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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4 08:2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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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7
추천수 :
436
글자수 :
220,232

작성
24.05.1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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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DUMMY

준우의 입을 막으려했지만, 어깨와 손목이 박살난 덕에 무라그는 마음만 더 급했다.


“미안하네. 제발 알리지 말아주게.”

“사과는 나한테 할게 아니야.”

“알겠네..”


그대로 무라그와 보조들 집으로 향했다.


“두 오크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됐어요. 괜찮습니다.”

“워낙 익숙한 일이라.”


보르쿨과 디루그는 너무 착해서 탈이다.

결국 준우가 나섰다.


“두분 그런 무시에 익숙해지지마요. 그리고 무라그 당신.”

“예?!”

“이 분들 무시하면 날 무시한걸로 간주할 테니까 조심해.”

“···알겠네.”

“이런 일이 한번 더 반복된다면 용서 따윈 없을거야.”


대족장의 아들에 굉장한 자부심과 자존심이 강한 무라그였다.


하고싶어서 한 건 아닐지라도 사과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자존심 상했을거다.


“뼈가 붙으려면 오래 걸릴텐데 괜찮겠어?”

“어쩔 수 없지 않나.”


타박상이나 찰과상 따위야 신경쓰지 않겠지만, 지금 상태론 전장에 나갈 수도 없다.


“밥 한끼 해줄까?”

“먹을거라 생각하는건가?”

“내 요리엔 질병이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는데 말이야.”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전혀 믿지 못하는 눈치.


“그랬다면 전염병도 치료제가 아니라 요리를 먹었을 때 나았겠지.”


하필 전염병만은 치료제로 나았기에 믿음이 부족했다.


“무라그, 준우의 말은 정말일세. 우리도 다 경험했어.”

“그러니 우리도 이렇게 준우를 돕고 싶어하는거지.”

“믿을 수 없다.”


이번에도 준우가 다가왔고.


“야그나르의 선택도 믿지 못한다는거지?”


무라그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꺼냈다.


야그나르의 이름에 역시나 멈칫했다.


“여기서 야그나르가 왜 나오지?”

“날 이곳에 데려오고 가장 믿는 게 야그나르니까? 내 음식도 가장 많이 먹었거든.”

“그 야그나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응, 그래서 야그나르한테 지금껏 이상한 점 있었어?”

“그렇다기보단.. 이전보다 더 기세가 좋아졌더군..”


둘은 리자드맨과의 전투 때 꽤나 오랜만에 만났다.

서로 달라진 차이를 확실히 느낀 모양.


“내 음식에 영향이 없다고 하진 못할거야.”

“그럴리가. 그저 훈련의 성과겠지. 사과는 했으니 이만 가보겠네.”

“그래, 혹시 필요하면 얘기하고.”


결국 오크에게 요리는 해주지 않기로 한 채 무라그가 나갔다.


***


“야그나르는 어떤 훈련으로 그리 강해진거지..”


작년에 봤을 때보다 훨씬 강해졌다.

이전에는 어떻게든 비벼볼만 했는데···


이번 전투에서 본 야그나르는 압도적인 강함으로 리자드맨을 학살했다.


“겨우 먹는 걸로 그렇게 강해질리가 없잖아..”


전염병에 걸려 갇혀있는 동안 받은 음식들 중..

특히 감자튀김이란 것은 감자가 그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처음 알았다.


‘고기가 부족해서 살기 위해 먹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말해선 곰고기와 그것 중에 선택하라면 평생 감자튀김을 선택할 정도.


“무슨 짓을 했을지 몰라..”


처음 보는 비주얼에 애초부터 먹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내내 굶을 순 없었다.


먹지 않을수록 병을 견디기 어려웠다.


음식이야 그렇다쳐도..


“치료제는 어디서 난 거지?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이 전장에서 어느 종족이든 탐낼 인재가 아닌가.”


고민하는 사이.

야그나르의 집 앞에 도착했다.


“야그나르 안에 있나?”

“무라그인가. 들어오게.”

“예 족장님.”


우르그카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몸은 좀 어떤가.”

“괜찮습니다.”

“베루그님은 잘 지내고 계신가?”


우르그가님과의 짧은 안부를 묻는 사이 야그나르가 들어왔다.


“무라그 네가 무슨 일이지?”

“야그나르 자네를 보려고 왔네.”

“나가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따라 나섰다.


“아까 준우랑은 무슨 이야길 한거냐.”

“오랜만에 만난 친우에게 궁금한게 고작 그거냐?”


어렸을 때 함께 붙어다니던 야그나르다.

하지만 어느샌가 전투력의 차이가 벌어졌고.


