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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7,967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11.15 07:00
조회
381
추천
11
글자
11쪽

198. 12막 1장 - 백룡의 몰락 (2) | Glinda

DUMMY

마법사가 떠나버린 식당. 아직도 흔들리는 성채. 심각한 표정의 백룡. 눈물을 훌쩍이는 유빌. 겁에 질린 아이들. 그리고 어색한 침묵.

이게 대체 뭐람. 한숨을 쉬고 문 쪽을 바라본다.

"아이작은 괜찮을 겁니다."

"그게 뭔 소리야?"

"걱정하는 거 아니었습니까?"

"내가? 마법사님을?"

에스나가 어깨를 으쓱인다.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계속 문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지 않습니까."

진짜? 그랬나? 내가? 그랬을 수도 있겠다. 마법사가 걱정되는 건 사실이니까. 놀란 점은 그걸 표현했다는 거지.

"솔직히 걱정되지. 나가서 무슨 미친 짓을 할지 말이야."

"그 점은 저도 걱정입니다."

나와 에스나가 동시에 한숨을 쉰다.

"마법사는 동료들에게 받는 평가가 박하네요."

아스라가 분위기를 풀어보려는지 가벼운 농담을 던진다. 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재미없는 농담이었다.

"일단 나가버린 아이작은 놓고 회의를 계속하도록 하지."

뭐야. 아직도 안 끝난 거야? 눈치가 있으면 끝내야 하지 않을까. 한숨을 쉬고 백룡을 바라본다.

"더 할 게 있는 겁니까?"

이 말은 이스길이 하는 거다. 이스길은 팔짱을 낀 채 백룡을 노려본다. 마을을 희생시킨다는 결정에 불만이 있나 보다.

"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

그건 필요하긴 하겠네.

"우선 아스라는 아이들과 유빌을 데리고 창고에 숨어 있게."

"저도 싸울 거에요!"

록시가 손을 들어 올린다. 눈동자에는 열의가 깃들어 있다. 몸은 떨고 있지만.

"안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무얼 한다는 거냐."

"이럴 때 쓰라고 훈련받은 거 아닌가요? 저도 백룡 기사 후보생으로 5년을 있었어요!"

5년이라 꽤 오래 있었네. 내가 기사 교육을 8년인가 받았었지?

"전투 훈련을 받은 건 1년도 되지 않지."

백룡의 말에 록시가 입을 다문다. 할 말이 없나 보군.

"그러니 아스라. 아이들을 부탁하네."

"알겠습니다."

아스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록시는 분노로 몸을 떨지만 입은 꾹 다물고 있다.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 거다.

"저기. 기왕이면 맥도 거기 끼워주세요."

"엑. 나도?"

"그럼 너 칼 들고 싸울 거야? 사람 죽여본 적 있어?"

맥은 고개를 젓는다.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럼 얌전히 숨어 있어."

"기왕이면 글린다도 같이 숨어 있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앙?"

헛소리하는 에스나를 노려본다. 에스나는 내 시선을 피하면서 말을 계속한다.

"글린다도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 않습니까. 지금 저희가 상대할 존재는 너무 위험합니다."

"야. 에스나. 너 나랑 싸워볼래?"

"싸움이라면 봐 드리지 않습니다."

에스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도 에스나를 따라 의자에서 일어난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람."

이스길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백룡의 표정도 썩 좋지 않다.

하지만 이건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여기서 내 힘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나는 맥과 같이 창고에 박혀 있겠지. 그런 건 너무 싫다.

무력하게 나의 운명을 타인에게 맡기다니. 마법사를 만나기 전의 나는 그런 식이었지. 그리고 그건 별로 좋지 않았다.

"얼른 결판을 내도록. 아직 이야기할 건 산더미 같으니."

백룡의 허락까지 떨어졌다. 이제 진짜 날뛰면 되는구나.

주변의 식탁을 치운다. 싸우기 적당한 공간을 만든다. 그리 클 필요는 없다. 한 번에 끝내버릴 거니까.

나와 에스나가 서로를 마주 본다. 에스나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정말 하실 겁니까?"

"왜? 겁나?"

에스나를 향해 코웃음을 날려준다.

"당신이 다칠까 봐 겁이 납니다."

