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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쨍이

재단의 특수요원은 귀환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꿀쨍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29 21:32
최근연재일 :
2021.08.16 00:5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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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글자수 :
129,543

작성
21.08.14 01:0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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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화. 지부

DUMMY

20화.




도플의 이야기에 백승철이 눈을 감으며 고갤 끄덕였다.


역시나 다른 TDM들과 같은 설명이었다.


조금씩 디테일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큰 틀은 다르지 않았다.


이렇게 다양한 TDM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내린 결론이 바로, 이면 세계 설이다.


평행 세계와는 다른 이야기다.


이면 세계는 병렬세계가 아닌,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니.


“우선 설명에 감사를 표하지.”


백승철이 눈을 뜨며 도플에게 답했다.


「이 모든 게 주인님의 거룩한 뜻이다. 주인님께 감사를 표하도록.」


백승철의 말에 이렇게 답한 도플이었고.


하는 수 없이 시원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그였다.


“...고맙다.”

“에유, 뭘. 다 좋자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에, 시원이 만족스럽다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뭔가 퍽 마음에 들지 않은 백승철이었지만, 딱히 지적할 거리가 없었기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뭐, 여튼 제가 들고 온 정보는 여기까집니다.”


시원이 다시 과자를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래. 그래서, 온 이유가 이게 끝이냐?”

“설마요.”

“또, 뭐가 있는 것이냐.”


짧은 시간 사이에 상당히 지친 백승철이 피곤하단 얼굴을 하며 시원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번에 광명회 변절자들 찾는 건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거라면 이제 거의 끝냈지. 아마도 이틀 정도면 완전히 끝낼 테지.”

“그렇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네요?”

“그렇지.”


류시아가 알려준 광명회 정보는 재단 내에 있는 광명회의 신도들과 5곳의 비밀 지부.


걔 중 비밀 지부이며 동시에 연구소였던 곳은 처리했으니.


“비밀 지부 네 곳. 그거 제가 처리할게요.”

“네가?”


먼저 나선다는 시원의 말에 백승철이 눈을 모았다.


절대 먼저 나서지 않는 녀석이 먼저 나선다고 하니, 여간 수상한 것이 아니었기에.


“무슨 목적이냐?”

“목적은 무슨 목적입니까. 그냥, 약속 지키려고 하는 거지.”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시원이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여전히 의심 가득한 눈빛을 보낸 백승철이었지만.


“그래, 네가 먼저 나선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지.”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는 제안이었기에 기꺼이 승낙했다.


“그렇다면 어딜 맡을 생각이냐?”


광명회주가 가르쳐준 장소는 네 군데.


두 곳은 한국이며, 한 곳은 일본, 한 곳은 대만이었다.


아마도, 시원의 성격상 가장 가까운 곳을 말하리라 예상한 백승철은 다른 곳에는 누굴 보낼지 생각하고 있을 때.


“네 군데 다 내가 처리할게요.”

“다?”

“네.”

“어째서?”

“그냥?”


의중을 알 수 없는 시원의 말에 살짝 눈가를 모은 백승철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그럼 네가 다 처리하는 거로 하지.”

“네.”


백승철의 허락이 떨어지자, 시원이 만족스럽다는 웃음을 지었다.


.

.

.


도플과 함께 본부장실을 나온 시원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는 순간 입을 열었다.


“잘했다.”


「아닙니다. 주인님. 모두 주인님의 덕입니다.」


사실, 도플은 본부장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준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본부장도 대충은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눈치를 챘다고 하여도 움직임이진 않을 것이다.


8년.


본부장과 알고 지낸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본부장은 단 한 번도 자신을 추궁한 적이 없었다.


그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양반이니까.


그리고 그 믿음은 오늘도 변함없을 것이다.


본부장은 어떻게든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중이니까.


뭐, 솔직히 말해서. 딱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누가 뭐래도 자신을 위함이 느껴지니까.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본부장에게 모든 것을 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말 할 수 없는 비밀이 있는 법이고.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이니.


이미 멸망한 이면 세계.


자신이 이미 그곳에 갔었다는 것은 본부장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챘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있었던 일은 오직 스스로가 감당해야할 일이다.


그건, 남이 도와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니.




* * *




나흘 후.


대만 타이난.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식당으로 보이는 건물이었지만.


그곳의 진정한 정체는 광명회 지부였다.


매주 수요일 저녁.


단체 예배가 있는 날이었기에, 광명회 신도들이 어김없이 모여들었다.


분명,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예배 날이었다.


식당의 주인이자, 광명회 지부장 자리에 있는 안이헌은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옥과도 같은 상황을 보기 전까지는.


