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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허락 받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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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4.05.10 23:45
최근연재일 :
2024.06.23 00:12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52
추천수 :
0
글자수 :
135,166

작성
24.06.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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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9화 끝까지 물고 늘어질 속셈이다.

DUMMY

* 재개된 재판일



" 자자~~ 정숙들 하시고 자리에

앉으십시오. 재판관님 나오십니다~! "



이 날만을 기다렸던 이들이라 더더욱

소란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쉽사리 소리가 사그라 들지 않자

행정관은 좀 더 목소리에 힘을 실어

잠재웠다. 물론 불만의 목소리는 줄어

들었으나 매서운 눈빛은 기다린

시간만큼 진해져 모두들 라쿤과

몬스터를 노려보기 바빴다.



" 그럼 그날 중단되었던 시점에서부터

증언을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행정관의 말에 따라 파이가 먼저

재 입장 하였다.



" 장인 쉘의 문양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분명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거기서부터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이

순서일 터. 답을 가지고 왔는가? "



재판관의 질문에 파이는 대답 대신

서신 한통을 전달하였다. 행정관이

그것을 받아 건네니 서신에는 짧지만

노기로 가득한 쉘의 서체가 분명히

들어가 있었다.



『 내 작품이 더럽혀졌다는 것은 실로

불쾌를 넘어 손목을 비틀어 버릴

일이나 분명한 이가 없으니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면 정확한

시선을 향해야겠기에 알린다....』



‘ 어떻게 쉘의 서신이 파이의 손에

있는 것이지? 아니.. 아니야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할 건 휘 갈겨진 양피지

따위가 아니야. '



쓸데없이 시간을, 능력을 낭비하면

안 된다. 확실한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가며

얻어낸 만큼 신중해야 한다.



* 쉘의 공방



" 그것은 분명 안 될 일이지. "


" 저는 부탁을 드리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


" 허.. 내 아무리 귀족 나부랭이가

아니라지만 자네와 격이 다름을

알고는 있나? "


" 뒷 배경이 아무리 화려하여도

결국은 저와 조금의 거리만이 있을

뿐인데 제가 무엇이 두려울 것

같습니까. "


" 내가 그것을 내어줘야 하는 이유가

고작 어린아이 하나 죽은 것에 대한

증명을 위한 거라니. 그런다고 죽은

이가 돌아오는 것도 아닌 것을.. "


" 그렇다면 뒤에 계신 분에게 이리

전달해 주십시오.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내어주고 둘을 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



생각지도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전의 나였다면 들여다보기도 전에

기절했을 테지만 그 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라도 한 듯 흔들림 없이

들어간 탓에 파이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



“ 애초에 몬스터에게 붙었던 것도

대공가에 들어가기 위했던 거였어.

거기다 지나치게 나댄다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니. 하~ ”



파이는 페이가의 하수인이었다.

제국 4대 가문 중 하나인 페이가는

대공가와 연줄이 닿아 있는 핏셔가를

견제하고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추이를 살피던 중 대공저에 사용인들을

고용 시 갈 곳 없는 부랑아들에게도

기회를 준다는 것을 알고 그 때를

노려 파이를 계속 노출 시켜 자연스레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 대공비께서 불쌍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선행을 이용하다니 정말이지 파이

저 자식은 몬스터보다 더 악질이야. "



그렇게 바깥에 상황을 중간중간 살피며

한 번 더 파이에 집중했다.



* 페이후작가.



" 그래. 쉘이 쉬이 내어 놓더냐. "


" 후작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하였더니 거리낌 없이 내어

놓더군요. 어떻게 된 게 주인이나

개나 하나같이 욕심들이 많은지 원.. "


" 짐승들은 원래가 주인을 닮아간다고

하지 않느냐. 흥.. 늙은 여우 같으니라고

공생이라는 것을 모르는 노인네가

이번에도 공을 독차지할 생각에 들떠

있겠군. "


" 저희 쪽 정보가 아니었다면 알지도

못했을 텐데 말입니다. "


" 되었다. 지금은 그저 흥분한 상태로

두어라. 어차피 곧 대공께 버림받을

양반인 것을 어찌 되었든 쉘이 넘어 온

이상 그 먹이들을 제대로 옭아매어 공을

가로챌 준비나 해. "


" 먹이들이라 하시면 한꺼번에 처리

해도 된다는 말씀이신지.. "


" 욕심도 많구나. 여태 얻어맞은 것을

풀어내겠다는 것이냐? "


" 시궁창에 살면서 제겐 발밑도 허락

할 수 없던 놈들입니다. "



" 이제껏 고생하였으니 그 정도는

허락해주마. 알아서 하거라. "



이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녀석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다. 라쿤와 몬스터를 마음껏

가지고 놀면서 누가 위인지를 보여

주겠다는 것.




