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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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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작품등록일 :
2017.08.19 15:44
최근연재일 :
2019.03.10 20:19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6,513
추천수 :
86
글자수 :
386,280

작성
17.11.21 19:51
조회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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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나이트 오브 던 (3)

DUMMY

<안자영>


나는 스스로의 입으로 자신을 짧게 소개한다. 동료들이 듣는다면 조금은 부끄러울지 모르지만 크게 신경쓸 부분도 아닐뿐더러, 지금은 일시 퇴각하여 자리에 없기도 했으니 말이다.


“난 구원자다.”


“.........농담은...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그 심정이었다고! 여기 와서 루드릭한테 그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나도 그 칭호가 더럽게 싫거든?!”


휘슬러의 대답에 순간 울컥하여 따지고는 봤지만 설명이 부족했던 것을 자각하고 더 말을 이어보기로 했다.


“다섯의 대마도사들이 이 세계를 바탕으로 구성한 허구 세계. 그곳에서의 경험을 백 여 차례나 반복하고 선택받아 이 세계로 넘어온 ‘이세계 인간’. 그 허구 세계에서 너를 알고 너와 함께 세계 전곳을 돌아다닌 적도 있었다. 그래서 네 이름도 알고 있는거야.”


“......믿을 수...없다...나는...이곳에서 나갈 생각도...살아있는 인간과...동행할 생각도 없다···”


“응. 알아. 그래서 처음엔 고전했지. 무력으로 제압해 강제로 데려가려해도 넌 죽지 않는 몸이잖아? 30번을 죽여도 30번 되살아나 내게 덤볐지.”


“......당연하다···”


“그래서 ‘언데드’로 와봤다? 그래도 죽이려 들더라?”


“......그것 또한 당연하다···.”


갖은 노력 끝에 언데드가 되어 만났다는 이야기도 ‘당연하다’ 한마디로 일축해버리는 휘슬러.


“그렇게 다섯번의 도전 끝에 성공했단 말이지? ‘여성 언데드’가 되어서야 겨우.”


“......!!!!!!”


쿵!



검을 바닥에 깊게 꽂으며 당황해하는 휘슬러의 모습에 나는 웃음을 터트려버렸다.


“키킥~ 진짜 몰랐어! 천하가 두려워하는 나이트 오브 던이 색을 밝히는 호색한 기사···”


“...닥쳐어라아아---!!!!”


쿠르르릉-!!!!



분을 가득한 목소리로 천정을 쩌렁쩌렁 울리는 녀석. 그러더니 이번엔 그쪽에서 먼저 목소리를 터트려왔다.


“...있지도 않은...사실로......! 이 몸을...모욕하지 말아라···! 애초에...너는 남성......!”


“성별을 바꿔서 플레이했던 적이야 많으니까.”


“...............더러운 놈!!”


“시, 시끄러--?!!”


단 한마디로 나를 자신과 똑같은 격분 상태로 만드는 녀석의 언변에는 감탄했다. 아니, 분노했다!

하지만 애시당초 우리의 주제는 이러한 부분이 아니었으니 슬슬 녀석에게 물어도 되겠지.


“이제 믿겠어? 난 너에 대해 잘 안다.”


“..................”


“그렇기 때문에 너에게 꼭 물어야할 것도 있단 말이야. .........어째서 드워프를 공격했나.”


우리는 휘슬러가 다스리는 마물의 침공을 받아 복수를 위해 이곳에 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우두머리가 눈 앞에 있는 상황이 지금. 그에 대해 알고 있는 나는 꼭 물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마물들이 멋대로 벌인 일이다’, 이런 종류의 대답을 바랬던 나였기 때문일까. 이어진 휘슬러의 대답에는 얼굴이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세상의...종말이...가까웠다···...나의...오랜 숙원...모든 것이...사라지는 것......그것이 이루어질 날이......머지 않았다고 하였다......마물의 왕이...부활하여......나를 비롯하여...모든 것을...소멸시킬 것이라 하였다......”


“........................그래.”


나는 그 단마디 밖에 내뱉지 못했다. 비록 게임 속에서였지만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었기에. 비밀을 하나씩 밝히는 휘슬러가 재밌었고 그의 초월적인 무위에 기뻐했던 지난 날의 기억이 내 입술을 다물게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이건 게임이 아니다. 이곳, 현실에서의 휘슬러는······’


처컥-


결국 나의 마검은 곧게 휘슬러의 목을 겨누었고 휘슬러 또한 바닥에 꽂아둔 검을 뽑아 자세를 낮췄다.


‘...악(惡)이다.’


“이곳에서 너와 나는 적이다 휘슬러.”


“......나는 바라지 않는다......악몽이 영원히 계속되는......잠에 드는 것은...바라지 않는다......내가 원하는 것은 ‘죽음’...그러니 마물의 왕을......깨우기 위해......너와 싸운다···”


츠륵-!!

···...화아악--!!!!