“시, 신이시여···!”


괴한이라고 불러야 할까.


아니, 저건 괴한이 아니다. 인간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인간이 아니냐면, 그건 또 아니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니.


안이헌은 도저히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었다.


인간의 형상을 하면서 인간을 집어삼키는 검은 괴물이라니.


저것을 보고도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이가 도대체 어디 있을까.


지부를 지키는 신도들도 한순간에 당했다.


변변한 대응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털썩.


마지막으로 남은 신도가 먹힘과 동시에 안이헌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초점이 사라진 그녀의 동공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안이헌을 향해서 검은 그림자가 입을 벌렸다.


커다란 입은 아직 배가 고프다는 듯이 그녀를 그대로 삼키려고 할 때.


“잠깐.”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림자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네, 주인님.」


“연기 그만하고, 빨리 다음 계획이나 말하지.”


그런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시원이 다가가 쪼그려 앉으며 말했다.


“어머, 어떻게 아셨을까?”


초점이 없던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며, 시원을 눈에 담았다.


“그냥.”

“어머나. 로맨틱해라.”

“헛소리 말고. 빨리 다음 계획이나 말해.”

“헛소리 치부하다니. 가슴이 아프네요.”


신도의 정신을 장악한 류시아의 농담조에 시원이 어이가 없는지, 코웃음을 쳤다.


“혹시, 가슴이 아픈 게 아니라. 머리가 아픈 거 아냐? 우리가 농담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

“글쎄요오. 그럼,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요?”


그녀가 쿡쿡 웃으며 질문을 던졌고.


“음. 내가 소개팅에서 차인 사이?”


잠깐 고민하던 시원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하핫!”


뭐가 그렇게 웃긴지, 그녀가 크게 폭소하더니. 눈가에 맺힌 물기를 닦았다.


“그게 그렇게 웃긴 얘긴가?”


「주인님의 말씀에 감읍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도플의 헛소리에 계속해서 웃던 그녀가 웃음을 겨우 멈추었다.


“그쪽도 오랜만에 보네요. 그림자 씨.”


「흠! 나를 아나?」


“아, 저를 본 모습으로만 보셨을 테니. 모를 수도 있겠네요.”


그녀는 잠깐 말을 끊더니, 정신지배를 하고 있는 이의 몸에서 찬란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이 모습이라면 아시려나?”


밝은 금발을 휘날리는 그녀의 본 모습으로 변하였다.


「...광명회주인가.」


그런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그림자가 약간은 착잡한 얼굴을 하며 나직이 말했다.


“어머, 달려들 줄 알았는데. 용케 참네요?”


「글쎄. 내가 달려든다고 해서, 네가 당해주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인님이 명령 없이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지. 자칫 주인님께 누가 되면 누가 책임을 지겠나.」


예전과는 달라진 그림자의 모습에 시아는 약간 놀랐다는 눈을 하곤 시원을 돌아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난폭하던 그림자를 저렇게 순종적으로 만드신 건가요?”

“패서?”


「으음······.」


그녀의 질문에 답한 시원의 모습에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작게 신음하는 도플이었다.


“뭐, 여튼. 잡설은 그만두고. 빨리 다음 계획이나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한 시원이 류시아를 돌아보았다.


“아, 그래요. 죄송해요. 제가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는 거라서 조금 들떴네요.”

“오랜만?”

“네. 광명회도 멍청하지는 않답니다. 재단에 있는 신도들이 당하고. 비밀 지부까지 연속으로 털리는데. 설마 손가락만 빨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녀는 시선을 잠깐 아래로 돌리곤, 구슬픈 눈으로 이야기를 이었다.


“광명회에서는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고 확신했고. 그 용의 선상에는 저도 올라가 있답니다. 정확히는 유일한 용의 선상이라고 할까요?”

“참나. 어이가 없는 단체네. 자신들의 신이라고 하는 이를 감금하다니. 그거 신성모독 아냐?”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신으로 추대받지만. 사실은 실속 없는 인물이죠.”


처량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에, 무릇 남성이라면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흠. 그래서 다음 계획이 뭔데?”


감정이 결여되어 있는 시원에게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네. 그래요. 다음 계획.”


약간 화가 올라온 건지, 조금 전보다 목소리 톤이 낮아진 그녀였다.


“우선, 바로 광명회 본당을 가르쳐 줄 수는 없어요.”

“뭐, 그렇겠지. 광명회가 그렇게 작은 단체는 아니니.”


광명회는 국가급으로 커다란 단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은 단체도 아니었다.


