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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禎福) 입니다.

마법사 재키의 경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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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禎福)
작품등록일 :
2015.04.07 18:01
최근연재일 :
2016.08.27 13:42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53,402
추천수 :
23,240
글자수 :
126,572

작성
15.04.08 16:46
조회
10,935
추천
337
글자
11쪽

5. 허걱! 이, 이게 뭐야!

꼬맹이에게 일어난 황당한 사건. 경험치, 능력치, 레벨이라니? 마, 법사요? 제, 가요?




DUMMY

몇 번을 그렇게 네모판으로 장난치던 재키는 이제 시들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보창을 끄고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인 재키가 바닥으로 시선을 던졌다.


“어? 아이고….”


노인들이나 낼 법한 탄성을 토한 재키가 얼른 모래판을 살폈다.

자신이 놀라서 얼마나 세게 걷어찼는지 글자가 모두 지워져 있다.

잠시 인상을 찡그렸던 재키가 작은 막대기를 집어 들었다.

기억을 더듬으며 입으로 소리도 내면서 글자들을 하나하나 다시 써가기 시작했다.

처음 죠르단 할아버지가 써 준 글자는 반듯하고 멋져 보였다.

지금 자신이 쓰는 글자는 삐뚤빼뚤하다.

다 쓴 글자를 내려다보며 인상을 그리고 있는데, 금방 그 인상을 펴 주는 목소리가 들렸다.


- 공용어 기술의 숙련도가 일 올라갔습니다.

- 숙련도가 올라가 경험치가 올라갔습니다. 정보창을 확인해 주세요.


‘오호라! 히히힛. 이런 걸 잘하면 숙련도? 근데 숙련도가 뭐지? 아, 일단 나중에 아빠에게 물어봐야지. 하여튼. 뭐든 오르면 좋은 거 아냐? 히히힛.’


굳이 정보창은 열어보지 않았다.

열어봐야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나중에 엄마와 아빠 앞에서 정보창을 열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재키.


그렇게 다시 집중하며 글자를 몇 번이고 바닥에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한 번 다 쓰니까 ‘공용어 숙련도가 올라갔다’고 하더니.

두 번째 올라갔다는 말은 두 번을 다 써 봤을 때 들렸다.

그다음에는 세 번을 다 쓰니 또 올랐다는 말이 들렸다.

그렇게 기분 좋게 글자도 연습하고, 그 소리도 즐기던 재키.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린다.


‘으응? 뭐지? 갑자기 머리가 간질간질한데? 우우웅…. 처음에는 글자를 한 번 다 쓰니까 공용어 숙련도가 일 올랐다고 했지? 그다음에는 두 번? 그리고 그다음에는 세 번? 오호라! 역시 난 천재! 위대한 대마법사가 될 천재가 분명해! 움화하하하!’


갈수록 위대한 병에 빠져드는 재키.

그렇게 다시 속으로 크게 웃은 재키는 이왕 시작한 것.

아빠, 엄마가 돌아오실 때까지 그 숙련도나 잔뜩 올리자는 욕심을 부린다.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 집중하길 몇 시간.

뱃속에서 꼬르륵, 무릎에서는 저리다고 비명을 질러댄다.

거기다 그 기분 좋은 목소리가 이제는 기분 나쁜 말도 한다.


- 너무 오래 한 자세로 있었습니다. 체력이 떨어집니다.

- 포만감이 감소합니다.

- 휴식이 필요합니다.

- 음식 보충이 필요합니다.


‘아!’ 탄성을 터트리고 보니, 무릎이 저리고, 다리가 아픈 것을 깨닫는다.

그러고 보니 배도 고프다.

허리를 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리도 펴 본다.

그 조그만 몸에서도 ‘으드득’ 소리가 들리고 재키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진다.


“으아악! 아구구. 다리야. 아고고 발 저려. 코에 침, 코에 침.”


다시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양다리를 펴고 연신 코에 침을 바르며 입으로는 ‘니야옹.’ 소리를 쏟아낸다.

그렇게 한참 호들갑을 떨어대자, 이제 다리 저림이 가시고, 아프던 다리도 나아진 것 같다.

그때 재키의 귓가를 다시 기분 좋은 목소리가 두드린다.


- 휴식으로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 떨어졌던 체력이 빠른 시간에 회복되어, 체력 능력치가 일 올랐습니다.

- 능력치가 올라서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정보창을 확인해 주세요.


