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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16,901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3.10 23:44
조회
77
추천
2
글자
10쪽

18. 선 넘네 - 2

DUMMY

1.








"--!"




한 번, 두 번, 세번.




공격이 이어질 수록, 두건을 쓴 상대의 반복되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라미엘이 계속해서 피하면서 공세에 적응한 그의 몸에 점차 여유가 되돌아왔으나, 그는 자신의 여유를 상대에게 들어내지 않았다.




한번만 스쳐도 치명상으로 이어질 것같은 위협적인 공격을 한끗차이로 피하며 라미엘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분석하는데 집중했고, 인내의 시간 끝에 특정 상황에서의 상대방의 움직임을 읽어내는데 성공했다.




마침내 주어진 반격의 기회 였으나 그는 흥분하지 않았다. 그가 간파한 상대의 움직임은 극히 일부였고, 일말의 피로도 느껴지지 않는 상대의 체력 상황에 비해 자신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특정 상황에서 나올 상대의 움직임을 유도해 일발역전을 노리는 단 한번의 기회.




마지막 계산을 마친 그가 최후의 반격을 시작했다.




라미엘의 검으로는 흠집조차 나지 않는 상대의 견고한 육신 속에 존재하는 몇 안되는 유일한 약점 중 하나인 겨드랑이. 상대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공략하기 위해 전보다도 두발자국 더 뒤로 물러났고, 상대는 그가 예상했던 대로 움직였다.




크게 물러난 자신을 끝장내기 위해 놈의 오른팔이 움직이는 순간, 오른쪽 겨드랑이가 무방비하게 드러난 찰나의 순간을 라미엘은 놓치지 않았다.




"흐읍!"




상대가 반응하기 전, 적의 품안으로 빛과 같이 뛰어들어 놈의 오른팔을 머리 위로 흘린 라미엘의 검이 상대방의 겨드랑이를 베어냈고, 놈의 오른 어깨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나왔다.




검이 적을 베어냄과 동시에 필사적으로 굴러 상대의 등 뒤로 도망친 후 곧바로 반격에 대비하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은 라미엘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상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오른팔의 상처가 끝도 없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않고 가만히 서있는 모습에 함정인가 싶어 라미엘이 천천히 상대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긴 창자루가 그의 배를 가격했다.




"커헉..!"




대비하지 못한 치명상에 그의 몸이 형편없이 날아갔고, 내장파열로 인해 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나왔다.




"이건 의외의 결과인데..하긴 아무리 강하다 한들 본질이 인형이니 저런 반푼이한테도 밀리는건가. 이래서 연구부 놈들은 믿을게 못된다니까."




태연한 표정으로 라미엘을 날려버린 하운드가 상처로 인해 발생한 내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갈라지고 있는 두건의 오른팔을 고정시키자, 올빼미가 지팡이를 움직여 팔에 회복마법을 걸었다.




"그래도 신체 강도를 비롯한 육체는 합격점이군. 그래서 저 놈은 어떻게 할꺼지?"




올빼미가 무심한 어조로 묻자 하운드가 쓰러진 채 경련하는 라미엘을 창대 끝으로 건드리며 말했다.




"어차피 그 양반들의 계획이 시작되면 이놈을 포함해 모두 쓸려나갈텐데 뭐. 이봐 후보생 나부랭이, 약속은 약속이니 목숨만은 살려주지. 얼른 꺼져라."




망가진 몸을 일으키려는 라미엘의 머리에 침을 뱉은 후, 볼일이 끝난 하운드가 등을 돌리고 시장과 일행들을 향해 걸어갔다.




놈을 막기 위해 라미엘이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고자 남은 힘을 전부 쥐어짜냈으나, 누적된 상처는 그의 간절한 의지를 들어주지 않았다.




"당신이 알렉시오스인가?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좀 죽어줘야 겠어."




"내 목을 바치면, 다른 일행들의 목숨은 보장해 주는 건가?"




"글쎄, 그건 좀 생각해 봐야겠는데?"




시장의 목을 노리고 천천히 다가오는 하운드와 그의 검붉은 할버드를 세레나의 검이 막아섰다.




"흐윽..개소리 하지 마시지.."




"너희들 차례는 따로 있었는데 말이야. 굳이 일찍 죽고싶다면 어쩔 수 없지."




호위기사로서 알렉시오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섰으나 세레나의 몸은 이미 걸레짝이나 다름없었다. 서있는것 조차 힘들어보이는 그녀였으니, 곧바로 내리쳐진 할버드 날을 막아내지 못하고 그녀의 검과 함께 왼팔이 잘려나간것 역시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세레나!!"




알렉시오스의 비명과 같은 외침이 그녀의 팔이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울려퍼졌으나, 할버드의 차가운 날에는 자비 따윈 실려있지 않았다.




날에 묻은 피를 흩뿌리며 다시금 하늘로 솓구친 할버드가 무력화 된 그녀의 목을 노리기 위해 횡으로 내리쳐졌다.




쿵--!




모두가 참극을 예상한 그 순간, 하나의 신형이 둘 사이에 파고들었다.




파공음과 동시에 할버드의 날이 베어낸건 이미 반쯤 정신을 잃은 세레나의 목이 아닌 텅 빈 허공이었다.




목표를 잃은 하운드는 자신의 사냥감을 앗아간 라미엘의 등을 바라보았다.




"..아직 어려서 생각이 모자란건가? 목숨을 보전한걸 감사히 여기고 얌전히 꺼지기나 할것이지, 능력도 안되는 주제에 말이야.."




