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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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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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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글자수 :
220,232

작성
24.05.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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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늙은 오크의 고충.

DUMMY

대단한 효과는 아니지만.. 오크들은 종종 내 음식에 의문을 품었다.


“그렇게 맛있게 먹을거면서..”


항상 설득을 해야하고..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군침을 흘리는 일의 반복.


“보르쿨,디루그씨 이거 먹어볼래요?”


제육용 고기를 손질할 때 남은 자투리 고기들을 철판에 대충 구워 건네자.


“잘 먹겠습니다!”


두 오크는 맛있다는 듯 받아 먹었다.

자투리 고기 쯤이야 한국에서도 오히려 그것만 찾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수 있지.’


다른건..


“이 쌀은 어때요? 원재료의 맛을 알아야 요리도 잘 할 수 있거든요.”

“그렇군.”


오크들은 생쌀도 한줌씩 쥐고 입에 털어넣었다.


“아..아니 그만 먹어도 돼요.”


아까운 쌀을 몇 되박이고 퍼먹을 기세였다.


“그럼 이건.”


애초에 생식이 일상이었으니 별 부담이 없을거다.


“이것도요.”


이런저런 야채들과 생고기들도 줘봤지만 역시 거침없다.


어디까지 의심없이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그들이 평소에 먹지 않는 것을 줘보면 알겠지.


“이건요?”


밭에서 방금 따 온 고추 두개를 내밀었다.


“준우가 주는거라면 뭐든!”

“영웅을 위하여.”

“근데 매운 냄새가 진동을 하기는 하는군.. 하지만!! 괜찮네!”


두 오크는 서로의 고추를 부딪히며 입에 넣으려 했다.


“아..! 아니예요 안 드셔도 돼요.”


말리지 않았으면 매운 생고추를 그냥 먹으려 했다.


말리긴 했지만, 묘하게 재밌네.


“그럼 이건..!”

“준우 그만하게.”


옆에 놓인 돌맹이 두개를 집어들자, 한숨을 내쉰 크룰크가 말렸다.


“옙..! 장난이었어요 죄송합니다.”


몇 번을 물어도 뭘 들이대도 다 먹을기세였다.


“그 돌은 안 주시는 겁니까?”

“당연히 농담이죠.”

“다행이다··· 돌은 아직 안 먹어봤는데.”


돌도 씹어먹을 나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진짜 씹어먹는 놈들을 볼 뻔 했다.


장난도 정도껏 쳐야겠군.


“이 라따뚜이라는게 입맛을 돋구는구만. 덕분에 피로가 풀리는군.”


띵-


[ 라따뚜이를 먹었습니다. ]

[ 보조들의 화상이 치료됩니다. ]

[ 보조들의 피로가 풀립니다. ]

[ 보상으로 후각기능 5%가 회복 됩니다. ]


처음이다.

선택권 없이 바로 후각이 회복 된 것은.


한달여가 넘는 기간동안 25퍼센트가 회복됐다.


이 정도면 반년 안에 후각을 완전 회복할 수 있겠어.


“다시 일하시죠!”


삶은 콩으로 메주 모양을 잡아 볏짚 위에 올려 건조시켰다.


“보리 가져다 주세요.”


쌀이 생겼으니 보리밥은 당분간 없어도 된다.

이번에 수확한 보리는 전부 맥주행.


불려둔 보리를 맥주로 만들기 위해 처리했다.


“하-! 고생많았어요.”


보조들은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시키는건 꽤나 잘 해냈다.


라따뚜이 취식 후 몇시간동안 일하면서 물 한모금 마시지 못했다.


“이게 마지막 맥주예요. 짠-!”


타들어가는 목을 적시기 위해 마지막 맥주를 들이켰다.


“캬-!”


땀 흘려 일하고 난 뒤 마시는 시원한 맥주가 하루의 고단함을 전부 잊게 해줬다.


“마지막이라니!! 기다려!”


저 멀리서 커다란 절구를 든 와츠가 달려왔다.


“허억..헉.. 이렇게 만들어왔다고.. 내.. 내 맥주는..!”

“오-! 절구를 벌써? 한번 보자.”


와츠의 관심은 오로지 맥주에.

내 관심은 절구에 있다.


와츠가 맥주통을 뒤져 마지막 한잔을 잔에 탈탈 터는동안.


“와츠 너.. 진짜 장인이구나.”


오래 된 미니절구를 잠깐 본 것만으로 훨씬 크고 튼튼한 절구와 방망이를 만들어왔다.


“크하-! 시원하다. 당연한거 아닌가? 네가 이 맥주의 장인인 것처럼 나 또한 전문가인거지.”


맥주 한모금에 와츠는 만족한 듯 웃어보인다.


“써봐야 아는거지만.. 근데 너 이 무거운 걸 여기까지 들고 온거야..?”


와츠가 만든 절구는 흔히 쓰는 나무나 돌로 만든 게 아니다.

무쇠 절구였다.


“그래 배달까지 해주는 걸 감사히 여기란 말이다.”

