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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4.05.10 23:45
최근연재일 :
2024.06.13 00:3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21
추천수 :
0
글자수 :
125,355

작성
24.05.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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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화 주변을 물들였으니 이젠 눈 앞에 드러나 완벽하게 각인시켜라

DUMMY

“ 늘 신중함에 있어 게으름이

없어야 할 거다. ”



하녀장의 엄중한 목소리로 키온가의

입 단속이 강화되었다.

레나의 가벼운 입으로 인해 키온영애를

둘러싼 소문이 무게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그래도 다행히 영애의 너그러운

선처로 두 달 치 월급 감봉으로 해고를

면하게 되었다.



『 친애하는 키온영애께


이번 저와 관련된 소문으로 많이

곤란해졌을 영애가 걱정 되어 밤새

고민하다 침묵은 답이 아닌 것 같아

이리 서신을 보냅니다.

집에서의 결혼 압박에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단 얘기가 어떻게 그리

흘러갔는지... 영애에 대한 제 마음이

불손하지 않는 정직함이란 것을 보여

드리고 무엇보다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에 대해 반드시 책임지고 일을

해결하도록 할 터이니 너무 심려 하지

않기를.

- 벗 헤론 』



헤나의 보고서에 섞여 있던 헤론의

편지를 발견한 엘레나는 뜻밖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흘렀다.

서신 여기저기에 넘치는 그의 속마음을

읽어버린 탓이다.



‘ 생각보다 더 좋은 사람일지도. ’



키온가를 보지 않고 오로지 엘레나만을

보고 있는 그의 솔직함에 엘레나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심 없이 자신을 위한 것을 두고

엘레나 역시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단 생각에



『 존경하는 헤론백작님께


생각지도 못한 서신에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저의 경솔했던 행동으로

이어진 결과임에도 저를 위해 애써

주시겠단 말에 용기를 얻어 저 역시

주변을 다시 한 번 더 살펴 백작님께서

혼자 짐을 지도록 하진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언제고 자비원에 돌아갔을 때

더 많은 이야기로 시간을 가지길

고대 하겠습니다.

- 벗 키온 』



그렇게 남녀의 마음이 서서히 물오르듯

익어가는 것에 맞춰 연회가 드디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황녀가

주관하는 연회 이니 만큼 귀부인들의

움직임은 분주해지기 시작했고

뷔셀백작부인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 어머니 〈에스프리 〉만 고집하시는 지

저로선 이해가 되지 않아요. "


“ 외국에서 들어오는 최고급 원단들 중

대부분이 에스프리로 들어 가는 걸

몰라서 하는 소리니? 발 빠른 이들이

나서기 전에 먼저 선점해야 하니

어서 준비하도록 해. "


'에스프리' 라고 하면 대공전하의

결혼식 때 대공비께서 입으셨던


‘ 인어의 눈물 ’을 시작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의상실로

까다로운 황녀님도 흡족해 했다는

소문에 제국 내 귀족 부인들을

안달 나게 만들었다. 허나 그 곳에

드레스를 쉽게 입지는 못한다.


이유인 즉



“ 잘 부탁해. ”


생글 거리는 나를 띠껍게 바라보는

이 인간 에스프리 마담의 지랄 맞은

성격 때문이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기 때문에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자신의 드레스와 어울리지

않다면 돌려 말하지 않고 그대로

까버린다. 뷔셀가 모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 약혼 연회에 입을 드레스를

맞추려 하니 이번에 들어온 것들

중 다른 이 손을 타지 않은 걸로

보여주게. "


“ 그럼 이것들 중에 한 번 골라

보시겠습니까? ”


“ 이런 흔한 걸 보려고 직접

온 거라고 보나. ”


“ 소식을 들으셨나 본데.

그 원단은 두 분의 머리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추천하지

않은 것입니다. "


"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고는

자네가 아니라 내가 결정할 문제지. "


" 에스프리로 직접 오실 정도면

제 안목을 믿는다는 것인데 다시

한 번 고려해 봐도 늦지 않을 것 같군요. "


" 뭘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 것까지야

그냥 자네는 우리 모녀를 위한 드레스를

맞춰주기만 하면 될 일을 내 섭섭지

않게 지불할 것이니. "


“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패작을 선보여 사교계에

웃음거리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


“ 아니~! ”


“ 그리고 이미 이 원단의 가공이

들어간 상태라... ”


“ 벌써 누군가가 예약을 했단

말인가? ”


“ 어제 키온가에서 다녀갔습니다. ”


“ 하? 좌중 해도 모자를 판에

연회에 참석을 하겠다고? ”


“ 어머니 제가 뭐라 하였어요.

