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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모범 죄수 용사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1.08 22:22
최근연재일 :
2022.06.23 02:12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16,889
추천수 :
493
글자수 :
517,793

작성
22.03.17 00:27
조회
68
추천
3
글자
10쪽

19. 용사님의 과거 - 5

DUMMY

1.






열두갈래의 개천의 날개가 나를 둘러싼 클론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자비없는 마누엘의 날이 적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치명상을 입히며 하나 둘 놈들을 제압해 나가던 순간, 마누엘에 복부가 짓이겨져 형편없이 한 구석에 쳐박혀 있던 암령 한놈이 진득한 원념이 담긴 울음을 내뱉었다.




"---!---!"




지금까지 놈들이 뱉어내던 울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섬뜩한 놈의 울음소리는 내 정신을 보호하고 있던 수십개의 주술과 마법, 축복을 무시한 채 곳바로 내 귓가로 스며들어 내 정신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신들의 저주를 제외한다면 그 누구도 뚫지 못했었던 보호였거늘, 개천의 불길에 불탄 그들의 원념은 내가 지은 원죄가 되어 그들과 나를 잇고 있었다.




"..쯧, 정신사납게.."




과거의 내가 지은 업보가 가져온 저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분명 이성으로는 그와 클론들이 갇 혀있는 곳이 내 권능과 개천의 빛으로 만들어 낸 얼음돔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나 내 시야에 비치는 세상은 투명한 돔이 아닌 검은 안개가 옅게 낀 낯선 장소였다.




감각과 이성을 좀먹어 오는 망자들의 저주.




끔찍하게도 내 귀로 흘러들어오는 놈들의 원념이 깃든 울음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옆의 암령에 자극받았는지, 처음 저주가 깃든 울음을 뱉어내던 암령에 뒤이어 하나 둘 더 많은 수의 암령들이 저주를 퍼뜨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돔 안은 열 한마리의 암령들이 내뱉는 저주가 깃든 구슬픈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한명이 내뱉는 저주조차 치명적이거늘, 열 한마리가 내뿜는 저주는 내 정신을 파괴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짙은 암녹색 안개에 휩싸인 채 드문 드문 새빨간 붉은 눈빛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드문 드문 암령이 깃든 클론으로 보이는 형용할 수 없는 미지의 괴생명체들이 수십갈래의 촉수들을 날려 나를 공격하고 있었다.




저주 때문에 그렇지, 그들의 몸은 내 클론의 육체 그대로일 거라고, 내 오감이 마비되어 이렇게 보일 뿐이라고 아무리 머릿속으로 되뇐다 한들 내 감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시야 뿐만이 아니었다. 내 귀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소리와 진동도, 내 피부를 통해 전해지는 촉감은 물론 심지어 후각마저도 모든 것이 나를 거짓된 세상 속에 가둬두고 있었다.




암령들의 영혼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끝도 없이 방황하고 있는 지옥의 끝자락 속에.




수 백, 수 천 번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나를 구해주었던 감각들이 나를 저버린 상황에서 아무리 나라고 한들 평정을 유지 할 수는 없었다. 이미 현실과는 왜곡되어 정신을 뒤흔드는 시야를 지우기 위해 눈을 감아보았으나, 그럼에도 나를 바라보는 셀 수 없이 많은 붉은 눈동자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그나마 과거 감옥에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지옥의 끝자락 속에 쳐박혔음에도 흔들리는 정신줄을 똑바로 잡을 수는 있었지만, 내가 움츠린 틈을 타 몸을 회복한 후 다시 달려들기 시작한 클론들의 공격은 막아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분명 놈들에게 달린 팔다리는 4개에 불과한데도 내 감각은 여덟개가 넘는 방향에서 공격이 온다가 내게 경고하고 있었다.




감각이 알려주는 적들의 숫자는 이미 열한 명이 아닌 서른 명은 되는것 같았고, 그렇게 늘어난 적들의 공격을 막으려 하니 적들을 압도하던 열두 자루의 날개가 점차 방어적인 위치에서 내 곁을 지키고, 마누엘 역시 적들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이 거지같은 환각을 끝내기 위해 기억 속에 남아있던 모든 정화와 축복을 바닥까지 끄집어내어 내 몸에 걸어보았으나, 내 발악에도 영혼에 각인된 죄는 지워지지 않았다.




나를 바라보는 붉은 눈이 환각이라도 거는 건지 시야를 가득채운 암녹색의 빛이 점점 강렬해지며 조금씩 내 정신에 파고들고 있었고, 사방에서 가해져 오는 클론의 압박은 내 목을 죄어 오는 상황.




목숨이 경각에 다다른 이 상황에서 나는 웃음이 나오는 걸 느꼈다.




"그래,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당연하지."




그들이 내뱉는 저주가 내가 저질렀던 죄의 대가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일만년의 형벌조차 감당했던 나였다. 이 정도로 나에게 고통을 주기에는, 내 정신이 좀 많이 맛이 갔지.




나를 꿰뚫어 보는 붉은 눈빛들의 시선을 마주 바라보며 느슨해진 마누엘을 쥔 오른손을 다시 쥐었다.






2.






파프날과 예린을 비롯한 일행들이 부둣가에서 적들의 주공인 클론들을 막아내는 동안 알렉시오스 시장과 라미엘, 그리고 세레나 역시 도시 내에서 혼란을 일으키는 조직의 암살자들과 끄나풀들을 막아내기 위해 다친몸을 이끌고 도시를 뛰어다녔다.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는걸 전달받았는지, 놈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도시 곳곳을 활개치고 다니며 니케아 시내의 이종족들을 납치하고 다녔다.