나는 마검을 가볍게 휘둘러 바닥을 긁었다. 작은 원을 그리며 튀어오른 스파크는 정화의 불꽃으로 화해 마검 ‘Proof Of Messiah’에 깃들었고, 이 불꽃은 언데드 왕에게 있어 아주 치명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그...검이......없었더라면......너는 내게...이길 수 없다···”


언데드 왕, 나이트 오브 던은 내가 POM을 꺼내든 이후부터 POM을 자주 주시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지금의 발언. ‘Proof Of Messiah’가 없었더라면 내가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뭐, 그렇다면.


“바로잡아주도록하지. 그 오만한 생각을-”


휙-

챙그랑-


나는 그대로 마검을 먼 바닥에 던져버리고 나이트 오브 던에게 반토막난 미스릴제 장검을 쥐어보였다.


“......인간···...기회를 버리는···...어리석은 자···!”


파앗--!!!!!

쐐하아악--!!!!!!!



나이트 오브 던의 녹슨 검은 한줄기 빛과 같은 속도로 내 심장을 향해 쇄도했고 나는 오른손에 말아쥔 반쪽짜리 장검을 장전했다.


“포멀 크러쉬(Pommel Crash)”


쩌어어어엉----!!!!!!

쿠과가가가가가가-----!!!!!


검이 내 심장에 닿기 직전. 허리와 함께 우측으로 깊게 감아둔 오른손의 날붙이를 휘둘렀다. 힘으로 눌러놓은 스프링을 해방시키듯 횡으로 휘두른 반쪽짜리 장검은 나이트 오브 던의 장검을 때렸고 검면을 때려맞은 그의 검은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굴 전체의 벽과 천정을 깎아내는 충격파를 토해냈다.


“......지...금......무엇을.........!!”


“휘슬러. 아니, 나이트 오브 던. .........분명히 이야기해두건데, 난 너와의 싸움에서 진 적이 없다. --포멀 비츠(Pommel Beats)-”


이야기 뱉을 시간도 없이 급하게 공격할 것도 없다. 이곳으로 넘어와 수많은 전투를 경험하며 얻은 지식이 이야기하기를 ‘상대는 큰 충격으로 인한 경직 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식한 스텟도 되찾았겠다 기본 공격을 기반으로 한 강화 컴뱃 스킬을 느긋하게 때려줘도 무난하다.


빠각--!!!!!!

뻐억!! 뻐걱!! ---콰앙---!!!!!


포멀 비츠 스킬로 강화된 4번의 공격. 반쪽짜리 장검의 멀쩡한 손잡이 부분 아래쪽으로 경직당한 나이트 오브 던의 두개골을 연타했다. 마지막 네번째 공격은 온 힘을 담아 크게 내질렀고 언데드 왕의 몸은 그대로 떠올라 처음 내가 날아갔던 것마냥 벽에 처박히고 만다.


콰직!!!

쿠르르르르······!!



“후우...!! 어딜 건방지게.”


자신의 머리를 좌우를 크게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이트 오브 던. 하지만 여간 충격이 말이 아니었는지 조금씩 비틀거렸고 곧 자신의 두개골을 부여잡으며 다시 무릎을 바닥에 찧고 만다. 앙상한 뼈다귀의 몸을 가진 스켈레톤. 살점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언데드이기에 더욱 크게 작용하는 효과가 바로 ‘충격 기절’이 아니겠는가.

어쨌거나 언데드 왕은 무릎을 꿇은 그대로였고 턱을 발로 걷어차기에 썩 좋은 자세라는 것이다.


팍- 부우욱!!


한 발을 크게 내딛으며 일명 싸커킥을 그 턱뼈에 먹여주려던 나는 살짝 눈이 가늘어졌다. 최강 서열 불사의 왕이라는 칭호가 괜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 그 꼴을 하고도 자신의 턱을 향해 쇄도하는 내 발목을 방패로 내려치려는 것이다!


우뚝-


“.........!!”


휘웅-

빠가악--!!!!



정상적인 상태라면 모를까. 그만큼이나 스턴 스킬을 처먹은 언데드 왕이 나와 같은 반사속도를 가질 리 만무했고 그 결과는 일방적으로 나타났다. 일찍이 방패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내지르려던 발을 다시 거둔 나는 그대로 거두어들이는 다리의 관성과 원심력을 이용하여 뒤돌려차기를 감행. 왼손의 방패로 애꿎은 바닥만 때리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나이트 오브 던은 기어이 두 손으로 바닥을 짚었지만 기특하게도 검과 방패를 놓지는 않는다.


“부서진 검자루만으로도 이 정도다. 내가 너에 대해 잘 안다는건 ‘이런 문제란 말이다’.”


“.........인...간.........!!”


“내가 Proof Of Messiah를 주워와 네 전신을 불태우는 순간 끝이다. 너는 다시 회복하기 전에 관으로 들어가 영원한 악몽 속에서 살겠지. .........마물의 왕을 따르겠다는 생각은 버려.”


“.........그 존재만이···!!!! 그 존재만이......! 유일...나에게 안식을...선사해줄 존재다.........!!”


“소멸?! 꼭 그렇게만 생각하나! 오히려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늘어날 거란 생각은 안들어?! 너보다 강한 자들이 나타나 너를 구속하고 더욱 영원히 고통받게 만들지 모른다는 생각은 왜 안하는거지!”


