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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16,894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2.24 23:44
조회
96
추천
4
글자
9쪽

15. 묵직하고도 서늘한 이 감각 - 1

DUMMY

1.








"반갑습니다. 파프날님. 스승님으로부터 연락은 들었습니다."




"자네가 칼리오스의 제자라는 레타인가?"




"예. 부족한 몸이나 이곳 니케아 신전의 대사제를 맡고있으며, 여신께서 맡기신 마누엘을 보관하고있었습니다. 휴, 정말 그 전설 속 명검을 맡고 난 후 보관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드디어 주인에게 돌려드릴 수 있게됐네요."




칼리오스의 연락을 받고 미리 기다리고 있었는지 일행이 건너자마자 레타가 우리를 향해 인사해왔다.




긴 검은 머리에 인간보다도 날렵하게 생긴 긴 귀를 가진 이 이종족 아가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앳된 외모를 가졌으나, 그녀가 니케아의 재건 당시 부터 도시에 자리 잡았다는걸 생각하면 그녀의 나이는 최소 300살은 넘는것으로 보였다.




"참 스승님도 대단하시지. 니페온 왕국에서 도시 전역에 위치차단 마법을 걸어놓았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차원문을 여시는 거람."




"흐음, 우리가 나온 곳이 도시 내부인가?"




일행이 나온 장소는 저 멀리 마르하해가 보일뿐,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 밖이나 도시 근교인줄 알았으나 칼리오스가 재주껏 우리를 도시 안으로 들여보낸 모양이다.




"네. 이곳이 도시 위쪽에 있는 산이라서요. 숲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은데, 여기서 좀만 내려가면 바로 항구가 보이실겁니다."




"다행이네. 도시 밖이었으면 검문을 뚫는것부터가 귀찮았을텐데."




"그렇죠. 요즘 저 북쪽에서 수호기사단이랑 제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는둥, 수호기사단의 방어선이 뚫렸다든둥 흉흉한 소식들이 이곳까지도 전해지긴 했어도 어쨌든 남일이라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니페온 왕국에서 마법사들을 징집해가고 전체적인 검문도 더 빡빡해진걸 보면 진짜 대전쟁이 다시 일어나는건가 싶다니깐요."




그녀의 말에 수호기사단에게 들은 이야기 중 니페온 왕국이 제국을 견제하기 위해 기사단과 안전보장조약을 맺었다고 했던 사실이 어렴풋 기억났다.




북부에서의 일도 그렇고, 기사단 본부가 있는 통로 근처에서 제국측의 무력 시위가 있었다는걸 보면 확실히 양측의 전쟁이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볼 수 있긴했다.




설령 기사단 쪽에서 괴물과 제국이라는 양면전선을 만들지 않기위해 양보한다 한들, 이미 망해가기 시작한 세상을 버리고 신세계로 도망칠 준비를 하는 황제의 행보 상 전쟁은 피할 수 없겠지.




"500년 전이긴 했으나, 내가 기억하기로 파르네 여신의 사제들은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걸로 기억한는데 자네들에게 피해가 미치지는 않았나?"




"뭐, 저희 사제들 한테 직접적으로 문제가 생기진 않았습니다만, 아무래도 니케아가 타 대륙에서 수입한 물품을 제국에 팔아넘겨 돈을 버는데 최근 제국과의 무역길이 점차 끊기고 있어 전체적으로 도시 경제가 죽어가고 있긴 합니다. 아, 다 나오셨나요? 그럼 다들 내려가보죠."




내 뒤를 따라 표르트 그리고 예린까지 다 차원문을 건너자 일행과 레타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친 후 도시 내 여신의 신전을 향해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면 레타 너는 인간 어머니에 엘프 아버지를 둔건가?"




"네. 저희 아버지가 과거 파프날님이 한창 활동하던 시절 동대륙에서 이곳 구대륙으로 넘어왔거든요."




"와, 살면서 소문은 많이 들어봤어도 엘프를 보는건 처음인데요. 레타 언니를 보니까 소문이 사실이었네요. 엘프들은 종족 모두가 미남 미녀만 모여있다는게 사실이었어요."




과연 친화력 넘치는 예린답게, 인사 한번 하고는 말 한마디 안나누고 있는 표르트와는 다르게 이미 예린은 그녀에게 언니라고 까지 하며 말을 걸고있었다.




"하핫, 얘도 참. 그래봤자 벌서 500살 가까이 먹은 할머니인걸?"




"얼굴만 보면 스무살이라고 해도 믿겠는데요. 그러면 레타 언니의 아버님도 엘프시니까 아직 살아계시겠네요?




"안타깝게도 아니. 아버지는 내가 15살 때 돌아가셨어서, 노예셨거든. 작업하시다 그만."




안타깝게도 예린의 뛰어난 친화력은 피할 수 없는 초대형 지뢰를 밟고 말았다.




"..아..죄송해요..."




"아니야, 너야 모르고 한 말인데 사과할 필요 없단다. 이종족에 대한 노예 무역이야 500년 전에나 판쳤던 일이니 요즘 사람들은 모를 수 있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종족 사람들도 이제는 거의 다 세상을 떠났거나, 저 서쪽에는 없을테니."




