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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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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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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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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DUMMY

이 작은 오크 마을에 지원병력 모두가 전염병에 걸렸다.

다른 녀석들도 아직 발현이 안된 걸지도 모른다.


“야그나르 이거 전염병이야. 가까이 가면 안돼. 다들 격리 시켜야 해.”

“지금 이게 어떤 상태인지 아는건가?”

“잘은 모르지만, 전염성이 있는 건 맞아.”


야그나르는 당황하지 않고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몸에 반점이 생긴 녀석은 집 밖으로 나오지 말아라! 회복이 될 때까지 식사는 문 앞에 가져다 주겠다!”


그의 외침에 모든 오크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항상 손,발을 깨끗하게 닦고 환자랑 접촉하지 않게 조심해.”


발병원인이나 증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염성이 있다면 일단 접촉을 줄여야지.


“그리고 환자가 있는 집 문에는 구분할 수 있는 표시해 둬.”


“이 병을 치유할 음식이 있을까?”

“글쎄..”

“그 전에 전쟁 후에 전리품이라던가 고기라도 있을까? 늘어난 인원만큼 고기가 많지 않아.”

“흠··· 창고에 넣어두긴 했는데 그리 많지 않아.”


고기창고에는 돼지 세 마리가 추가 되어있을 뿐.


“이걸론 하루치 밖에 안될텐데 괜찮을까 준우?”

“고기만 먹이면 그렇겠지만, 어떻게든 며칠 버텨보자. 손질해서 석빙고에 넣어줘.”

“알겠네.”

“그리고 얇은 통나무 6개만 구해다줄래?”

“그러지.”


오크들이 올 수 없기에 스튜를 배달해야만 했다.

전장에 나가지 않았던 오크들이 냄비째 들고 따라왔다.


“두고 가니까 열까지 세고 나와서 그릇 가져가요.”


모든 집 문 앞에 그릇이 꺼내져 있다.

같은 양의 스튜를 덜어주고 지나가면 오크들이 그릇을 가져갔다.


“확실히 새로 온 녀석들만 걸린 것 같지?”


문에 체크 된 집은 모두 비어있던 집이다.


“오기 전에 걸렸던 건 아닐까?”


이번 전투 전에 걸렸으리란 의심도 해봤으나..


“리자드맨들과 증상이 같은데다 도착했을 때만해도 건강한 오크들이었다.”

“하긴..”


병명에도 ‘늪지대’가 들어간 걸 보니 리자드맨들과 관련이 높겠지.


“이번엔 늪지대에서 싸우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어?”

“맞다. 지난번 늪지대에서 쓰디쓴 패배를 했기에.. 도마뱀 녀석들을 밖으로 유인해내느라 애먹었다더군.”

“그럼 늪지대 밖인데도 옮았다는건데···”


드레이니에서 출발한 오크들이 걸리지 않은 이유는 뭐지..


“흐아! 개운하군.”


고민하며 스튜를 돌리던 중.

와츠가 나왔다.


“잘잤어?”

“오! 지준우! 이거봐라! 내 손이 멀쩡해졌다.”


와츠가 오른 주먹을 강하게 쥐어보였다.


“봐, 내가 뭐랬어 나을거라고 했잖아.”

“그것 뿐 만이 아니다··· 드워프 마을에서의 사고 후유증도 사라졌다.”

“응? 사고?”

“아니다. 어쨌든 손이 완전히 나았어.”

“그래. 그럼 이 스튜먹고 가서 일해라. 내가 부탁한 것들 만들고 얘기해.”


맥주를 마시고 난 뒤 예상은 했지만, 박살난 와츠의 손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스튜를 먹고나면 전염병도 나을지 몰라.’


지금껏 음식을 먹으면 대부분의 질병은 치유됐다.

전염병이라고 다를까?


“이제 걱정없다. 분명 네가 넣어 준 산삼의 효과가 분명해.”


와츠는 산삼에 대해 맹신하고 있다.


‘그건 아닌데..’


손을 낫게 해준건 맥주.

산삼은 고작 면역력을 대폭 상승..


“면역력..?!”


산삼이 오크들의 면역력을 높였고, 고블린의 독은 그 효과를 증폭시켰다.


“야그나르!”


곧장 야그나르에게 달려갔다.


“삼이야 삼을 구해야 돼.”

“그게 무슨 소리냐.”


만일에 스튜가 병을 낫게하지 못한다면 산삼이라면 가능하다.


“전장에 나가기 전 너희가 먹은 산삼 말이야. 그거 더 구할 수 있지?”

“지천에 널린 것이 그것 아니냐.”


이 숲에는 산삼이 지구처럼 귀하지 않다.

오히려 캐먹는 녀석들이 없어 오래 된 산삼이 잔뜩했고, 오크들은 그 냄새를 아주 잘 맡는다.


“그게 너희들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한 거야.”

“알겠다. 그럼 인원을 보내 그것들을 캐오게 하지.”

“응, 부탁해.”


그것 말고는 차이점이 있을까.


