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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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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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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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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DUMMY

더 많은 음식을 먹는다고?

안그래도 인원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야채들로 양 불리기를 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부족해지게 생겼다.

그건 그렇고···


“하··· 속상하네.”


토마토의 감칠맛만으로도 기대되는 이 맛을..


십오퍼센트의 후각으로는 여전히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간도 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벌써 완성된 음식이라 해도 될 정도다.


“소금간 약간이면 되겠어.”


맛소금이라면 더 좋겠지만, 족장에게 얻은 암염은 충분하다.


숯 양을 조절해 불을 줄이고 암염을 조금씩 넣어 간을 했다.


“좀 심심한데.. 이쯤 해둘까.”


오크들에게 줄 때는 또 다시 끓여야하니까.


“맛 좀 봤다고 배고프네.”


타종족이 먹어야 입맛이 상승한다더니···

이 정도면 그냥 입맛 도는거 아닌가.


한 그릇을 덜어 자리를 잡았다.


“잘 먹겠습니다.”


간이 심심했던 스튜에 암염을 추가해 석었다.


“후우~후우~”


뜨거운 고기스튜를 불어 잘 익은 고기를 입에 넣었다.


“하아-! 아 뜨어!”


여전히 뜨거운 고기를 입 안에서 굴려가며 식히느라 제대로 씹지도 못했지만..


‘와.. 이 정도라고?’


국물이 혀를 적시고 목구멍을 넘어갔다.

물을 거의 넣지 않았음에도 생겨난 진한 국물은 감칠맛을 품은 액기스였다.


“MSG를 때려박아도 이 정도 맛은 못 내겠어.”


야채와 고기의 육수가 농축된 맛도 있지만, 토마토페이스트나 와인 대신 사용한 된장.


된장의 구수함과 토마토즙이 어우러져 극강의 감칠맛을 만들어낸거다.


“몸이 녹는다 녹아.”


몇 술 뜨지도 않았는데 포만감이 느껴졌다.


건더기들 대부분이 오크들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랐기 때문에 몇 조각만 먹어도 충분했다.


“암염은 맛이 강하지 않네.”


된장 덕분에도 어느정도 간은 됐다.


맛이 강한 재료들이 많기도 하지만.


암염은 본연의 맛보다는 본재료의 맛을 살리고 있다.


“이대로 끓이면 제대로 우러나겠어.”


야채들에서 나오는 전분기가 더욱 녹진한 스튜로 만들어 줄 것이다.


끓이면 끓일 수록 맛있어 질 스튜의 맛이 기대 될 수 밖에.


“조금만 더 먹을까..?”


부족한 고기는 두고 야채들과 국물로 두번째 그릇을 채웠다.


“후룩-후루룩!”


긴 시간이 지난 건 아니지만 국물이 조금 더 진해졌다.

감자와 고구마는 더 익었고, 점점 형체를 잃어가는 토마토는 국물에 감칠맛을 더 했다.


“좀만 더..?”


순식간에 세 그릇을 비워냈다.


[ 암염에 의해 염분의 일일 섭취량이 충족 됩니다. ]

[ 몸이 염분 섭취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


“꺼억~”


이게 무슨 소리지.


인간 외 타종족은 입맛이 상승한다더니.


그저 스튜의 맛만으로 입맛이 상승했다.


근데···


더 이상 눈 앞의 스튜에 손이 가질 않는다.


“너무 많이 먹었나.”


스튜를 많이 먹어서인지 염분이 충족됐다는 메세지 때문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후자라면.. 완벽하다.


오크들이 원래의 양보다 더 많이 먹게되서는 안 된다.


“그래도 부족할 것 같은데..”


고기를 대체해서 녀석들의 배를 채울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크들이 야채를 먹는 양은 한정적이다.


“생식으로만 하니 그렇지.”


그나마도 입에 대지 않는 놈들도 있다.

굶어 죽게 생겼으면 억지로라도 먹겠지만..


“그렇게 둘 순 없지.”


어린이 입맛 같은 오크들까지 감싸 주는게 요리사로서의 도리.

생식은 몸에 좋지만···


“그것도 일단 먹어야 좋은거지.”


감자,고구마 각각 10키로씩 채 썰어 물에 담갔다.

추가로 애호박과 당근,양파도 투박하게 썰어 전부 석빙고로 옮겨두고.


“와츠!”


대장간을 찾았다.


“그만 좀 찾아라.”

“솥은 완성됐어?”

“지겨운 녀석, 내게 줄 음식은 가져왔나?”

“아니. 솥이 있어야 뭘 만들지.”


서로가 간만보고 내놓질 않고있다.

하지만··· 급한건 와츠다.


“솥 없으면 네 저녁은 곰고기나 구워먹게 되는거지.”

“···”


와츠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난 그럼 남은 오크들 저녁 챙기러 가볼게.”


드레이니에 경계인원으로 남은 오크는 단 여섯.


이 녀석들 먹이는 건 어렵지 않다.


곰고기스튜를 두고 다른 메뉴를 만드려면 추가적인 냄비가 필요했다.


