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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16,899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3.02 23:50
조회
84
추천
3
글자
10쪽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3

DUMMY

1.








나름대로 숨기기 위해 노력한것 같지만 나를 속일 수는없었다. 내 감각을 울려오는 이 익숙한 마나의 파동.




도시경비대와 마탑의 마법사들 그리고 도시를 지키는 수호결계는 잡아내지 못한모양이었으나, 승천자급의 실력자들을 속이기에는 위장 자체가 너무 교과서적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천상의 커리큘럼애 문제가 있는게 분명했다.




지금 도시 내부에서 내 신경을 거스르는 집정관후보생도 그렇고, 과거 내가 현역이던 시절 만났던 초대 후보생들도 그렇고 다들 수준이 너무 낮은거 아닌가? 교관들한테 도대체 뭘 배운건지, 가르치기는 하는건지 저 꼴을 보면 의문이 들었다.




우리 멍청한 후배님이 펼친 있느니 못한 추적방지주술을 그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은밀히 파훼하자 그의 위치를 찾는건 금방이었다.




그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기척감지마법을 두르고 탐지해 낸 위치를 향해 지붕위로 날아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목표물을 찾을 수 있었다.




자기 등 뒤에 누가 나타났는지도 모르고 골목 한 구석에 엄폐한 채 눈앞의 건물에 온통 신경이 쏠려있는 그 모습이 얼마나 한심한지.




추적방지술만으로 자신의 흔적을 지운것도 그렇지만, 그에게 이렇게 가까이 근접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니. 심지어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를 위해 일부러 존재감을 들어내기까지 했는데도 그의 시선은 오직 전방에만 쏠려있었다.




이정도까지 해줬는데도 눈치를 못 채다니, 암살자들에게 당해 실험체로 끌려가기 딱 좋은녀석이군.




한심함을 너머 걱정까지 드는 후배를 향해 지붕에서 내려와 다가가는 내 눈에 그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주먹이 포착되었다.




과연, 완전 얼간이는 아니라는건가.




성큼성큼 걸어간 내가 그의 사정거리에 들어선 순간, 텅 빈 골목에 수십개의 오러의 칼날이 내 몸,팔 그리고 다리를 노리고 빛의 궤적을 남기며 나를 향해 휘둘러졌다.




그와 동시에 산들바람과 같이 가볍게 휘둘러진 마누엘에서 흘러나온 오러가 나를 난도질하기 위해 달려드는 비수들을 가볍게 쳐냈고, 단 하나의 비수도 내게 접근하지조차 못했다.




다른 어중간한 초월자들이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집정관이라면 모를까, 이정도의 함정이야 실력면에서나, 집정관 경력이나 그리고 경험면에서나 이미 완숙에 가까워진 나에게있어 우습지도 않았다.




"그래도 각각의 검들의 배치와 연계는 나쁘지 않네. 순식간에 열세에 빠진 위기의 순간에 이정도 대처라면 나쁘지 않지."




"..귀하는 누구십니까."




그래도 눈치가 없는건 아닌지 암살자나 사냥꾼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고상한 내 힘에 눈앞의 어린 후보생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지나가던 선배님이다 이놈아. 너 집정관후보생이지?"




"설마 집정관님이십니까?..분명 그 네명을 제외하면 모두 다른 차원으로 긴급하게 떠난걸로 알고있는데, 혹시 죄송하지만 선배님의 이름을 좀 알 수 있겠습니까?"




" 증오의 파프날, 이라고 하면 알겠나?"




"증오?...헉! 설마 그 반역ㅈ..!?"




척봐도 내가 전쟁을 일으킨 이후에 후보생이 된것 같은데 내 이름을 알고있다니, 지상에서의 기록은 모조리 지웠으면서 후보생들에겐 내 이야기를 빼먹지 않고 모두 가르쳐준 모양이었다.




수많은 후배들 모두가 내 이름을 기억해준다니, 이거 참 영광이군.




"그래. 그 천인공노할 후레자식이자 대역죄인 '전' 집정관 파프날이다. 나야 특별사면을 받아 지상에 내려와 임무수행중인데, 그러는 너는 현장실습중인건가? 꼴을 보니 아닌것 같은데."




후보생들의 실전경험을 쌓을겸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후보생들은 수년에 한번씩 지상에 내려와 현장실습을 받지만, 내가 알기로 현장실습에는 반드시 그들을 가르치는 천사들과 교관들이 함께해야 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애송이처럼 지상에 혼자 덩그러니 던저져있는게 아니라.




"아, 집정관님을 뵙습니다. 후보생 라미엘이라고 합니다. 본래 현장실습차 20년 전에 이곳에 내려왔습니다만..아직 천상에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20년? 내가 알기로 실습 최장기간이 6개월이 안될텐데, 그리고 너를 담당하는 천사들은 어디간거지?"




"그..혹시 파프날 집정관님은 현재 천상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계십니까?"




주저하며 말을 꺼내는걸 보니 딱 봐도 그 네명의 얼간이들의 이야기가 나올것같아 라미엘과 내 주변에 역장을 설치했다.




"전 집정관이니까 이제는 여신의 아들이라는것만 빼면 동네아저씨다. 말 편하게해. 그리고 천상의 상태라면 최악의 대역죄인이라 불렸던 나를 뛰어넘은 진짜 미친놈들, 그 네명의 집정관들이 일으킨 반역을 말하는거겠지?"




내 직설적인 말에 라미엘이 깜짝놀라 불안에 떨며 주위를 급하게 살펴보자 손가락을 튕겨 그를 진정시켰다.




"이미 공간내에 주술을 걸어놨으니 그렇게 쫄필요없다. 그래서 그 놈들이랑 너가 이곳에 낙오된거랑 무슨 상관인데?"




