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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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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91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2.2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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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1

DUMMY

1.








레타를 향해 쏟아지던 내 싸늘한 눈빛은 그녀의 해명아닌 해명이 한참동안 이어진 후에야 거두어졌다.




"그래서, 기존의 니케아의 폐허의 외각에 암령들을 밀어넣은 후 공간째로 봉인을 하고, 그 일대를 바다 속에 집어 넣었다는거지? 1년에 한번씩 봉인의 관리와 희생된 영혼들의 성불을 기원하기 위해 수몰된 지역을 다시 끌어올리는게 바로 진혼제인거고?"




"그렇죠! 저희가 미친놈들도 아니고 '언젠간 다들 자연으로 돌아가겠지' 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어디 안보이는곳에 치워놓았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중 절반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저희 조상님들이라고요."




설마 그랬겠냐며 그녀는 손사래를 쳤으나, 인간들의 무책임한 행보를 워낙 오랫동안 목격해온 나로서는 의구심이들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매년간 저희 신전에서 조사한 암령분들의 수는 꾸준히 줄어들어왔고, 그 결과 작년에 조사한 암령분들의 경우엔 워낙 죄악이 크셔서 아직까지도 현세에 묶여계신 몇십 명이랑 인간들에 대한 화가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으신 이종족 조상님 몇분을 제외하면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신걸로 파악됐습니다. 아! 저기 보이네요."




그녀를 따라 걸음을 옮긴지 어느덧 1시간이 지났을 무렵, 일행의 시야를 가린 울창한 숲들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재건된 대양 무역의 중심지, 니케아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마르하해와 맞닿는 만을 중심으로 초승달 형태로 만들어진 도시는 과연 대륙에서 가장 많은 물류가 드나드는 도시답게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도시 가운데 위치한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여섯 갈래로 뻗어나가는 도로를 기반으로 하여 도시는 설계되었는데 도시 남쪽 부두 바로 옆 서쪽과 동쪽 그리고 도시 외각에는 평민지구가 위치해 있었고, 광장에 위치한 시청을 비롯한 주요 건물들을 뒤로 도시의 북쪽으로 갈수록 점차 고급 주택들이 위치해 있었다.




내 기억 속 니케아는 도시가 커짐에 따라 점차 늘어난 수많은 건물들이 중구난방으로 끝도없이 건설되어 슬럼가와 도심이 제대로 구분이 안되던, 대륙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동시에 시궁창같은 면모를 가진 도시였는데 이렇게 변화하다니.




도시 외곽으로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슬럼가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계획도시 특유의 통일감과 대칭성을 자랑하는 도시의 전경은 레타와 과거의 개척자들이 처음 이 도시를 재건할때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는지 시각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예전 니케아에는 중앙 광장 남쪽에도 지대가 있었던것 같은데. 그 곳이 암령들을 모아 매몰시켰다는 그 곳인가?"




"네. 원래 가장 큰 선착장이 있던 곳이었는데 주술의 힘을 발휘하기 가장 좋은 곳이 그곳이어서 어쩔 수 없이 바닷속으로 집어넣을 수 밖에 없었죠."




그녀의 말대로 진혼제라는 제사가 단순한 제사가 아니라 니케아만의 고유한 축제로 여겨지는지 꾸며진 건물들을 통해 도시 외곽에서 부터 행사 분위기가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레타님! 축제준비는 어떤가요?"




"하하, 칼슨씨. 저도 반갑네요. 축제야 뭐 이번해에도 문제 없습니다."




과연 300년이 넘도록 도시에서 살아온, 니케아의 살아있는 명물답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알아보고 인사해 왔고, 그녀 역시 그 많은 주민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인사해왔다.




"이 도시에서 여신의 신전은 인기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 다들 자네에게 친근하게 인사하는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도 많이 줄어든 편이고, 신생아들의 축복 때문에라도 한번쯤은 신전에 들리니까요. 거기다 저는 워낙 이곳에서 오래살아서. 하하."




"그나저나 도시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들떠있는데. 규모를 보니 상당히 큰 제사인것 같은데, 이걸 전부 신전에서 관리하는 건가?"




"저희와 도시 행정부에서 같이 주관하고있습니다. 원래는 저희 신전에서 단독으로 맡고 있었는데, 나날이 도시가 커지면서 제사의 규모도 커지고, 그 성격도 많이 바뀐 탓에 이제는 행정부측과 협력하지 않으면 개최가 어려운 수준까지 와서요."




"그런데 자네가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되는건가? 밑에 사제들이 있다고는 해도 최고결정자이자 가장 많은 진혼제를 겪어본게 대사제인 레타, 자네 아닌가?"




내 말에 레타가 울상이 되어 중얼거렸다.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다른 사제들에게 엄청 시달렸답니다. 후, 지금 현장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갈굼당할지.."




"그래? 이거 미안하게 되었군. 그럼 어서 빨리 진혼제 준비 현장으로 가보지."




"어치피 미리 다 알려주고 왔는데 굳이 제가 없어도 문제 없지 않을까요..거기다 예린양이나 표르트군도 도시 구경을 기대하고 있는것 같은.."




어떻게든 현장으로 돌아가보지 않으려는 그녀의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저는 괜찮아요. 어차피 여신님께서 주신 신명을 다 이루고 나서도 시간은 충분하니까요. 다른 사제분들이 급하게 레타 언니를 찾고있는데 언니를 잡고있을 수는 없죠."




