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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쨍이

재단의 특수요원은 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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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쨍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29 21:32
최근연재일 :
2021.08.16 00:5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000
추천수 :
548
글자수 :
129,543

작성
21.08.07 00:20
조회
252
추천
21
글자
12쪽

13화. 거래

DUMMY

13화.




거래하자는 류시아의 말에 백승철이 헛웃음을 지었다.


“지금 우리와 거래를 하자고 말한 것인가?”

“네. 맞아요.”


그가 어이없다는 말투로 그녀에게 다시 묻자, 그녀는 무슨 문제가 있냐는 듯한 모습으로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딱히 여러분들에게 나쁜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쁜 제안인지 아닌지는 그 내용을 들어와야 하지 않겠나?”

“본부장님!”


거래할 수도 있을 거라는 백승철의 말투에 스티브가 그를 불렀다.


그녀는 범죄자다. 그것도 특급의 범죄자.


TDM으로 따지면 블랙 - S급의 범죄자.


그런 그녀와 거래라니.


감시관으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가 없다.


스티브가 잔뜩 눈살을 찌푸리며 백승철에게서 마츠히로를 지배한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류시아도 마찬가지로 스티브에게 시선을 주었다.


“흠, 그쪽은 재단의 감시관이시네요. 보자, 스티브 1급 감시관님. 어머, 절 그렇게 생각하시다니. 너무 하신 분이네요. 저는 그렇게 죄질이 나쁜 사람이 아니랍니다.”


감시관인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생각을 읽혔지만, 스티브는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의 능력이 사람의 정신을 다루는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걸 정하는 건, 당신이 아니다. 재단이지.”

“뭐, 그것도 그렇네요. 누가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인정할까요?”


그리 말한 류시아가 입을 가리며 쿡쿡 웃었다.


“그래도, 저와 하는 거래는 여러분에게도 절대로 나쁠 건 없을 거예요.”


그녀가 검지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러자, 새하얀 서류 종이가 책상 아래에서 올라오더니. 그 위로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우선 이건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이 선물이 마음에 드시면 좋겠네요.”


그녀는 선물이라고 말한 서류 종이를 그들에게 내밀었다.


서류에는 별다른 말은 적혀 있지 않았다.


총 다섯 줄의 그것은 어딘가의 주소로 보였다.


종이를 받은 백승철이 나직이 물었다.


“주소로군. 광명회의 비밀기지 위치라도 되나?”

“맞아요. 광명회가 숨어 있는 위치에요. 그리고 특별히 마지막 위치는 광명회에서 탈취한 TDM들이 있는 연구소 중 한 곳이에요. 어때요? 여러분껜 꽤 좋은 선물 아닌가요?”


백승철의 질문에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한 아이의 모습처럼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놀라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녀의 두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녀의 바람과는 반대로 그들은 굳은 표정으로 그녈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이걸 받는다고 우리가 순순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나?”

“안 좋아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유야 많지. 우선 이걸 믿을 수가 없을뿐더러, 설령 이게 진짜라고 하더라도 함정이 있을 수도 있지. 또, 지금은 있지만, 우리가 요원들을 보낼 땐 민간인을 들여놓을 수도 있지. 그 외에도 많이 이유가 있다만, 이 정도만 해도 알아들을 수 있지 않나?”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흐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믿음을 줄 수 있을까나.”


그녀는 뭔갈 곰곰이 생각하더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눈을 반짝였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그녀가 다시 책상을 두드렸고.


이번에서 빈 종이에 글자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반면,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꽤 빼곡히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재단에 숨어든 광명회 신도들의 목록이랍니다.”


다시 한번 그들에게 건넨 그녀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에게서 서류를 받아든 백승철과 스티브는 저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을 내뱉었다.


그들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재단에 있을 뿐만 아니라, 중추적인 인물들도 꽤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그저, 재단을 양분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도 바보는 아니다.


재단이 변절자를 확인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없을까?


지금은 과거와는 다르다.


자백제나 고문 따위가 아닌.


특이능력으로 그 사람이 변절자인지 아닌지 쉽게 구분할 수 있고.


또, 굳이 특이능력이 아니더라도.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발달한 과학으로, 사람의 기억을 투영하는 것도 가능한 정도가 되었다.


그러함을 그녀도 모르진 않을 터.


