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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허락 받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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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4.05.10 23:45
최근연재일 :
2024.06.23 00:12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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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5,166

작성
24.06.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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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화 밀당

DUMMY

“ 그래도 결국은 사람들에게 드러나게

마련이지 않겠나? ”



역시나 피카스의 말대로 그냥 넘어가기

않는 재판관의 물음에



“ 발트호수는 연인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많지요. ”



뜬금없는 내 말에 수석행정관이 참견을

하려 하자 재판관이 제지하며 계속 말을

하도록 허락했다.



“ 남녀의 농밀한 대화를 나누기에

울창한 나무가 넓게 분포되어 있는

그 곳이야말로 안성맞춤이지

않을까요? "


“ 훗... ”


“ 재판관님이시라면 많은 이들 오가는

공원 입구 쪽에서 한숨만 쉬겠습니까

조금 더 들어가 원 없이 우시겠습니까? "



언젠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던 남자를

본 적이 있다. 무슨 고민에서인지

남들이 즐겁게 뛰놀 때 혼자서 다른

표정을 짓던 그래서 기억에 남았는데

지금에야 누군지를 알게 되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던졌다.



“ 이런... 감정을 끌어내는 게 사기꾼

못지않군. ”


“ 아니죠. 저는 증인석에 선서까지 한

사람입니다. 신을 속일 순 없습니다. ”


“ 그렇다면 공녀가 영식의 휴식을

방해한 셈이군. 허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자네가 차라리 남들 눈에

띄었다면 오히려 나았을 수도. "



콧대 위로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도수

높은 안경을 집게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며 선한 얼굴과는 상반된 강한

악센트가 실린 어조로 말하지만

눈빛은 파이와 다를 거란 기대로

가득했다.



‘ 기회를 주려는 걸까? ’



어투와 달리 나를 대하는 태도며

표현하는 제스처가 확실히 파이랑은

다르다. 칼이 이어준 헥터가가

생각보다 힘이 있음을 느끼며 이

기세를 몰아 티처에게서 배운 대로

행동에 포인트를 주며 말을 이었다.



" 페고니아가 참 예쁘게도 흐드러지게

피어 슈테른공을 조르길 잘했단 생각이

들더군요. "


“ 그럼 슈테른공 역시 함께 였단

말인가? ”


“ 아쉽게도 다른 약속이 있어 먼저

자리를 떴고 전 하인에게 데리러 올

시간을 정해준 뒤 조금 더 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독서를

하던 중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제

귀에 들리더군요. "


“ 그 때 보았던 것인가? ”


“ 아닙니다. 조용하던 공간을 다소

시끄럽게 만들긴 했으나 굳이 나서

한 소리 할 정도도 아니었고 몸이

불편 하다 보니 움직임이 다소 둔해

귀찮은 것도 있어 확인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


“ 그럼 어떻게 공녀라는 걸 알았나? ”


“ 호기심 많은 공녀를 연신 부르는

하녀의 목소리만으로도 누구인지

알겠더군요 그래서 혹여 제가

나들이를 방해하진 않을까 하여

자리에서 일어서려 던 그때 무어라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



“ 무슨 말을... ”


“ 공녀는


「 걱정 하지 마 세실. 내 말 한마디면

유모도 집사도 꼼짝 못하는 거 알잖아.

넌 그냥 내가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 돼. 」라고. "



" 네~! 맞아요~~흐....흐..흑 공녀께서

분명...그리..흑.. 제게 말씀해주셨어요..

그리.. 흐흑... "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판정 안

청중석 맨 끝 자리에 앉아있던 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 때가 떠오른 듯

말을 채 맺지도 못하고 울어버렸다.



