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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禎福) 입니다.

마법사 재키의 경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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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禎福)
작품등록일 :
2015.04.07 18:01
최근연재일 :
2016.08.27 13:42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53,444
추천수 :
23,240
글자수 :
126,572

작성
15.04.07 20:34
조회
12,389
추천
339
글자
9쪽

2. 불이야!

꼬맹이에게 일어난 황당한 사건. 경험치, 능력치, 레벨이라니? 마, 법사요? 제, 가요?




DUMMY

“자, 이제 자네들도 뭔지 알겠는가?”

“… 느에. 크흠…. 네. 후와!”

“….”


핸더슨은 놀랐던 숨을 뱉어내며 쇳소리를 낸다.

시모나는 여전히 놀란 모습으로 고개만 끄덕인다.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 노인이 여전히 그 주름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가 아는 것이 많지는 않은데, 이런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구먼. 뭐, 그래도 어쨌거나 이 아이가 룬의 아이들로 타고 난 모양일세. 재능을 타고났다면, 좋은 스승에게 배우는 것이 좋겠지만….”


말끝을 흐리는 노인에게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재키를 바라보는 두 부부의 얼굴은 어두워진다.

그런 부부를 다시 바라본 노인이 다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 내가 아는 것부터 가르쳐 보겠네. 무엇보다 글부터 배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 그야 그렇습니다만, 어르신께서 수고해 주셔도 되겠습니까?”


핸더슨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예의 그 주름진 얼굴로 노인이 입을 연다.


“나야 이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늙은이 아닌가? 그동안 도와줬던 것처럼, 내가 살아갈 양식들만 도와주면 되네. 그럼 나도 소일거리가 생기니 즐겁게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구먼.”

“그, 그래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가진 것 없고, 능력도 일천한 부모라서 이럴 때는 미안하군요.”

“그런 소릴랑 하덜 말게. 어찌 신께서 맺어주신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을 그렇게 폄하하려는가?”


노인이 돌아가고, 재키는 남은 부모님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그런 재키를 보며 그의 엄마인 시모나가 미소를 지어주었다.


“우리 아들이 이제 마법사님이 되겠네? 축하해, 재키?”

“엥? 내, 내가 대마법사가 되는 거야?”


아들의 엉뚱한 소리가 심각하게 가라앉던 핸더슨을 다시 깨운다.

엉뚱한 아들의 말에 핸더슨은 배를 잡고 웃어댄다.


“푸하하하하! 아들. 대마법사가 되는 건 나중 일이고, 일단 마법사가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이 꼬맹이가 벌써 무슨 대마법사 타령이야? 하하하하!”


그렇게 아들의 기를 죽이는 남편에게 눈을 흘기는 시모나.

뾰족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여봇! 무슨 소리예욧! 우리 재키도 커서 위대한 대마법사가 되지 말란 법이 있어욧! 당신이나 나는….”


시작되는 시모나의 잔소리 폭탄을 느낀 핸더슨이 얼른 양손을 흔들며 진화에 나선다.


“아, 아냐. 그래, 맞아. 우리 아들이 커서 대마법사가 될 거야. 아암. 그렇고말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


부모님의 전투가 시작되려 하자, 재키는 뻔한 그 결과를 생각하고는 피식 헛웃음을 흘린다.

무식하게 덩치만 큰 아빠는 가끔 자신이 대단했던 용병이었다고 큰소리를 쳐왔다.

그 용병대에서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지 않은 여자 용병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도 그런 자신에게 반해서 결혼했다나?


두 사람은 용병 생활을 하다가 만났다고 했다.

아빠인 핸더슨의 말로는 엄마가 자신의 듬직한 매력에 반했다고 말했고.

엄마인 시모나는 그럴 때마다 피식 헛웃음을 던졌다.

멀뚱거리는 눈동자로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재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어떤 사정이었을지 상상이 되기도 한다.


한번은 재키가 두 사람에게 ‘왜 이런데 살아요?’ 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재키의 물음에 두 사람은 흠칫했다.

서로 눈치를 보던 두 사람 중 핸더슨이 입에 침을 튀기며 떠들었었다.


“엄마가 너무 예뻐서, 어떤 나쁜 귀족놈이 엄마를 괴롭히려고 하잖아? 그래서 아빠가 몰래 그 귀족을 혼내주고, 엄마를 구출해서 여기로 도망쳤지. 아빠는 아름다운 엄마를 구출한 용사야. 그 귀족은 악마 대왕 같은 놈이고.”


그때 재키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우와! 우리 아빠 짱! 역시 우리 아빠가 최고! 그럼 그 나쁜 악마 대장 귀족은 꼬추를 짤라줬겠네?”

“에엥? 꼬, 꼬추?”

“앙. 미리 아줌마가 그랬어. 여자 괴롭히는 나쁜 놈은 꼬추를 짤라야 한다고.”

“커헉. 컥. 그, 그건 안 되지. 남자에게 꼬추가 없으면, 자식을 낳을 수 없걸랑?”

“그래? 흐음…. 그럼 난 아빠한테 꼬추가 있어서 낳은 거야?”

“히익? 으, 응. 그, 그렇지. 아빠한테는 튼튼하고 커다란 꼬추가 있걸랑. 엄마도 무척 좋….”

“여봇!”


갑자기 터져 나온 뾰족한 소리에 아빠인 핸더슨이 찔끔했다.

문제는 그 화살이 재키에게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재키! 너도 이제 그만하고 올라가서 자! 으이구, 내가 못 살아 증말….”