즉, 지금 준 서류에 적힌 이들은 그녀의 말대로 변절자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어떠신가요? 제가 드린 선물이 마음에 드시나요?”


그들의 반응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가 활짝 웃으며 물었다.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왜 우리에게 이런 것을 주는 것이지?”


허나, 백승철과 스티브는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재단에 이렇게 많은 변절자가 있다는 걸 떠나서.


그녀가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당최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무슨 거래를 하기 위해서 이러는 것인지······.


상대는 광명회주.


그녀는 정신을 다루는 데 있어서 인류 중에선 최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녀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순간 언제, 어떻게 정신을 빼앗길 줄 모르는 일.


때문에 그들은 한치라도 방심하지 않으려 애쓰는 중이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마츠히로만 보아도 그렇다.


그가 총괄 연구실장 출신이라고 하여, 그가 결코 백승철보다 못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정신력에 관해서는 백승철보다 더욱 뛰어날 수도 있었다.


본부장급 되는 자리에 올랐다는 것부터, 이미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었으니.


그런 그가 광명회주에게 정신을 빼앗겼다.


아무리 괴짜인 그라도, 연구 때문에 일부로 빼앗기진 않았을 테니.


예상되는 건, 광명회주와의 거래.


마츠히로의 성격상 분명히 그녀와의 거래에 응했을 것이고.


그 거래로 인해서 정신을 빼앗겼을 확률이 제일 높았다.


백승철과 스티브가 광명회주의 알 수 없는 의도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을 때.




* * *




흐암!


시원이 지루한지 크게 하품을 했다.


옆에 있는 두 사람은 뭔가 진지한 듯싶었지만, 시원은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는 일본 본부에 오기 전까지 백승철이 당부했던 말을 잊지 않았다.


제발 부탁이니,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시원은 백승철의 말대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저리 떠드는 일본 본부장의 대가리를 날려버릴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참았다.


그러던 그때, 광명회주가 나타났을 때는 솔직히 조금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이어질 때마다 그 흥미로움이 더욱 커졌다.


미친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한 미친년이었으니까.


하긴, 3년 전에도 그랬다.


그녀를 위해서 몸을 던진 신도들의 모습을, 무슨 벌레 쳐다보듯이 보았으니.


그리고, 지금도.


옆에 있는 두 사람이, 그녀가 준 종이에 정신이 빠져있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벌레를 바라보는 듯했다.


죽일까?


비록 그녀를 직접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지금 눈앞에 있는 인형을 죽이는 것 정도는 간단하다.


흐음.


잠깐 고민하던 시원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백승철의 말도 있거니와, 그녀가 말한 거래라는 것이 제법 흥미로웠으니.


때문에, 시원은 두 사람이 보고 있던 종이를 빼앗았다.


적힌 것을 잠깐 읽은 시원은 그대로 종이를 찢었다.


이미 내용은 머릿속에 기억해놨으니까, 이제는 필요 없었다.


겨우 이런 거로 시간을 빼앗기기는 싫었다.


시원은 자신에게 소릴 지르는 백승철에게 대충 답해주고는, 류시아의 앞으로 다가갔다.


“뭐. 저쪽 두 사람은 거래 같은 거, 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나랑 거래하자고. 어때?”




* * *




“신이시여.”


평소와 같이 예배당에서 기도를 올리는 이들에게 안식을 내리던 류시아는 자신을 부르는 한 인물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네, 말씀하세요. 성우 신도님.”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아, 그런가요? 아무래도 여러분과 함께 있으니 그런가 봐요.”


한 신도의 말에 그녀가 싱그럽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 아···!”


그에, 그 신도는 몸을 떨며 무릎을 꿇으며 기도문을 외웠고.


그런 그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댄 그녀는 밝은 광채를 발하였다.


“부디, 어린 양에게 편안한 안식이 깃들길.”


.

.

.


시아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손을 깨끗하게 씻고는 소파에 앉아 천천히 눈을 감았다.


3년 전. 일본 본부장인 마츠히로를 정신 지배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애초에 그의 정신을 지배할 생각은 없었다.


정확히는 하면 좋고, 안 된다고 해도 괜찮았다.


본부장급의 정신에 침투하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뿐더러.


침투뿐만 아니라, 지배까지 하기 위해서는 곱절은 더 힘들었으니.


해서, 그냥 해보고 안 되면 말자는 심정으로 시도를 했다.


그런데.