대족장이신 아버지는 형들과의 비교로도 모자라 친구와도 나를 비교했다.


“말 돌리지말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나 말해라.”

“오크들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고 했네.”

“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를 모르는가? 나는 대족장이신..!”

“닥쳐라! 이곳은 드레이니다. 최종결정권자는 나와 아버지다.”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준우란 인간놈의 이야기도 그랬지만, 오크족 최고전사란 놈이 타종족을 이리도 아낀다니.


“오크도 아닌 놈이 주는 것을 어떻게 믿고 먹느냔 말이다.”

“이미 너도 먹어보지 않았나?”

“먹었을 땐 누가 만든 음식인지 알지 못했다.”

“준우의 음식은 부상자를 치료하고 오크들의 전투력을 상승시킨다.”

“그게 가능하다고?”


그랬다면 인간이란 종족이 이 세계의 최강종족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준우란 저 녀석이 내가 본 최초의 인간이다.


“드레이니 인원만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은 것만 봐도 느끼는게 없나?”

“우연의 일치겠지. 오히려 저 인간이 병을 퍼뜨린 것일지 모른다.”


야그나르는 이미 인간에게 완전히 빠졌다.


“그래서 저 인간을 계속 이곳에 두겠다고?”

“이번 전염병 치료까지해서 준우를 ‘오크의 영웅’으로 추앙할 예정이다.”

“뭐?! 제정신인가? 아버지가 허락 하실거라 생각해?”

“나의 결정에 따라주실거라 믿는다.”


아버지는 확실히 야그나르를 신뢰하신다.

아들인 나보다 더..


“대체 이유가 뭐냐!”

“방금까지 그렇게 말해주었는데도 모르겠나?”

“그래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단 말이다.”

“준우의 능력이 적에게 넘어간다고 생각해보거라. 아둔한 녀석.”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 이전엔 듣도보도 못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무시무시한 힘이다.

그런 능력자를 데려 온 야그나르에게 상을 내려도 모자를 판.


아버지가 야그나르를 더욱 신뢰하게 되겠지.

반대로 인간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면 야그나르는 오크족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내가 최고전사가 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몰라.’


야그나르가 무서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작게 속삭였다.


“경고하겠는데.. 준우는 건드리지 말아라.”

“건드리면?”

“나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하고 대응하마.”


야그나르가 걱정하는 짓은 이미 벌어졌다.

다만··· 이런 결과가 벌어질 줄 몰랐지만.


“준우란 저 녀석도 전투에 투입하나?”

“준우는 비전투원이다. 그러니 건들지 말라는 것이지.”


모르는 소리.

손아귀 힘만으로 오크의 뼈를 부러뜨리는 녀석을 비전투원으로 쓰다니.


“인간에게 속지마라 야그나르. 오늘은 이만 돌아가지.”

“근데, 너 손목이 왜 그러지?” 이번 전투 때 다친 것이냐?”

“그..그래. 맞다.”


솔직하게 얘기했다간..

그 수치심을 감당할 수 없다.


더구나 비전투원이라 믿는 녀석에게 이 꼴이 됐다면..

나를 더욱 무시하겠지.


“그렇다면 준우의 음식을 먹어봐라. 나를 믿고.”

“전염병에 걸렸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먹어봤지만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너의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일거다.”


전염병에 걸린 것도 치료되지 않은 것도 전부 나와 함께 온 동료들이다.


우리 모두 준우란 녀석에 대한 정보도 믿음도 없는 것은 사실.


“뭘 보고 믿으란 거냐.”

“너와 함께 온 동료들에겐 준우의 음식을 먹이지 않으마.”

“당연하지.”

“기존 드레이니 인원은 준우가 주는 음식을 거부하지 않을거다. 물론 너희들도 원한다면 준우에게 부탁 정도는 해주지.”

“그럴 일 없을거다.”


야그나르에게 인간에 대한 경고를 하려했으나..

둘의 강한 믿음과 신뢰를 확인하게 됐다.


“말이 통하지 않는군.”


***


“짜긴한데, 간만 잘 맞추면 되겠어요.”

“정말인가?”

“언젠가 준우 자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군.”


두 오크에게 감자볶음과 소고기 뭇국을 가르쳤다.


많은 레시피를 아는 건 아니지만.


나 없어도 이 두가지는 연습할 수 있게됐다.


“내일도 한가지씩 가르쳐 드릴게요.”


무라그와의 기싸움 때문인지 유난히 피곤했다.


기절하듯 잠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에도 그저 늙은 오크의 죽을 끓였다.


“양을 좀 많이 해야겠네.”


전날 쓰러진 와츠를 위해 더 많은 양을 준비했다.


