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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7,971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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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3,357

작성
19.11.25 07:00
조회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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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206. 12막 3장 - 피와 어둠의 제왕 (3) | Isaac

DUMMY

몰아쳤던 마나의 폭풍이 잦아든다. 글린다는 주변을 열심히 둘러본다.

"어······. 아무 일도 없네요?"

글린다가 실망한 듯 말한다. 당연하지. 원혼 서린 대지는 보조 마법이니까. 직접 눈에 띄는 것은 하나도 없다.

방금 사용한 두 마법은 지금부터 사용할 마법을 위한 초석에 불과하다.

"원래 사령 마법은 이런 식인가요?"

사령 마법에 무지한 글린다가 질문을 던진다.

"아닙니다. 이건 사령 마법을 위한 기초입니다."

대답은 에스나가 차지한다. 사령 마법에 대해 좀 아는 모양이군. 직접 보는 게 처음이라고 했나. 백룡 기사로서 배우기는 한 모양이네.

"그럼 진짜 마법 보여주세요!"

아까 한 것도 진짜 마법인데.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관객이 기대하니 어느 정도 맞춰주자.

들고 있는 지팡이를 들고 땅을 내리찍는다. 땅과 지팡이가 맞닿는 지점에서 검은 불꽃이 피어오른다.

"나. 죽음과 맞닿은 자가 명하니. 일어나라. 죽음의 기사들이여."

주문이 끝마쳐지자 지팡이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온다. 흘러나온 연기가 하나로 뭉쳐진다.

"이게 사령 마법인가요?"

"아니요. 그냥 이 지팡이의 힘입니다."

내가 들고 있는 지팡이는 죽음의 지팡이. 단순한 이름만큼 단순한 기능이 있다. 사령 마법 강화와 죽음의 기사 소환.

정말 단순한 기능이지만, 단순한 만큼 강한 물건이다.

뭉쳐진 검은 연기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 투구 안쪽에서는 붉은 기운이 넘실거린다.

"죽음의 기사군요."

에스나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확실히 꺼림칙한 존재긴 하지.

"동화 같은데 자주 나오는 거?"

"네. 그거 맞습니다. 피와 어둠의 제왕도 자주 부렸다는 하수인이죠."

"뭐 어때. 내 말만 잘 들으면 되지."

지팡이의 힘으로 나타난 죽음의 기사는 다섯. 다들 레벨로 따지면 800이 넘어가는 존재들이다.

즉, 일반병들 수백은 혼자서 감당할 수 있다는 것. 내가 편해진다는 거지.

"가라 나의 기사들이여! 나의 적들을 무찔러라!"

지팡이를 앞으로 뻗으며 기사들에게 명령한다. 기사들은 가슴을 한 번 두드리고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웅덩이의 물이 비상한다. 검은 철갑의 기사들이 앞으로 달려나간다.

"이게 끝인가요? 뭔가 대단한 거 같기는 한데···."

이걸로도 만족을 못 하는 건가. 뭐. 나도 이걸로 끝낼 생각은 없지.

마을을 향해 달려가는 죽음의 기사들을 바라본다. 기사들을 보조해 줄 존재는 마법사들이지.

다시 지팡이를 들어 올려 땅을 내리찍는다.

"소환. 해골 마법사."

지팡이 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기는 한곳에 모여 형체를 만들어낸다.

"이것도 지팡이의 힘인가요?"

"아니요. 그냥 제 마법입니다."

물론 지팡이의 도움을 얻기는 했지.

뭉쳐진 검은 연기가 단단하게 빚어진다. 나타난 것은 하얀 해골의 마법사. 낡은 로브를 두른 채 붉은 눈동자를 반짝인다.

"명령을."

"가서 내 적을 처단하라."

"알겠습니다."

해골 마법사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튕긴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사라진다. 사라진 해골 마법사는 죽음의 기사 옆에 모습을 드러낸다.

"방금 그거 공간 이동이죠?"

"네. 이름 그대로 마법사거든요."

글린다의 질문에 적당히 대답하고 다음 마법을 준비한다. 기사도 있고, 마법사도 있다. 이제. 그 뒤를 받쳐줄 병사들이 있어야지.

지팡이를 들고 땅을 내려찍는다.

"소환. 망자의 군대."

이번에는 연기가 피어나지 않는다. 그저 성채 앞쪽의 땅이 갈라질 뿐이지.

갈라진 틈에서 썩어 문드러진 팔이 튀어나온다. 하얀 해골이 땅을 짚는다.

"으엑."

그런 광경을 본 글린다가 얼굴을 찌푸린다. 썩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지.

