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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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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최근연재일 :
2024.05.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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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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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0,598

작성
24.04.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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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DUMMY

콰아앙-!!!


겨우 몸을 피하자 멧돼지는 돌벽에 머리를 들이박았고..

그 거대한 돌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벽이 아니라 내 온몸이 바스라질 뻔 했어..”


멧돼지는 제 공격에 쏟아진 돌덩이를 얻어맞았고, 그 자리에 파묻혔다.


“꾸엑?!”

“그걸 맞고도 살아난 거냐고!! 으아아악!!!”


돌무더기에서 빠져나온 멧돼지가 이내 나를 발견했다.


어제의 동굴이 있는 쪽으로 죽어라 뛰었다.


패널티가 적용되어 물이 가득 찼지만..

애초에 물이 차 있던 곳이 아니다.

시간이 지난만큼 물이 빠져있기를 바라며 전력으로 달렸다.


쿵.쿵.쿵.쿵!!


멧돼지는 어느새 바로 뒤까지 쫓아왔다.

공포감과 압박감은 장난이 아니다.


“뭐 저따위 큰 돼지새끼가 있어!! 사람 살려!! 으아악!!”


녀석이 고개를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놈의 송곳니가 엉덩이에 닿을락말락했다.


앞만 보고 뛰었고, 어느새 동굴이 보였다.


“제발..제발..!!”


물이 가득 차 있지만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하 씨발!!”


간 밤에 물이 얼마나 흘러 나왔는지 동굴 위쪽의 흙이 전부 무너져내렸다.

인근의 나무를 바라봤지만, 저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에게서 피할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다.


“계단에서 구르고.. 이번엔 멧돼지에 치여 죽는거냐고!!”


이런 개 죽음을 두번이나 겪어야 한다는게.. 정말 싫었다.


“씨바아아알-!!”


전 세계 누구나 내 음식을 맛보고 싶어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는데..

누구도 맛 보여줄 수 없게 되어버린다..


현실이었으면 저딴 멧돼지 내 요리가 될 뿐이었을텐데···


발은 바삐 움직이는 와중에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감았다.


쐐애액- 퍽!!


“끼에에에에에엑!!!”


갑자기 뒤에서 귀를 찢을 듯한 돼지 비명소리가 들렸다.


“으으윽!!”


귀를 틀어 막고 눈을 떠 뒤를 바라봤다.

바로 뒤까지 따라왔던 멧돼지는 목덜미에 거대한 도끼가 박힌 채 날아갔다.


“꾸엑!! 꾸에엑!!”

“윽! 아직 살았잖아.”


근처에 가장 큰 나무 뒤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쿵!쿵!쿵!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제 본 괴물들과 비슷한 오크가 뛰어와 멧돼지 목에 박힌 도끼를 뽑고는 수 차례 내리 찍었다.


“꾸엑..꾸에엑..”


사방에 멧돼지의 피가 난자했다.


저 괴물 놈이 나를 봤을까..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끼에에···”


그 거대 멧돼지가 순식간에 숨을 거뒀다.

놈을 죽인 오크의 덩치는 놈보다 작았지만···

멧돼지는 제대로 된 발악조차 하지 못했다.


‘저런 괴물한테 걸렸다간 저 큰 도끼에 몸이 두동강 나겠지.’


숨을 죽이고 놈이 떠나기만 기다렸다.


턱! 턱!


오크놈은 거대 멧돼지의 머리를 잘라내고 피를 뺐다.


“크어어.”


녀석은 관심은 오로지 멧돼지.

적당히 피가 빠진 멧돼지의 다리를 잡아 목 뒤 어깨에 얹은 채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휴우··· 죽을 뻔 했네.”


시야에서 오크가 사라지고 나무 뒤에서 나오자마자 깜짝 놀라 뒤로 넘어졌다.


“쿠어어···”


돌아간 줄 알았던 오크가 한참 아래에 있는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었고, 공포에 휩싸여 온 몸이 얼어붙었다.


도망치거나 공격할 생각따위 할 수 없다.


“···”


순간적으로 온 몸에 땀이 흘렀다.

오크놈은 내 주변의 냄새를 맡아대더니 옅은 미소를 띄었다.


‘뭐지.. 날 죽이려는게 아닌가.’


냄새를 맡던 오크가 뒤로 한발짝 물러나더니 저 멀리 내려놓았던 멧돼지를 챙겨 돌아갔다.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넘어졌다.

잠시간 멍하니 앉아있다가 가방이 생각나 급히 몸을 일으켰다.


바로 몸을 움직여 가방을 챙긴 뒤.

주변을 탐색했다.

