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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16,916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2.21 22:58
조회
102
추천
5
글자
11쪽

13. 억울합니다 용사님 - 4

DUMMY

13. 억울합니다 용사님 - 4


1.




눈을 뜨자 이미 한번 경험해본적 있는 새하얀 무채색의 공간이 나를 반겼다.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텅 빈 공간 한가운데에는 하얀 침대위에 누운채 눈을 감고있는 예린과 어머니가 나를 기다리고있었다.


[안녕 아들? 오랜만에 즐기는 속세여행은 즐거웠니?]


"여행이라고 하기엔 어머니가 내려주신 일들을 처리하느라 단 1분도 마음편히 즐긴적이 없었던것 같은데요.."


안타깝게도 내 불만사항이 어머니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아마 눈치빠른 너라면 알아차렸겠지. 지금 너와 대화하는건 내 분신이 아니라 저장된 기록이란다. 물론 내 권능을 통해 관측한 미래를 바탕으로 준비한 기록이란다. 그러니 아무리 칭얼대도 의미없단다.]


역시 그럴줄 알았다. 이 심상공간은 아마도 예린의 무의식 중 하나일텐데, 아무리 그녀가 여신에게 선택받았다 한들 정신속에 여신의 일부를 담아낼 수는 없겠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기록매체라면 모를까.



[그렇다곤 해도 이 꼬마아가씨의 정신이 버티는데 한계가 있을테니 빠르게 본론만 말해야 겠구나. 우선 천상의 상황부터 말해주자면 너와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눈 후, 간신히 유지하던 내 분신도 시간축을 관리하기 위해 잠에 빠졌단다. 급속도로 분신이 붕괴해가는 상황에서 천상을 관리하는 건 불가능했고, 위기상황속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더구나.]


천상을 만들었고, 천상의 모두를 이끄는 위대한 삼 신. 시간의 여신, 공간의 여신, 차원의 여신.



이 세계를 만들어낸 절대적인 세명의 신이야 말로 진정한 천상의 주인이었기에, 이들이 존재하는 이상 감히 집정관 따위가 천상을 장악하는건 불가능해야 했다.



문제는 심연이 각 차원과 공간을 잠식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들이 좀먹기 시작한 차원과 공간의 축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공간의 여신과 차원의 여신은 흔들리는 축들을 잡기위해 완전한 동면에 들어갔으며, 나의 어머니이신 시간의 여신 역시 자신의 정신 일부만을 남긴 채 시간축을 관리하기 위해 잠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천상은 다급하게 각 차원에서 더욱 많은 집정관들을 징집했고, 간신히 심연이 더 크게 퍼지는걸 막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임명된 집정관 중 하나가 나였고.



그런 상황속에서 갑자기 폭발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심연의 움직임에 천상에 대기하고 있던 대부분의 집정관이 그 4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각 지역으로 파견되었고, 어머니의 최후의 정신마저 나를 풀어준 후 곧바로 잠에 빠져들었다는건데..



과연 이게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딱 그 4명이 담당한 차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차원에서 위급상황이 발생한다는게?



[비록 직접 지켜보지는 못했다만, 나는 우리 아들이 잘 해냈을거라고 믿고있단다. 그깟 반역자 몇명 쯤이야, 천상의 주인인 이 어머에게도 덤빈 우리 아드님에게는 한주먹거리도 안될테지?]



"크흠,"



[물론 지금의 네 몸으로는 그들을 단죄한 후 천상을 되돌리고, 근본적인 원인인 심연을 잠재우는게 어렵다는건 나도 알고있단다. 하지만 걱정마렴, 이미 그 누구보다도 현명한 이 어머님이 남은 네 몸을 미리 빼돌려놓았단다.]


본래 몸이라니! 봉인된 오른팔이 드라큘의 가문에 던져져 있길래 혹시 했더니 정말로 이런 기회가 올 줄이야.


본래 내 형량은 10000년이었으나, 각각이 따로 봉인된 팔다리는 무기한 형량이 선고되어 봉인되어있었다.