"...저도 괜찮습니다."




"아니, 이미 현장에 다른 대사제도 있고, 진혼제를 수십번 겪어본 고위사제들도 있는데.."




레타의 힘없는 대꾸에도 예린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에 반에 의외로 표르트는 은근히 도시 구경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실망한 표정을 숨기고있었다.




"대사제나 고위사제들이 있다고는 해도, 이미 진혼제를 수백번 이상 치루어본 자네가 있는것만 하겠나. 그들 입장에서는 자네가 가만히 서있는것 만으로도 믿음직스럽겠지. 게다가 도시의 안내라면 다른 사제들을 시켜도 될 문제아닌가?"




보아하니 수백년동안 같은 짓거리를 반복하니 이제는 질리는것 같은데 어림도 없지. 레타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녀의 밑에 있을 수많은 사제들을 위해서라도 그녀가 고생할 수 밖에 없었다.




나와 예린이 보내는 시선에 끝내 굴복한 레타는 우리를 이끌고 곧바로 중앙광장을 거쳐 한창 진혼제를 준비하느라 바쁜 사제들로 가득한 도시 남쪽 해변으로 갔다.




"저기, 레타님이시다!"




임시 천막까지 설치한 채 한창 바쁘게 진혼제를 준비하기위해 해변 곳곳에 주술과 술식을 그리고 기도를 통해 축성을 진행하던 수많은 사제들이 멀리서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다가왔다.




"레타님! 오전이 지나기전에 오신다면서요! 벌써 2시입니다, 2시!"




"레타님 분명 행사중 안전과 관련해서 행정부쪽과 얘기 하셨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수십명이 넘는 사제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압박을 가해오자 수백년을 지켜온 니케아 신전의 살아있는 전설, 대사제 레타라고 한들 방법이 없었다.




"얘들아, 늦어서 미안한데 한명씩 한명씩 말하면 안될까.."




그녀의 말에도 사제들의 열기는 진정되지 않았다. 과연 수백년간 대사제로서 지내온 만큼 이 도시 내에서의 인기도 인기였으나, 사제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내 상상을 초월했다. 지금은 그 초월적인 인기가 그녀를 괴롭히고있긴 했지만.




다행히도 이 촌극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제들을 가르고 한 노사제가 나타나자 혼란스럽던 좌중이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다들 이렇게 모여서 수다나 떨 시간이 있는걸 보니 일은 다 끝내었나 보구나? 내가 직접 확인해 봐도 되겠지?"




차가운 인상의 노사제의 말에 레타의 주위에 모여있던 수많은 인파들이 썰물처럼 파져나갔다.




"하하.리니아. 조금 늦었지.."




레타를 보며 한숨을 쉰 리니아라는 노사제가 몰려들었던 인파로 인해 구겨진 레타의 옷을 정리해주며 말했다.




"제가 레타님과 같이 한지 어느덧 50년이 넘어갑니다. 그정도야 당연히 예상했죠."




"그럼 화 않난.."




"그래도, 다른 어린 사제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수많은 어린 사제들이 레타님을 동경하고있습니다. 저도 이제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제가 죽기 전 까지만이라도 체통을 지켜주시길."




리니아라는 노사제의 말투는 엄격했으나 레타의 옷을 정리해주는 손길에서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알겔어.알겠어. 내가 미안해 리니아."




"항상 말은 잘하셨죠..뒤에 계신분들이 레타님이 말하신..?"




"응, 여신께서 보내신 순례자인 예린양이랑, 예린양을 지켜주기 위해 내려오신 여신님의 아드님이자 유폐된 영웅, 파프날님이셔."




"여신님의 미천한 종이 존귀한 분들을 뵙습니다. 니케아 신전의 대사제로서 여신님을 모시고있는 리니아라고 합니다."




"아, 예린이라고 합니다."




"파프날이다. 어차피 예린이 받은 신명만 처리하면 돌아갈테니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안그래도 바쁜것 같은데 어머님의 사제들을 무리하게 부려먹을 수야 없지."




"그런 말씀 마시길. 여신님의 아드님인 파프날님을 모실 수 있다는것 자체가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영광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도시 안을 안내해줄 사제 한명만 붙여줘. 신명을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그렇고, 이 두명이 도시 안을 구경하는걸 많이 기대하고 있었던것 같거든."




내 말에 예린이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반박했지만 내 눈은 놓치지 않았다. 도시의 전경을 바라볼때 반짝거리던 예린의 두 눈을.




내가 기억하기로 그녀가 바다를 보는게 이번이 처음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접하는 거대한 항구도시에 관심이 없을수가 없지.




"그거야 문제없습니다. 지금바로 도시에 익숙한 사제 한명을 붙여드리죠. 그런데 뒤에 다른 한분은?"




리니아가 조용히 서있는 표르트에 대해 묻자 내가 대답을 가로챘다.




"짐들어줄 사람이 부족해서 내가 구한 짐꾼이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작가의말

때아닌 pcr 검사 때문에 업로가 약간 지연되었네요.


그래도 연재는 멈추질 않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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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2 22.03.01 97 3 11쪽
»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1 +2 22.02.28 101 4 10쪽
45 2.27 연재 지연 안내.. 22.02.27 92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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