 너머로 기사들이 진격해 들어갔다. 방어선이 무너졌다.

"전원 후퇴! 기사들은 나를 따라 후퇴를 돕는다!"

윌턴 씨가 크게 외치며 기사단의 뒤쪽을 향해 달려간다. 아직 힘든데. 한숨을 쉬고 윌턴 씨의 뒤를 이어 달려간다.

가까이 있는 기사를 베어 넘기며 전진한다. 저번과 비슷하다. 대공의 기사들은 뒤를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얼른 도망가라!"

유실 씨는 사람들의 가장 뒤에 서서 기사들을 막고 있다. 유실 씨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기사들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그렇게 물러난 기사들은 백룡 기사들의 검에 목숨이 끊긴다.

다들 뒤를 신경 쓰지 않아서 쉽게 쉽게 죽일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이 전부 성채로 들어갈 때쯤에는 이미 기사들은 전부 시체가 되어 있다.

"끝난 건가?"

이스길이 시체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갑옷에 묻은 피들은 서서히 증발하기 시작한다. 부럽다. 나는 지금 피로 엄청 끈적거리는데.

"일단은 그렇게 보입니다."

아스라가 상당히 지친 듯 말한다. 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하고 있다.

"일단 돌아갑시다. 우리 쪽 사상자도 꽤 되는 모양입니다."

당장 보이는 시체만 열이 넘는다. 나름 막는다고 막은 건데. 한숨을 내쉬며 성채로 걸어 들어간다.

성채 안쪽의 사람들은 전부 표정이 좋지 않다. 우울까지는 아니지만, 심란해 보이는 얼굴들이다.

당연하지. 아무리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이라도 옆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니.

"유실. 사상자는?"

"사망 열둘. 중상 다섯. 부상 일곱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유실 씨도 팔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작은 상처가 하나씩.

순식간에 절반 정도가 당해버렸다. 역시 기사의 상대로 보병을 내세우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어.

"적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일단 전부 죽였네."

"끝났군요."

"아닐 걸요."

유실 씨의 말에 반박한다.

"대공이라는 작자가 이렇게 끝낼 리가 없죠. 분명 뭔가 더 있어요."

그 뭔가가 뭔지 모르는 게 문제지.

"나도 글린다의 생각에 동의하네. 아직은 쉴 때가 아니야."

"그래도 물을 마실 시간 정도는 있겠죠?"

또 유빌의 목소리다. 이번에는 맥도 같이. 둘 다 물이 가득 들어있는 양동이를 들고 있다.

유빌이 양동이를 내려놓는다. 물 위에는 작은 그릇이 하나 떠 있다. 저걸로 떠 마시는 건가.

"다들 물을 마시도록. 앉지는 말게. 언제 다시 싸워야 할지 모르니까."

윌턴 씨의 말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나는 맥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맥. 잘 지냈어?"

맥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는다.

"애들. 너무 무서워."

그렇겠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는다. 그건 맥의 안 좋은 기억을 건드릴게 분명하다.

"그래. 금방 끝날 거니까 조금만 더 참아."

맥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애들에게 얼마나 시달렸으면 저럴까. 불쌍한 맥.

"윌턴! 잠시 이리 좀 와 보십시오!"

열려 있는 문 너머를 보고 있던 이스길이 소리친다. 목소리가 다급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윌턴이 이스길에게 달려간다. 나도 불안감을 못 이기고 그를 따른다. 맥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맥 주제에 걱정이라니.

"저길 보십시오."

이스길이 손을 들어 쓰러진 기사들을 가리킨다. 기사들의 갑옷이 노란색으로 빛난다.

"정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확실히 정상은 아니군."

노란빛은 점점 커진다. 갑옷에서 시작돼서 시체들의 전신을 뒤덮는다.

"저게 뭔지 아세요?"

"아마 사상석의 힘을 빌리는 것 같네."

그건 또 뭔데? 이스길도 나와 마찬가지로 윌턴을 바라본다.

"사상체라는 건 아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 백룡 기사 교본에 나오는 존재죠.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하는 준 생명체 아닙니까?"

무슨 설명이 저렇게 어려워? 기억하기도 힘들다.

"사상체라는 것의 탄생에는 언제나 사상석이 있지. 그 사상석이야 말로 사상체의 육체일세."

"지금 저 기사들이 그 사상석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까?"

"그리고 대공이 뭔가를 작동시킨 모양이군."

시체들이 내뿜는 빛이 더 강해진다. 그리고 시체들이 일어난다.

"저건 또 뭡니까?"

에스나가 옆에서 중얼거린다. 일어난 기사들은 노란빛을 반짝인다.

"사상체군. 대공이 뭔 짓을 했는지 몰라도 사람을 사상체로 만드는 법을 배운 모양이야."

"그거 위험한 거죠?"

이스길의 질문에 윌턴 씨가 대답한다.

"많이 위험하지. 유실! 모든 사람을 성채 안쪽으로 대피시켜!"

유실 씨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람들을 성채 안쪽으로 대피시킨다.

"저기. 일단 사상체가 뭐에요? 뭔데 그렇게 위험한 건데요?"

그리고 난 왜 대피 안 시키는데? 위험하면 나도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솔직히 저 빛나는 기사들에게 큰뱀의 힘이 통할 거 같지 않다.

"사상체는 육체가 없는 존재. 평범한 공격은 소용조차 없네."

그거 많이 위험한 거 아니야?

"우리는 괜찮은 겁니까?"

"백룡 기사의 갑옷과 검은 악마와 싸우기 위해 존재하지. 사상체는 악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세."