예린의 반응을 보니, 구대륙의 인간들은 자신들이 벌인 죄악을 모두 잊은 모양이다. 참, 잊지 말라고 직접 벌까지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애초에 이 땅에 이종족들이 오게된게 사실상 노예무역 때문이니까. 구대륙인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다 잊은것 같지만."




"아니면 제가 관련된 역사서를 많이 읽지 않아서 모르는 걸 수도 있고요. 그런데 요즘은 그 어디서도 이종족 노예들을 보질 못한것 같은데요, 도대체 누가 그걸 폐지한거죠? 인간들의 욕심을 생각한다면 절대 멈추지 않았을것같은데.."




"예린 네 말대로 인간들 스스로 였다면 멈추지 않았겠지. 하지만 신의 벌 앞에서 인간들 스스로 고개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단다."




"신의..벌이요?"




예린의 의문에 레타는 은근히 나를 쳐다보았고, 그 시선을 느낀 예린과 표르트 역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서 설명하라는 듯한 느낌을 담아.




아니, 표르트 저 놈은 한마디도 안하더니 다 듣고있었던 거야?




"흠흠, 당사자분이 직접 설명해 주시죠?"




"뭐 설명할게 있어. 그냥 놈들이 너무 선을 넘었고, 내가 나서서 적당히 손을 봐줬다. 이게 끝이지."




솔직히 지금 생각해 본다면 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 부분도 많고, 부끄러운 부분 역시 많았기에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으나 레타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무슨 소리세요. 하루에도 수천명의 노예들이 거래되던 옛 니케아에 직접 강림하셔서 [인간들의 악행이 도를 넘으니 신의 사자로서 지켜만 볼 수 없어, 내 직접 신벌을 내리노라] 라고 말씀하시고 한달이 넘는 시간 동안 도시에 신의 번개를, 아니 파프날님의 개천의 날개로 징벌을 내리신건 저희 이종족들 사이에서는 전설로.."




"그만하지. 철 없던 시절의 치기어린 행동이었을 뿐. 그 행동으로 인해 도시의 인간 뿐만아니라 이종족들의 피해 역시 막심했어. 내가 생각이라는걸 좀 더 할줄 알았다면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어야 됐어."




수십, 수백만에 다다르는 이종족들이 이곳을 거쳐 구대륙 곳곳으로 뿌려저 인간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데도 천상의 감찰국에서는 관찰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방관했다.




사람들의 목숨을 단순한 수치로만 계산하는 그 꼴에 열이 받쳐 들이받았으나, 내가 진짜로 고통받는 이종족들은 배려했다면 그 자리에서는 참는게 맞았겠지.




"그래도 제가 만났었던 이종족 아저씨들과 아줌마들은 모두 파프날님이 나서서 그들을 벌한걸 고마워했답니다. 그 일 이후로 대륙에서 빠르게 노예제가 사라진것도 맞잖아요? 파프날님이 일으킨 대전쟁 당시에도 방관만 하던 인간들과는 달리 저희들은 모두 파프날님의 편을 들었고요."




그녀의 말에 표르트와 예린의 다시봤다는 눈빛이 내 얼굴로 향했다.




레타의 말대로 내가 나선 덕분에 수많은 이종족인들은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해방된 이들 중 많은 수가 납치되어 끌려온 낯설고도 끔찍한 타향을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는것이 아닌 내 밑에서 종군하길 택했고.




내게 받은 은혜를 갚고자 반란군에 투신했다던 수많은 이종족 부하들의 얼굴이 아직까지도 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고향으로 돌아가보지 않아도 괜찮냐는 말에도 웃으며 폐하의 옆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하고 싶다던 녀석들.




그들 중 살아서 고향 땅을 다시 밟은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됐을까. 끔찍했던 전쟁 말기를 생각한다면..




내 어두운 표정에 눈치를 보는 일행의 모습이 보이자 과거를 회상하는건 이만 멈추기로 했다.




지금 내가 집중해야될건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닌 바꿀 수 있는 현재이자 미래 였으니,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마누엘과 왼팔 만큼은 무슨일이 있어도 회수해야 했다.








2.








레타의 인도에 따라 산에서 내려온 일행은 마침내 니케아에 있는 파르네 여신의 신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신전은 도시 중심부 광장과 항만 반대편의 산지에 있었고, 그 덕분에 지나다니는 행인이 없어 우리는 눈치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신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보통 신전은 도시 안쪽에 짓지 않나? 이곳은 도시 중심부에서 상당히 멀어보이는데. 신자들이 접근하기 어렵겠어."




"애초에 이 곳이 처음 지어질 무렵, 도시 시민들이 신을 두려워해 신전을 멀리 떨어뜨려놓은 거니까요. 그렇다고 신전을 아예 짓지 않자니, 신의 분노가 재현될지도 모른다며 다들 불안해했죠."




"그래서 이 어중간한 위치에 지어놓은 건가? 도시 밖도, 도시외각도 아닌 성벽 근처에?"




"네. 사실상 신도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고, 신전에서 하는 일 대부분이 도시의 공식적인 제례를 지내거나 하는 것밖에 없는 상황이랍니다."


작가의말

마침내 검없는 검성 파프날이 검을 되찾을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큰 문제없이 그가 잃어버린 장물들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나저나 진짜 전쟁이 일어나다니 참 최근 국제 정세라는게 무서운거 같습니다 ㅠ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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