“통나무는 준우 네가 말한 곳에 가져다 놓았다.”

“응, 일단 우리도 식사부터 하자.”


***


드레이니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사태가 발생하다니..


도마뱀 녀석들에게 승리하고서..

드레이니의 모두가 전멸당할 뻔 했다.


“그 냄새나고 쓰디 쓴 것이 우리를 지켜주었다니..”

“이것 뿐만이 아냐. 산삼은 앞으로 여러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거야.”

“이 모든게 준우 너의 덕분이다. 이 감사함을 뭘로 표해야할지.”

“밥이나 먹어.”


손에 든 이 음식도 생애 처음 보는 것이다.


“이번엔 물이 붉으면서도 갈색빛을 띄는군.”

“토마토가 많이 들어가서 그럴거야.”

“그렇군. 고기보다 야채가 더 많이 보이는 것이.. 썩 끌리진 않지만..”


준우의 음식은 방심할 수 없다.

지금껏 먹어 온 야채들을 아예 다른 맛으로 만들어내는 천재니까.


“츄릅.”


국물과 함께 입 안에 곰고기 덩어리가 들어왔다.


“이건 무슨 맛이지. 뭔가 구수한 느낌이 강한데.”


토마토가 많이 들어갔다는데, 토마토 맛은 거의 나지 않았다.


“토마토 넣기 전에 고기랑 야채들을 된장하고 볶아줬거든.”

“된장?”

“응, 우리나라에서 쓰던 콩으로 만든 식재료야.”


준우의 설명만으로 어떤 것인지 떠올리긴 어렵다.

하지만..


“그저 맛이 끝내준다는 것만은 알겠군.”


그다지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자와 당근 등 야채들이 입에 들어왔고.


혀 위에서 부드럽게 으깨지는 감자 사이사이로 감칠맛 넘치는 국물이 스며들었다.


“지난 번 뭇국이란 것을 먹었을 때랑은 또 다른 식감이군.”

“그때 무는 얇게 썰었으니까.”


새로운 맛을 알아가는 것이 이리도 즐거울 줄이야.


“산삼만 구해온다면 나을 수 있을까?”

“글쎄.. 해봐야 알겠지만, 할 수 있는건 뭐든 해봐야지.”


하마터면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에 대한 걱정을 잊을 뻔 했다.


“준우 너의 음식으로 저들을 낫게 한다면.. 내 본국에 돌아가 너를 오크족의 영웅으로 추대하겠다.”

“오크족의 영웅? 그런 칭호 같은 건 부담스러운데··· 하하..”


오크족의 영웅은 수백년간에 걸친 전대에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들은 삼백의 오크를 휘하에 두고 부릴 수 있는 존재가 되는걸세.”

“뭐?! 그럼 드레이니 인원의 세배잖아.”

“그래, 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 오크들 모두가 나서서 도울거다.”

“허···”


하지만 그는 전사가 아니다.

준우에게 이것이 도움이 될까?


“또 개인적으로 준우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겠다.”

“말만으로도 고맙네. 생각나면 얘기할게.”


고기창고나 석빙고를 만든 것부터.

통나무를 구해달라거나 산삼을 구해달란 것도 전부 우리를 위한 일.


준우는 자신을 위한 것을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있다.


‘그가 기뻐할 만한 것을 뭐라도 구해야겠어.’


음식을 모두 비우고 향한 곳은 드워프놈이 있는 대장간.


“무기는 얼마나 완성 되었지?”

“어제 건넸던 도끼 3자루 외에는 이 활 두 자루가 전부네.”

“생산이 늦는군. 하지만 네 녀석의 무기가 이번 전투에서 꽤나 유용하게 쓰였다.”

“당연하지, 누가 만든 건데. 생산 속도는 어쩔 수 없다. 어제 지준우 녀석 때문에 다쳤었거든.”

“준우 때문에?”


무슨 소리인지 당최 알 수 없다.


이 드워프가 나를 속이는 걸까?


그러기엔 이 녀석은 다른 드워프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건 확인했다.


“그래, 그 녀석 악력이 장난 아니더군. 이 오른손을 영영 잃을 뻔 했어.”

“말도 안된다. 준우는 고블린 몇 마리도 잡지 못하는데 드워프인 네가?”

“그래,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 힘으론 내게 상대도 되지 않지만 그런 악력은 처음 느꼈다.”


손과 팔만큼은 오크 이상의 근육을 가진 대장장이 드워프다.

이런 녀석의 손을 준우가 부쉈다고?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봐라.”

“그건 됐고, 너 인간에 대해 잘 알고있나?”

“뭐 너희 오크놈들보다야..”


***


식사를 끝나고 나서도 치료가 되었다는 메세지 같은 건 없다.


“스튜는 훌륭했는데..”


사실 자신 있진 않았다.

냄새가 나지 않으니 오로지 나의 미각과 오크들의 반응에 의존할 수 밖에.


더구나 오크들은 야채를 즐겨먹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더 지났을까.


띵-


[ 모든 오크가 식사를 끝마쳤습니다. ]


식사 종료 메세지가 떴다.