"웃기고 있네."

한마디 내뱉어 주고 에스나에게 달려든다. 에스나가 양팔을 교차해 몸을 가린다. 반격이 아닌 방어. 그럼 뚫어버리면 되겠지.

주먹을 뻗어 에스나를 때린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에스나가 뒤로 날아간다. 에스나는 벽에 부딪혀 땅에 쓰러진다.

"끝!"

가볍게 손을 털고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다들 턱을 벌리고 다물지 못하고 있다. 백룡까지.

"큰뱀의 힘?"

가장 먼저 눈치를 챈 사람은 백룡. 대답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나는 큰뱀의 힘을 완벽하게 활용하고 있다. 저번처럼 폭주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다.

"내 힘이 사라지니 큰뱀도 날뛰는 거군."

백룡이 한숨을 쉬며 나를 바라본다. 표정이 별로 좋지 않다.

"완전히 사기입니다."

쓰러졌던 에스나가 일어나며 중얼거린다. 부딪힌 팔이 아픈지 주무르고 있다. 나름 힘 조절을 했으니 부러진 곳을 없을 거다.

"아무튼, 제 실력은 아시겠죠?"

"정확히 말하면 큰뱀의 힘이지만."

그냥 대충 넘어가지 일일이 지적하네. 백룡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그래도 확실히 필요한 전력이 되겠네."

이스길의 말을 들으며 다시 자리에 앉는다. 에스나도 살짝 비틀거리며 원래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럼 전투 가능 인원은 일곱 명인가."

일곱 명? 어떻게 일곱이지? 윌턴 씨. 나. 마법사. 에스나. 이스길. 레벨스. 여섯 명인데?

"어떻게 일곱 명인가요?"

맥이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한다. 혹시 자기도 전투 인원에 포함될까 봐 인가. 그건 내가 죽어도 막을 거다.

"윌턴. 에스나. 이스길. 레벨스. 아이작. 글린다. 그리고 카일지 까지."

카일지는 또 누구야? 여기 있는 사람들 이름은 전부 아는데. 아니다. 한 사람의 이름만은 모르고 있다.

고개를 돌려 주방장을 바라본다. 주방장은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제가 나서야 하는 겁니까? 활을 놓은 지 십 년은 지난 거 같습니다."

"지금은 싸울 수 있는 모두가 싸워야 한다네."

"어쩔 수 없군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놀랍다. 그냥 평범한 요리사인 줄 알았는데. 유빌처럼 마을 사람이 아니었구나.

"카일지. 요리사가 아니었습니까?"

뭐야. 왜 에스나가 놀라는 거지? 에스나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카일지를 가리킨다.

"몰랐나? 카일지는 원래 백룡 기사였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중요한 건 아니니 넘어갔으면 좋겠군."

카일지가 대화가 이어지려는 걸 끊는다. 별로 좋아하는 내용은 아닌가 보군.

"그럼 다시 회의를 시작해보지."

아. 우리 회의 중이었지. 잊고 있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백룡을 바라본다.

백룡은 짧게 한숨을 쉬고 말을 이어간다.

"전투 인원이 일곱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네. 적들의 수는 짐작할 수 없고."

적은 숫자는 아닐 거다. 그냥 그런 감이 온다.

"우리는 효율적인 전투를 해야 하네."

"마을 사람을 버리는 것 같은?"

백룡과 유빌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백룡은 금세 얼굴을 풀고 말을 이어간다. 완전 능구렁이다.

"적들을 성채 안으로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되네. 성채 내부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우리가 압도적으로 불리해."

그건 그렇지. 성채의 구조상 적은 인원으로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없다. 복잡한 구조 때문에 적이 사방으로 흩어질 거다.

"입구에서 막아야 하겠습니다."

"바리케이드라도 쳐야지. 창고에 필요한 자제들도 있을 거고."

"나는 옥상에서 적을 저격하지."

순식간에 작전이 수립된다. 백룡 기사들 생각보다 유능하구나. 다들 이상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당장 움직이도록 하지. 그다음 행동은 아이작이 정보를 가지고 온 후에 해도 늦지 않네."

"알겠습니다."