키온영애의 영광은 가문에서

조작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요.

지금 돌아다니는 소문만 봐도

다 아는 것인데 이 참에 제

이야기를 무시했던 영애들은

확인 할 수 있을 겁니다. "



앞서 열린 다과회에 많은 영애들

앞에서 창피를 준 제온영애에게

굴욕을 되돌려 줄 생각에

뷔셀영애는 드레스를 맞추진

못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소득에

잔뜩 신이 난 채로 돌아갔다.



“ 고마워 루이. ”


“ 오랜만에 찾은 이유가 고작

이런 거였어? ”


“ 그럴 리가 얼마나 보고 싶었다고. ”


“ 퍽이나. 그보다 저이들이 그 날

제대로 일을 만들어 낼까?

생각보다 더 멍청한 것 같은데? ”


“ 내 손으로 공들일 필요 없을 만큼만

거기까지. 한 번 쓰고 버리기

딱 좋은 패지. ”


“ 아깝네. 네가 만든 설계는 재미있는 데

말이야. ”


“ 나중에 들려줄게. 연회에 참석할 순

없어 자세한 설명은 힘들겠지만. ”


“ 뭐래~ 백작님 머리만 쓰윽 훑으면

그만인 걸. ”



나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루이는 불평스러운 말투와 달리

눈빛은 기대로 가득 찼고 나 역시

설계를 마칠 그 날이 무척이나

기다려졌다.



" 축하드립니다. 샤렌공작님~ "


" 하하 고맙네. "


" 황녀님께서 친히 샤렌영애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주시다니 기쁘시겠습니다. "



황녀의 힘이 실린 덕분인지 여기저기서

샤렌가에 붙어 부스러기라도 주울

요량으로 아양을 떠느라 바쁘다.

이는 귀부인들과 영애들에게도

예외가 되지 않는 지



“ 어쩜, 조만간 샤렌영애의 약혼식에도

참석 하신다 하니 이런 영광스러움이

또 있을까요. "


“ 그러게요. 모든 영애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었으니 샤렌영에게

오늘이 얼마나 행복하게 기억될지. "



하지만 모든 이들의 들뜸에 합류하지

못한 이가 있었으니



“ 약혼자라 키온영애에 대한 소문은

그저 흔한 가십이라고 하지 않았나? ”


“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



------탁



들고 있던 손수건을 자신에게 내던지니

사색이 된 시녀장은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 송구합니다. ”


“ 나는 가정이나 추측 따위엔 관심 없다. ”


“ 키온가가 운영하는 자비원의 일을

헤론백작이 대가 없이 돕고 있고

키온가의 자선연회에까지 얼굴을

비추었다는 말이 나와 키온영애의

소문의 남자가 헤론백작이란 말이

돌고 있는 중입니다. "



시녀장의 말에 불안했지만 아직

헤론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는 일이다. 소문 하나

부풀려진 것일 뿐 조금 후 자신의

말이 증명될 것이라 굳게 믿는

황녀는 침착하게 헤론을 기다렸다.



“ 하~ ”



그러나 샤렌을 위한 아니 자신의

유희를 위해 준비했던 폭죽은 불발

했다. 그가 등장으로 영식들이

무의식적으로 몸을 사려야 하는데

오히려



“ 헤론백작님. ”



키온영식을 필두로 고위 가문의

자제들이 그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황녀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으니



“ 좋은 자리에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는 것일 뿐 영식들의 속내는

알 수 없사 오니 부디 고정하시지요. "



허나 시녀장의 말과 달리 사람들에

둘러싸인 헤론백작의 환한 얼굴을

확인한 황녀가 급기야 자리를

떠나려 하니



“ 샤렌공작의 감사인사를 받고 나서

움직이셔도 늦지 않으십니다.

