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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314
추천수 :
436
글자수 :
220,232

작성
24.05.19 08:25
조회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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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곰 사냥꾼.

DUMMY

겁에 질려 눈을 감았음에도 손 끝에서 느껴졌다.


나이프가 곰의 하반신 어딘가를 뚫고 깊숙이 박혔다.


“우으으..”


신음하는 곰의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휘두르려던 앞발이 어느새 힘 없이 늘어졌고..


고통스러워하는 곰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안돼.”

“준우 아직 부족하네! 한번 더 찔러넣어!”


노련한 전사의 서포트는 겁먹은 날 몇 번이고 일깨웠다.


쑤욱-!


검을 뽑은 자리는 곰의 몸통이 완전히 관통되어있다.


“말도 안돼..”


나이프의 성능은 확실했다.


나이프 길이의 몇 배나 되는 곰의 몸통을 관통해버렸다.


“한번만 더.”


공격 당하지 않고 한번만 더 찔러 넣으면 쓰러뜨릴 수 있다.


다시 한번 나이프를 찔러 넣으려는데.. 이미 늦었다.


콰직!


사람 얼굴만한 곰의 주둥이가 내 어깨를 물었다.


“으아악!!”


인생 처음 겪는 끔찍한 고통이다.


“곰의 머리를 붙잡아! 떨어지면 안돼!”


이대로 물려뜯기는 순간 어깨가 사라질 거다.


크룰크의 말대로 양팔로 곰의 머리를 감쌌다.

온 힘을 다해.


“즙 짜기..!”


띵-


[ ‘즙 짜는 남자’칭호가 발동 됩니다. ]

[ 1분간 악력이 강해집니다. ]

+100kg


[ 총 악력이 560kg가 되었습니다. ]


무라그를 상대할 때보다도 악력은 상승했다.


하지만..


“너무 단단해..”


흉포한 거대 곰의 두개골을 부수기엔 역부족..

게다가 오른쪽 어깨를 물린 상태에서 온 힘을 짜낼 순 없다.


상처입은 곰도 어깨를 뜯어내기 위해 고개를 털어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제발.. 버텨보자..”


과연 이 무식한 맹수보다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버티지 못하는 쪽에겐 죽음 뿐.


끔찍한 고통에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고..


띵-


[ 나이프가 닿은 고기에 교차오염이 발생합니다. ]

[ 고기가 점차 오염 됩니다. ]


“뭐···?”


나이프가 닿은 고기라면..

방금 전 공격으로 관통 되어버린 부위를 말하는건가?


힘겹게 시선을 내려 관통 된 부위를 보니···

상처부위 주변이 검게 변해갔고..

어느새 흐르던 피는 멈췄다.


“지혈이 된 게 아니야..”


썩어가고 있다.

멧돼지가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라던가 균이 곰에겐 해를 끼치고 있다.

하지만..


“힘이 점점 빠지고 있어..”


이 상태라면 내가 먼저 쓰러지고, 곰도 숲 어딘가에서 천천히 죽음을 맞이할거다.


“준우 인간, 원하면 언제든지 그 놈을 죽여줄테니 말해라.”


곰 뒤쪽으로 다가온 무라그가 도끼를 꺼내들었다.


“아..안돼..! 멈춰.”


어떻게든 혼자 이겨내야한다.

크룰크의 보조만으로 충분했다.


오크들이 직접 손을 댔다간 혼자 잡은게 아닌게 되어버린다.


“회복한 내 몸으로 이런 곰 따위는 상대가 되지 않는단 말이지.”

“뒤로 물러서게 무라그. 준우의 싸움이야.”


죽음이 다가오는데..

앞에서 즐겁다는 듯 떠드는 무라그가 꼴보기 싫었다.


“읏차!”


개운하다는 듯 회복한 손목을 돌리는 무라그를 보고 떠올랐다.


‘시간제어..’


곰을 붙든 팔 위로 인벤토리 창이 열렸다.

그 중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내 크룰크를 불렀다.


“그 주머니에 들어있는 쌀알들 좀 넣어줘요 크룰크씨! 빨리요.”


달려온 크룰크가 주머니를 받아 손에 쌀알 한줌을 털었다.


“이걸 전부 입에 넣어주면 되겠나?”

“예.. 어서요.”


이해할 수 없단 표정이었지만 크룰크는 부탁을 들어줬다.


아드득!! 아드득!


입 안에 가득찬 쌀알을 빠르게 씹어 잘게 부쉈다.

그 와중에도 힘은 점점 빠졌고..


“윽!!”


깍지 낀 손이 풀릴 뻔 했다.


아드득! 깍!


꿀꺽!


쌀 한줌을 전부 씹어 삼켰다.


띵-


[ 쌀을 섭취했습니다. ]

[ ‘시간제어’ 1회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


“곰, 시간제어!”


[ ‘시간제어’로 곰의 시간을 앞당깁니다. ]


메세지가 사라진 동시에 검은색으로 변해버린 곰의 부위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르르..”


어깨에 느껴지는 압이 달라졌다.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이다.