“안 그래도 오늘 새 맥주 담가뒀으니까 며칠 뒤에 마실 수 있을거야.”

“며칠이나 기다리라니! 어흑!”


눈과 입꼬리가 전부 내려간 와츠는 맥주 한모금을 마시더니 웃었다.

그리곤 이내 슬퍼졌고, 마시면 웃는다.


“와츠, 늙은오크가 대장간으로 항아리 가져왔어?”

“아니, 오늘 대장간에 다녀간건 지준우 너 뿐이다.”

“뭐?! 금방 만들 것처럼 하더니.”


메주를 말리는 동안 항아리가 완성되어야 하는데···

대장간에 항아리가 도착한 뒤에도 꼬박 한달 가까이를 구워야 한다.


“시간이 없는데..”


메주가 아니어도 항아리를 쓸 일은 많다.


“정리하고 들어가 주무세요, 내일봐요!”


급히 일어나 늙은 오크의 거처로 향했다.


“어르신! 계세요?”


집 앞에 서 아무리 외쳐봐도 반응이 없다.


“들어가보겠습니다?”


문 밖에서 조용히 외치고 문을 열었다.


끼이익..


“하아.. 벌써 잔다고..?”


동료들에게 밤 인사를 하고 오긴 했지만, 이제 초저녁이다.


오크도 나이를 먹으면 일찍부터 잠이 오는건가..


“누군 초조해 죽겠는데..”


이래가지고는 이 늙은 오크는 드레이니에 남지 못할거다.


질 좋은 항아리만 만들어준다면 족장님께 그의 필요성을 어필할 수 있다.


늙은 오크는 너무나 곤히 잠들어있다.

움직임도 없고 아무런 소리도 없이..


“숨은 쉬는거야..? 설마..! 어르신! 어르신!”

“취..치익.. 나는 싸울 수 없···”


잠든 오크를 흔들어대니 잠시 잠꼬대 후 다시 잠에 들었다.


“휴.. 사람 놀래키고 있어.”


띵-


[ 노화,소화불량,치아상실,기력상실,수전증. ]


그때 누워있던 오크 위로 질환 메세지가 떴다.


“전체적으로 노화 때문인거네.”


노화에 관한건 치료할 수 없겠지.

애초에 소화불량에 치아상실이면 먹이는게 역효과를 낼지도 모른다.


띵-


[ 늙은 오크에게 3일간 삼시세끼를 먹이세요. ]

[ 성공시 후각 10%가 회복됩니다. ]


“세끼나..?”


이미 오크들의 한끼는 매일 챙기고 있다.

보조가 있지만, 100여마리의 단체급식을 거의 혼자 해내야하는 와중에..


이 늙은 오크의 삼시세끼를 챙겨줘야 한다니..


“하아.. 뭘 먹여야하지..”


밤새 고민됐다.


메뉴 고민은 하지만 1인분 세끼 제공하는 건 어렵지 않은 퀘스트다.


그에 반해


‘보상이 후하네.’


기본적으로 오크들의 주식이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다.


치아 대부분이 탈락했고, 소화력도 낮은 그를 도우려면 다져야겠지.


“다진다고 해결이 될까..”


어쩐지 늙은 오크는 유난히 말라있다.


“야채 1키로는 어떻게 먹은거지.”


아니다.

먹은 것이 아니었다.


한마리당 1키로를 먹여야했던 퀘스트 최종 스코어는 102키로.

지금 드레이니에 오크 수는 103마리.


그람 단위까지 나오진 않았지만..

한마리는 1키로까지 먹지 않았다는 뜻.


“확실하진 않지만.. 그 늙은 오크겠지.”


그동안 거의 굶다시피 한건가?


일전에 요리 중에 왔을 땐 냄새를 맡고 그렇게 군침 흘리던 오크였는데..


“하긴? 먹는 모습은 못 본 것 같은데..”


다음날.

다른 오크들의 식사는 안중에 없이 오로지 늙은 오크의 식사에만 집중했다.


“저기요 어르신!”

“아 왔는가.”

“항아리 어떻게 된 거예요? 아직 못 만드셨어요?”

“미안하네.. 해보려고 했는데 요즘 내가 기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말이야..”


역시 전날 밤 질병 메세지가 힌트를 준 거였다.


“식사는 좀 하세요?”

“고기 조금씩 먹긴 하는데.. 영 속이 안좋아서 말이지. 보다시피 물어 뜯을 수도 없네.”


가까이 다가 온 늙은오크가 입을 벌려 자신의 치아를 보였다.


“으욱..! 돼..됐어요..”


늙은오크는 속이 많이 안좋은지 입냄새도 심했다.


애초에 아래 송곳니는 닳고 닳았고, 입 안에 있어야할 날카로운 치아도 듬성듬성 빠져있다.


“좋아하는 음식은요?”

“글쎄.. 소고기를 가장 좋아하긴 하는데.. 마을 밖에도 요즘 소를 구하는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더군..”

“조금이라도 비슷한걸로 해드릴테니까. 드셔보세요.”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니.. 고맙네..”