“…!”


재키는 그날 어리둥절했었다.

왜 아빠의 꼬추 얘기를 했는데, 엄마가 저렇게 비명 같은 호통을 치실까?

왜 엄마의 얼굴이 빨개 지실까?

그럼 그때 그 악마 대왕 귀족은 꼬추도 안 자르고 어떻게 혼을 내 주었을까?

그때를 잠깐 생각했던 재키는 다시 엄마 아빠를 놀려줄까?

잠시 생각했다가, 그 결과가 뻔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아빠, 아빠가 용병으로 일 할 때에 마법사님을 만나 봤어?”

“으응? 응. 그럼, 아빠네 용병대에도 마법사가 있었지. 근데, 그때 마법사는 능력이 부족해서 좋은 마법사가 아니었어. 그저 물, 불, 바람, 약한 번개 정도에, 몇 가지 할 줄 아는 마법이 없었지.”

“으응. 그랬구나? 그럼 아빠는 대마법사님을 본 적은 없겠네?”

“응, 아빠나 엄마는 대마법사님을 본 적이 없었어.”


그런 핸더슨의 대답에 재키는 잔뜩 실망한 표정이 되었다.

그런 재키를 본 시모나가 도끼눈을 뜨고 핸더슨을 노려봐 주었다.

시모나의 눈길을 느낀 핸더슨이 슬쩍 눈치를 보다가 그 눈빛을 확인하고는 다시 움찔거린다.


“재키야, 대마법사님도 어린 시절이 있었어.”

“…?”


재키는 대마법사 이야기가 시작되자, 두 눈이 또롱또롱 해진다.


“그때는 너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씩씩하게 자라기만 한 때도 있었대. 그러니까 지금은 아무 걱정하지 말고, 그저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기만 하면 돼.”

“….”


엄마가 시작하는 말에 점점 빠져드는지, 재키는 엄마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


“거기다 내일부터 죠르단 할아버지가 너한테 글도 가르쳐 주신댔잖아? 대마법사님이 되려면, 글부터 알아야 하거든. 그러니 내일부터는 대마법사님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글공부도 해야 해, 알았지?”


그제야 재키의 얼굴이 환해지며 밝은 대답이 튀어나온다.


“응, 엄마. 내일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대마법사님이 될 거야.”

“으응.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우리 멋진 아들이지?”


재키는 두 사람과의 대화가 끝나자 얼른 의자를 박차고 뛰어 나간다.

이 마을에 있는 두 꼬맹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어른도 몰라보고 놀리지를 않나.

위대한 자신의 말에 딴소리하지 않나.

이런 괘씸하고 한심한 꼬맹이들에게 자신의 위대함을 널리 알려야겠다고 다짐한다.


중앙 공터로 달려가 보니, 여전히 둘이서 놀고 있는 꼬맹이들이 보인다.

저 꼬맹이들과 자신은 이제 너무도 다른 존재들이다.

저 꼬맹이들은 그저 별볼일 없는 꼬맹이들에 불과하지만.

자신은 이제 위대한 대마법사가 될 위대한 존재가 아닌가?

쪼르르 달려가던 걸음도, 속도를 늦추고.

앞으로 뜀박질하던 자세도 두 손을 등 뒤로 돌린다.

전에 보았던 부자 아저씨의 뒤뚱거리는 걸음도 흉내 내 본다.

꼬맹이들 근처로 다가간 재키가 헛기침으로 시작한다.


“엣헴. 꼬맹이들은 뭐하면서 놀.고. 있느냐?”


말투까지 이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고 있는 죠르단 할아버지를 흉내 낸다.

거기에 굳이 ‘놀고’에다 강하게 힘까지 줘 본다.

너희들은 꼬맹이라서 놀기만 하지.

나는 대마법사님이 될 거라서, 이제부터 공부도 해야 한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재키를 힐끔 바라봐 준 몰랑이 재키가 들으라는 듯 목소리를 죽이지도 않은 채 마리에게 말을 건넨다.


“마리야, 똥싸개 재키가 뭐라는 거냐?”

“으응? 글쎄?”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키에게 고개를 돌리는 마리.

그에 반해 자신을 또 똥싸개라고 부르는 몰랑의 그 발칙하고 괘씸한 말에 뚜껑이 열리려는 재키다.

하지만 자신은 이런 꼬맹이들과는 하늘과 땅만큼 거리가 있는 존재가 아닌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마법사님’이 되실 위대한 존재가 아닌가?

뚜껑이 열릴 만큼 화가 났던 재키가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베어 물었다.


“흐음…. 너희 같은 꼬맹이들이 대마법사님이 될 사람을 알아볼 수가 있겠느냐? 위대한 내가 참아야지, 크흠….”


재키의 말 속에서 이상한 말을 들어서일까?

두 사람의 눈길이 일제히 재키에게 와서 닿는다.

특히 언제나 재키의 원수였던 몰랑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뭐? 대마법사님? 누가? 네가? 키키킥. 대마법사님이 다 얼어 죽었나 보다, 힝!”


다시 발끈하려던 재키는 뒷짐 진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화를 가라앉힌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들이 자신의 위대함을 알 턱이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저 ‘피식’ 비웃음을 던져준 재키가 그 자리를 떠나 다시 비밀 아닌 비밀 아지트로 걸음을 옮겼다.




정복(禎福) 마을 영웅 전기(E-book), 초일류 프로젝트(E-book), 검은 별 무툼바 / 창대하리라 를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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