땅속에서 군대가 일어난다. 좀비들과 해골 병사들. 강한 녀석들은 아니지만, 숫자가 상당하다. 거의 백에 가까운 좀비와 해골들.

"정말 사악해 보이는 웃음이십니다."

손으로 입가를 살짝 만져본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

"뭐 어때. 실제로 사악한 일을 할 건데."

지팡이를 앞으로 뻗는다. 대공의 사령부가 있는 방향으로.

"가라! 나의 병사들이여! 살아있는 존재를 전부 죽여라!"

적당히 악당 같아 보이는 대사를 내뱉으며 명령을 내린다. 좀비들과 해골들은 내 명령에 따라 몸을 돌려 적들을 향해 걸어간다.

"우와. 방금 진짜 악당 같았어요. 마치 피와 어둠의 제왕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칭찬은 아닌 거 같다. 혀를 한 번 차고 마법으로 몸을 띄어 올린다.

"직접 가실 겁니까?"

"응. 적 마법사들 견제해 줘야지."

언데드들은 마법사를 상대할 때 한없이 약해진다. 적의 기사단이 돌아오면 그것도 막아줘야 하고.

"위험하지 않을까요? 대공이 있을 텐데."

글린다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나온다.

"걱정하지 마세요. 안전하게 다녀올 테니까."

엄청 안전하게 있을 거다. 마법도 닿지 않을 높이에서 언데드들에게 명령만 내릴 거다. 나는 소중한 존재니까.

"그럼 다녀올게요."

바람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여름의 따가운 햇빛이 나를 반겨준다.

"벗어날 수 없는 눈동자. 천 개의 눈동자. 꿰뚫어 보는 눈동자."

기본적으로 사용하던 탐지 마법에서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꿰뚫어 보는 눈동자는 탐지 방해를 막는 마법. 이것으로 안 보이던 적들도 미니 맵에 나타날 거다.

그래도 대공은 못 찾겠지. 그런 수준의 마법사가 쓰는 탐지 방해는 뚫기 힘들 거다.

미니 맵에 빨간 점들이 나타난다. 발밑을 내려다본다. 죽음의 기사들이 빨간 점들을 향해 빠르게 달려간다.

먼저 가 있을 필요는 없겠지. 고개를 들어 적들이 있을 곳을 바라본다. 사령부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내 병사들을 확인한 모양이네.

창을 든 병사들이 줄을 맞춰 선다. 마법사로 보이는 사람들도 병사들의 뒤에 자리 잡는다.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본다. 흙먼지를 날리며 말을 탄 기사들이 달려온다. 포위망에 구멍이 만들어졌다.

이제 저 구멍으로 백룡 기사들이 들어오면 된다. 생각보다 작전대로 착착 흘러간다. 마음에 드는 상황이다.

"모두 멈춰라."

적들을 향해 달려가는 죽음의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소환수에게 내리는 명령은 언제나 똑바로 전달된다.

내 명령을 받은 죽음의 기사들이 멈춰 선다. 적들을 똑바로 바라보며. 죽음의 기사들을 따라가던 마법사도 멈춰 선 채 병사들을 바라본다.

멀어서 병사들의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긴장했다는 것은 확실히 전해진다.

아직 좀비와 해골들은 도착하지 못했다. 조금만 시간을 끌어볼까.

마법을 따라 아래로 천천히 내려간다. 병사 하나가 나룰 발견했는지 손을 들어 올린다. 곧 수백 개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병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보인다. 긴장과 공포로 가득하다.

"그대는 누구인가! 정체를 밝혀라!"

마법사 하나가 크게 소리친다. 확성 마법을 사용했는지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는다.

질문을 받았으니 대답을 하긴 해야 하는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모여있는 병사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나는···."

일단 입을 열었다. 마침 적당한 이름이 생각났다.

"나는 피와 어둠의 제왕. 모든 살아있는 것의 적. 너희의 죽음을 선고할 자."

글린다에게 들었던 이야기 속 인물의 이름. 정확히 말하면 이름도 아니지 그저 단순한 호칭일 뿐.

그러나 그 효과는 대단했다. 확성 마법을 통해 내 소개를 들은 병사들 사이로 동요가 퍼져 나간다. 일부는 들고 있던 창을 놓치기까지 한다. 마음에 드는 반응이군.

"지···. 진정해라! 피와 어둠의 제왕은 이야기 속의 인물이다!"

그나마 침착한 마법사가 소리 지른다. 물론 목소리는 격렬하게 떨린다.

"저 녀석은 그냥 사람일 뿐이야! 모두 전투 준비! 창을 들어라!"

그래도 병사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병사들이 침을 삼키며 창을 꽉 움켜쥔다. 나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네.

예전에 들은 적 있다. 군대와 군대의 충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기라고. 그럼 적의 사기를 꺾어 줘야지.

