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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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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3.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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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7 d day - 3

DUMMY

1.








옛 니케아에 존재했던 3대 사업 중 하나인 마약, 그 중에서도 엘프들의 신체로 만든 환각제, 밤의 노래는 그 가격대비 환상적인 효과와 부작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길거리 노숙자부터 시작해서 지체높은 귀족나으리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대중적인 마약이었다.




엘프의 신체부위 중 재생이 가능한 부위들을 절개한 후 회복마법을 통해 끝없이 재생시킴으로써 생산해낸 그 역겨운 물건의 잔향을 또다시 볼 줄이야.




워낙 유명세를 떨친 마약이었던 만큼 대륙 곳곳으로 퍼져나갔으니, 대심판 이후로도 그 명맥이 끊기지 않았을터.




화수분이나 다름없는 밤의 노래를 새롭게 등장한 지하조직들이 건드리지 않았을리가 없었다.




그렇다해도 벌써 말단 병사들에게 까지 퍼졌을 줄이야. 놈들의 창고에서 찾아낸 문서를 생각해 본다면 군 수뇌부의 상태는 저것보다도 더 심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치군은 몰라도 왕실 직속 해군들은 이미 적들에게 넘어갔다고 봐야했다.




"요한. 다음 방문은 마탑이지?"




"네. 이 도시에서 가장 큰 마탑이자, 니케아 마법사 협회의 회장이신 파르켈스님의 마탑에 방문할 예정이에요."




밤의 노래는 그 제작 방식 특성상 반드시 일정 수준이상의 마법사 또는 주술사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과연 이 도시의 마법사들은 어디까지, 얼마나 많은 수가 선을 넘었을지 직접 알아보러 갈 시간이 찾아왔다.








2.






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마법사들의 거리에는 수십개의 탑들이 우후죽순 세워져있었는데, 파르켈스라는 마법사의 탑은 그 거리의 가장 앞에 놓인 탑이었다.




"탑이라길래 성에 있는 그런 탑을 생각했는데, 그냥 좀 폐쇄적인 큰 건물이네요."




"마법을 연구하고, 생활하기 위한 장소니까. 과거와 같이 마법학파들이 있는것도 아니니 굳이 그런 거대한 탑을 짓고 살필요가 없지."




요한의 안내에 따라 건물에 들어가자 파르켈스의 제자라는 사내가 우리를 그의 작업실 안으로 안내해 주었다.




어린시절 마녀사냥을 피해 니케아에 도착해, 신전에서 레타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는 마법사 파르켈스는 내 예상보다 더 뛰어난 사내였다.




"맙소사!! 사물체에 이정도로 강력한 주문을 귀속시킬 수 있다니..제가 한번 이 검을 살펴봐도 괜찮겠습니까?"




어머님이 걸어주신 권능을 비롯해 수많은 강력한 주문들이 걸려있으나 이 모든 주문들은 위장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마법사들 조차 이 검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고, 지난 며칠간 도시를 거닐며 스쳐지나갔던 마법사들과 주술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파르켈스라는 꾀죄죄한 인상의 마법사는 그에 휘둘리지 않고 검을 보자마자 그 진가를 알아차렸다.




"그, 파르켈스님..레타님의 손님이신데 일단 인사부터 하시는게.."




"하지만 요한! 저 검에 깃든 주문들의 진가를 안다면 너도 나를 이해할 수 밖에 없을거란다! 그만큼 대단한 물건이야!"




"스승님.."




다만 위대한 마법사들이 다들 그렇듯 그 역시도 마법에 미쳐있는지 그는 나를 보자마자 인사도 하지 않고 칼에 집착했다.




부끄러운 스승의 모습에 그의 제자가 거듭 우리에게 사과했으나 그의 뜨거운 눈빛은 마누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하.. 죄송해요. 파프날님. 제가 대신 소개해 드릴게요. 이쪽은 마법사 파르켈스. 니케아 마법사 협회의 회장으로서 도시 내 마법사들이 사고치지 않게 관리하고, 마법사들의 대표로서 시의회에 참석하고 계세요. 그리고 이쪽은 파프날, 레타님의 손님이세요. 이번에 저희 도시에 여행 차 오셨다고 하네요."




"와...파프날님? 그 검 한번 만, 딱 한 번만 살펴봐도 괜찮겠습니까."




"..그러십쇼."




내가 건넨 마누엘을 조심스럽게 받아간 그는 곧바로 작업실에 놓인 장치들을 통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기이한 모습을 떨떠름하게 바라보던 예린이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원래 마법사분들은 다 저렇게 좀 연구에 미쳐,아니 열정적이신가요?"




"그런 사람만이 지고의 경지에 도달 할 수 있으니까. 마법사로서는 좋은 자세라고 할 수 있지."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마누엘이 좀 살펴본다고 망가질 검도 아니고, 그가 설령 작정하고 해꼬지할려고 한들 통할리도 없었다. 신이 축복했으며 승천자들의 피를 머금으며 단련된 검은 이미 이 세상의 범주를 벗어나고있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장비도 있겠다, 예린과 표르트를 좀 봐주면 되겠지.




"파르켈스씨? 이곳의 시설을 좀 사용해도 괜찮겠습니까?"




"예,예, 물론입니다."




이미 마누엘에 새겨진 주문들에 눈이 돌아갔는지 그는 대충 내 물음을 승락했다.




어차피 오래걸리지도 않고, 특별히 위험한 시술을 할 것도 아니었으니 나 역시도 주저없이 연구실의 장비를 사용했다. 어차피 반응장치랑 누울 장소만 있으면 됐으니까.




