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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16,895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3.18 00:23
조회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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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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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0. 벽을 넘으세요 용사님 - 1

DUMMY

1.






알렉시오스 시장의 말에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대방패를 들고 문을 돌파할 준비를 하던 경비병도, 수백년간 수련으로 평범한 인간은 도달하기 힘든 초월의 경지에 오른 이종족 무인들도, 신께서 말하신 사랑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한 광신으로 무장한 사제들 또한 아니었다.




속세의 마법사들과는 다르게 평생을 연구에만 바쳐오며 학문에 인생을 바친 니케아의 마법사들이 도시의 적들에게 진정한 마법사들의 전투를 알려주기 위해 선두에 나섰다.




적당한 마법이나 익힌 뒤 권력자들의 발밑에 붙어 거들먹거리며 살아온 기지 내의 자칭 '전투'마법사들과는 다르게 신비를 탐구하는데 있어 진심이었던 마탑의 마법사들은 격이 달랐다.




마탑의 시대, 세상을 지배하며 별들을 움직이며 찬란했던 문명을 이룩했던 위대한 고대의 선조들, 끝없는 연구 끝에 니케아 마탑의 마법사들은 그들의 기술을 일부 나마 복원하는데 성공했으니 그들의 손안에서 피어오르는 주문들이야 말로 진정으로 물리법칙을 초월한 기적이라 불러도 아깝지 않은 축복이었다.




쿠르릉!




"맙소사!! 도망쳐, 성벽이 무너진다!!!"




도시 내에서 손꼽히는 마탑의 주인들이 나서 주문을 외우자 해군기지의 성벽은 단단히 대비하던 왕국군의 방비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마법사들, 월급은 더럽게 많이 쳐먹으면서, 마법사들은 뭘 하고있는거야!"




장교들의 분노에 찬 외침에도 왕국군 마법사들과 주술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애초에 상대방이 무슨 수를 쓴건지조차 파악이 안되는데 그들이 어떻게 대처를 하겠는가.




무식하게 물리적인 충격을 가해 성벽을 타격하는게 아닌, 성벽 윗부분의 질량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자연스럽게 성벽의 붕괴를 유도하자, 지진 마법을 막기 위해 대비하던 왕국군 마법사들도, 성벽으로 날아올 마법들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준비하던 주술사들도 자신들은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고위 주술 앞에 기지의 외벽이 붕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지켜주던 든든한 성벽이 굉음과 함께 먼지와 붕괴된 잔해만 남기고 사라지면서 왕국군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졌으나, 인생을 학문에 바친 자들의 힘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니케아시의 마법사들을 대표하는 동시에, 도시 안 마법사들 중 최고라 불리는 파르켈스. 그의 공간 마법이 혼란에 빠진 왕국군에게 최후의 일격을 선사했다.




파르켈스의 말에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라미엘이 이끄는 사십명의 결사대의 몸이 푸른 빛에 감싸였고, 푸른 빛이 꺼졌을때 그들은 해군 기지 내 포로들의 앞에서 눈을 떴다.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




금방이라도 기지 내로 진입하려는 적들을 막기위해 잡아온 이종족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이려던 조직의 끄나풀들은 시야를 가리는 푸른 불빛과 함께 나타난 라미엘과 결사대에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적이 보인 빈틈을 놓칠 정도로 라미엘은 미숙하지 않았다.




"비겁한 새끼들, 다 쓸어버려!!"




여이은 전투에서 얻은 상처가 아직 다 낫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그는 승천의 경지로 가는 길 위에 놓인 초월자였다. 어줍잖은 인간 검객들 따위는 그에게 있어 잡졸이나 다름없었다.




"놈들은 소수다! 침착하게 포위해 제압해!"




안쪽에서 일어난 소동에 급하게 달려온 왕국군의 장교가 동요하는 병사들과 조직의 암살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소리쳤으나, 거칠게 날뛰며 적들을 학살하는 결사대를 막을 수 없었다.




적진으로 투입될 걸 대비해 고르고 고른 정예들인 결사대를 막기엔 평범한 인간인 왕국군은 물론, 조직의 강화 시술을 받은 요원들 조차 그들을 막아내기엔 부족했다.