오크의 건강도 문제지만, 항아리가 필요했을 뿐이다.


“고마워하실 거 없어요. 기운 내서 질 좋은 항아리 만들어주세요.”

“그러지..”


소고기를 좋아한다니..

다른 오크들은 익숙한 곰이나 돼지를 잘만 먹는데..


“돼지보단 곰이 낫겠지..”


소처럼 부드럽진 않지만 굳이 따지면 돼지보단 곰고기 쪽이 소에 가까웠다.


곰고기 안심에 돼지고기 비계를 함께 곱게 다졌다.


착! 착! 착!


곱게 다진 고기에 갖은 야채와 달걀을 넣고 치댔다.


“고기는 많이 치댈 수록 좋아요.”


보르쿨은 함께 반죽을 치댔고, 디루그는 채칼로 야채를 썰었다.


“야채는 그렇게 얇게 썰어만 주세요.”


다지는게 어려운건 아니지만···

아직 두 오크는 무기보다 훨씬 작은 쉐프나이프가 익숙하지 않았다.


“피는 멎었죠?”

“멎었다네. 준우 자네가 천을 감아 준 덕에 더 빨리 멎은 것 같아.”


비교적 쉬운 다지기에도 칼을 몇번이나 삐끗해 손가락을 베였다.


“이제 둘이 같이 고기 치대세요.”


다루그가 채 썬 야채들은 훨씬 작게 썰었고 오크 둘은 반죽을 끝없이 치댔다.


달궈진 철판에 식용유를 두르고 햄버거 패티 모양으로 다진 고기를 올렸다.


치이익-!


곱게 다진 고기가 노릇한 갈색빛을 띄며 익어가자..


“크기가 작아지는 것 같은데?”

“아냐, 잘 보면 더 두꺼워졌어.”


두 보조가 신기하다는 듯 바라봤다.


“침 튀기니까 조금만 뒤로 가주세요.”

“미안합니다!”


늙은오크도 전염병엔 걸리지 않았었다.

산삼을 먹어둔게 천만다행이지만..


“어르신이 드실거니까 조심해야돼요.”


메주도 한 달이상은 건조해야하지만.. 항아리 한 두개로는 어림없다.


‘시간이 없어.’


곰고기 함박 사이사이에 들어간 돼지기름이 녹아갔다.

곰고기에 부족한 기름이 풍미와 함께 부드러움을 더한다.



“완성 됐어.”


기다릴 것 없이 곧장 음식을 들고 늙은 오크에게 향했다.


“어르신 여기 이것 좀 드셔보세요.”

“이게 뭔가?”

“좋아하시는 소는 당장 구할 수가 없어서 곰고기로 비슷하게 만들어봤어요.”

“미안하네만.. 못먹겠네.”

“네? 왜요?”

“소고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 고기만 먹었다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영 안좋아.”


물론 원하던 소는 아니지만.

기껏 좋아한대서 만들어왔다니···


“그간 굶으신 거예요?”

“아니지.. 굶으면 벌써 죽었게?”

“그럼 뭘 먹은 거예요.”

“뭐··· 밭에 나는 것들 이것저것 주워먹었지.. 그것도 소화가 안되더라고.”


듣고보니 늙은 오크가 먹은 것들은 죄다 섬유질이 풍부했다.


“뭘 얼마나 먹었는데요?”

“저거 한끼에 한 소쿠리 정도 먹었지.”

“예-?! 그러니까 소화가 안되죠!”


그가 가리킨 곳엔 커다란 소쿠리 하나 가득 샐러리와 고구마 당근 호박이 채워져있다.


“섬유질도 과하게 먹으면 오히려 소화가 안된다구요.”

“서뮤..뭐?”

“하.. 야채라고 많이 먹어도 되는게 아니라..”


코끼리도 채식을 한다지만..

오크가 코끼리만큼 소화 시킬 순 없다.


과도한 섬유질은 오히려 소화를 방해한다.


“야채는 반의 반으로 줄이고 이거 먹어보세요.”

“속이 안 좋을까 무서운데..”

“부드러울테지만 꼭꼭 씹어서 드세요.”


요양보호사가 된 기분이다.


“흐음..”


그의 눈엔 소화가 안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반면 입에는 침이 고였다.


“잘 먹겠네..”


적당한 야채와 부드러운 고기를 먹고나면 항아리 만들 기력이 생기겠지.

안심하던 그때.


“핫! 뜩..업(뜨겁)”


띵-


[ 뜨거운 고기가 오크의 잇몸에 닿습니다. ]

[ 노화,소화불량,치아상실,기력상실, 화상(입 천장,잇몸) ]


오크 머리 위 질병 메세지 내용이 추가됐다.


“어..? 뱉어요 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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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구세주 등장 24.05.24 62 4 11쪽
41 새로운 종족 24.05.23 56 3 11쪽
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59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54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74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88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93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95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18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24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34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43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39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42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64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62 9 11쪽
»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66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79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90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96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94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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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21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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