‘오호라! 체력이라는 능력치도 있는 거야? 움화하하하.’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발을 몇 번 바닥에 굴러도 더는 아프지 않았다.

그렇게 몸을 풀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우렁우렁한 아빠의 목소리가 집 안을 울렸다.

재빨리 뛰어간 재키가 아빠의 다리를 감싸 안았다.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핸더슨이 재키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준다.

재키는 그 뒤를 따라오는 엄마의 허리도 끌어안아 주었다.

엄마 시모나는 ‘호호홋’ 거리며 재키의 머리를 꼭 끌어안아 준다.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그때부터 재키의 총알 같은 말소리가 튀어나왔다.

아침에 할아버지에게 뭘 배웠고, 그때 들려온 목소리가 뭐였으며, 새로 생긴 기술은 뭐고, 그것의 숙련도라는 것도 올랐다.

그리고 체력도 올랐다.

그렇게 ‘따다다다’ 떠벌리는 아들의 말을 두 사람은 여전히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봐 주었다.

아들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밝아 보여, 그들의 얼굴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배어 있다.

그렇게 떠들던 재키가 두 사람 앞에서 자랑한다고 큰 소리를 친다.


“엄마, 아빠. 내가 두 분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요. 잘 봐요?”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 놓자, 두 사람은 역시나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재키를 바라봐 주었다.

그때 재키의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고, 두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정보창.”

“…?”


그렇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에게 재키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네모판을 가리켰다.

그런데 두 사람은 재키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재키에게 고개를 돌린다.

여전히 그 표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그런 두 사람의 얼굴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재키가 급하게 표정을 고친다.


“아, 안 보여? 여기 이 네모판이 안 보여?”


그렇게 울상이 되어가는 재키에게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더니, 핸더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들, 그 앞에 무슨 네모판이 나타났어?”


그러자, 재키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응. 여기, 여기에 네모판이 나타났잖아. 안 보여?”


그런 재키에게 두 사람은 표정이 굳은 채, 핸더슨이 다시 말을 이었다.


“아, 아들. 그건 주인인 너한테만 보이는 건 가보다. 우리 눈에는 안 보여.”

“아, 그, 그래?”


급하게 시무룩해지는 재키를 보고 시모나가 머리를 감싸 안아준다.

그런데 그런 시모나보다 재키가 더 놀란다.

방금 자신을 품에 안아주기 위해 엄마가 걸어오는데, 네모판을 그냥 통과해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허걱! 어, 엄마. 방금 네모판을 그냥 통과했어.”

“그, 그래?”


놀라는 아들과 마찬가지로 화들짝 놀라는 시모나는 아들이 가리키는 방향에서 몸을 피하려고 움직인다.

그런데 그런 움직임이 재키를 또 놀라게 한다.


“어? 엄마 안 아파? 방금 또 지나갔어. 아무런 느낌도 없었어?”

“으, 으응. 아무런 느낌도 없는데? 어디, 여기 있어?”


그렇게 대답하며, 손을 뻗어 네모판을 스친다.

그런 모습에 경악한 재키가 소리를 빽 질렀다.


“거기! 거기 조심… 할 필요가 없네?”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던 핸더슨이 다시 결론을 내려 준다.


“아들, 걱정할 필요 없겠다. 그건 주인만 보고, 주인만 만질 수 있는 신비한 건 가봐. 다른 사람 눈에 띄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잖아? 생각해 봐. 자기 정보를 다른 사람도 보면 어떻겠어?”


그런 아빠의 말에 그제야 안심이 되는지, 얼굴 표정도 풀어지고 목소리도 풀어지는 재키.


“아아, 그, 그렇겠네, 그런거겠지?”


그런 재키의 말에 바로 화답해주는 시모나.


“그러엄! 엄마 생각에도 아빠 말이 홀라당 맞는 것 같아. 휴우…. 다행이다, 그치, 아들?”

“으, 으응. 그래. 그래도 엄마, 아빠한테는 보였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다시 시무룩해지려는 재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핸더슨.


“근데, 그런 게 보인다고 아빠나 엄마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열심히 도와줄게. 걱정하지 마.”


그제야 기분이 다시 풀어지는지, 재키의 대답이 밝아진다.


“응, 아빠. 고마워.”


그렇게 일단 씻고 다시 들어온 아빠와 엄마.

아빠는 준비해 온 목검을 건네고, 엄마는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재키는 아빠에게 받은 목검을 요리조리 살핀다.