오늘은 꼭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얼마나 해멨을까.


다행히 이 근방에는 크고 작은 굴이 많았다.

날이 밝으니 못 보고 지나친 굴들이 보였다.


그 중 비교적 입구가 좁은 곳을 찾아 들어갔고, 생각보다 내부는 넓었다.


“아흐.. 이제 좀 쉬자.”


가방을 내려놓고 잠을 청하려는데


[ 2시간 내에 식사를 하십시오. ]

[ 시간 내에 성공하지 못할 시, 패널티가 주어집니다. ]


또 다.

그놈의 홀로그램이다.

그것도 어제와 같은···


“씨발.. 또 날 익사 시킬 셈인거지?”


굴이 더 있다지만 이만큼 적당한 곳을 찾기는 쉽지않다.

게다가..


“그딴 괴물들을 또 마주쳤다간.. 바로 죽는다고..”


피곤함을 참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뒤졌다.


‘본 나이프’를 챙겨 굴을 나왔다.


지금 당장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은 하나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멧돼지 대가리.’


오크가 남겨두고 간 그 큰 대가리는 생각보다 많은 살점이 남아있다.

물론 그새 다른 들짐승이 꼬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방법이 없다.


어떤 생물이 나올지 모르는 이 곳에서 나이프 몇 가지로 사냥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조심스레 멧돼지 사체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인가.”


저 멀리에 멧돼지 대가리는 그대로 있었다.

벌레들이 꼬이긴 했지만, 위협이 될 만한 짐승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빨리 가져가자.”


가까이 가보니 어느새 방혈(피를 빼는 것)이 많이 진행되었다.


망설일 것 없이 쓸 만한 부위만 도려냈다.

워낙 덩치가 큰 녀석이기에 일부만 잘라냈음에도 얼추 3키로는 얻었다.


대부분 고기는 머리 부근의 앞다리살과 목살이다.


주변에서 커다란 나뭇잎 몇 장을 챙겨 고기를 감쌌다.


고기를 챙겨 동굴 가장 안 쪽 돌 밑에 넣어두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졸졸졸-


운 좋게도 근처에 작은 시냇가가 있었다.

가방에 있던 스테인리스 볼에 물을 가득 받고, 주변 숲을 천천히 살폈다.


“라임인가?”


작은 나무 위.

크기는 작지만 라임의 형태를 한 열매가 보였다.


표면에 살짝 칼집을 내자.


“읔!”


시큼한 향이 코를 찔렀다.

많지는 않지만 숲에서 라임을 발견했다는 것은 다른 먹을 것도 있을 수 있단거다.


멀리는 가지 못하고 동굴 근처를 돌다보니.

마른 나뭇가지와 야생 쑥 약간을 얻었다.


“이 정도면.. 뭐라도 먹을 순 있겠어.”


동굴로 돌아와 미니 찜기를 꺼내 물과 맛술을 섞어 채운 뒤 위 칸에 적신 면보와 야생쑥을 깔았다.


“핏물도 많이 빠졌네.”


제대로 된 식사를 준비하기는 어렵지만, 당장은 배만 채우면 된다.

홀로그램이 말하는 요리의 기준이 어떨진 모르지만..


이 굴마저 홍수가 나게 할 순 없다.


나뭇가지 주변에 크고 작은 돌들을 쌓아 화로를 만들고 휴대용 석쇠를 고정해 불 위에 찜기를 올렸다.


“맛있으려나.”


야생 멧돼지이기에 부드럽지는 않겠지만, 잡내만 잡으면 꽤나 먹을만 할 것이다.


양념가방에 넣어두었던 마늘 몇 알을 꺼냈다.

마늘을 가볍게 으깬 뒤, 고기 위에 한 알씩 올렸고, 굵은 소금과 후추를 골고루 뿌렸다.


“제발 패널티만 피하자..”


패널티와 허기만 달랜다면 오늘 하루는 버틸 것이다.


[ 00:58:38 ]


홀로그램 창에 남은 시간이 떠올랐다.

큰 덩어리를 몇개로 나누어 찜기에 넣었으니 익기만을 기다리면 되는데···


쿵.쿵.쿵.쿵.


“쿠어어어!!”


굴 바로 근처에서 익숙한 괴성이 들렸다.

입구로 다가가 조심스레 밖을 살피자···


잊을 수 없는 그 얼굴.

멧돼지를 잡은 오크가 뭔가를 찾는 듯 두리번 거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씨이발··· 나 찾는거 아니지..?”

“킁킁..!”


그때 냄새를 맡는듯 코를 찡그리던 오크가 내 쪽을 바라봤다.


“헙!”