“잠깐..! 저기. 식혀서 가져가기만 하면 돼.”

“저건 모래잖아.”


와츠가 가리킨 곳에는 고운 모래가 내 키만큼 쌓여있었다.

모래에 가까이 다가가니 따뜻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 안에 있어.”

“솥이?”

“오늘 안에 만들어달래서, 차가운 모래로 잠깐 식혀두었다.”

“꺼내도 돼?”

“내가 꺼내주지.”


와츠가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가와 모래 속으로 두 손을 찔러 넣었다.


촤아악-!


모래 사이에서 오크 한마리가 들어가도 될 만한 검은 솥이 나왔다.


“우왁!”


탕-!탕-! 탕-!


솥을 뒤집어 바닥을 치자 붙어있던 모래들이 깔끔히 떨어져나갔다.


“연마제도 닦아두었으니 물로 한번 닦아서 바로 사용하면 될 거다.”

“와··· 이거 뭐야?”


지난번 솥보다 훨씬 강도가 좋아보였다.

게다가 무슨 짓을 한건지 안 팎으로 제대로 코팅 된 솥이..

한국에서 본 장인의 솥보다도 완벽했다.


“이만한 물건은 어디가서도 보지 못할거다.”


허세 가득해 보였던 와츠의 말에 믿음이 생겼다.


“근데 뚜껑은?”

“뭐?”

“뚜껑 말이야. 솥뚜껑이 있어야지.”

“아···”


눈치를 보니 아예 잊은 표정이다.


“완벽한 뚜껑까지 있어야 나도 맛있는 음식을 해줄거 아냐.”

“끄응··· 지겨운 녀석.”

“그럼 잘 부탁해. 인벤토리.”


무거운 솥을 인벤토리에 넣자.


“무..무슨! 내 솥은 어디로 간 거냐!”

“걱정마. 잘 보관해 둔 거니까.”

“너 마법사였나?”

“아니. 요리사! 나 간다!”


뚜껑이 없더라도 조리는 할 수 있다.

당장 이 큰 솥을 쓰고싶었다.


“화로에 딱 맞네.”


와츠 녀석.

언제 확인했는지 화로 너비까지 체크하고 간 모양이다.


“흠···”


두 냄비에 나눠 끓인 스튜가 전부 들어갈 크기의 솥이지만.


“조리해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네.”


이 좋은 솥의 처음을 그저 음식 데우기에 쓰기엔 아까웠다.


물로 솥을 헹궈내고 말리는 동안 드레이니 안쪽 작은 숲으로 들어갔다.


“이 정도면 되겠지.”


몇 그루 없는 소나무에서 솔잎 한 뭉텅이를 꺾어와 식용유를 발랐다.

마른 솥을 뜨거운 불에 올려 달군 뒤.


스윽- 스윽-


식용유 바른 솔잎으로 솥을 문지르자 광택이 났다.


“킁킁!”


여전히 후각은 둔하지만 솥에 코를 가까이 대자 뜨겁게 달궈진 솥의 열기와 함께 솔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오늘 저녁은 가볍게 해보자구!”


남은 고기를 대충 구워줘도 되겠지만, 고기는 아껴둬야 한다.


“나만 다른 걸 해먹을 수도 없지.”


오히려 맛있는 걸 먹이고 싶었다.


고기 없는 특식을 준비해야지.


“이걸 쓸 데가 있을 것 같은데.”


어제 배식 후 남았던 삼계탕 국물.

드레이니에 남은 오크들과 와츠를 먹이기엔 충분하다.


새 솥에 국물을 넣어 데웠다.


“썩 좋은 놈은 아니지만..”


국물이 끓자 불려 둔 보리알을 털어넣었다.

밭에서 구한 커다란 마늘 네쪽을 다져 넣고, 대파를 송송 썰어 준비했다.


다른건 더 넣을 필요도 없다.

경계인원 셋을 제외한 교대인원과 와츠까지 이미 솥 앞에 모였으니까.


“따뜻할 때 드세요. 싱거우면 여기 암염 넣어 먹구.”


솥에서 삼계보리죽을 덜어 모두에게 건넸다.


“오늘은 고기 없나?”

“그러게 이것만 먹고 끝이라는건 아니지..?”

“맛있을 것 같긴한데.. 너무 부족하군.”

“먹고 있으면 간식거리 해줄게요. 오늘만 해줄 수 있는 특식으로.”


오크들의 수가 많아 하지 못했던 음식을 해줄 생각이었다.


주르륵-


냄비에 식용유 2리터를 붓고 끓이는 동안 고구마를 큼직하게 썰었다.


“온도는 이 정도면 적당하겠어.”


달궈진 식용유 위의 열기로 온도를 가늠하고 큼직한 고구마를 기름에 투하했다.


촤아아—!!


이 얼마만에 듣는 튀김소리인가.

마치 메마른 드레이니에 비가 오는 듯 했다.

깨끗한 기름에 익어가는 고구마들을 보고 있자니, 멍때리기에 최고였다.


“채도 좀 큰 게 있으면 좋을텐데.”


다행히 지금 튀김은 소량이다.