일본 본부장은 특별한 경험에 번쩍 눈을 뜨고는 그녀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자신의 정신을 지배해도 좋으니, 감각은 그대로 열어달라고.


과연 지배당하는 느낌은 어떻고,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고 말하면서.


“지금 생각해도 진짜 미친놈이야.”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정신을 지배당한다는 것에 두려움은커녕, 흥미를 느끼다니.


여간 미쳐서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뭐,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계획이 가능했지만.”


그녀는 일본 본부장을 이용한 덕분에 지금까지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의 기억에는 일반 재단 요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정보가 있었고, 그녀는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재단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안이 가장 취약할 때를 노려서 TDM을 탈취하는 건 물론.


중추적인 요원들의 약점을 이용해서 그들을 세뇌할 수도 있었다.


지금 재단에 있는 광명회 신도들의 반은 그 덕분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문제는 광명회가 너무 커졌단 건데.”


그녀는 광명회를 이렇게까지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광명회라는 단체를 만들 생각도 없었다.


애초에 광명회라는 단체를 만든 건, ‘주교’가 한 일이었으니.


아직은 어렸던 그때, 그녀를 키워준 수녀들과 보육원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능력을 갈취해서 만들 것이 바로 광명회였으니.


물론, 그게 그녀에게 절대 나쁘지만은 않았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밀이다.


신도들이 그녀에게 기도를 올릴 때마다, 그녀의 능력이 더욱 강대해졌음을.


“하지만 어쩐담.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는데.”


그녀가 재밌다는 듯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이미 힘은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주교가 잡고 있는 인질도 이제는 가치가 없다.


떨어져서 지낸 지 십수 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게 더욱 신기한 일일 테지.


이제 광명회를 치워버릴 때가 왔다.


혼자서도 충분히 지워버릴 수 있었지만.


“하지만, 그러면 재미도 감동도 없으니까.”


그녀는 스스로가 희극을 연출하는 연출자로서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짜놓았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앞으로 있을 계획도 마찬가지 일 테니.


또, 어쩌면 배우로서 재능일 수도 있다.


연기도 무척이나 뛰어났으니.


지금도 보라.


헬기에서 고민하고 있는 한국 본부장의 모습을.


그녀는 헬기 기장의 정신에서 빠져나왔다.


“아마도, 특이점이 오지 않았다면 나는 감독 겸 배우가 됐을지도.”


그렇게 혼잣말을 한 그녀는 자신의 팔을 끌어안았다.


“그렇다면 이제 공주를 구하러 올 용사님을 기다리면 될까나.”


그녀는 작게 신음을 뱉고는 임시원과 했던 거래를 떠 올리곤 미소를 지었다.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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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특수요원은 귀환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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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광명회 21.08.16 130 11 12쪽
21 20화. 지부 +1 21.08.14 152 11 12쪽
20 19화. 이면 +1 21.08.13 153 12 11쪽
19 18화. 비밀 연구소 (4) 21.08.12 163 13 13쪽
18 17화. 비밀 연구소 (3) 21.08.11 173 15 14쪽
17 16화. 비밀 연구소 (2) 21.08.10 189 14 14쪽
16 15화. 비밀 연구소 (1) 21.08.09 213 20 13쪽
15 14화. 대장 21.08.08 234 21 16쪽
» 13화. 거래 +2 21.08.07 253 21 12쪽
13 12화. 변절자(2) 21.08.06 263 19 12쪽
12 11화. 변절자 (1) +1 21.08.05 285 23 14쪽
11 10화. 악몽이 머무는 절 (4) 21.08.04 288 23 12쪽
10 9화. 악몽이 머무는 절 (3) +1 21.08.03 289 21 14쪽
9 8화. 악몽이 머무는 절(2) +1 21.08.02 306 16 16쪽
8 7화. 악몽이 머무는 절(1) +1 21.08.01 339 22 15쪽
7 6화. 임무(4) 21.07.31 339 19 14쪽
6 5화. 임무(3) +2 21.07.30 358 21 17쪽
5 4화. 임무(2) 21.07.30 388 20 14쪽
4 3화. 임무(1) +1 21.07.30 454 31 13쪽
3 2화. TDM 재단(2) 21.07.29 573 60 13쪽
2 1화. TDM 재단(1) +1 21.07.29 692 66 12쪽
1 0화. 소개팅 21.07.29 767 69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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