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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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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8
추천수 :
436
글자수 :
220,232

작성
24.05.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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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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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DUMMY

와츠의 과도한 반응이 의아했지만..


“괜찮으니까 써도 되는거지?”

“정말 괜찮은거냐 지준우?”


띵-


[ 우유가 일시적으로 아다만티움에 적응하도록 돕습니다. ]


어제 밤.

무라그에게서 뺏어먹은 우유 한모금이 도왔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렇지 않아.”

“뭐지.. 인간에게는 반응하지 않는건가!”

“그건 아닌 것 같아. 이유는 다음에 얘기해줄게! 나 간다! 좀 쉬어.”

“아니 잠깐만!! 기다려보게! 어째서..!”


호들갑 떠는 와츠에겐 미안하지만 곰을 사냥하러 가야한다.


밤새 고생한 녀석을 뿌리치고 마을 중앙으로 향했다.


“크룰크! 가시죠!”

“늦었군.”

“죄송해요.”


크룰크와 단 둘이 사냥에 나가는건 처음이다.


“이번엔 나랑 떨어지면 안되네.”

“알겠어요. 그땐 제 목적이 사냥이 아니고 채집이어서 그랬죠.”

“잠깐!! 나도 같이 가자구.”


마을을 나서려는데 도끼를 든 무라그가 급히 뛰어왔다.


“무라그 너는 왜?”

“회복도 했겠다. 몸이 근질거려서 사냥 좀 할까해서 말이지.”

“끄응.. 다른건 몰라도 곰 한 마리는 내가 잡아야하니까 끼어들지마.”


음식을 먹여 치료를 해주긴 했지만, 아직 서로에 대한 믿음은 없다.


“알겠네.”


삼십분쯤 걸었을까.

마을 밖 숲 초입에 들어섰다.


“숲 중앙부에서 끝의 동굴까지 돌다보면 곰을 발견할 수 있을거야.”

“제가 부탁할 때까진 끼어들지 말아주세요.”

“괜찮겠나?”

“와츠가 만들어준 무기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띵-


[ 아다만트 나이프 ]

대장장이 와츠가 만든 최고의 셰프나이프.

- 같은 재질의 물건을 제외하곤 모든 것을 절삭한다.

- 이상의 강도를 가진 물건이 아니면 물리적으로 파괴 및 변형이 불가능하다.

- 교차오염 기능.

- 세척이 용이하다.


설명이 장황하지만..


“엄청 튼튼한가봐요.”

“그래보이긴 하는군.. 하지만 무기로 쓰기엔 너무 짧은 것 아닌가?”

“흠.. 제가 휘두르기엔 적당한 것 같아요.”


일반적인 셰프나이프보다 몇 센티미터 정도 길지만 무기로선 단검수준.


“킁킁! 저쪽에서 냄새가 나는군.”


처음엔 동행이 꺼려졌지만, 크룰크와 함께 온 덕에 곰을 찾기 수월했다.


“살아있는 곰은 생각보다 크다네. 우리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도 웬만해선 도망가지 않아.”

“그렇군요.”


석빙고에 걸려있는 곰고기만 봐도 얼마나 거대한지 가늠할 수 있다.

도저히 인간이 혼자 사냥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곰 대가리를 으깨버릴테니까 걱정마세요.”


와츠의 무기가 잘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매달려 악력으로 머리를 으깨줄 생각이었다.


치악력이 강한 녀석에게 물리지 않게 뒤에서 잘 노리면..


“내가 다 불안하군. 고블린 떼에게도 고전하던 자네가 괜찮을지 모르겠단 말이지.”

“그때랑은 다를 거예요.”


분명 그랬다.

근데 묘하게 겁이 나지 않는다.


그간 곰 사체를 너무 많이 본 탓일까.

아니면···


손에 쥔 이 나이프가 묘한 자신감을 불어넣는 듯 했다.


“드워프놈이 그렇게도 가져가야한다던 광물로 처음 만든게 그거란거지?”

“맞아요. 제발 곰한테도 먹혔으면 좋겠네요.”

“가죽이나 뚫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


사냥이 일상인 크룰크의 말에 조금 걱정은 됐지만, 와츠의 실력은 믿을만 하다.


“크룰크씨. 곰의 약점이 어딜까요?”

“글쎄?”

“네? 없어요?”

“곰은 우리 오크의 상대가 아닐세. 무차별로 베어버리거든, 쓰러질 때까지.”


오크들은 약점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쌀밥이라도 먹고 올걸..’


무라그와 힘겨루기를 할 때 ‘시간제어’ 능력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힘겨루기였을 뿐.


생사가 오가는 혈투에선 그걸 쓸 상황이나 되려나..


‘인벤토리에 생쌀이 있긴한데···’


밥이 아니어도 가능할진 모르겠다.


부스럭-

부스럭.