놈들의 역모를 막기 위해 미리 대비를 하고 있던 도시경비대의 병력들 상당수가 부둣가에서의 전투로 괴멸된 상황에서, 도시내 치안을 담당하던 대대와 부둣가에서 살아 돌아온 병력들을 재편성해 만든 예비대를 투입해 놈들을 막으려 했으나 문제는 놈들의 병력의 질이 이쪽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시가전을 유도하며 자신들의 기동성을 살리고, 경비대의 수적 우위를 무력화 시키는 적들에 의해 아군 병력이 역으로 사냥당할 위기에 처한 절체 절명의 상황, 상황을 반전시킨건 세레나가 준비했던 시민 예비군이었다.




신을 모시는 사제인 동시에 신의 가르침을 더럽히는 이단을 때려잡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한 전투 사제들, 오랜 시간을 살아오며 사냥꾼들로 부터, 냉혹한 인간 세상으로 부터 스스로의 몸을 단련시킨 이종족 전사들, 그리고 수십년간 마법을 수련해온 그 자체만으로도 대량 학살 병기에 준하는 마법사들.




이 막강한 시민 예비군들의 활약 덕분에 시장과 라미엘, 세레나는 적들을 도시내에서 밀어 낼 수 있었으나, 놈들에게도 최후의 보루가 존재했다.




경비대와 시민 예비군의 추격에 패주하던 놈들이 선택한 도피처는 바로 도시내의 니페아 왕국 해군기지였다.




납치당한 이종족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병력을 이끌고 놈들을 쫓아온 알렉시오스를 해군기지 문턱에서 니케온 왕국 해군 제 1 함대장, 이피로스가 막아섰다.




"그만, 알렉시오스 시장. 여기서 부터는 정당한 니페온 왕국의 영토요. 도시의 시장이라 한들, 당신이라도 우리 해군 기지를 마음대로 들어올 권리는 없소."




납치한 시민들을 데리고 급하게 기지 내로 도망치던 조직의 패잔병들은 그대로 통과시켰으면서, 이피로스는 뻔뻔하게도 시장과 도시경비대의 진입을 막아섰다.




"저들이 납치한 사람들은 모두 저희 도시의 시민들입니다. 지금 장군께서 하고계신 일은 저희 자치 도시에 대한 내정간섭이나 다름없습니다. 왕국과 저희 니페아 사이에서 맺은 조약을 잊으신건 아니겠죠?"




"저들이 시민들이라는 건 어떻게 증명할거지? 저들이 정말로 도망친 노예들이라 그들이 잡아왔을 수도 있지 않은가."




이피로스는 가증스럽게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앞 뒤가 안맞는 소리를 변명이라고 지껄였다. 니케아시의 헌법 제 1조에 도시 내에서 그 어떤 사유에서도 노예제를 금한다는 사항이 있다는걸 잘 알고 있을텐데도.




"그러면 저 괴한들과 납치당한 사람들을 불러 사실을 확인해 보면 확실히 알수 있는거 아닙니까?"




"당신네들이 왕국으로부터 독립하려고 몇 년 전부터 물밑으로 기를 쓰던 건 우리 왕국도 잘 알고있지. 이 모든게 우리 기지를 장악하려는 자작극일지 어찌 알고 우리 기지로 너희들을 들여보내라는 거지?"




이피로스의 어이없는 반응에 알렉시오스는 그와의 대화가 이미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고 태도를 바꾸었다.




"좋습니다. 장군. 두가지를 선택하시죠. 놈들과 놈들이 납치한 저희 시민들을 저희 쪽으로 인도하고 이대로 끝내느냐, 저희들의 손에 해군 기지가 점거되느냐."




시장의 협박아닌 협박에도 이피로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 왕실해군을 감히 겁박하려는 것이냐? 애송아, 우리 왕실군은 오직 니페온의 정당한 왕의 명령만을 따른다. 너같은 쥐새끼같은 평민 나부랭이의 협박에 우리가 물러날것 같으냐?"




그 단호한 태도에 이미 협상이 결렬됨을 인지한 경비대와 시민군이 전투 준비에 들어섰고, 알렉시오스가 마지막 경고를 했다.




"장군. 마지막 제안입니다. 왕의 헛된 욕심 때문에 애꿎은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 넣으셔야 겠습니까?"




왕실 해군 기지에서 농성한다 한들, 수많은 마법사들이 이쪽에 있는 이상 왕실 해군의 패배는 정해진 수순이라는걸 시장도, 장군도 알고 있었다.




"하, 그건 내가 할 말일세 시장. 내가 봐온 자네는 똑똑한 사람이었지. 정말 그 이종족 나부랭이들을 구하기 위해 왕국과 전쟁을 할껀가? 그깟 노예들을.."




장군의 입에서 나오는 쓰레기같은 말을 알렉시오스는 듣지 않았다.




"도시 시민 한명, 한명을 대표하고 그들의 권익을 지키는게 바로 제 일입니다. 안타깝게 되었군요. 장군. 아니 이제는 장군조차 아니겠군. 전군. 시민들의 적을 말살하라."


작가의말

눈이 조~금 씩 나아지고 있는것 같은 느낌입니다.


앞으로는 일찍 일찍 자야 겠습니다.


오늘도 찾아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인사 드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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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17. d day - 1 22.03.05 87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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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3 22.03.02 84 3 10쪽
47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2 22.03.01 97 3 11쪽
46 16. 두 얼굴의 도시 니케아 - 1 +2 22.02.28 100 4 10쪽
45 2.27 연재 지연 안내.. 22.02.27 92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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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 묵직하고도 서늘한 이 감각 - 2 +2 22.02.25 10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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