그리고..


[ 48시간 내에 오크에게 총 100Kg의 야채를 먹이세요. ]

[ 한 마리당 최대 1Kg까지 적용됩니다. ]

64/100Kg


[ 남은 시간 ]

[ 08:38:17 ]


야채를 먹일 수 있는 시간은 대략 8시간 반이 남았다.


‘스튜론 어림도 없겠어.’


오늘 저녁안에 36키로를 추가로 먹여야한다.


“골고루 먹여야하는데.. 안 먹는 녀석이 있으면 어쩌지.”


게다가 전염병이 돌고있는 상황.

치료가 시급하다.


“태연히 퀘스트 할 때가 아닌데···”


문제는 이 퀘스트에 시간제한이 있다는 것.


퀘스트를 깨지 않으면 드레이니 전체가 물바다가 될 지도 몰라.


할 수 없이 퀘스트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


“석빙고에 좀 다녀올게요.”


채 썰어 물에 담가 둔 감자를 전부 건져내 전분과 분리했다.


감자 위에 암염을 뿌려 물기가 제거 되는 동안 솥에 기름을 붓고.


“드디어 써보는구나.”


솥 절반쯤 기름을 채웠을 때.


“지준우, 여기 네가 만들어달라던 제품이다.”

“타이밍 죽이네.”


와츠가 커다란 채를 가져왔다.


솥에 기름이 끓는 동안 넘치는 토마토를 사용해 수제 케찹을 만들었다.


“설탕은 최소한의 양만 써도 되겠어.”


아예 쓰지 않을 순 없지만, 이곳의 토마토는 당도가 엄청나다.


이 정도면 거의 ‘제로케찹’이라고 할 수도 있겠어.


토마토를 숭덩숭덩 잘라 냄비에 넣고 곱게 으깨 설탕과 암염을 넣었다.


“와츠!”

“왜?”

“이것 좀 젓고있어. 눌러붙진 않겠지만 중간중간 바닥까지 잘 저어.”

“아니.. 난.. 호미를 만들어야..”


도망가려는 와츠를 붙잡아 토마토를 젓게했다.


일전에 말려둔 감자전분가루를 감자와 버무린 뒤.


“기름 온도는 충분하네.”


솥 위에 온도를 가늠해보니 대략 190도에서 200도 사이.

전분 묻힌 감자 한 소쿠리를 전부 기름에 투하했다.


촤아악-!!


한순간에 기름이 끓어올랐지만, 이내 가라앉으며 노릇하게 익어가는 감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왁!! 이거 냄새가 엄청나구만!”

“어떤 냄새?”


옆에있던 와츠가 놀랐지만···

토마토인지 기름 냄새를 말하는건지 난 알 수 없다.


“이것도 냄새가 강하지만, 네 쪽에 있는 냄새가 확 올라오는군.”


기름 냄새는 못 참지.

온 마을에 기름 냄새가 퍼져나가고 있겠지.


튀긴 감자를 건져내자 황금빛 기름이 솥 안으로 떨어졌다.


촤악-! 촤아-!


채를 한번 털 때마다 기름이 쏟아졌고 감자는 가장 큰 소쿠리에 담았다.


“준우 이건 무슨 냄새지?”

“기름냄새? 아니면 감자?”

“그 솥 안에서 나는 냄새란거군?”

“곧 먹을 수 있을테니까 토마토나 잘 젓고있어.”


타악-! 타악-!


소쿠리에 담긴 감자 튀김을 몇번이나 뒤섞으며 한김 식혔다.


“바삭해져라.”


눅눅해지지 않게 열기를 빼고는 튀김 위로 고운 암염을 솔솔 뿌렸다.


“하나 먹어볼까. 아작!”


갓 튀겨진 감자튀김은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첫 입에 느껴지는 바삭함.

점점 느껴지는 뜨겁고도 부드러운 감자의 고소한 향이 암염과 버무려져 풍미를 더한다.


“확실히 암염이 덜 짜긴 하네. 자, 와츠.”


감자 튀김 두개를 와츠에게 들이댔다.


“먹어도 되는거야?”

“응? 독이라도 탔을까봐? 방금 나 먹는거 못 봤어?”

“그게 아니라.. 또 뭘 만들어 달라고 하려고.”

“됐어. 이미 부탁해놓은 것들도 있고. 그냥 먹어.”

“말 바꾸지 말아라.”


와츠는 그제야 감자튀김을 받아 먹었다.


“이..이게 감자라고?”

“얇게 채 썰어서 튀긴 것 뿐이야.”

“산삼 아닌가?”

“넌 맛있으면 다 산삼이야?”


[ 와츠는 감자튀김을 산삼으로 믿습니다. ]

[ 와츠의 믿음으로 인해 면역력이 상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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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새로운 종족 24.05.23 48 3 11쪽
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50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46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64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79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82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87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09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16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24 7 11쪽
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33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31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34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55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53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56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69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79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8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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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201 13 12쪽
»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20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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