천상의 판결기록상 최초로 선고된 무기한 형량에 형기의 타당성에 대해 몇번이 논쟁이 있었으나 집정관의 신분으로 천상에 전쟁을 일으킨 흉악범에게는 합당한 조치라고 결정이 났고, 천상 깊숙한 곳에 봉인되었다는걸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순간,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던 팔과 다리였는데..


되찾은 오른팔을 바탕으로 사지를 복사한 후, 4명의 집정관을 하나 하나씩 각개격파 할 예정이었으나, 진짜 원본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야 계획은 훨씬 간단해졌다.


[뱀파르가문에 맡겨둔 오른팔은 이미 되찾았고, 왼팔은 너가 나고자란 키프루스에 있는 내 신전에 맡겨놓았단다. 그리고 나머지 두 다리는 너의 충신들이 갇혀있는 대수림의 유배지에 맡겨 놓았고. 아참, 네가 아끼던 검도 니케아에 숨겨두었으니까 꼭 찾아가야 한다?]


마침내 온 차원을 뒤흔들던 퍼펙트 파프날의 모습을 되찾을 생각에 싱글벙글하던 내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갔다.


대수림이야 어차피 내 극성 지지자들이 갇혀있는 곳이었으니 별다른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키프루스에 니케아라니?


니케아야 정체를 숨긴채 슬쩍 가져오면 된다 쳐도 키프루스에 왼손을 맡기신건 너무하신거 아닌가? 어머니가 맡기셨을만한 신전의 사제는 분명 파를레야일텐데, 그 아줌마를 다시 만나라고?


어머니에 대한 광신도적인 믿음을 가진 그 님프가 과연 어머니한테 칼빵을 놓으려했던 불효자의 팔을 제대로 보관하고있을까? 설령 어머니의 말씀을 지켜 제대로 보관하고 있다 한들, 내가 뻔뻔하게 가서 팔을 되돌려달라고 한다면..


키프루스 앞바다에 던지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네.


[안봐도 우리 아들은 키프루스에 놓인 왼손에 관해서 불평하고 있겠지? 그 난리를 쳐놓고 어떻게 고향으로 돌아가냐고?]


아니,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굳이 그곳에 내 왼손을 놓으셔야 속이 시원했냐고 외치고 싶었으나 눈앞에 있는건 환영일 뿐이었다.



[하, 파프날. 나한테 칼을 들이댄 일 때문에 너가 고향이었던 키프루스로, 특히나 어린 시절 너를 키워준 파를레야를 만나기를 껄끄러워 한다는건 알고있단다. 그치만 언제까지 피할수만은 없지않니? 파플레야는 아기때 부터 너를 키워준 양어머니나 마찬가지란다. 나를 섬기는 만큼, 너에 대한 애정과 걱정을 그녀도 가지고 있단다. 그러니 이 기회에 꼭 한번 들려서 건강하다는 안부라도 전하러가렴.]



틀린것 하나없는 어머니의 말이었으나, 그래서 더욱 파를레야를 만나기 껄끄러웠다. 여신을 모시는 대무녀로서 여신의 아들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맡아 키웠는데 그 아들이라는 놈이 자기 어머니한테,그녀가 모시던 여신한테 칼이나 들이밀었으니..나중에 듣기로는 내가 전쟁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먹어 몸져 누었다고 하던데, 누구보다도 신실했던 그녀로선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충격이 컸겠지.


하지만 그래도 왼팔을 이대로 버려둘 수는 없었다. 모르고 있었다면 모를까, 되찾은 내 육신이 보여주는 위력은 본 주인이었던 나조차 놀라울 정도였으니.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가장 중요한 용건을 말해줘야겠구나. 아까도 말했듯이, 권능을 통해 미래를 엿보았더니 우리 믿음직한 아들이 유일하게 예린을 위협으로 부터 지켜내지 못한게 바로 침식에 의한 오염이더구나. 그래서 이 어미가 다 준비했지. 예린의 영혼에 대한건 걱정마렴. 내가 말했던 네 사지들에 내가 미리 작업을 해두었단다.]


과연, 여신의 권능은 범접할 수가 없었다. 천상조차도 심연에 단련되어있는 인원이 아니라면 심연의 오염을 정화시키지 못하거늘, 가진거라곤 축복밖에 없는 아이의 오염을 정화시킬 수 있다니.