"아... 원래 저를 담당하시는 세명의 교관님과 함께 이곳에 내려왔었습니만, 저희가 복귀할려고 준비하던 무렵 천상에서 숙청부대가 내려왔습니다. 저를 가르치던 교관님들, 그리고 그분들의 가르침을 받던 저까지도 모두 제거대상이라고 하더군요. 교관님들의 희생 덕분에 저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채 도망칠 수 있었지만.."




"숙청부대??"




이게 무슨 개소리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갔다. 세 여신의 정하신 규율에 따라 그 어떤 죄인이라 한들 그들에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주어야 했다. 그런데 숙청을 한다니, 그 지랄을 한 나도 재판은 받았는데?




뒤이은 라미엘의 설명 역시 어이가 없는건 마찬가지였다. 안그래도 인력이 딸리는 천상인데 수호연대 4개를 통폐합해 숙청부대로 재편했다니, 게다가 그런 네명의 폭정에 참지못하고 반역을 준비하던 천사들을 숙청한 탓에 70년 전에 비해 운용가능한 병력이 절반 가까이가 줄었다니..




라미엘이 전해준 말을 도저히 믿고싶지 않았으나 내 기억속 그 선민의식으로 가득찬 꼰대들의 행동패턴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




"천상 망했네 씁..그래서 너는 얌전히 숨어있지 않고 여기서 뭘하고 있는건데?"




"이게 도시 내부 사정이라 외부인에게는.."




"죄악의 도시 니케아를 징벌한게 누구였는지 안배웠니?"




"앗, 그,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파프날님이야 말로 도시의 은인이셨군요."




라미엘이 전해준 또 다른 이야기는 방금전에 들었던 이야기 만큼이나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숙청부대로 부터 도망친 후 세상을 전전하던 라미엘은 5년 전, 정체를 숨긴 채 니케아에 도착한 그는 도시에 정착하는 대가로 도시의 높으신 분들과 신전의 의뢰를 받아 도시를 위협하는 적들을 베어나가며 지내왔고, 이번에 내려온 임무가 최근 도시 곳곳에서 흐르는 소문, 노예시장에 대해 수색을 하는것이었다.




"아니 말이 되냐? 내가 옛 니케아를 멸망시킬때 개천을 일으켜 한달이 넘도록 도시를 갈아버려서 진짜 먼지조차 남기지 않았는데, 그 짓거리를 다시 하고 있다고?"




"저도 믿고싶진 않지만, 수사 결과 정말로 니케아의 지하시장, 그 중에서도 비밀스럽게 숨겨진 어느 장소에서 선별된 vip들을 대상으로 이종족을 비롯한 사람들을 경매에 붙여 팔아넘기고 있다는건 사실이었습니다. 그 경매에 참가한 vip의 대리인 두명을 잡아 심문한거라 정보의 신뢰도 역시 충분하고요."




"진짜 대가리가 물고기보다 못해서들 기억을 못하는 건가?"




내가 그 지랄을 한지 아직 5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내가 소환한 개천의 빛이 저 제국의 수도 너머 동부 왕국에서 까지 관측되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이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들에게 충분히 경고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반응을 보니 내가 내린 심판은 모자랐던 모양이다.




하긴, 욕망에 눈이 멀면 똥오줌도 가리지 못하는게 인간인데 아무리 경고한들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아까 니가 지켜보던 저 집이 그 경매장이라는거냐?"




"정확히는 경매에 나갈 물품들이 준비된 창고라고 합니다..어,어? 어디 가십니까?"




"어디가긴. 죄인들이 있다는데 뭘 기다리고 있냐."




세 여신께서 순하나 어리석은 어린 양들을 이끌라고 임명한 집정관이라는 새끼들은 말같지도 않는 이유로 반란이나 쳐 일으키고, 그 어린양이란 새끼들은 같은 어린양들을 등쳐먹고 있다니. 아주 세상 꼴이 잘 돌아가고있었다.




말을 안듣는 놈들한텐 매가 약인 법. 오른손에 놓인 마누엘이 푸르른 빛을 내뿜었다.










2.








지하조직 하디즈의 중간 관리인, 사비에게 있어 분명 오늘은 행운으로 가득한 날이었다.




오전에 있었던 경매에서 이종족 노예 3명이 최고가를 갱신하며 팔려나갔고, 오후에는 니케아의 명문가들을 비롯해 니페온 왕국의 실세들과 식사를 가장한 회담을 통해 도시 내에서의 더 큰 입지를 가져올 수 있었다.




분명, 저녁 식사가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행복한 하루였으나, 갑작스럽게 창고 문을 박차고 나타난 한 사내에 그의 행운은 박살나고 말았다.




"콜록, 콜록,"




"저 새끼 잡아!"




"당신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알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내에 창고를 지키고 있던 호위들이 대처하려 했으나, 그 누구도 칼 손잡이에 손을 대지 못했다.




"꺼내면 죽는다."




단 한명의 사내가 내뿜는 패왕의 기세에 숙련된 초월자들로 구성된 회위 모두가 머리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다. 암흑가에서 훈련받은 그들이었으나, 죽음의 공포 앞에서 후천적인 세뇌는 무용지물이었다.


작가의말

정말, 루즈하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전개를 만들어내는 작가님들이 참 존경스러운것 같습니다.


전개를 스킵하자니 내용이 비어 글이 근본적으로 재미가 없어지고, 그렇다고 세세히 설명하지니 지루해지고..


역시 글을 쓴다는건 여러가지로 어려운것 같네요.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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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3 22.03.02 85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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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2.27 연재 지연 안내.. 22.02.27 92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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