재단에서 말하는 ‘적대 단체’의 기준에 의하면, 광명회는 ‘델타’급으로.


‘델타’급의 정의는.


재단의 활동을 방해하는 5,000명 이상의 불순분자 혹은 그에 준하는 규모를 가진 단체.


물론, 세부적으로 더 많은 조건이 필요하긴 했다.


가령, 자본과 무력 같은.


중요한 건, 광명회는 ‘델타’급의 적대 단체라는 것이고.


재단에게서 델타급의 단체란.


조금 귀찮은 모기와 같은 것이었다.


크게 방해되지는 않지만, 한 번씩 거슬리는 정도.


마음만 먹으면 한순간에 토벌할 수 있으나, 굳이 인력을 쓰기에는 아까운.


애매한 적대 단체인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광명회의 위치가 델타급에서 감마급이로 상승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안건이 나오고 있었다.


갈수록 단체의 규모 면에서나 무력적으로나 커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감마급으로 상승하지 않은 것은. 광명회가 재단이 정한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감마급으로 위험등급이 상승한다면.


광명회는 그 즉시 토벌 대상이 될 것이다.


물론, 그전에 사라질 예정이지만.


“음, 무슨 생각을 하시는 줄은 모르겠지만. 당신이 상상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본당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고 싶기에 가르쳐 줄 수 없는 거예요. 때가 되면 말씀드릴게요.”

“그래. 뭐, 네가 그렇다면야. 그래서 다음 계획은?”

“혹시, ‘대한미사회’라고 아세요?”

“들어는 본 거 같은데. 교회인가 성당인가 뭐라고 했던 거 같은데.”

“맞아요. 정확히는 천주교의 한 분파죠.”

“응? 천주교는 분파가 없는 거로 아는데?”

“그것도 맞아요. 원래 전 세계적으로 천주교는 단일 종파죠.”

“그 말은?”

“네. 일명 사이비라고 부르는 것이죠.”


그리 말한 그녀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그려졌다.


“그리고, 그 사이비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박상철 주교랍니다.”

“박상철? 그 뭐야.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아마도 그럴 거예요. 아주 신실한 성자라고 자자한 사람이니까요.”

“뭐, 신실한 건 내 알 바 아니고. 여튼, 그 박상철이라는 놈하고 대한미사회를 조지면 된다는 거 아냐?”

“맞아요. 그런데 아마 쉽지는 않을 거예요.”

“왜? 강해?”

“아뇨. 무력적인 면에서는 썩 강하진 않죠. 하지만, 그는 사람의 심리를 무척이나 잘 다루거든요.”

“하, 난 또 뭐라고.”


시아의 충고에 시원이 우습다는 듯이 입바람을 뿜었다.


“그런 것들은 그냥, 줘패다 보면 알아서 불게 돼 있어.”


그리 말한 시원이 옆에 있는 류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류시아 씨. 너는 그냥 나만 믿으면 돼.”


그의 말에 눈을 잠깐 움찔한 그녀가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네, 믿을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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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광명회 21.08.16 130 11 12쪽
» 20화. 지부 +1 21.08.14 152 11 12쪽
20 19화. 이면 +1 21.08.13 153 12 11쪽
19 18화. 비밀 연구소 (4) 21.08.12 162 13 13쪽
18 17화. 비밀 연구소 (3) 21.08.11 173 15 14쪽
17 16화. 비밀 연구소 (2) 21.08.10 188 14 14쪽
16 15화. 비밀 연구소 (1) 21.08.09 212 20 13쪽
15 14화. 대장 21.08.08 234 21 16쪽
14 13화. 거래 +2 21.08.07 252 21 12쪽
13 12화. 변절자(2) 21.08.06 263 19 12쪽
12 11화. 변절자 (1) +1 21.08.05 285 23 14쪽
11 10화. 악몽이 머무는 절 (4) 21.08.04 288 23 12쪽
10 9화. 악몽이 머무는 절 (3) +1 21.08.03 289 21 14쪽
9 8화. 악몽이 머무는 절(2) +1 21.08.02 305 16 16쪽
8 7화. 악몽이 머무는 절(1) +1 21.08.01 339 22 15쪽
7 6화. 임무(4) 21.07.31 339 19 14쪽
6 5화. 임무(3) +2 21.07.30 358 21 17쪽
5 4화. 임무(2) 21.07.30 388 20 14쪽
4 3화. 임무(1) +1 21.07.30 453 31 13쪽
3 2화. TDM 재단(2) 21.07.29 573 60 13쪽
2 1화. TDM 재단(1) +1 21.07.29 692 66 12쪽
1 0화. 소개팅 21.07.29 767 69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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