거기다 적들에 의해 노예 취급을 받고있는 동족들의 모습에 머리 끝까지 열이 받은 이종족 전사들이 날뛰기 시작하니 그 기세가 흡사 하늘조차 찌를듯 했다.




결사대를 포위하기는 커녕 기세에 짓눌려 후퇴를 거듭하는 왕국군에게는 불행하게도 전열의 상황 역시 좋지 않았다.




왕국군의 방어 전술에 뼈대가 되어줄 성벽이 붕괴되자 그들은 제대로 된 수비조차 하지 못하고 곧바로 입구를 내어주었고, 그 이후로도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하지 못한 채 후퇴하기 급급했다.




"자랑스러운 해병들이 이게 무슨 추태인가! 전군, 위치를 사수해라! 왕실을 지키는 검으로서 목숨을 걸고 이곳을 지켜라!"




패색이 짙은 전황에 분노한 이피로스 장군이 필사적으로 외쳤으나 너무나 무책임한 말이었다. 숫적으로도 불리한데다, 명분 역시 상대에게 있는 상황. 심지어 아군의 마법사들은 상대에게 완전히 밀려 마법사들의 지원조차 없는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버티라는 건가?




'젠장, 조금만 버티면 지원이 오거늘,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본국의 병력이 올 때까지 왕국과의 전쟁 위협으로 협박하고, 그것도 안되면 성벽을 끼고 버티려던 장군의 계획은 알렉시오스 시장의 단호한 의지와 더불어 압도적인 전력의 차이에 의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해가 뜨기도 전, 왕실 해군 기지에 걸린 니페온 왕실의 깃발이 내려가고, 니케아의 깃발이 새롭게 올라갔다.






2.






레타의 뒤를 따라 달리는 표르트와 예린 일행은 말 없이 사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파프날의 권능으로 만들어진 얼음벽이 바다를 가르며 만들어낸 길의 풍경은 감탄이 나올만큼 아름다웠으나 일행의 그 누구도 그 모습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의 안전을 위해 파프날이 홀로 남아 적들을 막아선 상황, 한가롭게 풍경이나 구경할 멍청이는 일행에 존재하지 않았다.




'파프날님이 내뿜는 힘이...'




처음 지상에 강림한 개천의 빛이 내뿜는 기세는 멀리 떨어져 있던 레타의 피부를 저리게 할 정도로 강렬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개천이 내뿜는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었다.




단순히 그녀가 그로부터 멀어져서 라고 하기엔 개천이 내뿜는 힘 자체가 줄어든 것이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레타님, 아직 멀었나요?"




예린 역시 그를 느꼈는지, 초조한 마음으로 레타에게 질문했다.




"거의 다 왔습니다."




피부를 저리는 감각이 남아 있는걸 보면 아직 파프날님이 쓰러지진 않은 것 같으나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아 보였다.




"조금만 더 빨리 달리겠습니다."




홀로 버틸 그를 돕기 위해 더욱 속도를 낸 일행은 마침내 사원 앞까지 도착 할 수 있었으나, 때아닌 불청객이 그들의 앞을 막고 있었다.




"지옥바퀴? 저 놈들이 왜 하필 이때!"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수많은 검은 덩어리들이 사원을 감싸고 있는 모습에 레타가 경악했다.




"..죽이면 되겠습니까?"




당혹스러운 표정의 레타를 바라보던 표르트가 조용히 검을 뽑으며 앞으로 나섰으나 레타가 그를 막아섰다.




"저 놈들은 물리적인 힘으로는 죽일 수 없어요.."




망자가 내뿜는 사기를 먹고 자라나는 지옥의 벌레들. 사기를 내뿜는걸 제외하면 산자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나, 문제는 놈들을 제거하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오러가 담긴 검도, 마법사들의 주문과 마법도, 심지어는 저희들이 사용하는 여신의 힘 조차도 저 놈들에게 유의미한 타격을 주지 못했어요. 그나마 차원의 여신의 사제들이 사용하는 힘이 놈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었지만.."




한시가 급박한 이 상황에서 차원의 여신을 섬기는 사제를 찾아오는 건 불가능 했다. 놈들 역시 생명체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움직이겠으나, 문제는 놈들이 움직이려면 며칠은 걸릴터.