콰직!


“으윽!!”


놈은 치악력이 약해지는 중에도..

마지막 힘을 짜내어 어깨를 물고 고개를 양쪽으로 털어내려 애썼다.


“죽어어!!”


이쪽도 마찬가지.

손에 깍지를 풀고 놈의 머리털을 잡아당겼다.


또 다시 ‘즙 짜는 남자’ 스킬이 활성화 됐다.


드드득..! 드득..!


“어..?!”


드드득!


두개골을 부수지 못해 잡은 머리털이었는데..


촤아악-!!


곰의 정수리부분의 가죽이 털과 함께 벗겨져버렸다.


그 순간.

곰의 눈이 감기며 어깨를 뜯어버릴 듯 하던 주둥이가 천천히 벌어졌다.


쿵!


마침내 거대 곰이 쓰러졌다.


띵-


[ 새로운 나이프로 곰을 사냥하세요. ]

[ 보상이 주어집니다. ]

[ 인벤토리를 확인하세요. ]


“이..이겼다..”

“준우!”


크룰크의 외침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다.


***


드레이니 준우의 집.


슥- 스윽.


기절한 준우의 상처부위를 닦아내던 야그나르가 무라그를 노려봤다.


“크룰크, 무라그가 방해한 것은 아니겠지?”

“무슨 소리야 야그나르. 나는 오히려 도와줄까해서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무라그는 자신을 향한 화살에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


“준우한테 방해가 됐을지 아니었을진 모르겠지만, 말 뿐이었네.”

“무라그 다신 내 허가 없이 드레이니 밖을 나가지 말아라.”

“내가 왜···!”

“이곳 드레이니에서 나의 말에 거역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가?”


오크족 최강자인 야그나르의 말은 드레이니에선 대족장의 명과 다를 바 없다.


“아..알겠네. 하지만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알았다. 가서 쉬어라.”


준우의 집에서 무라그가 먼저 떠났다.


“크룰크 고생했네.”

“아닙니다. 고생은 준우가 했지요, 오랜만에 보는 거대 곰이었습니다.”


크룰크가 티를 내진 않았지만 사실 요 근방 숲에서 보기 드문 크기의 곰이었다.

오크 전사 중에도 그런 곰을 일대일로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은 많지 않다.


“야그나르님은 어렵지 않겠지만, 무라그나 저도 일대일로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정말 준우가 혼자 잡았단거죠?”

“예, 말로 조금 도움을 주긴 했지만, 저랑 무라그는 곰에게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저 멧돼지도요?”

“맞습니다. 드워프 녀석이 만든 무기가 큰 몫을 했습니다.”


손질하는 오크들도 저 정도 멧돼지 가죽을 가르려면 몇번이나 칼질을 해야한다.


하지만, 이 돼지 몸통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반으로 잘렸다.


“조만간 드워프 녀석과 함께 아다만티움이란 그 광물을 캐러 다녀오세요.”

“알겠습니다. 무기 제작을 부탁할 생각이십니까.”

“그래야겠죠.”

“으으..!”


두 오크가 떠드는 사이.

쓰러진 준우가 신음했다.


“준우 정신이 드는가?!”


깨어난 준우는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구길 뿐이었다.


“물부터 마시게.”


야그나르가 그에게 ‘오크의 샘물’을 먹였다.


“하아··· 얼마나 잔거지..”

“반나절은 기절해 있었네.”

“윽..!”


크룰크의 도움으로 상체를 일으킨 준우는 다친 어깨를 살폈다.


목 바로 아래 부터 가슴팍 아래까지 날카로운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


“샘물로 닦아냈으니 감염 되는 일은 없을거야.”

“감염되지 않는다고?”

“그래, 전장에 다녀오면 항상 샘물로 씻어내거든.”


준우는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샘물이 상처부위의 감염을 막는다니.


“고마워. 야그나르.”

“나는 나가보겠네, 밖에 보조들이 자네한테 주겠다고 음식을 준비중이거든. 돕고오지.”

“크룰크씨 덕분에 살았어요..”

“신경쓰지 말게. 드레이니 모두가 자네 덕분에 몇번이나 살아났으니.”


크룰크의 보조가 아니었다면 죽는건 곰이 아니라 준우였을거다.


“야그나르 이제 괜찮으니까 좀만 쉴게.”

“그래 준우. 보르쿨과 디루그가 자네한테 배운 것을 보여주겠다며 난리를 치고 있으니 곧 뭐라도 갖다줄걸세.”

“기대 되네.”


야그나르가 떠나자마자 인벤토리를 열었다.


“휴우···”


정신을 잃어 챙기지 못했던 나이프가 인벤토리에 들어있었다.


“강화 해볼까..”


몸이 성치 않았지만, 목숨에 지장은 없다.

오늘 얻은 나이프 강화권을 꺼내들었다.


붉은 실로 묶인 황금빛 종이를 풀어 해치자.


“윽! 눈부셔..”


순간적으로 섬광이 일더니 잠시 후 잠잠해졌다.


