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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802
추천수 :
436
글자수 :
220,232

작성
24.05.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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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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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DUMMY

야그나르의 걱정을 잠식시켜주려 했지만..

어딘가 불안해보인다.


“대신 이걸 가져가라.”

“이게 뭔데?”


무라그 때문에 위험해질 경우에 꺼내보라고 작은 상자를 받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열지말아라.”

“알겠어.”


뭔지 궁금했지만, 야그나르가 내게 해가 될 일은 하지 않을거다.


집에 돌아와 작업장의 야매 설계도를 그리고 간단히 식사를 마쳤다.


띵-


[ 상처 부위가 30%만큼 회복되었습니다. ]


“피부만 돌아오면 되겠네.”


완벽하진 않지만, 곰에게 물린 상처 대부분이 회복되었다.


이 정도면 밖에 나가도 충분하다.


무라그와 함께라면 크게 위험하진 않다.

드레이니 인근 숲에선 곰이 최고 포식자니까.


그보다 더 한 위험은 다른 마을에 살고있는 이종족들 뿐.


다음날 아침.

무라그와 함께 나갈 채비를 끝냈다.


“가는 길에 다른 종족이랑 만날 일은 없겠지?”

“당연하지.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면 각자의 마을을 지키느라 멀리 나오지 않는다.”


나온다더라도 소수인원이란다.


“걱정 말아라. 근방에 일대일로 오크보다 강한 종족은 없으니까.”


와츠에게 부탁해 우유를 담을 커다란 통도 준비했다.


“얼마나 더 가야하는거야?”


평소 숲을 가는 거리보다도 멀리 왔지만 도착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그러고도 한시간을 더 움직였다.


“여긴 처음 오는 곳 같은데?”

“그러니까 다른 녀석들은 모르는거지. 대족장인 아버지와 나 외에 아는 오크는 거의 없다.”

“알겠어. 빨리 가자.”


곧 도착이라며 달래려 했지만, 이때부터 무라그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근데 그 우유는 소한테 얻은거야?”

“아니, 염소한테 얻은거다.”

“염소?! 여기 염소도 있어?”


야생동물과 오크나 고블린 드워프 같은 괴물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야생염소가 살아남을 수 있나?


“그래. 염소떼는 사나우니 조심해야한다.”


염소가 사나워봤자, 어제 만난 곰에 비하면 아주 귀여울 것이다.


문제는 이 무라그 녀석이지.

인벤토리에서 조용히 나이프를 꺼내 허리춤에 묶었다.


“이제 진짜 다 왔다. 저기 보이나?”

“염소는 한 마리도 안 보이는데?”


넓디 넓은 초원이 펼쳐져있다.


“염소가 있는곳은 저 뒤쪽으로 조금 더 가야한다. 그 전에 저기에서 정비를 해야 돼.”

“이런 곳에 집이 있어?”

“우리가 만들어 둔 곳이다.”


아직 염소를 보진 못했지만, 초원 위 낡은 목재집이 보였다.


“꽤나 아늑하네.”


넓지 않았지만, 벽에는 도끼가 종류별로 있고 바닥에 가벼워보이는 철통과 나무 바가지등 여러 물품이 놓여있다.


“우유 짜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그건 뭐하는거야?”

“보호대를 차야하거든.”

“왜?”


사나운 염소한테 우유를 얻다보면 공격을 당하기도 한단다.


“염소를 사냥하러 온 게 아니니까. 공격보단 방어를 해야하는거지.”


무라그에게 두꺼운 나무 판떼기 여러개를 받아 복부와 등 그리고 팔 다리에 대고 묶었다.


“너무 불편한데···?”

“죽기 싫으면 하고 있는게 좋을거다.”

“오크가 무슨 염소 무서워서 이런걸..”


물론 사나운 염소가 위험할 순 있겠지만..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었다.

그리고 더 먼 초원으로 향했을 때.


“으아아악!!!”


나무판의 이유를 깨달았다.


수십 마리 염소가 우릴 향해 달려들었다.

그것도.. 야생 멧돼지와 비슷한 크기의 염소떼가..


“메에에-!”


왜인지 잔뜩 성난 염소들이 단체로 달려들었고, 사람 팔 길이만한 뿔이 등에 부딪혔다.


콰앙-!


데구르르르!!