‘ 노출을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지 파이. ’



울음을 터트리는 하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확실히 내가 그 곳에 있었음을

입증해주었다. 허나 자칫 하녀와 내가

짰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어 난 청중석에 칼이 심어 둔

수하들을 바라보니



“ 앞선 재판에서 쓰러져 자리 보전하던

이가 대공가 하녀와 말 섞을 시간이

있었을 라고. "


“ 하기야 그것 때문에 서쪽 별장으로

요양까지 갔으니까. ”



난 첫 재판 날 쓰러지긴 했어도 며칠을

자리 보전 하진 않았다. 하지만 파이의

생각을 비롯해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그 힘을 버틸 시간이 필요했기에

칼을 찾았다.



“ 시간이 필요 하다라... ”



칼의 눈초리가 가늘어지며 곧장

모엘신부를 떠올리기에



“ 제가 긴장한 탓도 있지만 전혀 예상

못한 이의 등장에 당황하고 싶진

않습니다. "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인간임을

강조하며 칼의 괜한 생각을 재빨리

끊어냈다.



“ 이거 실망인데. ”


“ 서운합니다. ”


“ ...?? ”


“ 기대를 하실 생각에 들뜬 접니다.

그런데 능력을 보지도 않고 판단

하시니. ”


“ 큭큭큭, 좋아 네가 그리 원한다면

나야 치를 값만 셈하면 그만이니까.

헥터가의 서쪽 별장에서 며칠 간

요양하는 것이면 마음에 들까? "


“ 그리 간단히 해결될 수 있을까요? ”


“ 헥터가의 주인들이 정부를 두던

곳이니 헥터가 차남의 숨겨진 자식인

네가 있기엔 안성맞춤이지. "


“ 좋습니다. ”



그렇게 난 성당과 별장을 오가며 이중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도착

했을 때 난 제일 먼저 마을 지주와 몇몇

영향력 있는 이를 골라 불렀다.



“ 내가 여기 온 것은 요양을 위한

목적이니 거슬리는 게 없었으면

좋겠군. ”


“ 별장 내 사용인들은 머무실 동안만

쓸 것이라 말이 새어나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



몇 년간 별장을 관리한 덕인지 지주는

눈치 껏 입을 봉했다. 그런 그들에게

난 조금은 과할 만큼의 선물을 밀어

주며



“ 기왕 잠시 쓰는 것이라면 내가 데리고

온 이들을 부렸으면 하는데. ”


“ 어이구 뭘 이런 것을. 쉬러 오시는

것인데 당연히 편하게 보내실 수

있어야지요. ”



그렇게 난 자연스럽게 칼의 수하들을

내 목적에 맞게 이용했다.



“ 하? 저를 감시할 자로 붙인 이들을

이렇게 써먹을 줄 이야.”


“ 수장님의 눈과 귀에는 돈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


“ 귀여워. 큰일이야 벌써부터 매달리고

싶어지니. ”



그렇게 난 별장과 성당을 오가면서도

마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고

칼에겐 수하들을 통해 치료를 위한

이동 정도로 보고 되었을 것이다.



“ 어차피 내가 거기 있었다는 건 칼에게

보고될 정도로 사소한 것이니까. ”



거기에 입이 가벼워 바람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낼 줄 알았다. 덕분에 난

공녀 일로 불려 온 이들 중 가장 불안해

할 하녀 한 명의 기억만 훔치면 되었다.



“ 자네, 사람들을 좀 조용히 시키게. ”



웅성거리는 관중들이 짜증 난

수석행정관은 옆에 있던 행정관에게

지시했다.



" 아.. 네.. 모두들 정숙, 정숙

해주십시오. "



어느 정도 분위기가 정돈되자 재판관이

나에게 진짜 궁금한 것을 물었다.


" 공녀를 보필한 하녀에 의해 영식이

그 자리에 있었음이 증명되었으니

그 날 그대가 본 것에 대해 소상히

알려주도록 하게. "


" 네. 그 날 공녀는 누군가에 의해

떠밀린 것이 아니라 실수로 물에

빠졌습니다. "



---------웅성웅성



이건 제일 큰 사실이다. 라쿤의 훔친

기억엔 분명 공녀가 그를 피하려다

빠진 것이니까 라쿤이 내게 화난

이유도 직접 밀지 않은 걸 들킨 것에

있으니 그렇게 난 파이가 정성스럽게

짠 공녀 살인사건의 판을 완전히

뒤집었다.