"표르트 이쪽으로 와봐."




"그, 정말로 괜찮은거 맞습니까?"




고대종들의 신비가 남아있는데다 드라큘의 악명이 널리 퍼져있는 북부 태생이라 그런지 그는 마법에 대한 생리적인 두려움을 드러냈으나, 내 단호한 손짓에 결국 순순히 끌려올 수 밖에 없었다.




"가문에서 이미 신체 개선과 성장 촉진은 받았었지?"




"예. 제가 12살때 가문의 주술사 분들이 성장기가 오기전에 해야한다면서.."




그의 몸이 딱 적당한 수준의 신체 강화가 새겨져있다는건 이미 확인한 바 있었다.




"그거랑 비슷한 거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그냥 여기 누운 다음에 내가 건네준 막대기를 잡고 잠깐 동안만 눈을 감고 있으면 돼. 이 시술을 통과하면 네 몸은 더 높은 경지까지 올라갈 수 있을거야."




"정말입니까? 제 기억에는 신체를 강화시킨다고 주술을 걸었을때는 특수한 액체가 담긴 욕조 속에서 삼 일 밤낮을 보냈던걸로 기억하는데요..그런데 이런 간단한 장치만으로 그게 가능하다는 겁니까?"




"그때는 네 육체를 다시 재종하느라 오래 걸렸던거고, 이번에는 정신에 간섭하는 거니까 금방 끝날거야. 조금 아플수는 있지만 강해지기 위해서 그정도는 참을 수 있겠지?"




내 설명에 그는 납득했는지 얌전히 자리에 누웠고, 그와 대화하는 동안 필요한 조치를 끝낸 반응장치를 그의 손에 쥐어준 후 머리에 주술을 걸었다.




"좀 많이 아플수 있긴한데 참아야 된다?"




내 말과 동시에 그의 눈꺼풀이 천천히 잠에 빠져들듣 닫혔다.




사생아라 한들 공작의 아들이었던 만큼 그의 몸에 걸려있는 신체 강화는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었고, 표르트가 지금까지 해온 수련 덕분에 그의 몸은 이미 충분했기에 그의 몸에 무언가를 더 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 그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건 정신의 각성이었다. 일반적인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기 위한 경험이 그에게는 필요했다.




본래는 극한의 상황이나, 초월적인 존재들과의 사투 끝에 정신에 자극을 받은 극히 일부의 인간들만이 깨우치는 단계였으나, 내 주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그 경험을 체험시킴으로써 그의 닫혀있는 정신을 개안시켜줄 수 있을것이다.




다만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경지에 도전하는 것인 만큼 표르트의 정신이 버티지 못한다면 위험 할 수도 있겠으나, 극한까지 혹사시켜 만들어낸 그의 강인한 몸에 담겨있는 그의 성장에 대한 집념을 나는 믿고있었다.




정 위험하다 싶으면 내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줘야겠으나, 이 시술만 잘 넘겨낸다면 그의 성장을 막고있는 높은 벽을 넘어 승청자의 경지를 넘보는것도 멀지 않겠지.




곤히 잠든것 같은 표르트를 예린이 손가락으로 콕콕 건드렸다.




"표르트는 괜찮겠죠?"




"아집과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있는 독한님이니까 걱정할거 없어. 그리고 지금 남 걱정 할 때가 아닐텐데?"




일단 표르트는 처리했고, 이제 남은건 예린인가.




"저도 설마 그 신체강화인지 뭔지를 해야되나요..?"




"아니, 여신의 순례자에게 감히 손을 댈 수는 없지."




이미 그녀의 몸과 정신은 여신의 축복을 통해 강화되어 있었다. 지금 그녀의 몸에 필요한건 강화술이 아닌 약물이었다.




"파르켈스, 여기 올르드 뿌리랑 노운 좀 있습니까?"




"아, 윤활유를 만들려고 그러십니까? 그거라면 이미 만들어 놓은게 있으니 그걸 쓰시면 될겁니다. 얘야. 손님께 저장고에서 윤활유좀 넉넉하게 갖다드리렴."




그는 마누엘의 외부에 걸려있는 주문들을 다 복사했는지 아까보다는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표면에 걸려있는 주문은 겉치레에 불과했으나 그 이상은 확인할 기술도 없고,목숨이 아깝다면 해서도 안된다는걸 알고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 겉치레 조차 지상의 마법사들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만큼 그의 얼굴은 새로운 장난감을 찾은 아이처럼 싱글벙글하고있었다.




"올르드 뿌리가 적지 않게 비쌀 텐데요. 얼마 정도 드리면.."




"하하,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레타 누님의 손님에게 돈을 받을 수는 없죠. 거기다 이렇게 놀라운 선물도 안겨주셨는데 오히려 그것 밖에 드리지 못해서 제가 죄송하군요."




"레타 대사제와 친하신 모양입니다."




"부모를 잃고 간신히 니케아시에 도착한 천애 고아를 받아주신 유일한 분이었으니까요. 그분이 없었다면 시궁창 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겁니다."




니케아의 모든 마법사들의 대리인을 맡고 있으며, 레타가 직접 믿어도 된다고 공인한 자. 그는 과연 어느 편일까.


작가의말

최근 몇화를 다시 읽어봤는데 요한이 파프날의 정체에 대해서 모른다는거에 대해 설명이 명확하게 되지 않았더군요.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당부분은 수정했습니다.


벌써 니케아 에피소드도 10화가 지났는데 전개가 제 예상보다 약간 느린것 같습니다. 3월 말부터는 아무래도 주 10화 연재를 해야 될것같네요..ㅠ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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