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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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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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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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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농사짓는 오크.

DUMMY

야그나르의 기분이 꽤나 좋아진 듯 했다.


“너 내가 준 고기 먹은 덕이야.”

“뭐?”

“너 족저근막염 있지? 근데 내 고기 먹은 뒤로 사라진거잖아.”


홀로그램창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다.


“족젼 뭐라고 했지?”

“아.. 아니 그..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아프고 하지 않았어?”

“그랬다! 전투 중에도 고통이 심해서 전투력이 급격히 떨어졌었거든. 하지만 이제 괜찮구만!! 으하핫!!”


야그나르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내가 준 고기를 먹어서 그래.”


홀로그램이 그리 알려줬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


얼핏 봤지만, 처음 전장에 있을 때.

다른 종족보다 오크놈들이 압도적이었다.


야그나르에게 내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만 하면..


이 곳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이 될 거다.


“고기를 먹어서 통증이 사라진다고?”

“뭐.. 다 그런건 아니지만 네 발은 치료 됐잖아?”

“으하하하!! 좋군! 한시 바삐 마을로 돌아가야겠군.”


다행히 놈은 내 말을 믿는 눈치.

지금껏 홀로그램의 내용이 틀린 적은 없다.


‘정말 놈이 치료 됐을지 몰라.’


오크가 족저근막염이라니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야그나르, 네가 날 지켜줄거지?”

“걱정마라. 전쟁은 이미 끝났다. 잔당이 있을지 모르지만, 오크족 최고 전사인 나를 위협할 만한 녀석은 없을테니.”


거대 멧돼지를 사냥하던 모습은 야만전사 그 자체였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괜히 불안했다.


“으-아.. 얼마만에 햇빛이지.”


몇 시간만에 맞는 따스한 자연광에 몸이 노곤해졌지만, 이럴 시간이 없다.


“조금 있으면 해가 지겠어.”

“걱정마라 준우. 금방 갈 테니, 뒤에 떨어지지말고 잘 따라와라.”


야그나르의 보폭이 나보다 컸지만, 다행히 걸음이 빠르진 않았다.

짐 없이 가벼운 몸으로 그를 따른지 얼마나 됐을까.


숲 속 나무 사이로 비치는 보랏빛 노을이 아름답지만..

그만큼 어둠이 다가 왔단 뜻이다.


“얼마나 더 걸릴까?”

“아직 30분은 더 가야 돼.”


어두운 숲에 대한 두려움과 피로감이 슬슬 쌓여갈 때.


바스락-!


나뭇잎 바스라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발이 치료된 걸 체감해 볼 기회가 왔군, 준우, 저리로 올라가 있어라. 내가 처리하지.”

“어? 잠깐만 야그나르!”


야그나르는 내 뒷덜미를 낚아채더니 바로 옆 큰 나무 위로 집어던졌다.


“이게 뭐하는거야 으아아!”


나는 종잇장처럼 날려져 커다란 나무 위 쪽에 안착했다.


쿵.쿵!


멈춰 선 야그나르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땅바닥에 몇 번이고 발을 굴렀다.


“발은 확실히 치료됐구만!”


그리고 잠시 후.

시끄럽던 야그나르가 조용해지더니 기감을 발휘했다.


“어두워졌다고는 하나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나와! 췩!! 취이익!!”


순간.

야그나르가 몸을 던져 풀숲으로 뛰어들었고.


“키르륵!!”


잠시후, 수풀 속에서 목이 잘린 코볼트 사체 두 구가 날아왔다.


뒤이어 나온 살아있는 코볼트가 동료들의 사체를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키르륵!!”


놈은 잔뜩 겁에 질려서는 손에 쥔 몽둥이를 이리저리 휘둘렀다.


“취익!! 취이익!! 감히 겁도 없이 오크의 영역에서 돌아다닌 대가다. 으하하학!”


야그나르는 코볼트 사냥이 즐거워보였다.


“가자고 준우!”

“나.. 나 좀 내려줘.”


그 커다란 야그나르가 어린아이처럼 작게 보이는 높이.

나무 아래를 바라보면 오금이 떨렸다.


“뛰어내리라고!”

“난 여기서 뛰어내렸다간 다리가 부러질거야.”

“한심하긴..”


나를 바라보던 야그나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단숨에 나무 위까지 튀어올랐다.


“가지.”


또 다시 녀석에게 뒷덜미를 잡힌 채 바닥에 내려왔다.


“그..그래..”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야그나르를 뒤따랐다.


“그것들은 왜 가져가는거야?”


야그나르가 챙긴 것은 코볼트 사체다.

딱히 가죽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리품이라 할 것도 보이지 않는데..


“사냥을 했으면 먹어야지.”

“응? 코볼트까지 먹는다고?”

“우리 드레이니에는 오크식구가 많네. 먹을 수 있는 건 전부 챙겨야지.”