그거 참 다행이네.

"그럼 저는요?"

"큰뱀의 힘은 사상체를 이기네."

그래도 싫은데. 그냥 들어가서 숨어 있으면 안 될까. 그러기에는 저 사상체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죽은 50명의 기사가 전부 일어날 거 같다.

"다행인 건 아마 저들이 끝이란 거지. 더 만들 수 있었으면 더 보냈을 테니."

"신병들을 보낸 것도 같은 이유인가 보군요. 아마 죽어야지만 사상체가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 추론도 가능한 건가. 사실 거기까지는 너무 비약인 거 같은데.

"자. 그럼 다시 전투를 준비하세."

윌턴 씨가 양손으로 검을 움켜쥔다. 이스길도 에스나도 아스라도 검을 들어 올린다. 나도 한숨을 쉬고 검을 들어 올린다.

"가자! 백룡을 위하여!"

"백룡을 위하여!"

백룡 기사들이 일제히 구호를 내뱉으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나는 구호 따위 외치지 않는다. 망할 백룡 따위.

빛나는 사상체 기사들은 얼굴이라고 불릴 만한 것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강한 빛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윌턴 씨의 검이 사상체 하나를 가르고 지나간다. 노란빛이 휙 하고 꺼지며 사상체가 사라진다.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얼른 처리해!"

백룡 기사의 하얀 검이 노란빛의 사상체들을 죽인다. 음. 죽인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살아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존재들이니까.

아무튼, 없애고 있다. 나 또한 백룡 기사들 틈에 끼어서 사상체들을 없애나간다.

"마지막입니다!"

순식간에 사상체들을 처리했다. 마지막 남은 사상체를 향해 아스라가 검을 휘두른다.

빛나는 손이 검을 가로막는다. 멈춰 있던 사상체가 움직인다.

사상체의 손이 아스라의 목을 노리고 날아든다. 아스라는 검을 놓고 뒤로 구르며 공격을 피해낸다. 사상체가 쥐고 있던 검이 바닥에 떨어진다.

"완전해졌군."

윌턴 씨가 작게 중얼거리며 사상체에게 달려간다. 월턴 씨가 찌르는 검이 공중에서 멈춰버린다. 사상체는 자기 눈앞의 검을 바라본다.

마법사만큼이나 사기다.

"협공!"

윌턴 씨가 소리치자 이스길이 사상체의 뒤에서 달려든다. 사상체는 이번에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스길의 검은 사상체의 목 앞에서 멈춰 선다.

두 사람 다 검을 놓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더 주는 듯 검이 조금씩 사상체에게 다가간다.

사상체가 윌턴씨의 배를 향해 손을 휘두른다. 그 손은 에스나의 검에 막힌다.

"아스라!"

뒤로 물러났던 아스라는 재빨리 달려가 바닥에 떨어진 검을 줍는다. 그대로 사상체를 아래에서부터 올려 벤다.

날카로운 일격은 사상체의 남은 한 손에 부딪힌다. 네 사람과 하나의 사상체가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글린다!"

아. 나도 지금 싸우고 있었지. 손에 쥔 백설을 바라보고 사상체를 향해 뛰어간다.

사상체 주변에는 백룡 기사가 한가득. 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힘들겠지.

적당히 가까이 다가간 후 땅을 박차고 뛰어오른다. 몸이 높이 치솟으며 사상체의 머리 위를 지나간다.

허리를 크게 돌린다. 몸이 그에 따라 회전하며 검을 빠르게 휘두른다. 사상체의 머리가 잘려나간다.

회전이 너무 큰 탓인지 착지를 제대로 못 했다. 축축한 땅을 몇 바퀴 구르고 일어난다. 사상체는 사라져 있다.

"끝난 건가요?"

몸에 묻은 진흙을 털어낸다. 피도 잔뜩 묻어 있어서 별 티는 안 나지만.

"그러면 다행이겠지만······."

윌턴은 성채 반대쪽을 바라본다. 나와 유실 씨가 대공의 기사단과 맞선 곳을 바라본다.

그곳에서 노란빛을 내뿜는 기사의 형체들이 다가온다. 숫자는 열. 처음 죽었던 기사들이 사상체가 되어 다가온다.

"음···. 저걸 상대할 수 있을까요?"

이스길이 질문을 던진다.

"무리일세. 아이작이 오기까지 시간은 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제기랄. 마법사님. 빨리 오세요. 안 그러면 다 죽을 거 같아요.

"일단 나가서 싸우자고. 다행히 그렇게 빨라 보이지는 않으니 공격과 도주를 잘 섞으면 꽤 시간을 벌 수 있을걸세."

윌턴 씨가 검을 들어 올리며 앞으로 달려간다. 다른 백룡 기사들도 한숨을 쉬고 그 뒤를 따른다.

아. 진짜 싫다. 그냥 성채에 들어가 있을래. 이게 뭐하는 거야.

아주 깊게 한숨을 쉬고 사상체들을 바라본다. 노란빛을 뿜어내는 사상체들이 천천히 달려온다. 표정은 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정말 싫지만, 어쩔 수 없지."

자신을 위로하는 말을 내뱉으며 사상체들을 향해 달려간다.

제발 빨리 오세요. 이곳은 지금 사기가 필요하답니다. 제기랄. 이 인간은 필요할 때 꼭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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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213. 12막 5장 - 마법사 그리고 마법사 (1) | Isaac +1 19.12.03 376 11 11쪽
212 212. 12막 4장 - 성채 방어전 (5) | Glinda +3 19.12.02 373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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