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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허락 받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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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4.05.10 23:45
최근연재일 :
2024.06.13 00:3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20
추천수 :
0
글자수 :
125,355

작성
24.05.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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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화 사자 입에 머리를 들이 밀다.

DUMMY


“ 아~~~ 진짜 된다 안 된다 말 해주는

게 뭐 어렵다고 이렇게 시간을 끄냐고~ "



길어지는 시간 탓에 난 괜히 잡생각만

늘어 자리에서 일어나 왔다 갔다 마치



“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왜? 도망칠

타이밍이라도 놓친 걸까? ”



인기척도 없이 안절부절 한 날 발견하자

마자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본 것 마냥

큭큭 대는 것에



“ 어차피 나가는 문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수로 도망을 그저 수장님 앞에서

말 실수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겠거니

하고 있던 중입니다. "


“ 익히지도 않은 걸 날로 먹을 만큼

성격이 급하진 않으니 겁먹지 않아도

돼. "



당장은 아니라도 수 틀리면 언제든

변덕을 부릴 수도 있단 건데 그걸

안심이라고 지껄이다니



“ 잡아먹지 않은 걸 후회할 지도

모릅니다. ”



피카스의 짓궂음에 약이 바짝 오른 난

그만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 지 잠시

망각하고 갸르렁 댔다. 하지만 피카스에

겐 그런 나의 협박이 귀엽다는 듯 눈을

반쯤 접어 웃으며 뒤돌아 앞장서

나갔다.



“ 저런, 피카스 네가 먼저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 얼굴이 퉁퉁 부은 게 약이 바짝

올라 있는 걸? "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수장님이

선택도 하지 않는 걸 감히 손댈 리가. ”


“ 그럼 내가 어떤 인간인지 궁금해서

그런 걸까? ”



라쿤과 엮이는 순간 던컨 수장의

뜬소문에 집중한 건 사실이다.

남자들마저 설레게 할 정도로 인간이

빚어낸 가장 아름다운 조각이라고

그런 외모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여자들에겐 굉장히 로맨틱하게

포장되어 있었지만


한편으론 잔혹함이 혹한의 겨울보다도

독하단 상반된 성격으로 묘사되어

여기저기 퍼져 있기에 난 어느 쪽에

중심을 둬야 할지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다.



‘ 당신에게 반하지 않을 자신은 있어도

당신의 이성을 이길 자신은 솔직히

없어. '



내가 상대의 생각을 읽는 건 어느 정도

빈틈이 있어야 가능하다.

몬스터의 약만으론 대가를 치를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에 던컨 수장의

약점을 잡아 빠져나올 구멍을 하나

더 파둬야 한다. 그런데



' 예...예쁘...다. ’



나도 모르게 그만 뱉을 뻔 했다.

13살 어린 나의 눈에도 그는 굉장히

빛났다. 통창으로 스미는 햇살에

반짝이며 움직일 때마다 어깨 위에서

붉은 빛이 감도는 다갈색 머리칼이

물결쳐 눈을 찌르는 듯 찡그릴 때

살짝 보이는 검은 밤을 닮은 눈,

푸른 빛이 도는 피부까지 거기다

훤히 드러난 쇄골...



‘ 쇄골?? ’


“ 으악~!! ”



급하지 않다 던 피카스의 말과 달리

그 역시 내가 궁금했던 것인지 어느새

다가와 나의 눈높이에 맞추려 고개를

숙이려던 찰나 눈에 보이는 헐벗은

상태에 난 다행히 현실로 돌아왔다.



“ 저런, 어린 아이를 상대로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닙니까? ”


“ 설마 내게 반하기라도 한 걸 까봐.

그래 귀여운 꼬마 아가씨가 날 찾은

이유가 뭐지? "



말은 그래도 내 반응이 재미있는지

열려져 있는 앞섶을 일부러 둔 채

나른하게 내게 물었다. 이에 시선을

아래로 깐 뒤



“ 저... 그게 그러니까... ”


“ 큭큭, 축하 드립니다.

어린아이에게까지 고백을 받게

되셨으니. ”


“ 피카스 자꾸 들어오면 아이의 말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은데. ”



나른하게 늘어져 있던 눈과 입이

제자리를 찾은 건 그때였다.



“ 죄송합니다. ”


“ 오랜만에 들뜬 건 이해하지만

선은 지켜야지. ”


“ 차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 그래. ”



그렇게 잠시 핏기가 빠진 얼굴로

피카스를 내쫓은 뒤 다시금 혈색을

돌려 화사하게 나를 바라보는

던컨의 수장, 칼 말레트



“ 좀 전까지 휴식을 취하던 나를

깨울 정도여야 할 텐데. ”



피카스가 나가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것에 난 진정하고 천천히

입을 뗐다.