[이제 헤어질 시간이구나. 이제 막 감옥에서 나온 아들한테 무리한 일을 맡긴거 같아 미안하지만, 이 어미가 믿고 천상을 맡길 사람은 너밖에 없단다. 몸 조심하고 다음에 보자꾸나. 참, 네가 말했던 책들은 접견공간에 숨겨뒀으니 신전에 들릴일이 있으면 찾아가렴.]



어머니의 짧은 작별인사와 함께 예린의 무의식 공간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만약 의수와 의족만으로 이 일렬의 사태를 해결하려 했다면 어머니의 걱정대로 무리일지도 몰랐겠으나 사지를 되찾는다면, 솔직히 양 팔만 되찾아도 그런 빈집털이범들 정도야 어렵지 않게 정리 할 자신이 있었다.


존귀한 시간의 주인의 아들로서, 또다시 어머니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겨드릴 수는 없지.


"어머니도 너무 걱정 마시고, 푹 쉬고 계세요."


그나저나 내가 말했던 책들이라면 작가가 완결을 안내고 도망친 작품들일텐데, 연중 작품들의 완결마저 찾아내다니. 역시 시간을 지배하는 권능이란..







2.






누군지 알수없는 낯선 목소리들이 예린의 귓가로 전해졌다.


"흠, 정말로 가능할거라 보십니까? 억지력이 있다 한들, 한낱 인간이 운명에 개입하는게.."


[그 아이가 죽음에서 눈을 뜬 순간, 이미 인연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인간들의 의지를 너무 무시하지 마렴.]


"..신님께서..믿으신다면야..최대한 필요한 만큼의 개입을 진행.."


몽롱한 정신탓에 두 남녀의 대화는 그녀의 머릿속으로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으나, 어딘가 익숙한 음색에 이끌려 그녀의 고개가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움직이려는 순간, 따스한 손바닥이 그녀의 두 눈을 가렸다.


[이런, 아직은 일어날때가 아니란다. 아가야. 지금은 푹 쉬고 있으렴.]


아름다운 여인의 목소리에 깨어나려던 예린의 정신이 다시금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아직 일어날때가 아니란건 무슨 의미일까..


[파프날이 모난 면이 조금, 아니 좀 많긴 하다만 기본적인 심성은 착한 아이란다. 그를 잘 이끌어주렴. 아가야.]





3.





다시 눈을 뜨자 나는 예린이 누워있는 천막 안이었다.


"시간은 몇초 정도 지났었나."


텐트 밖을 확인해보니 방금 전 부하들과 회의를 가졌을때의 달의 위치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내 사지를 되찾으면 그녀의 상처를 고칠 수 있다는건 무슨 말씀이셨을까.


의아한 마음으로 오른팔을 그녀의 종양에 가까이 갖다 댄 순간, 갑작스럽게 그녀의 종양에서 연기가 올라오더니 내 팔을 휘감싸기 시작했다.


"갑자기 뭐야??'


분명 무의식 공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반응은 보이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반응이 나타나자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말씀이 있기도 했고, 괜히 쫄아서 연기에서 팔을 억지로 뺏냈다가 그녀의 종양에 악영향이 생길수도 있었다. 연기가 감싼 팔에서 기묘한 느낌이 들었으나 꾹 참는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십여분이 지나고, 연기가 걷힌 내 오른팔은 형체를 잃고 사라져있었다.


"?????"


오른팔을 되찾은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거 같은데, 어느새 내 팔은 사라져있었다.


작가의말

다만 파프날의 오른팔은 너무 사기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는게 문제였습니다.


작가는 파프날의 힘을 줄이기보단, 다른 패널티를 줌으로써 파워밸런스를 맞추려고 합니다.


큰 기술로 날먹을 하려던 파프날에게는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하겠죠.


이 야밤에 이미 죽은 게임 드립 가지고 뭔 개소리를 하고있는지.. 아무튼 파프날의 오른팔은 그 힘을 잃은것은 아닙니다. 다만 외형상에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죠.


그리고 오늘 설정을 여러가지 풀면서 지명도 여러가지 나왔는데, 독자님들이 햇갈리지 않도록 2부가 시작하기 전까지 전체적인 지도를 공지로 올려보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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