공격에 밀려 몇바퀴나 구르고 나니 등에 매어놨던 나무판이 쪼개지며 떨어졌다.


“안돼..”


한번 더 공격당했다간 또 다칠 뿐이다.

이제야 곰에게 물린 상처가 회복되었는데.


‘무라그는 어디갔지?’


열심히 도망치며 주위를 둘러보니 무라그 녀석이 반대편에서 비교적 덩치가 작은 염소의 눈을 가린 채 젖을 짜고있다.


“저..저. 새끼가.”


유유자적 젖이나 짜고있는 자식이 얄미웠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도망치는 것 뿐.


“준우! 이쪽으론 오지말고 주변을 돌아라!”

“이러다 나 죽는다고!!”


야그나르가 준 상자를 무라그가 아닌 염소들에게 쓰게 생겼다.


“위험해도 염소를 죽여선 안된다! 녀석들도 지치면 공격하지 않을거야.”

“그 전에 내가 죽겠다고!”


죽어라 도망치던 중.

뒤 따르지 않는 놈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염소가 날 공격하는 건 아니다.


‘저마다 역할이 다른건가?’


곁을 지나가도 지켜만 볼 뿐 공격하지 않는 녀석도 있고, 따라오는 녀석들은 어딜가도 끝까지 쫓아왔다.


“하나 둘..셋..넷..”


따라오는 놈들은 총 열다섯.


“메에에-!!”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녀석이 있다.

압도적으로 큰 뿔을 가졌고, 이마 중앙에 깊은 상처가 새겨진 염소.


“저 놈이 대장이군.”


그 큰 덩치로 선두에 따라 올 만큼 빠른 속도를 가졌다.

나를 공격한 것도 놈의 뿔이다.


“도망만 칠 순 없어.”


그렇다고 나를 지켜줄 최소한의 나무판이 사라진 마당에 뒤를 보이는 건 더 위험했다.


휘릭!


뒤쫓는 염소들을 향해 급턴하고 허리춤에 매어둔 나이프를 꺼냈다.


“제압 정도는 해도 되겠지.”

“메에에-!”


커다란 대장 염소 뒤로 열마리가 넘는 염소가 오로지 나만 노리고 있다.


“네 뿔이 더 단단하면 와츠한테 가져다 써주지.”


우유를 얻지 못할거라면 염소고기라도 얻으면 된다.


“간다!”


몇 분동안 도망만 치던 녀석이 달려들자 대장 염소가 잠시 멈칫한 순간.


빠르게 뛰어 나이프를 휘둘렀다.

정신을 차린 대장염소가 고개를 숙여 커다란 뿔로 공격해왔다.


“안돼!”


제압만 하기위해 염소의 뿔을 노리고 높게 공격했다.

하지만, 대장염소는 내 복부를 노리고 고개를 숙였다가 들어올리며 공격했다.


쩌적!


대장염소의 뿔이 복부의 나무판을 쪼개버렸다.


“커헉..!


나무판이 막긴 했지만, 충격은 그다지 흡수해주지 못했다.


투둑.


쪼개진 나무판을 빼버리고 대장염소와 대치한 그 때.

뭔가 흐르는 느낌에 입가를 닦았더니.


“아오.. 요리사가 왜 염소랑 싸우고 있는거냐고···”


마장동 정육왕들도 이런 작업까지는 하지 않을거다.


한 대만 더 맞았다간 요리해서 치료하기도 전에 죽겠지.


“죽일 수 없다면..”


나이프를 허리춤에 넣고 양 손을 흔들며 스트레칭했다.


“힘 대결로 가자.”

“메에에에- 푸르르!”


알아들었다는 듯 대장 염소가 콧김을 내뿜었다.


“비웃기는..”


그 모습에 뒤의 염소들이 한발씩 물러났다.


“메에에-!”

“들어와라!”


대장 염소의 공격은 강력했지만 단순했다.


빠르게 달려와 머리로 들이받는 것.

사냥을 하려면 쉽겠지만···


염소가 거대한 뿔로 내리 찍을 때.


척!척!


충격을 줄이기 위해 팔꿈치를 살짝 접은 채.

양 뿔을 손으로 잡아버렸다.


“으윽!!”


손바닥에 뿔이 닿을 때 충격이 꽤나 컸지만..


“내 차례야. 즙 짜듯 짜버려주마!”