그때 한쪽에서 수풀이 움직였다.

풀의 움직임을 보니 절대 작은 동물의 움직임이 아니다.


‘분명 곰이야.’


발소리를 죽이고 움직이는 풀 뒤쪽으로 돌아가자 놈의 정체가 드러났다.


“하..”

“꾸이익!!”


멧돼지다.


이 세계에 처음 온 그 날.

나를 죽이려했던 그 녀석에 비하면 작다.


“준우 네가 잡아보겠나?”

“아니.. 멧돼지는 굳이..”

“꾸에엑!!”


말이 끝나기도 전에 흥분한 멧돼지가 달려들었다.


“제에엔장!”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멧돼지를 피하기 위해 전력으로 몸을 던졌다.


쿠당탕탕.


“꾸에엑!!”


일어나기도 전에 멧돼지가 먼저 방향을 전환해 달려왔다.


“으아악!!”


그렇게 몇번을 닿을 듯 말 듯 도망쳤다.


공격은 커녕 여전히 급급했다.


힘은 강해졌지만, 전투력이 상승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헉..허억..헉.”


멧돼지와 겨우 거리를 벌린 대치 상황.

그제야 나이프를 제대로 잡아 자세를 취했다.


“꾸에엑!!”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멧돼지가 다시 달려들었고.


“손목이 부러지더라도 죽인다..!”


직진해오는 멧돼지를 피해 높게 점프하는 동시에 정수리에 아다만트 나이프를 꽂아버린 순간.


주와악-!


정수리부터 멧돼지의 둔부까지 완전히 반으로 잘렸다.


스컹!


“허억..헉..이게 뭐야..”


멧돼지를 베려던게 아니다.

그저 정수리에 꽂아 숨을 멎게 할 생각이었는데..


띵-


[ 아다만트 나이프로 사냥에 최초 성공했습니다. ]

[ 보상으로 나이프 1회 강화권이 주어집니다. ]


‘나이프 강화권?’


메세지와 지금까지의 능력만 봐도 게임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건 완전히 온라인 게임 속 무기와 다를 바 없다.


“난 전투가 싫다고..”


그때 훨씬 거대한 수컷 멧돼지가 우리를 발견했다.


“꾸에엑!”


반으로 갈라진 멧돼지 사체를 보고 흥분한걸 보니 근처에 있던 멧돼지 가족이 분명했다.


***


준우란 놈에게 잡혔을 때 어깨와 손목의 뼈가 바스라졌다.


전투원이 아니란 말을 믿을 수 없어 따라 온 사냥이었는데···


“저렇게 만신창이가 돼서 사냥한다고?”


고작 멧돼지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매번 온몸을 던졌다.

그에 반해···


“저 공격력은 뭐란 말인가.”

“드워프 녀석 실력이 저 정도란건가.”

“뭐?”


조용히 지켜보던 크룰크가 입을 열었다.


“아까 듣지 않았나? 드워프가 새로운 광물로 만들어준 무기라고.”

“그렇지···”

“저렇게 날 선 무기는 본 적이 없어.”


그래.

방금의 공격은 완전히 도구빨이다.

그렇다는건..


“내가 어째서 저런 녀석한테 진···”

“응?”

“지..진심이었을까.”


하마터면 인간에게 진 사실을 말할 뻔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저 작은 멧돼지 하나 사냥하는데도 전력을 다해야하는 놈이 어떻게 날..


“저 녀석 사냥 경험이 없구나?”

“음.. 일전에 고블린 놈들을 잡은 것 외엔 본 적이 없군.”


그렇다면 오크의 뼈를 부술 정도의 그 힘은 어떻게 된 거지?

생각해보면 놈에게 내 공격이 닿은 적이 없다.


‘맷집이 형편없단 소리겠지.’


저딴 약체한테 그렇게 굽신댔다니.. 젠장..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지만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꾸에엑!!”


인간이 멧돼지를 잡은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커다란 멧돼지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안 그래도 복잡한데 시끄러워 죽겠군.”


휘리릭- 퍽!


가볍게 던진 도끼가 날아가 멧돼지 모가지에 박혔고.


쿵.


멧돼지놈은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인간 앞에 쓰러졌다.


“응..?”


치명상을 입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꽤나 큰 놈이었다.

단박에 쓰러진다고?


“더 강해졌군 무라그.”

“뭐.. 나라고 훈련을 게을리 한 건 아니니까! 췩!! 취이익!”

“무슨 소리인가. 준우의 음식을 먹은거 아니었나?”

“크룰크 너야말로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강해진거랑 저 인간의 음식이 무슨 상관이···


“준우의 음식을 먹고 드레이니 모든 오크들의 병이 치료되는 건 물론이고 전투력도 강해졌네. 음식을 먹었다면 자네도 마찬가지겠지.”