그때 또다시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린다.


- 목검 일반을 얻었습니다.


그 목소리에 꼼꼼히 목검을 살피던 재키가 움찔.

그런 재키를 기분 좋은 미소로 바라보던 핸더슨이 눈을 크게 뜬다.

그렇게 놀라는 아빠에게 재키가 다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방금 목검 일반을 얻었대. 이게 내 거가 되어서 그런 말을 해 줬나 봐. 참 친절한 누나야. 히히힛. 고마워, 아빠.”


그동안 비싸게 써먹었던 뽀뽀를 아빠의 볼에 한 방 먹여 주었다.

핸더슨은 아들의 뽀뽀 한 방에 입이 헤벌쭉해진다.

그런 핸더슨에게 재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빠, 언제부터 검술을 가르쳐 줄거야?”

“아, 아. 오늘 밥 먹고 바로 가르쳐 줄게. 근데….”


핸더슨이 말끝을 늘이자, 목검을 살피던 재키가 고개를 돌렸다.

재키와 눈이 마주치자 핸더슨이 말을 이었다.


“검술을 익히려면, 체력을 길러야 하고, 체력을 기르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그의 말에 재키가 인상을 찌푸리고 코맹맹이 소리를 흘린다.


“히이잉. 운동도 해야 해?”


그렇게 운동하기 싫다는 티를 팍팍 내는 아들에게 핸더슨이 묘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그 속마음에는 ‘네 녀석의 약점을 이제는 꽉 잡고 있지….’ 하는 것 같다.


“아빠가 전에 만났던 허접한 마법사는 몸도 허약하고,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는데….”


그런 아빠의 말에 바로 발끈하는 재키.

허접한 마법사가 될 수는 없는 몸이 아니겠는가?


“아냐! 할게. 할 테니까 가르쳐 줘.”


그런 재키에게 다시 못을 박고 싶은 핸더슨.


“대충하면, 그저 비실비실한 허접한 마법사밖에는 안될….”


그렇게 떠보는 아빠에게 바로 홀라당 넘어가는 재키.


“아냐! 난 열심히 할 거야. 나는 위대한 대마법사가 될 거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마.”

“그러엄. 당연하지. 아빠는 그런 걱정 안 하지.”


식사를 마치고 목검을 들고 아빠를 따라나선 재키는 북쪽 목책 근처에 있는 공터에 섰다.

바로 목검 검술을 가르쳐 줄 줄 알았던 아빠는 일단 기본적인 체력이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달리기부터 시킨다.

공터의 넓이는 대략 지름이 오십여 미터.

타원형의 공터를 한 바퀴 돌면, 거의 백오십여 미터가 될 것이다.

공터를 한 바퀴 돌아본 핸더슨이 재키에게 일단 열 바퀴만 천천히 뛰어보라고 말했다.

그 말에 바로 경악하는 재키.


“뭐! 여, 열 바퀴? 그, 그걸 어떻게….”


그렇게 경악하는 재키에게 팔짱을 끼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은 핸더슨이 쥐약을 던진다.


“비실비실한 ….”


그 말에 바로 발끈하는 재키.


“아냐! 알았어, 이제부터 뛸게. 잘 봐, 난 절대로 비실비실하지 않아.”


그때부터 인내의 달리기가 시작되었다.

핸더슨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런 재키를 쳐다 보고 있다.

처음 한 바퀴를 돌자, 재키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예의 그 기분 좋은 목소리가 체력 능력치가 일 올랐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달리면서 돌멩이를 피하는 것이 겹쳐서일까?

민첩 능력치도 일 올랐단다.

세 바퀴를 돌았을 때인가?

달리기 기술이 생겼단다.

그때부터 몸이 조금 더 가벼워진 것 같다.

체력 능력치가 올랐다고 했을 때에는 가쁘던 숨이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았다.

이래저래 기분 좋게 달리는 재키.

재키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핸더슨은 갈수록 달리면서 즐거워하는 아들을 보며 입이 서서히 벌어진다.

물론 본인은 그렇게 벌어지는 입을 느끼지도 못한다.




정복(禎福) 마을 영웅 전기(E-book), 초일류 프로젝트(E-book), 검은 별 무툼바 / 창대하리라 를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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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허걱! 이, 이게 뭐야! +15 15.04.08 11,123 3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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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불이야! +10 15.04.07 12,991 358 10쪽
1 1. 응? 이건 뭐지? +10 15.04.07 18,371 40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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