황녀님의 평판을 쇄신함을 물론

그것을 공고히 할 수 있음을 인지

하시어 부디 자리를 지켜주십시오. "



남성 편력이라는 꼬리표를 오늘의

온정으로 조금이나마 가릴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다는

걸 시녀장이 거듭 확인 시키어

황녀는 어쩔 수 없이 억지 미소를

띄우려는 데



" 떳떳하지 않은 걸음이라니요? "


" 항간의 소문이 제국을 덮을 정도로

커졌는데도 좌중 하시긴 커녕

이리 행동하시는 것이 걱정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



어디선가 들려오는 날선 목소리들.

궁금해진 황녀가 시녀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니 키온영애가

앳된 영애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다.



" 사실도 아닌 고작 소문 하나에 제가

숨을 이유는 없습니다. "


“ 물론 소문은 소문에 그칠 수도

있지요. 허나 오늘은 황녀님께서

친히 배동인 샤렌영애를 위해

시간을 만든 자리입니다.

자칫 영애의 경솔한 행동이

샤렌가는 물론 키온가에까지

누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

주셨으면 하네요. "


“ 뷔셀영애 말에 무게를

얹을 때는 뱉고 나서의 결과에

책임을 가졌을 때 가능 한 것이니

신중하도록 하세요. "



아무래도 두 사람의 감정 싸움으로

번질 것을 염려한 제온영애가

사이에 들어와 제동을 걸어 말리니



“ 가문의 후계를 이어 정계로

나설 만큼의 똑똑하신 분께서

이런 중요한 일을 정으로 덮으려

하시다니 스스로를 부끄러워

하셔야 할 겁니다. "


“ 뷔셀영애~!! ”


“ 오호~ 일이 재밌어지겠는 걸? ”



처음 시녀장에게 약혼 이야기를

들었을 땐 사실이 아니었으면 했다.

그래야 자신의 말에 힘이 실릴 테니

허나 이미 허사로 돌아간 마당에

뷔셀영애의 멍청한 행보로 차라리

사실이 되어 아끼는 영애가 망신을

당한다면



“ 어차피 엎어진 일 그들의 관계가

사실이면 좋겠군. ”


“ 네? ”



황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시녀장이

고개를 갸우뚱하니



“ 그럼 적어도 자신으로 인해

저 영애가 곤욕을 치르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될 테니까. ”


“ 하오나 백작님께서 두고 만

보시진 않을 겁니다. ”


“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뼛속까지 귀족인 헤론백작이 한낱

여인과의 인연을 위해 체면을

버리는 짓 따윌 할 리 없어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가문과

직결된다는 걸 알고도 명성을

스스로 내던지는 어리석은

짓을 할 리가... "



헤론을 건드리든 그의 그녀를

괴롭히든 결과만 만족스러우면

되는 황녀는 흡족한 미소를

띄우며 기다리는데



" 키온 영애께서는 아무 잘못도

없으십니다. 그러니 모두들

그만하시지요. "



전혀 예상 못한 헤론백작의

등장에 당황한 황녀와 영애들은

들리는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연회 참석 하루 전.



“ 저번 제가 말씀드린 것을

기억하십니까? ”


“ 내 선택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순

있단 그 말을 말하나? ”


" 네. 원래는 샤렌가에 키온영애의

불참 의사를 넣으려 했으나 제가

저지하였습니다. "


“ 대체 무슨 연유로? ”


“ 누구보다도 떳떳한 영애께서

굳이 피할 이유가 없어서 입니다. ”


“ 자네가 곤경에 빠뜨린 게 걸리긴

한가 보군. ”



여전히 나를 원망하는 헤론백작이

귀엽기만 하지만 지금은 단호할

필요가 있어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을 이었다.



“ 항상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함께

나타나는 법입니다. 칭송을 받았다면

시기 역시 받게 됨을 말이죠. 분명

이번 연회에서도 영애의 소문을

들먹여 영애의 명예를 해하려는

이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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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지켜야 할 것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24.05.16 3 0 11쪽
6 6화 자신에게 솔직한 마음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다. 24.05.15 5 0 12쪽
» 5화 주변을 물들였으니 이젠 눈 앞에 드러나 완벽하게 각인시켜라 24.05.14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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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강력한 소문으로 주변의 가십을 불태우다. 24.05.11 6 0 11쪽
1 1화 첫 번째 의뢰 24.05.11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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