백룡 기사들이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스라도 아이들과 유빌을 데리고 자리를 떠난다. 남은 것은 나와 맥, 그리고 백룡. 윌턴 씨도 있긴 하네.

"자네들은 왜 안 움직이나?"

"할 말이 있어서요."

내 대답에 맥이 흠칫 놀란다. 맥은 왜 있는 거지.

"한 번 해보게."

"전 이 전투가 끝나면 이곳을 떠날 겁니다."

"에엑!"

왜 맥이 놀라는 거지. 한숨을 쉬고 말을 이어간다.

"여기는 저랑 안 맞는 거 같아요."

"마을 사람들을 희생시킨 것 때문인가?"

"네. 맞아요."

백룡은 가만히 나를 바라본다.

"내가 한 것은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었네."

"제가 효율성 때문에 죽을 뻔해서 그 말 되게 싫어해요."

아버지란 인간이 그랬지. 나를 죽이고 큰뱀의 힘을 이용하려고 했지. 그 빌어먹을 효율성 때문에.

"우리에게는 그대를 막을 수 있는 권한도 능력도 없네. 원한다면 떠나도록."

"네. 참 감사합니다."

비꼬는 투로 말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백룡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나는 이만 가겠네. 마법사가 오면 다시 부르도록."

석판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빛이 가라앉았을 때 백룡의 모습은 사라져있다.

"으음."

윌턴 씨가 작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뜬다. 몇 번이고 눈을 깜빡인다.

"정신 차리셨어요?"

"역시 통신 석판은 사용하기 힘들군."

윌턴 씨는 한숨을 쉬고 식탁 위의 석판을 집어 든다.

"저기. 우리가 한 내용은 알고 있나요?"

"석판을 사용한다고 기절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네. 그저 집중하느라 대화에 끼어들지 못한 거지."

그렇군. 그럼 모든 대화를 다 들었다는 거네.

"그럼 제 생각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어보고 싶었다. 백룡 기사의 단장이라는 사람의 생각이 듣고 싶었다. 윌턴 씨는 내 질문에 깊은 한숨을 내쉰다.

"나는 백룡 기사일세. 백룡의 가르침을 받아온 사람이지."

"그래서 백룡의 의견에 찬성하시는 건가요?"

윌턴 씨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이 집단은 미친 집단이다.

"제가 떠나는 것에 반론이 있으신가요?"

이번에도 말은 없다. 그저 고개를 가로젓는다.

"없으면 저는 이 전투가 끝나고 떠날 거예요."

"알겠네."

드디어 대답이 들려왔다.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방어 준비나 해야지. 맥은 창고에 집어넣고.

그리고 그 순간 식당의 구석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실눈을 뜬 채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을 바라본다.

빛이 가라앉는다. 그곳에는 마법사와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구해왔구나. 생각보다 늦었다. 금방 올 줄 알았는데. 두세 시간은 걸린 것 같다.

"다녀왔습니다."

마법사가 웃으며 손을 흔든다. 사람들의 얼굴은 단단하게 굳어있다. 마법사가 어색해 보인다. 왜지?

다를 게 없이 웃으며 손을 흔드는데? 마법사는 밝게 웃으며 왼손을 흔든다. 왼손? 마법사는 오른손잡이 아니었나?

침을 삼키고 마법사의 오른팔을 바라본다. 입고 있는 코트가 뜯겨 있다. 팔 부분이 통째로.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마법사님! 팔!"

맥의 외침이 울려 퍼진다. 마법사가 팔을 잃고 왔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넘어질 뻔한 걸 식탁을 붙잡아 버틴다.

"아. 이거요?"

마법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오른팔이 있던 곳을 바라본다.

"별거 아닙니다. 마법으로 회복할 수 있어요."

"회복된다고요?"

신체 손실은 회복 못 하는 거 아니었나?

"마법은 사기니까요."

마법사가 밝게 웃으며 대답한다.. 제기랄. 사람 걱정 하게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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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217. 12막 종장 - 모든 것의 끝 (1) | Glinda +6 19.12.07 421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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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214. 12막 5장 - 마법사 그리고 마법사 (2) | Isaac +5 19.12.04 392 11 11쪽
213 213. 12막 5장 - 마법사 그리고 마법사 (1) | Isaac +1 19.12.03 377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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