코볼트까지 먹는다니..

요리사로서 궁금했다.


코볼트의 맛과 식감.

그리고 조리법까지.


뒤에서 보니 사체 세 구를 짊어진 야그나르의 덩치가 더욱 커보인다.

188cm인 나보다도 머리 두개나 더 있다.


적어도 2미터 30은 족히 될 것이다.

덩치는 또 얼마나 큰지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피로하진 않은가?”

“음.. 뭐 괜찮은데?”


알 수 없는 곳에 내던져진 놀람 및 긴장감.


거기에 야그나르를 만났을 때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계로 쌓인 피로가 쌓였을 법 하지만..


‘고기를 먹은 덕인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제 다 왔군.”

“뭐? 도착이야?”


야그나르 뒤꽁무니를 쫓느라 앞의 상황은 알지 못했다.

급히 옆으로 몸을 옮겨보니 어둠 속 저 멀리.


군데군데 작은 횃불이 수도 없이 펼쳐졌다.


“바로 저 곳이 드레이니다.”

“이렇게 넓은 곳이었어?”


어느새 해가 완전히 지는 바람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횃불의 수만 봐도 꽤나 큰 군락이다.


“그래, 그러니 어느 누가 감히 우리 드레이니를 공격하겠나. 걱정하지 말고 쉬어도 된다.”

“하아..”


다행히 드레이니에 도착하고도 야그나르는 호의적이다.

조금은 안심해도 되겠지.


얼마나 다가갔을까.

점점 군락이 가까워졌고.


“야그나르다! 야그나르가 돌아왔다!!”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여러개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마중을 나오는군.”

“누가 와?”

“아버님이다.”


군락에 가까이 갈 수록 그림자의 정체가 보였다.

야그나르와 꼭 닮은 오크 십여마리.


“무사히 돌아왔구나.”

“예, 아버지.”


야그나르가 어깨에 짊어진 코볼트를 내려놓자 사체에서 작은 주머니 세개가 떨어졌다.


“또 쓰레기 같은 돌덩이들인가보군. 사체만 챙겨 창고에 가져다 두라고.”

“그래!”


오크 중에서도 야그나르는 특히나 덩치가 컸다.

녀석에 비해 훨씬 작은 오크 두마리가 코볼트 사체를 챙겼고..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주머니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거.. 금이잖아?”

“응? 그 돌덩이에 관심이 있나?”

“당연하지!”


설마.. 금을 모르는 건가?

아니면 이 곳에선 금이 가치가 없는걸까.

야그나르는 금 조차도 그저 돌덩이로 보고있다.


“이 녀석은 뭐지? 야그나르?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구나.”


덩치 큰 늙은 오크.

야그나르의 아버지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안녕하세요.. 지준우라고 합니다.”

“나는 야그나르의 아버지이자 드레이니의 부족장 우르그카다.”

“준우 이 친구가 저를 치료해줬고, 지친 제게 너무 맛있는 고기를 대접한 은인입니다.”

“그래? 드레이니의 영웅을 도왔다니, 드레이니의 은인이군. 밤이 어두우니 들어가서 마저 이야기 나누지.”


우르그카의 표정이 단번에 풀렸고, 오크 부자를 따라 통나무 벽이 세워진 군락 안으로 들어갔다.


군락 안에서도 한참을 걸어 들어간 곳에 눈에 띄게 큰 집이 보였다.


형태는 다르지만 한옥처럼 진흙과 통나무를 사용해 만든 넓은 집이다.


‘덩치 큰 부자한테 딱 맞는 집이네.’


“식사는 했나?”

“못했습니다. 아버지.”

“은인께서도 아직인게냐?”

“아.. 네.”

“크룰크 밖에 있나? 두 사람의 식사부터 준비해주게.”

“예 족장님.”


따라오던 오크들이 전부 나가고 야그나르는 아버지께 오늘 있었던 일을 즐거웠단 듯 떠들어댔다.


“크하학!! 이번엔 정말이지 죽을 뻔 했습니다.”

“크하하핫!! 그래도 승리했구나.”

“죽지 않았으니 저의 승리인거지요!”


두 부자는 죽을 뻔한 얘기도 즐겁다는 듯 떠들었다.


“그래서 준우. 자네는 어찌 치료를 한건가? 자네 혹 치료사인겐가?”

“아뇨, 그저 돼지고기찜을 나눠먹었을 뿐 입니다.”

“아니 그건 그냥 고기가 아니네. 아버지 요리사라는 것을 아십니까?”

“요리사?”

“예! 이 친구가 그 요리사입니다. 이 친구가 구운.. 아니 그 찜(?)한 고기를 먹고 제 발이 치료되었습니다.”

“알 수 없는 말들 뿐이구나. 잘 좀 설명해보거라.”