“ 신분을 원합니다. ”


“ 어떤 신분을 원하는 거지? ”


“ 어설픈 신분은 안 됩니다. 제가

그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이 설사

거짓이라 해도 무조건 믿을 정도의

힘이 있어야 해요. "


“ 사기를 치기 위한 정도의 용도라면

굳이 날 찾을 필요가 없었을 텐데. ”


“ 13살 어린 것도 있지만 지금의

제 입장에선 사실을 말한다 해도

부정 당하기 쉽고 심지어 의심을

살 수 있지만 힘이 실린다면 최소한

제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렇게 의뢰를

부탁 드리러 온 겁니다. "



의외다.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

조심스레 다른 문을 통해 칼을 찾은

이들이 원하는 의뢰는 특수 범죄를

지어 망명을 하기 위함이거나 공작

활동을 하기 위한 잠입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과 같이 좋은 일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 녀석의 목적은

숨기는 게 아니라 드러내는 것이라니.




“ 이거 재미있겠는데. 그래 무얼 증명

하려는 거지? ”


“ 대공가의 공녀님이 사라졌을 당시를

목격하였습니다. ”


“ 하? ”



대공가에서 라이벌인 다른 영업장에

의뢰를 넣었단 정보를 입수했던 터라

자존심이 상하던 차에 뜻밖에 수확이다.



“ 확실히 네 행색이 증인보다 범인에

더 어울릴지도. "


“ 제가 시간이 많지 않은 탓도 있어

이렇게 찾아오게 됐습니다. ”


“ 아이들이 하나둘 정리된다 싶더니

경비 대장이 꽤나 애가 탄 모양이군. ”



당연한 것이다. 대공이 경비대만 믿고

있을 수 없어 다른 정보상까지 들쑤시니

공이 날라 가는 걸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 범인이 제가 목격한 걸 알고 있어서. ”


“ 아... 어떻게든 널 물고 늘어지겠는데.

그걸 막아 달라? ”


“ 그건 제가 할 일입니다. ”



도와 달라 하는데 자신의 손을 빌리지

않고 도구만 빌려 달라니 호기심이

발동한 칼은 더 캐묻기 위해 아이에게

좀 더 가까이 가려던 찰나




“ 차가 준비되었습니다. ”


“ 뭐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 조금 여유를

찾는 것도 괜찮겠지? 너처럼 어린

의뢰인은 처음이다 보니 제대로 준비

된 것이 없어 입에 맞을지 모르겠구나. "



피카스가 찻잔과 다과를 내려놓는데

어린 의뢰인이 처음이라 맛없는 밍밍한

차일 거란 예상과 달리 달콤한 향이

싸구려 초콜릿이 아닌 풍미 가득한

난생 처음 맛보게 된 코코아가 눈앞에

놓여졌다.



‘ 잠깐 코코아? ’



입맛이 어린애 취향이라면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나 분명 수장의 찻잔엔

빛깔 고운 차가 향긋이 우려져 있었다.



「 ...어린 의뢰인은 처음이다 보니... 」



좀 전에 말을 곱씹다 문득 드는 생각에

나를 향해 다정하게 웃고 있는 수장의

머리를 재빨리 훑었다.



‘ 헉... ’



코코아를 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살짝 웃던 수장이 떠올린 건 상상 밖에

장면이다. 무수히 많은 어린아이들이

일렬로 서서 비명을 질러 대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실려 나오는 아이들의

어깨에는 하나같이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다.



‘ 수장의 말은 거짓이 아니야. 최소한

나처럼 어린아이가 의뢰를 맡긴 적은

없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루지

않은 적이 없다는 말은 아니었어. '



새겨진 문양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채자마자 대화하는 동안 잊어

버렸던 수장에 대해 다시금 확인하게

되면서부터 심장이 깨질 듯 뛰었다.




“ 왜 들지 않고. ”


“ 처...처음 보는 거라. ”



미친... 말을 더듬다니 다시금 공포에

질린 걸 수장이 눈치라도 채면 마음이

바뀔 텐데.



“ 큭큭, 설마 내가 약이라도 탔을까봐? ”


‘ 그럴 수도. ’


“ 무턱대고 마실 만큼 먹어본 적이

없어 먹다 뱉으면 어쩌나 했을 뿐

제가 수장님을 의심할 리 가

그랬다면 찾아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표정을

관리했다. 물론 어느 정도 들킨 것을

두고 처음이란 말로 포장해 어설픈

것이라 생각하도록 하는 걸 잊지

않았다.