가지고 있는 작은 채로도 충분하지만..

지금 새 솥에 맞는 조리도구가 몇 개나 필요하다.


“왜, 뭐.”

“아니야, 맛있게 먹으라구.”


와츠와 눈이 마주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힘이 좋지만 오크들의 기술은 투박하다.


어쩌면 와츠가 온 것은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기름 위에 뜬 고구마들을 잘 섞어가며 익히고.


타악-! 촤아아!

타악-! 촤아아!


작은 채로 몇번에 걸쳐 건져냈다.


“아우! 아까운 기름.”


털어내는 기름조차 아까워 냄비에 최대한 붙여 털었다.


***


“기껏 만들어 준 솥에 남은 국물이나 데워주는 꼴이라니.”


겉보기에 전 날 먹었던 닭국물이랑 똑같았다.


‘이딴 걸 먹으려고 솥을 만들어 준 줄 아나.’


하지만 솔솔 풍기는 냄새는 전 날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아주 작은 닭고기 조각이 간혹 보였지만, 건더기라곤 이상한 곡물같은 것과 짙은 푸른색으로 흐물거리는 야채 같은 것 뿐.


“먹기도 싫게 생겼군..”

“후루룩!후룩!”


음식물 쓰레기 같은 비쥬얼의 것을 오크들은 잘만 먹고있다.


‘아무거나 잘 주워먹기는’


돼지와 다를 바가 없는 놈들이다.

그럼에도 묘하게 풍기는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이.


지준우놈이 또 무언가를 준비 중이다.


‘물은 아닌 것 같은데 뭘 붓는거지?’


따를 때 물처럼 튀지도 않고.. 느낌이 묘하게 다른데..

냄비가 달궈지는 동안 나무토막같이 생긴 고구마를 가져와 넣자..


촤아아-!!


“뭐..뭐야..”


고구마를 넣었는데 물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튀어올랐다.


“왜,뭐.”


구경을 하다보니 지준우놈이랑 눈이 마주쳤다.

마치 도둑질을 하다 들킨 기분이군..


놈의 묘한 미소가 괜히 진 기분이다.


“아니야 맛있게 먹어.”


억지로 눈을 깔고 음식을 입에 넣었다.


“흡?!”


뭐지.

이 향긋함은?


분명 같은 국물인 것 같은데 맛과 향은 완전히 달랐다.


“지준우, 이건 뭐지?”

“그거 몰라? 대파잖아.”


대파.

이것이 이 향긋함의 원천인듯 했다.


“토독토독.”


게다가 입안에서 터지는 이 식감은..

마치 잘 구운 고기처럼 겉면은 탱글하고 안은 부드럽게 씹히는 그런..!


“이건 또 뭐야.”

“보리도 몰라? 드워프는 요리 해먹는다더니 아는 게 없네?”

“보리..라.”

“어제와 같은 국물 아닌가? 완전히 다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맞아. 여기 대파가 유난히 향이 좋더라구.”


대파란 것의 그윽한 향과 구수한 국물 거기다 톡톡 터지는 식감을 즐기다보니 순식간에 그릇을 비워냈다.


“더 없나?”

“그건 없고. 기다려 다 되어가니까.”


고구마를 건진 지준우가 냄비에 있던 액체를 빈 통에 따라놓고 세척한 냄비에 새하얀 가루를 뿌렸다.


“그 고운 가루는 뭐지?”


눈 앞에 핑크빛과 흰색이 섞인 암염과는 다르다.

결정 자체도 암염이 훨씬 크다.


“설탕이야.”

“설탕?”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갔다.


“물을 붓는건가?”

“많이 넣을 필요는 없어.”


약간의 물을 넣고는 그대로 두자.


“투명해지는군.. 소금처럼 사라지고 마는가.”


후두둑.


“어?!”


지준우가 조금 전에 건져낸 고구마들을 냄비에 넣고 살살 섞었다.


“고구마를 짜게 먹을 생각인가!”


잘 익은 고구마를 물에 넣고 섞다보면 뭉개질테고..

저걸 짜게 하면···


“걱정마 소금이 아니래두.”


어느새 그 묽던 물이 끈적하게 변했다.

조금 전에는 고구마를 넣자 튀어오르던 물을 쓰더니.

이번엔 끈적한 물을 만들었다.


“대체 지준우 너란 녀석은···”


내가 모르는 마법이나 연금술 비슷한 술사가 분명해..


“요리술사라 부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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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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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맹독버섯의 위험성 NEW 16시간 전 29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33 4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51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67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71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77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00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09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15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22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22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26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44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42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48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58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69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74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70 9 11쪽
21 요리하는 오크. 24.05.04 186 12 12쪽
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192 13 12쪽
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195 13 12쪽
18 드워프가 좋아하는 음료. 24.05.02 202 13 12쪽
17 드워프와의 대결 24.05.01 212 12 11쪽
»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24.04.30 226 13 12쪽
15 드레이니에 온 추가 병력 24.04.29 233 13 12쪽
14 드워프 꼬시기 24.04.28 237 13 11쪽
13 두번째 정착민 24.04.27 237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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