“그럼.. 그 야그나르는..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는건가?”

“리자드맨들과의 전투때 보지 못했나?”


전염병 때문에 리자드맨들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지만..

그날의 야그나르는 학살자 그 자체였다.


“그게 다 저 놈 음식 덕분이란거냐? 무슨 말도 안되는..”

“하지만 사실이다. 전염병 치료부터 방금까지 너도 느낀거 아닌가?”


확실히 느꼈다.

하지만.. 먹는 것이 강함을 준다라..


야그나르는 저런 놈의 음식을 다같이 나눠먹고 있다.


저 놈이 만일 오크와 등지게 되면 엄청난 적이 될거다.


“야그나르는 저런 놈을 가만히 두고 있는거냐?”

“그럼 어째야 한다는거지?”


두가지 선택지가 있겠지.

당장에 죽여버리거나.

완전히 오크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것.


‘내가 저놈의 음식을 독식해야겠어.’


***


“하마터면.. 죽을 뻔 했네.”


나이프의 뛰어난 성능은 알았지만..

저런 괴물이랑 부딪히면 내 몸이 버틸 수 있을까?


“준우, 일어나게 저쪽에서 곰의 냄새가 난다.”

“어어..”


멧돼지의 공격을 맞진 않았지만, 이보다 훨씬 강한 곰의 공격을 한대라도 견딜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한 대도 맞지않고 죽여야한다는거네..”


이제야 실감이 났다.

곰을 상대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준우 내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아니예요 크룰크. 부탁할 때까진 기다려주세요.”

“흐음.. 위험하면 언제든 말하게. 우리 오크에게 곰사냥은 어렵지 않으니.”


혼자오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엄청나긴하네.”


나이프의 성능은 정말 대단했다.


“손 베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어.”


주방에서 요리사의 손을 베는 것은 날카로운 나이프가 아니다.


오히려 무딘 칼이 재료를 자르지 못하고 미끄러져 손을 베는 것.


“무뎌질 일이 없는 건 다행이지만.”


부스럭! 바스락!


잡생각에 사로잡힌 채 얼마나 걸었을까.

또 다시 움직임이 포착됐다.


“또 멧돼지는 아니겠지?”

“곰이 확실해. 냄새가 다르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멧돼지를 상대하고 나니 슬슬 겁이났다.


“우린 여기에서 지켜볼테니 다녀와라 준우.”


곰은 바닥에 놓인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덕분에 우리의 기척을 느끼지 못했고..


곰의 뒤쪽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이대로 멧돼지처럼 베어버리면..’


식사중인 곰의 뒤통수에 검을 꽂아 단번에 끝낼 생각이었다.


멈칫!


곰의 바로 뒤에 선 순간.

거꾸로 잡은 나이프를 양손으로 쥐었다.


곰 머리 위로 높게 뛰어오르려던 찰나.


“구어?”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이 사라지고 머리 위로 시원한 그늘이 졌다.


죽음이 앞에 온 듯 싸늘함이 느껴지는..


“쿠어어!!”


어느새 뒤돌아 두 발로 선 곰이 양 팔을 벌리며 포효했다.


“어···어..”


거대 맹수의 포효가 몸을 얼어붙게 했다.


“준우 정신차려라!”


머리 위로 커다란 곰발바닥이 날아왔다.


저 한방에 머리와 몸통이 분리될지 모른다..

그럼에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쐐애액-!


미친듯이 달려온 크룰크가 몸을 던져 곰발바닥 공격으로부터 나를 구했다.


“정신차리게! 자네가 직접 잡는다 하지 않았나!”

“어..어··· 그렇죠..”


마른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리는 사이.


“그어어!”


새 먹잇감을 놓친 곰은 더욱 흥분해 달려들었다.


“췩! 취이익! 취익!”


크룰크의 단호한 외침에 달려들던 곰이 멈칫했고.


“지금일세. 무기를 제대로 활용해봐. 그 정도면 곰 가죽도 충분히 뚫을 수 있어.”

“네.”


곰보단 덜하지만 이곳의 멧돼지 가죽과 살은 유난히 두꺼웠다.


그런 고깃덩이가 단번에 반으로 갈라졌다.


“할 수 있어.”


단 한방에 보낸다.


잠시 주춤했던 곰이 또 다시 달려들었고, 크룰크는 뒤로 이동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내 뒤엔 크룰크도 있어.’


저 무지막지한 발바닥과 주둥이만 피하면 승산은 있다.


엄청난 속도로 다가온 곰이 휘두르기 위해 팔을 높이 치켜든 순간.


“죽어라!”


팔 아래 몸 쪽으로 바짝 들어가 눈을 질끈감고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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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새로운 종족 24.05.23 49 3 11쪽
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50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47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64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79 5 12쪽
»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83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87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12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16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24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34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32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36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55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53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56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70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79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8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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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20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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