어떻게든 품 안에 안긴 세레나라도 대피시키고 싶었으나, 무리한 움직음으로 떨리는 몸은 이미 라미엘의 말을 듣지 않았다. 팔도 다리도, 이제는 정말 한계에 다다른 상황.




"죽는게 소원이라면, 어쩔수 없지. 역시 집정관에 오르지 못한 낙오자는 어쩔 수 없는가보군."




경멸하는 표정으로 라미엘의 등을 지긋이 쳐다보던 하운드가 할버드를 움직이려던 순간, 그는 무언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았다. 분명 머릿속으로는 팔을 움직였는데도, 그의 팔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하운드 뿐만이 아니었다. 이상을 눈치 챈 올빼미가 다급하게 입을 열려 했으나 그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 한 존재가, [그것]의 존재가 그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곧이어, 올빼미가 만들어낸 가상세계의 하늘이 금이가고,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프날. 천상의 주적이며, 심연의 왕좌에 오를 그 존재가.








2.








도시가 어둠에 잠기고 하나 둘 잠에 빠져들기 시작한 시민들과는 다르게, 시장실에서 일어난 습격으로 인해 행정관사는 전쟁통이나 다름없었다.




사라진 시장과 그 일행을 찾기위해 수많은 경비대들이 동원되어 근처를 수색하고 있었으나 파프날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잠깐동안 연결되어 있던 좌표축을 통해 이미 그들이 어디있는지는 확인된 상황이었기에 나는 곧장 그들이 있던 위치로 향했다.




그리고 마주친 결계가 과거 대전쟁 시절 나를 가장 많이 엿먹였던 미로의 일종이라는걸 확인한 순간, 나는 주저하지 않고 주문을 강제로 찢어버렸다.




미로를 사용하는건 오직 신명의 집행자들 뿐이었고, 그 빌어먹을 사냥개 놈들이 무슨 연유로 이곳까지 내려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놈들이라면 절대 시장을 비롯한 일행들을 살려둘리가 없었다.




수호연대를 비롯한 다른 부대와는 다르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놈들의 악명은 천상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오른손을 반쯤 태워가며 강제로 결계를 뚫고 들어간 결과, 마침내 나는 그 미로 안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피가 뚝 뚝 떨어지는 팔을 적당히 지혈하고 들어선 나는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몸이 무리한 움직임으로 붕괴하는것 조차 신경쓰지 않고 세레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한 몸을 불사르는 라미엘의 모습을. 도망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몸을 다 바친 그를.




지고의 자리에 오른 집정관들조차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린 이 시대에 여신이 남긴 뜻을 지키는 그의 모습을.




가진 힘이 부족했을 뿐, 그는 이미 어엿한 집정관이나 다름없었다.




그를 죽이려는 집행자를 비롯한 일대의 모두를 제압한 후, 나는 라미엘을 향해 다가갔다.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살피고, 신들의 자비로서 그들을 보살피리라..이 단순한 말을 실천하기 위해 나는 수천년이 걸렸거늘, 너는 벌서 여신이 내린 사명을 이루고있구나."




"파프날님..일행을.."




쓰러지려던 몸을 일행을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던 라미엘은 내 모습을 확인함과 동시에 기절했다.




비록 아직은 가능성만을 가진 어린 아이였으나, 그의 정신만큼은 이미 집정관이나 다름 없었으니, 이런 곳에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너는 누구지?"




내 물음에도 할버드를 든 집행관으로 보이는 놈은 사방에서 조여오는 압박감에 짓눌려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물음에 대답한건 그가 아닌 두건을 쓴 8명이었다.




"---!!!!"




나를 향해 찢어죽일듯한 강렬한 증오와 종이도 벨듯한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으며 달려드는 8명의 존재감 덕분에 간신히 압박감에서 벗어난 집행관이 부리나케 도망쳤으나 내 관심은 그런 찌그레기에게 있지 않았다.




나에게 다가오는 놈들의 기세와 실루엣, 그리고 피부를 찌르는듯한 마나까지. 놈들의 모습은 내가 아는 누군가와 너무나도 많이 닮아있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갈무리하고 나에게 달려드는 놈 중 한놈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가린 두건을 베어내자 역시나, 내가 잘아는 그 얼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는 사람. 파프날 나 자신이, 오직 증오심만이 담겨있는 눈을 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가 없네 진짜.."




놈들이 금지되었던, 또는 사장되었던 생체실험들을 다시 연구하는걸로 보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것 까지는 예상했으나, 설마 그것이 내 몸을 복제하는 것일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하하.."




이게 현실이라는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나와 똑같이 생긴, 아마도 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을 또 다른 생명체들의 존재는 나를 포위 한 채 죽일듯이 노려봄으로써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감히 건방지게도.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도리라는건 서로 지켜야지.."




선을 넘은 놈들을 상대로 나는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주인 부름에 벼락과 함께 나타난 수십마리의 뇌룡들이 빈껍데기들을 물어뜯기 위해 천둥을 울려퍼뜨리며 나아갔고, 마누엘이 주인이되 주인이 아닌 자들을 이 세상에서 지우기 위해 주인의 손에서 요동쳤다.


작가의말

원래 오늘 두화가 올라갔어야 되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한 화 밖에 안 올라갔네요..


밤에 잠을 못자서 그런지 몸 상태도 안좋은데 일이 밀리니까 무리가 있었습니다 ㅠㅠ


게다가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전개를 쓰는게 좀 막히네요.


오늘도 찾아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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