‘ 네가 순수하게 몬스터를 무너뜨리고

싶어서였다면 나도 도왔을 거야 파이. ’



그렇게 난 일그러지는 파이를 향해

비웃음과 동시에 칼을 살폈다.



‘ 내게 흥미를 가진 건 순전히

모엘신부님을 끌어 내기 위한 것일

테지. 절대 그럴 일은 없어. 이제부턴

내가 방패가 되어드릴 거니까. '



그렇게 칼의 관심을 따갑게 받으며

주변을 살피니 역시나 예상대로 나를

비난하며 누구를 구하려고 한 거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경비 대장 역시 매서운 눈초리로 내게

해명을 재촉했지만 난 잠시 침묵했다.



' 어때? 네가 잡아 넣은 고기들이

이젠 어망 속을 빠져 나가려고 해.

이걸 그대로 지켜만 보면 넌 나한테

지는 거야. 그러니까 생각해 뭐든

닥치는 대로. '



다른 사람들의 반응 따윈 지금은 관심

없다. 내가 궁금한 건 파이의 반응.

역시나 나와 같이 대기실 문이 활짝

열린 채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그림자.



"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공녀는

안타깝게도 발을 헛딛었습니다. "


" 지금 증인들의 말이 엇갈리는군. “


" 허나, 하나는 그러할 것이다고

하나는 그러하다 이니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



자신을 대놓고 틀렸다 말하는데도

생각보다 참을성이 있는 듯 해

난 이제 대 놓고 대기실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얻어 걸린 파이 녀석의

시선을 잡아당겼다.



“ 히야~ 상상만 해도 짜릿한데? ”



라쿤은 파이가 생각한 계획엔 관심

없고 그저 몬스터를 뭉개버릴 것에

한창 들떴다.



" 그럼 계획을 실행하기 전에 먼저

물어볼 것이 있어. "


" 얘기해. "


" 넌 그날 공녀에게 왜 접근한 거지? “



파이는 라쿤의 목적을 직접적으로

물었고 라쿤은 잠시 머뭇거리다 별거

아니라는 듯 바로 내뱉었다.



' 고작 그런 이유로. ‘



라쿤에겐 별명이 하나 더 있었다.


미친 까. 마. 귀

반짝이는 것만 보면 사족을 못 써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집착했다.

그래서 난 사람도 예외가 아닐 거라

생각해 어여쁜 공녀를 잡으려다 일이

생긴 줄로만 알았는데 공녀의 양산을

뺏으려 했다니 기가 차다.



“ 파이, 지금처럼 초조하게 어떻게

해야 할지 전전긍긍하며 머리를 굴려.

그럼 난 그걸 그대로 써 먹어 줄

테니까. "



그렇게 잡아당겨 불안하게 만든

파이의 속을 끝까지 파낸 뒤 그것을

내 이야기에 덧 입혀 준비했다.



" 공녀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일어서려는 데 부정하는 공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때라도 확인을

하고 도움을 청했다면 그리 황망하게는

..... "


" 자네가 본 것만을 말하도록 하게. "



재판관은 약간 답답함을 감추지 못한 듯

언성을 살짝 높여 재촉하였다.



“ 그게 처음은 그저 하녀에게

투정이라도 부리시나 하고 별 생각

없이 들었었는데 그것이... "


“ 자네를 여기서 책망하는 이는

없을 것이니 사실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 하면 되는 것이야. "



급기야 아이 다루듯 하는 재판관의

상냥한 말에 난 확신을 느끼며 떨리던

음성을 잡아 차근차근 이어갔다.