‘ 잘 버티는데? ’



코코아를 통해 녀석의 머리를 먼저 확인

하고 거기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보기

위해 칼은 시험을 했던 것이다.



‘ 나쁜 머리는 아니지만 아직 어려서

그런지 감정이 쉽게 드러난단 말이야. '



처음 들어왔을 때 어린애 치고 반반한

얼굴이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루루로

보내려 했는데 감정이 드러났음에도

침착하게 할 말을 끝까지 하는 게

마음에 든 칼은



‘ 그래도 좀 더 갖고 놀고 싶단 말이지. ’



재밌을 것 같은 장난감을 당장 버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 그 정도의 신뢰라면 뭐... 좋아.

그럼 본격적인 계약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



그렇게 차를 치우고 피카스가 가지고 온

계약서를 읽은 난



“ 저기... 계약서엔 대가에 대해

정확하게 명시된 게 없는데. ”


“ 매번 똑같은 요구 조건이라면 질리지

않을까? ”


“ 그래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 충당할 수

있을지 없을 지를 두고 고민을 해야

해서. "


“ 내가 빌려 준 도구를 어떻게 쓰는 지

본 뒤 결정하도록 하지. ”


“ 네? ”


“ 뭘 그렇게 놀라지? 조건은 내가

원하는 것이니까. ”


“ 그래도... ”


“ 네가 만족한다면 그대로 진행

하도록 하지. 원하는 날짜가 있을까? "


“ 그건 아직... ”


“ 좋아 결정 되는 대로 피카스에게

전달하도록 해. ”



그렇게 난 얼떨떨한 기분을 들고 던컨을

나왔다.



“ 수장님 설마 이대로 계약을 하신

겁니까? ”


“ 그럴 리가. 내가 언제 손해 보는

장사를 한 적 있었나? ”


“ 그렇다면 아이를 담보로 하실

생각이신 건지. ”


“ 보기보다 똑똑한 녀석이다. 루루로

보내기에도 나쁘지 않은 얼굴이지만

그렇게 썩히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어떻게 일을 해내는지 볼

생각이다 그 후에 정해도 늦지 않아. "



* * * *



“ 후~~~하아~~~!! ”



성당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난

그제서야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다.



“ 아펠~~~ ”



루이가 내가 오지 않아 걱정이

되었던 건지 먼저 성당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 애들은 어쩌고 여기 와 있는 거야? ”


“ 어차피 밖으로 나가봤자 붙들려

갈 게 뻔한데 뭐 하러 기어나가. 대장도

눈치를 보고 당분간 붙어 있으라고

해서. "


“ 심각한 걸 눈치 챘나 보네. ”


“ 그보다 그 사람 만났어? ”


“ 칼 발레트. 진짜 소문대로 엄청

잘생기긴 했어. 네가 가서 혹한 뒤

팔려가도 모를 만큼. "


“ 뭐래~ 내가 아무리 얼굴을 따져도

그 정도로 멍청하진 않아. ”


“ 아니 나도 아주 잠깐이었지만

설렜으니 네가 넘어간다해도

이해할 수 있어. 그보다 그 자에

대한 소문이 고작 외모에만 집중

된 건 아니잖아. "


“ 설마 그것도 사실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 ”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적중한다고

루이는 내가 그 자에게서 빠져나오지

못 할까봐 전전긍긍하며 날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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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계획을 앞당기다. 24.05.24 3 0 11쪽
» 11화 사자 입에 머리를 들이 밀다. 24.05.23 4 0 11쪽
10 10화 후회란 걸 했어야 했다. 24.05.21 3 0 11쪽
9 9화 어쩜 이건 자유를 찾을 기회이지 않을까. 24.05.20 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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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지켜야 할 것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24.05.16 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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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주변을 물들였으니 이젠 눈 앞에 드러나 완벽하게 각인시켜라 24.05.14 7 0 11쪽
4 4화 이성을 이길 수 있는 건 각성한 본능이다. 24.05.13 3 0 11쪽
3 3화 그녀의 심장을 두드리고 싶다면 버릴 수 없는 핏줄의 마음을 훔쳐라. +2 24.05.11 9 0 11쪽
2 2화 강력한 소문으로 주변의 가십을 불태우다. 24.05.11 6 0 11쪽
1 1화 첫 번째 의뢰 24.05.11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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