“.........시끄럽다......!!!!”


철럭.

스화아아악!!!!



나는 결국 그와 대화하는 것을 포기하고 뒤로 멀찍이 도약해야했다. 그가 오른손에 쥔 녹슨 장검이 나의 허리를 양단하려 들었기 때문에.

내가 도약하여 다다른 곳은 마검 ‘Proof Of Messiah’가 떨어져있는 바닥. 허리를 숙여 그것을 주워든 나는 다시 나이트 오브 던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변이종으로서의 힘을...가지고 있지 않기에 설득의 여지가 있을 줄 알았건만.”


“..................나는...내 힘 밖에...의지하지 않기...때문일 뿐......”


“.........그래.”


파앗---!!!!!


나도 이 이상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짧은 대답만을 남기고 Proof Of Messiah와 함께 전력을 다해 쇄도한다. 나이트 오브 던이 겨우 스턴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지면을 딛고 다시 섰을 때 마검에서 정화의 불꽃이 터져나와 언데드를 덮쳐버린다.


차아앙!!!!


--화르륵!!!!

스화아아아----!!!!!!


불사의 왕은 결국 불꽃에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망토와 함께 절단나버린 갈비뼈 안으로 불꽃이 새어들어가 전신이 불타오르는 장면. 그 일격에 나이트 오브 던은 짙게 뿌리던 안광이 꺼져버리고 이내 평범한 뼈다귀들의 집합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내렸다.


촤하악-!!

푸화아아---!


그렇다고 내가 상처 하나 없이 무사한 것은 아니다. 나이트 오브 던이라는 언데드 왕의 공략법을 철저하게 알았기에 압도할 수는 있었지만 기본적인 스펙은 크게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반쪽짜리 검자루로 상대를 정면에서 경직시킬 수 있었던 것은 녀석이 어지간히도 방심했던 순간이었기에 이루어낼 수 있었던 기적일 뿐. 사력을 다해 검을 휘두르는 놈에게 정면에서 치명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큰 부상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격력 하나만큼은 진짜 괴물이라니까......!”


놈의 검에 찢겨진 어깻죽지에선 다량의 피가 철철 흘러나오고 있었다. Hp를 확인해보아도 완전 빈사상태. 죽지는 않겠지만 자칫하면 내가 당했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타다다다다......!


“자영아---!!!?”


“세, 세상에......!! 자영아-!!”


“해, 행님!!? 괜찮으십니까--!!”


때마침 돌아오는 일행들은 내 몰골을 확인하고 기겁하여 다가왔다. 유소연은 곧바로 치유 마법부터 준비하려 했지만 나의 손이 그것을 거부. 곧 내 손가락이 가리키는 아래를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버틸만하니까 우선 이것부터 관에 처넣자고~”


“으, 응···!!”


정화의 불꽃이 보통 치명적인게 아니기에 부활까진 수 십초 걸리겠지만 만일 다시 살아난다면 아주 큰 일이다.

이 꼴로 녀석을 다시 이기라니 당연히 무리지 않겠는가.


우리는 그렇게 바닥에 흩뿌려진 뼈다귀를 하나 남김 없이 싸그리 챙겨 아툴이 먼저 부숴낸 벽 안쪽으로 들어가 하나의 관에 처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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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신대륙 마도연합 (2) 19.03.09 50 0 12쪽
51 신대륙 마도연합 19.03.08 50 0 12쪽
50 존속 전쟁 (4) 19.03.07 45 0 19쪽
49 존속 전쟁 (3) 18.05.31 83 0 15쪽
48 존속 전쟁 (2) 18.05.29 79 0 15쪽
47 존속 전쟁 18.02.26 145 0 8쪽
46 급변 18.01.09 147 0 16쪽
45 마물의 왕, 세상에 도래하는 어둠 17.12.28 132 0 12쪽
44 괴팍한 용의 둥지에서 17.12.16 143 0 16쪽
43 고요한 분노 17.12.06 149 0 18쪽
42 위대한 왕의 죽음 17.12.04 153 0 12쪽
41 구원자 가라사대 모두 뒤지라 17.11.28 141 0 13쪽
» 나이트 오브 던 (3) 17.11.21 148 0 13쪽
39 나이트 오브 던 (2) 17.11.20 165 0 14쪽
38 나이트 오브 던 (1) 17.11.16 158 1 12쪽
37 드워프 왕의 진노 17.11.05 159 1 19쪽
36 신 마도연합 (2) 17.11.04 164 2 18쪽
35 [외전] 이 남자는 고자가 아닙니다. 17.11.02 181 2 26쪽
34 신 마도연합 (1) 17.11.01 168 1 22쪽
33 말리온 (2) 17.10.31 182 1 16쪽
32 말리온 (1) 17.10.30 169 1 16쪽
31 변이 언데드 17.10.29 176 1 16쪽
30 인간과 엘프의 시간 (2) 17.10.28 152 1 18쪽
29 인간과 엘프의 시간 (1) 17.10.28 177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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