" 그저 투정이라 하기엔 꽤 다급한 듯

해 확인하고자 고개를 드니 공녀에게

감히 다가가는 것도 모자라 손을

뻗는 것에 몸을 일으켜 가려했지만... "



내 몸이 이미 불편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재판관과 관중들은

아쉬움에 깊은 한숨을 뱉어냈다.



“ 그래도 공녀를 위험에 빠뜨린

이라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일어서

보니 누군가 그 자를 잡고 씨름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



나는 공녀를 위험에 빠뜨린 이를

공격한 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처음 보는 이를 내가 알 리가

없으니 그렇게 파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파이가 라쿤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것으로 녀석의

증언과 나의 증언을 이었다.



‘ 둘 중 하나를 택할지 둘을 다 살릴지

궁금할 거야. 더더 애가 타서 매달려봐

사정 하면 더 좋고. '



추측과 사실 중 무게는 당연히 확실하게

책정된다. 재판관이 날 다정하게

달랜 것만 보아도. 판단력이 흐려지면

결국 손을 잡는 건 같은 귀족일 뿐이다.



“ 혹여 이들 중에 영식이 본 이와

비슷한 자가 있는가? ”



재판관의 물음에 난 곧장 답하지

않고 시선을 라쿤에게로 향했다.

이에 녀석은 나머지 눈들이 자신을

향할 것을 직감하고 드디어 불안해

하기 시작했다.



" 헥터영식~ 공녀가 익사 사고를

당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이가

이 둘 중에 있는가? "


“ 물론입니다. ”


" 그럼 대답해 보게 나. "


" 그 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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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아직 끝나지 않은 시련 24.06.13 4 0 10쪽
24 24화 달콤함에 취해 끝에 맺힌 쓴 맛을 눈치 채지 못했다. 24.06.10 5 0 12쪽
23 23화 뭍에 올라온 물고기들의 최후. 24.06.08 4 0 11쪽
22 22화 벌써 웃으면 곤란하지. ​ ​​​​ 24.06.07 5 0 12쪽
» 21화 밀당 24.06.06 7 0 12쪽
20 20화 이제는 진짜가 나설 차례 24.06.05 4 0 11쪽
19 19화 끝까지 물고 늘어질 속셈이다. 24.06.04 3 0 11쪽
18 18화 시련. 24.06.03 4 0 11쪽
17 17화 넘치던 독은 천천히 늘어난 그릇에서 변하기 시작했다. 24.05.31 3 0 11쪽
16 16화 그릇이 작으면 넘치는 힘은 독에 불과할 뿐이다. 24.05.30 4 0 11쪽
15 15화 그들의 첫 만남 24.05.29 4 0 12쪽
14 14화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증인. 24.05.28 4 0 11쪽
13 13화 오랜 공방(攻防)이 될 것 같다. 24.05.27 3 0 11쪽
12 12화 계획을 앞당기다. 24.05.24 3 0 11쪽
11 11화 사자 입에 머리를 들이 밀다. 24.05.23 5 0 11쪽
10 10화 후회란 걸 했어야 했다. 24.05.21 3 0 11쪽
9 9화 어쩜 이건 자유를 찾을 기회이지 않을까. 24.05.20 3 0 11쪽
8 8화 머리를 쓰려다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24.05.17 4 0 11쪽
7 7화 지켜야 할 것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24.05.16 3 0 11쪽
6 6화 자신에게 솔직한 마음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다. 24.05.15 5 0 12쪽
5 5화 주변을 물들였으니 이젠 눈 앞에 드러나 완벽하게 각인시켜라 24.05.14 8 0 11쪽
4 4화 이성을 이길 수 있는 건 각성한 본능이다. 24.05.13 4 0 11쪽
3 3화 그녀의 심장을 두드리고 싶다면 버릴 수 없는 핏줄의 마음을 훔쳐라. +2 24.05.11 12 0 11쪽
2 2화 강력한 소문으로 주변의 가십을 불태우다. 24.05.11 7 0 11쪽
1 1화 첫 번째 의뢰 24.05.11 3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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