띵-


[ 즙 짜는 남자 ]

[ 순간적으로 악력이 증가합니다. ]


띵-


[ 최종 악력이 600Kg에 달합니다. ]


즙 짜기 스킬을 자주 쓴 건 아니지만 오크의 샘물로 늘어난 힘 덕분에 악력까지 함께 상승했다.


무라그의 뼈를 부러뜨린 힘이 염소 뿔에 전해지자···


“므···에에..!”


힘 겨루기를 하던 염소도 당황한 듯 했다.


터벅.터벅.


대장 염소가 한발씩 밀려났다.


“으아아!!”


대장 염소가 쓰러졌을 때 다른 녀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진 모르지만..


내 몸부터 지켜야했다.


쩌저적.. 끄극.


“므으..에..에..”


콰직!


손에 닿은 염소뿔이 강한 힘에 눌리기 시작했다.


“메에에..”


엄청난 강도의 뿔이 찌그러지는걸 보고 놀란 염소들이 다 같이 울었다.


끄그극..


단단한 뿔에서 나무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으하하! 어떠냐 이 염소놈아!”

“므에에엑!”


주아악-!


돌보다도 단단한 염소의 뿔이 부러···아니 찢어졌다.


“나는 염소 뿔을 찢어!”


뿔이 찢어지자 뒤의 염소들이 겁에 질려 더욱 멀어졌다.


툭.툭.


손에 들린 뿔을 바닥에 내려놓자.


“메..? 메에에..?”


당황한 염소가 자신의 뿔을 확인하려 눈을 올려다봤지만..

염소는 자신의 뿔을 보지 못한다.


“메에에!”


대장 염소 뒤에 두번째로 큰 녀석이 다가와 대장염소를 공격했다.


방어하기 위해 대장염소도 머리를 부딪혔지만..


부러진 뿔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약육강식의 세계란..”


대충봐도 그간 2인자로 군림하던 놈이 대장이 약해진 틈을 타 자리를 차지한거다.


“메에···”


공격당한 대장염소가 고꾸라졌고.

2인자 염소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너도 해보려고?”


이런 식이라면 십여마리 염소를 모두 상대하게 생겼다.


“대장만 처리하면 될 줄 알았는데.. 와라!”

“메에에!!”


달려오던 2인자 녀석이 코 앞에서 머리를 치켜올리더니


쿵.


앞다리를 접어 자리에 앉았다.


“메에에-♡”

“뭐..뭐야.”


바로 앞까지 와서 꿇어앉은 염소가 내 몸에 머리를 살살 부벼댔다.


“뭐.. 이런 개 같은 염소가..”


마치 강아지가 주인에게 재롱부리는 모습 같았다.


“하.. 끝난건가.”


뒤에 있던 염소들도 내게 관심을 끄고 주변의 풀을 뜯기 위해 흩어졌다.


“준우! 우유는 충분히 짜냈다.”


무라그 근처엔 염소가 다섯마리나 쓰러져 있었다.

우유를 얼마나 짜냈는지 기력이 다한 모양..


“메···”

“에에-···”

“뭐야, 걔네 죽는거야?”

“아니다. 며칠 풀을 뜯고나면 다시 기력을 회복할거야.”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잘 지내고 있는 염소들에게 찾아와 뿔을 부러뜨리고 우유까지 뺏어가니..


“좀 마셔봐도 될까?”

“자, 여기 마셔봐라.”


멸균처리 따위 하지 않았지만 왠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드레이니에 온 이후.

배탈이 난 적은 단 한번.

고블린 독을 섭취했을 때 뿐이었다.


몬스터 독마저 견뎌냈으니.

갓 짜낸 우유쯤이야.


“꿀꺽-꿀꺽- 캬하!!”


시원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미지근한 우유다.


“엄청 고소하네.”


지난번 맛 봤을 때보다 훨씬 고소하고 맛이 진했다.


“역시 갓 짜낸 건 다르다는건가.”


띵-


[ 갓 짜낸 우유가 모든 공격으로 받는 데미지의 10%를 감소시킵니다. ]

[ 우유의 효과는 48시간 적용됩니다. ]

[ 우유 1일 1회 섭취시마다 데미지 감소률이 상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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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60 4 11쪽
»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55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74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88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94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95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18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24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34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43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3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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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62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66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79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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