[ 나이프 1회 강화권 ]

50%확률로 나이프가 강화됩니다.

- 성공시, 랜덤한 기능이 추가 됩니다.

- 실패시 30% 확률로 나이프가 파괴됩니다.


“파괴된다고?”


반반이지만 실패 확률도 너무 높다.

오늘 사용해본 나이프의 성능은 지구의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


“아깝긴 하지만···”


드레이니엔 와츠가 있다.


“써보자.”


어렵게 얻은 강화권인데 안 써볼 순 없었다.


[ 나이프 강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


“응.”


[ 강화를 시작합니다. ]


강화권이 허공에 높게 떠오르더니


화르륵!


공중에서 불타 사라지고 나이프가 밝은 빛에 휩싸이더니 이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요해졌다.


“실패한건가?”


다행히 나이프가 파괴되진 않았지만 특별히 달라진 점도 없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인벤토리에 나이프를 넣으려는데.


띵-


[ 나이프 강화에 성공했습니다. ]


“오!”


[ 아다만트 나이프 ]

대장장이 와츠가 만든 최고의 셰프나이프.

- 같은 재질의 물건을 제외하곤 모든 것을 절삭한다.

- 이상의 강도를 가진 물건이 아니면 물리적으로 파괴 및 변형이 불가능하다.

- 교차오염 기능.

- 세척이 용이하다.


[ 추가 된 기능 ]

강도가 상승합니다.

교차오염 기능의 ON/OFF가 가능해집니다.

나이프가 주인을 알아봅니다.


“여기서 더 튼튼해진다고?”


같은 아다만티움 외에는 나이프에 기스조차 내지 못한다.

하지만.. 강도가 더 올랐다는건..


“같은 아다만티움이랑 부딪혀도 쉽게 부숴지진 않겠어.”


근데 교차오염 기능은···


오늘 곰을 죽인 결정적인 능력이다.

곰을 잡기 전 멧돼지를 사냥한 것이 득이됐지만..


“요리할 땐 절대 있어선 안될 기능이지.”


[ 교차오염 기능을 OFF 하시겠습니까? ]


“예.”


[ 교차오염 기능이 꺼졌습니다. 언제든 다시 켤 수 있습니다. ]


“좋은데..?”


주인을 알아본다는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나 더 있었는데···”


곰 사냥이 끝나고 그대로 기절해버린 탓에 보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인벤토리 가장 끝.

어두운 황토빛의 나무조각 하나가 빛나고 있다.


“이건가.”


띵-


[ 세계수의 파편으로 만든 도마 - S등급 ]

세계수 가지 일부로 제작된 도마.

제작자 미상.

- 내구도 : 0

- 무게 : 0 - 2,000Kg


소설 속에서나 들었을 법한 나무 이름에 좋은게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내가 아는 세계수 조각으로 만든 도마라고..?”


제작자 미상이야 그렇다쳐도..

내구도와 무게가 어딘가 이상하다.


“내구도가 0이면.. 건드리기만해도 부숴지는건 아니겠지···?”


잔뜩 긴장하고 잡아든 도마는 다행히 부숴지진 않았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별다를 것 없는 나무도마인데..


툭툭.


두드려도보고 냄새도 맡아봤지만 특별한 점은 느낄 수 없다.


“뭐라도 썰어봐야지..”


아픈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킁킁!”


저 앞에 화로에서 보조들이 뭔가 뚝딱거리고 있고..

미세하지만 익숙한 기름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준우! 벌써 나오면 어쩌나 상처가 깊던데 말이야.”

“그래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게. 곧 준비가 되니까 말이야.”


얼핏보니 흰쌀 밥에 다 으스러진 감자채볶음과 조악한 모양의 달걀 후라이가 준비되고 있다.


“다들 감사해요. 저 잠깐 확인 좀 하려구요.”


그들 옆쪽에 자리를 잡고 도마와 나이프를 꺼냈다.


“감자 하나만 가져갈게요.”


남은 감자를 하나 도마 위에 올려 나이프를 가져다 대자.


서걱-!


칼질이랄 것도 없이 나이프에 닿은 감자가 썰려나갔고.

다행히도 내구도 0의 도마는 나이프를 견뎌냈다.


“0이란건.. 내구도가 의미 없다는 건가.”


나이프는 만들었지만, 성능이 너무 확실했기에 와츠에게 도마도 부탁해야하나 했는데···


강화된 나이프라면 아다만티움 도마도 장담할 수 없다.


“무게는 대체 뭐지..”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는 2-3Kg정도 수준으로 느껴졌다.


띵-


[ 도마 무게를 변경하시겠습니까? ]


“무게를 변경한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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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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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구세주 등장 24.05.24 52 4 11쪽
41 새로운 종족 24.05.23 49 3 11쪽
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50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47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65 5 11쪽
» 곰 사냥꾼. 24.05.19 80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83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87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12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16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24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34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32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36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55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53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56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71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79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84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82 9 11쪽
21 요리하는 오크. 24.05.04 197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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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20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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