뒤쪽을 바라본다. 좀비와 해골들이 구름 때처럼 몰려온다. 그냥 과장이다. 백 정도밖에 안 되는 숫자를 구름 때라고 하기는 어렵지.

지팡이를 들어 올려 뒤쪽을 가리킨다. 진격해오는 언데드들을 가리킨다.

"저것들을 보고도 내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병사들의 시선이 좀비와 해골들에 박힌다. 동요가 더 심해진다. 마법사가 뭐라고 소리치지만, 병사들의 소란이 훨씬 크다.

"항복하라. 그 조그만 생명을 지키고 싶다면.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입고 있는 옷의 능력을 사용한다. 내 몸 주위로 붉은 기운이 넘실거린다.

"항복하지 마라! 곧 기사단이 도착할 거다!"

그래 틀린 말은 아니지. 미니 맵으로 보았을 때 2분 정도면 도착할 거다. 그러니까 그 전에 끝내주마.

"진격."

죽음의 기사들이 앞으로 뛰쳐나간다. 병사들이 당황한 듯 창을 내민다. 그러나 인간의 창날은 죽음을 막지 못한다.

칠흑의 갑옷에 창들이 부러진다. 검은 칼날이 육체를 가르고 지나간다.

마법사들이 마법을 쏘아낸다. 화염구가, 얼음 창이, 바람 칼날이 날아든다.

해골 마법사가 손을 들어 올린다. 죽음의 기사들에게 검은 보호막이 쓰인다. 마법사의 마법들은 보호막에 부딪히고 사라진다.

"버텨라! 기사단이 온다!"

대공의 기사단은 병사들이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갑옷을 입고 무장한 모습이 꽤 강해 보인다.

지팡이를 들어 올려 기사단을 가리킨다. 좀비와 해골들이 기사단을 향해 달려든다.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달리던 기사단이 멈춰 선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언데드들을 바라본다. 결국, 기사단은 말머리를 돌린다.

그나 저니 대공은 어디 있는 걸까. 이 정도가 됐으면 모습을 드러낼 법도 한데. 뭐. 언젠간 나오겠지.

기사단과 언데드들이 충돌한다. 그리 강하지 않은 좀비와 해골들이 우수수 부서진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사령 마법이 무서운 건 이런 점이다. 죽여도 죽여도 다시 일어나는 언데드는 마법이나 불로 정화하지 않으면 끝없이 되살아나지.

"으아악!"

병사들 사이에서 비명이 퍼져나간다. 하긴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이 좀비가 되면 놀라겠지. 앞에는 죽음의 기사. 옆에는 전우였던 좀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사들의 숫자가 줄어든다. 언데드들의 숫자는 늘어난다. 기사단도 하나씩 말에서 떨어진다.

이제 신경 쓸 필요도 없을 정도다. 대공의 군대는 전멸 직전이다. 그런데도 대공은 보이지 않는다. 슬슬 불안해지는데. 이 인간 뭘 꾸미고 있는 거지.

순간 반지가 강하게 반응한다.

"껑충 뛰기!"

몸에 익은 습관대로 마법을 사용한다. 몸이 공중에서 크게 뒤로 물러난다.

쾅! 하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내가 서 있던 자리에 벼락이 덜어진다.

"이런 방법을 쓸지는 몰랐군."

대공의 목소리가 아래에서 들려온다. 대공이 나를 올려다본다. 뒤에 수천은 되어 보이는 군대를 이끌고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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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6 MR.Kang.
    작성일
    19.11.25 13:18
    No. 1

    오우 진짜 대공도 살벌해...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11.25 19:03
    No. 2

    대공도 마법사입니다. 300년이나 산 마법사죠. 그리고 엄청 강합니다.
    강한 마법사일 수록 제정신이 아니라는 법칙에 따르면 대공도 만만치 않게 미쳐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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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6. 12막 3장 - 피와 어둠의 제왕 (3) | Isaac +2 19.11.25 379 10 11쪽
205 205. 12막 3장 - 피와 어둠의 제왕 (2) | Isaac +2 19.11.23 416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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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203. 12막 2장 - 마법의 끝을 본 자 (3) | Isaac +4 19.11.21 386 10 11쪽
202 202. 12막 2장 - 마법의 끝을 본 자 (2) | Isaac +4 19.11.20 366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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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197. 12막 1장 - 백룡의 몰락 (1) | Isaac +2 19.11.14 372 10 12쪽
196 196. 12막 서장 - 끝을 알리는 나팔소리 | Isaac +2 19.11.13 396 9 12쪽
195 195. 11막 종장 - 폭풍후야 | Isaac +2 19.11.12 379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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