“와츠 일어났어?”


늙은 오크에게 죽을 전달하고 곧장 와츠에게 왔는데..

역시나


“으으..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상태가 좋지 않다.


“이것 좀 먹어봐. 특별히 너를 위해서 끓여왔다.”

“네가 웬일이지 지준우?”

“뭐가.”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먹을걸 준다니.”


기력없이 누워있는 와츠의 상체를 일으켜줬다.


“해준건 없어도 해줄건 있으니까.”

“에휴.. 또 뭘 부탁하려는거냐.”

“일단 괜찮아지면 항아리부터 구워줘. 대장간 건물 옆에 가마를 새로 만들어뒀으니까.”


대장간에 있는 화로로 항아리를 전부 구울 순 없다.


“본격적으로 부릴 생각이구만..”


질좋은 흙이 가득한 드레이니에서 가마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른 생각말고 일단 먹어.”

“고맙다.”

“근데 소는 어떻게 잡은거야?”


이번에 무라그를 만나고 느꼈다.

언젠가 이곳을 떠나야할지 모른다고.


“달려드는 놈 뿔을 잡고 단박에! 부러뜨렸더니 쓰러지더군.”

“에-? 그렇게 큰 놈을?”


믿기지 않았지만, 소는 머리에 큰 상처가 있었고 뿔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을 떠나면 나도 스스로 식재를 구해야한다.


‘종자도 하나씩 챙겨둬야겠어.’


오크들 몰래 밭의 종자들을 인벤토리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항아리 굽는 시간은 꽤나 오래 걸릴텐데 괜찮겠나?”

“응, 굽는동안에도 부탁할게 한가득이거든.”

“끄응··· 식사부터 하지.”


와츠가 냄비 뚜껑을 열었다.


“이번에도 처음보는 음식이군..”


평소와 달리 와츠의 반응이 시원치않다.


“왜 뭐가 마음에 안들어?”

“아..아니다.. 잘 먹겠네.”


쌀이나 죽을 본 오크들 반응도 비슷했다.

새하얀 비주얼이 그닥 식욕을 자극하지 못한거겠지.


“그래, 감사하게 먹으란 말이야.”


듣는둥 마는둥 와츠가 죽 한술을 떴다.


“먹으면 기운이 날거야. 네 꺼엔 특별히 산삼도 넣었어.”

“어쩐지 향이 끝내주더군.”


산삼이란 말에 와츠는 순식간에 죽을 비워냈다.


띵-


[ 와츠의 체력이 회복됩니다. ]


“기운이 나는군, 고맙네 지준우.”

“그럼 일을 해야지?”

“알겠다 그럼 항아리를..”

“굽고 칼 하나만 만들어줘라.”


전용 쉐프나이프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야그나르를 만나기 전 몸을 지키기 위해 들고다녔더니..

여기저기 이가 나가고 약해졌다.


“기왕이면 무기로 함께 쓸 수 있는 튼튼한 놈이면 좋겠어.”

“알겠네.”

“길이는 40cm 안쪽으로 무게는 이것보다 가볍게 해줄 수 있을까?”


칼날이 죄다 상한 쉐프나이프를 들이밀자 와츠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쓰레기 같은건 뭐냐. 이걸로 이런 훌륭한 음식을 만들었다니. 앞으론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어.”

“네가 좋은 물건만 만들어준다면?”


띵-


[ 새로운 나이프로 곰을 사냥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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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구세주 등장 24.05.24 41 4 11쪽
41 새로운 종족 24.05.23 43 3 11쪽
40 맹독버섯의 위험성 24.05.22 46 4 11쪽
39 우유 먹으면 튼튼해져. 24.05.21 42 5 10쪽
38 사냥의 전리품 24.05.20 61 5 11쪽
37 곰 사냥꾼. 24.05.19 75 5 12쪽
36 숲은 내게 정육점일 뿐. 24.05.18 78 6 12쪽
35 걸작의 오류. 24.05.17 84 7 11쪽
34 이게 속세의 맛이다(1) +3 24.05.16 107 9 11쪽
33 이게 속세의 맛이다. 24.05.15 114 6 11쪽
32 음식 취향이 안 맞아. 24.05.14 121 7 11쪽
»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129 5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126 5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130 8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51 10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149 9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52 9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65 10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74 11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79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76 9 11쪽
21 요리하는 오크. 24.05.04 192 12 12쪽
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197 13 12쪽
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199 13 12쪽
18 드워프가 좋아하는 음료. 24.05.02 206 13 12쪽
17 드워프와의 대결 24.05.01 217 12 11쪽
16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24.04.30 23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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