야그나르는 오늘 본 돼지찜을 설명했다.


“말로 들어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구나.”

“준우, 혹시 아버님께서 그 찜이란 것을 맛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나?”

“지금..? 야그나르 나.. 너무 피곤한데.. 내일은 안될까?”


족장에게 들리지 않게 야그나르에게 속삭였고,


“족장님! 음식을 가져왔습니다.”


마침 밖에서 크룰크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져오게. 아버지, 오늘은 크룰크가 음식도 준비해왔으니 내일 여기 준우가 음식을 선보일 것 같습니다.”

“그래, 알겠네.”


나무 문이 열리고 들어온 여러 오크들 손에는 넓은 소쿠리에 손질 된 커다란 고깃덩이들이다.


“그럼 시장 할 테니 식사부터 하지.”

“고맙네 크룰크.”


오크들은 족장과 야그나르 그리고 내 앞에까지 세개의 소쿠리를 내려놨다.


“이..이걸 먹는 겁니까?”

“얼마든지 더 있으니 마음놓고 먹게.”


소쿠리에는 고기 뿐 아니라.

당근,단호박,고구마 등 여러가지 채소도 있다.


족장의 표정을 보니 진심이다.

그는 나를 극진이 대접하는 거겠지..


자세히 보니 커다란 돼지고기 안심과 갈매기살이다.

잘 손질되었지만 문제는.. 날고기라는 것.


“우걱우걱.”

“와그작와그작.”


게걸스럽게 고기부터 먹어치우는 족장부자와 달리 난 그저 생고구마나 씹어댔다.


“잘 먹지를 못하는군. 어서 고기도 먹어보게. 가장 살이 통통히 오른 놈으로 잡았네. 전쟁 후에는 전사들 모두 잘 먹어야 하거든.”

“아! 준우 내가 생각이 짧았네, 아버님 준우는 날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구워줘야겠군요.”

“응? 이 신선한 고기를 구워먹겠다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저들끼리 이야기가 시작됐다.


“아하하.. 전 날 것을 뜯어먹을 수 있을만큼 이가 튼튼하지도 못해서요..”


물론 위나 장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이 곳에 오면서 딱히 축사 같은건 보지 못했다.

야생 동물을 잡은게 분명하겠지.


‘이들하고 똑같이 생활했다간 오래 못 살겠어..’


다행히 채소들의 생김새는 거의 비슷했다.


“이것들은 어디서 난 겁니까?”

“우리가 키우고 있는 것들이네.”

“채소를 재배한다구요?”


오크 같은 괴물이 밭일을 한다고?


“풉..!”

“왜 그러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농사 짓는 오크라니.


“아뇨.. 그 어떻게 키우시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혹시 식사가 끝나시면 구경 좀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을걸세. 내일 가보도록 하지.”

“아버지 아무래도 이 친구가 피곤한 것 같은데 내일 마저 이야기 하시죠. 준우 고기는 구워서 자네 집으로 가져다 주라고 일러두겠네.”

“고마워 야그나르.”


종작의 집을 나와 크룰크를 따랐다.


“여기가 은인께서 지내실 집입니다.”

“이렇게나 큰 집에서요?”


족장의 집에 못지 않은 크기다.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자 꽤나 깔끔한 내부에 바닥에는 부드러운 털가죽이 깔려있다.


“으아, 좀 피곤하네.”


한 편에 마련 된 나무 침대에 누워 주변을 살폈다.

방 안에 화로가 있고, 굴뚝도 있다.

그리고..


“저긴 뭐지?”


방 옆쪽에 작은 나무 문이 보인다.

방 옆쪽으로 난 작은 나무문을 열자 문 앞에는 우물이 보였다.


“목 마른데 잘 됐네.”


우물 안에 작은 두레박을 끌어올리자.

육안으로 보기에 물은 굉장히 맑고 깨끗했다.


꿀꺽-꿀꺽-


물 한모금에 타는 목이 금세 촉촉해졌다.


“오? 이거 물 맛 되게 좋네?”


띵-


[ 오크의 샘물을 마셨습니다. ]

[ 1일 1회 한정 힘이 1만큼 상승합니다. ]


“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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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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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맹독버섯의 위험성 NEW 17시간 전 31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34 4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52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68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71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77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00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09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15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22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22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26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44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42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48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58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69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74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70 9 11쪽
21 요리하는 오크. 24.05.04 186 12 12쪽
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192 13 12쪽
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195 13 12쪽
18 드워프가 좋아하는 음료. 24.05.02 202 13 12쪽
17 드워프와의 대결 24.05.01 212 12 11쪽
16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24.04.30 226 13 12쪽
15 드레이니에 온 추가 병력 24.04.29 233 13 12쪽
14 드워프 꼬시기 24.04.28 237 13 11쪽
13 두번째 정착민 24.04.27 237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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