답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레타가 필사적으로 고민하던 찰나, 예린이 입을 열었다.




"제가, 아니 제 소환수가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






시야를 가득채운 암녹색 빛과 붉은 눈동자들에 파프날은 시야를 확인하는 걸 포기했다.




자신을 향한 적의와 거짓으로 가득찬 자신의 감각. 이 두가지만으로 버텨오고 있으나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전투가 길어질수록 클론에 깃든 암령들은 자신의 몸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익히며 더 교묘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나를 공격하는데다가, 점점 나를 압박해오는 저주는 더욱 더 진득하게 내 귓가에 파고들고 있었다.




내게 입은 상처들을 몸에 깃든 재생의 힘으로 모두 치료하고 있는 놈들과는 다르게 내 몸에는 상처만 없을 뿐, 무리한 전투로 누적된 피로로 인해 이미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분명 나를 공격하는 적은 단 열 한명 뿐일텐데, 감각에 울리는 경고에는 스무명도 넘는 적의 저주가 내 팔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절반 이상이 거짓일게 분명한 공격이었으나, 내게 그것을 판별해 낼 방법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이를 악물고 사방에서 빈틈을 노리고 덥쳐오는 저주를 막아낼 뿐.




신조차 베어낸 개천이 만들어낸 방어벽과 저주 따위로는 부실 수 없는 마누엘의 검날로 간신히 막아낼 수 있었으나 흔들리는 정신은 점점 금이 가고 있었다.




암녹색 빛에 맞서 밝게 빛나던 개천 역시 흔들리는 집중력에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




상당한 정신력을 잡아먹고 있는 권능을 거두고 눈앞의 적들을 상대하느냐, 언제 될지 모르는 레타가 제사를 지내는걸 끝까지 기다리느냐.




두 가지의 선택의 기로가 나를 가로막았다.


작가의말

마법에 진심인 친구들은 강했습니다.


슬슬 표지를 바꿀 시간이 오고있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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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20. 벽을 넘으세요 용사님 - 3 22.03.20 72 3 9쪽
63 20. 벽을 넘으세요 용사님 - 2 22.03.19 68 3 8쪽
» 20. 벽을 넘으세요 용사님 - 1 22.03.18 70 3 10쪽
61 19. 용사님의 과거 - 5 22.03.17 69 3 10쪽
60 19. 용사님의 과거 - 4 22.03.16 70 3 7쪽
59 19. 용사님의 과거 - 3 +2 22.03.14 75 2 4쪽
58 19. 용사님의 과거 - 2 22.03.14 77 2 10쪽
57 19. 용사님의 과거 - 1 22.03.13 77 2 9쪽
56 18. 선 넘네 - 3 22.03.12 72 2 8쪽
55 18. 선 넘네 - 2 22.03.10 77 2 10쪽
54 18. 선 넘네 - 1 22.03.08 81 2 9쪽
53 17. d day - 4 22.03.07 77 2 9쪽
52 17 d day - 3 22.03.06 79 2 10쪽
51 17. d day - 2 22.03.06 95 3 10쪽
50 17. d day - 1 22.03.05 87 4 9쪽
49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4 22.03.03 85 5 10쪽
48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3 22.03.02 84 3 10쪽
47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2 22.03.01 97 3 11쪽
46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1 +2 22.02.28 101 4 10쪽
45 2.27 연재 지연 안내.. 22.02.27 92 2 1쪽
44 15. 묵직하고도 서늘한 이 감각 - 3 22.02.27 97 5 9쪽
43 15. 묵직하고도 서늘한 이 감각 - 2 +2 22.02.25 100 5 10쪽
42 15. 묵직하고도 서늘한 이 감각 - 1 22.02.24 97 4 9쪽
41 14.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용사님 - 2 22.02.23 96 5 10쪽
40 14.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용사님 - 1 22.02.22 106 4 10쪽
39 13. 억울합니다 용사님 - 4 22.02.21 102 5 11쪽
38 13. 억울합니다 용사님 - 3 +2 22.02.19 118 5 10쪽
37 13. 억울합니다 용사님 - 2 22.02.18 103 5 11쪽
36 13. 억울합니다 용사님 - 1 +2 22.02.17 115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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