급히 굴 안으로 숨었는데..


쿵.쿵.쿵.쿵.


묵직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제발···.제발..’


아까는 살려보내놓고.. 왜 이제와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고기가 부족했나?


“아..!”


그제야 눈치챘다.

나는 후각을 잃었지만, 지금 굴 안에 익어가는 저 고기냄새..!


“쿠어어!! 그 안에 있는 놈 나오거라!”


어···?!

방금 분명 놈의 말이 이해가 됐다.

한국어가 아니었음에도 알아들을 수 있다.


“그 안에 있는 것 쯤은 알고 있으니 나와라!”


절대 나갈 수 없다.

저 괴물은 몸을 구겨넣어도 이 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거다.

입구가 비좁으니까.


‘저 놈이 자리를 비우면 굴을 옮겨야겠어..’


들어오지 못하면 결국 돌아가겠지.


입을 다물고 조용히 놈이 떠나기만을 기다렸다.


“너 아까 본 멧돼지 머리 봤지?”

“···!”


역시 목적은 멧돼지 고기였나.

버리고 간 줄 알았는데..


“오크 냄새를 맡고 짐승 새끼들이 가져갈 리가 없는데, 고기 일부가 사라져서 말이야.”


겁이 났다.

멧돼지 고기가 부족해서 나를 죽이거나.. 잡아 먹으려 든다면..

아까 그 도끼가 날아오겠지?


[ 00:19:31 ]


그 와중에 홀로그램창이 시간을 보여준다.


“젠장..”


오크놈이 뭐라 떠들든 일단 고기는 다 익었다.


‘먹고 보자.’


석쇠 위 찜기를 들고 굴 가장 안 쪽으로 들어가 앉았다.


촤아아-


뚜껑을 열자 엄청난 김이 뿜어져 나왔다.


동굴 안이 온통 수증기로 가득 찼다.


‘젠장··· 가까이 오면 들키겠어..’


뒤늦게 뚜껑을 닫아봤지만, 뜨거운 수증기가 천천히 굴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안에서 뭘 하고 있는거냐!! 대체 이 냄새는 뭐야! 크르르..!”

“씨발.. 좆됐네.”


오크의 목소리가 격앙됐다.

내가 안에 있다는 걸 확신한 모양이다.


이렇게 된 이상.

고기부터 먹어치우자.


가져 온 고기 중 대략 3분의 1.

한번 먹을 양만 조리했다.


다시 뚜껑을 열자 이미 대부분 김이 빠져나갔다.


“앗 뜨거..!”


아직 식지도 않은 고기를 입에 물었다.


짭짤한 맛이 느껴지긴 하지만, 향은 거의 나지 않는다.

입 안에서 들어 온 쑥향이 미미하게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 탓이겠지.”


우걱우걱..!


대략 10분 남은 시간.

1키로에 가까운 고기를 모두 먹어치워야 한다.


‘근데··· 요리만 완성하면 되는 거 아니었나?’


시간 내에 요리를 완성하라던 홀로그램 창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먹는데에 집중하자.


“으아악!! 못 참겠다.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들어가마!”

“응..?”


드드드드드···


입구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촤아아-!!


작은 돌들이 굴러 떨어지고, 흙이 쏟아지는 소리가 반복됐다.


굴의 입구는 나도 기듯이 들어왔다.

저 큰 오크는 절대 들어올 수 없을텐데..


뭐지 이 불안감은..

만일에라도 오크가 들어오면 이대로 끝.

절대 도망갈 수 없다.


그저 빠르게 저작운동을 할 뿐.

뜨거움도 참고 계속 씹었다.


[ 00:14:47 ]


시간은 있지만, 바깥 상황이 심상치 않았기에..

점점 초조해졌고 맛이 느껴지고 말고도 없다.

그저 씹을 뿐.


“크르륵!! 크악!!”


오크가 엄청난 괴성을 지르자.


콰앙-!!


“어···?!”


굴 안으로 태양광이 쏟아졌다.

아니···

이제 더 이상은 굴이 아니다.


입구를 형성했던 큰 바위를 오크가 뜯어내 던져버렸으니까.


“후으··· 여기있었군.”

“어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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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74 10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7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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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192 13 12쪽
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195 13 12쪽
18 드워프가 좋아하는 음료. 24.05.02 202 13 12쪽
17 드워프와의 대결 24.05.01 211 12 11쪽
16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24.04.30 224 12 12쪽
15 드레이니에 온 추가 병력 24.04.29 232 12 12쪽
14 드워프 꼬시기 24.04.28 236 12 11쪽
13 두번째 정착민 24.04.27 237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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