* 라쿤과 몬스터가 대전 하던 날




" 크흐윽.... 잠깐만... "


" 어? 정신을 차리네? 맷집 좋은데~ "


" 이야~ 우리 대장한테 맞고도 살아

남다니 대장~ "



잔챙이들이 라쿤을 부르러 간 사이

겨우 앉은 파이는 이를 부득부득 갈아

대며 기다렸다.



" 어쩌나.. 남이 버린 건 특히나

그 자식이 버린 건 줍기 싫은데. "


​" 크.. 잠시만.. 주위 좀 .. 물려줘.. "​


" 하~ 이것 봐라 야야~ 우리 대장이

우습냐~ 어~ "


" 그날 버린 양산.. "


" 다들 나가.. "


" 에~에에~~ 대장~ "


​" 두 번 이야기 하지 않는다. "



좀 전 그 기집애가 말하던 때처럼

얼굴이 순식간에 굳은 라쿤의 모습에

겁을 집어 먹은 조무래기들은 눈치껏

자리에서 물러났다.



" 그 말은 집어넣는 게 좋을 거다. "


" 그 녀석만 눈이 있는 건 아니야. 그 날

나 역시 확인했으니. "


" 그럼 알 텐데 진실을. "


" 이 쪽 세계는 너무 좁아. 대장은

하나로 충분할 텐데 말이지. 몬스터만

네가 맘에 들지 않는 게 아니야. "


" 어차피 말 해봤자 누가 믿어주겠어~

거지 패거리 아이들 말은 지나가는

개도 비웃는다고 "


" 만약에 계집애가 필사적으로

덤빈다면 상황은 달라질 테지 내가

아는 녀석이라면 말이야. "


​" 그래봤자 귀 닫고 있는 자들에게

들이민 들 제대로나 들어줄까?

의심이나 안 받으면 다행이지. "


" 네가 민 그 아이는 특별한 아이다. "


​“ 아니라고~ 했을 텐데~~~!!!! "


" 그러니까 그런데 그 말 역시

믿어줄까? 네 입으로도 말했잖아. "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


“ 분명 이 사건은 크게 번지면 모를까

절대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거야.

왜냐면 네가.. 아니 뭐 그 아이가 바로

대공녀니까. "



파이의 말에 라쿤도 라쿤이지만

나 역시 놀랐다.



‘ 파이 이 자식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게

진짜였어? 그럼 여자애를 구했어야지

대체 왜... '



순간 일렁이는 두통이 온 것이 아무래도

집중을 못하고 딴 생각을 한 탓인 것

같아 난 곧장 파이에게만 시선을

모았다.



“ 그러니 경비대장이든 누구든 이 일을

해결하려 혈안이 될 테지. 아무리

못해도 포상이 분명 있을 거니까.

만약 네가 경비대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


“ 글쎄... ”


“ 범인을 만들어야지~ ”


“ 어떻게 무슨 수로 거짓 자백이라도

만든단 소리야? ”


“ 쉽게 자백 받을 수 있는 먹잇감이

천지에 널렸지. ”


“ 설마... 우리들? ”


“ 안 그래도 골치였는데 이참에 제대로

쓸어버릴 수도 있는 기회를 마다할 리

없지. 근데 만약 누군가 범인을 지목

할 수 있게 된다면 아니 적어도 경비

대장을 구슬리기라도 한다면? "


“ 잘못 하다 간 내가 지목되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거네. ”


" 그러니까. 제안을 하려는 거야 어때? "


“ 푸하~ ”



한계점에서 끌려가지 않고 간신히 빠져

나온 난 어지러움에 대기실 의자에

잠시 몸을 뉘었다. 자린이 만들어 준

인형이 내 손에 눌려 잔뜩 구겨져

있는 것을 보면서



“ 이거 아니었으면 밉상인 주님을

만날 뻔 했네. 큭. 그보다 라쿤 저

악마 같은 새끼가 파이한테 넘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는 걸? "



라쿤은 애초에 잡혀온 것이 아니었다.

파이가 제안한 판에 미끼가 되어

적당히 놀아준 뒤 몬스터를 밟고

자신만 빠져 나올 속셈인데.



“ 파이가 너도 가지고 논 걸 알면

어떻게 될까? ”



악마 같은 놈이 생각 외로 단순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잘하면 나도 이

상황을 조금은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잠시 쉬어갈 겸

이어지는 파이의 증언에 귀를

기울였다.



" 그냥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양산

같지만 이것엔 재미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선

장내를 어둡게 만들어주셔야 하는데. "



파이의 말에 수석 행정관은 시중인에게

눈짓으로 지시하니 양쪽으로 길게

늘어진 4개의 유리창 위로 암막 커튼이

서서히 내려와 빛을 차단했다.



" 저.. 저거 보게~!!! "


" 뭘 보라는 건가? "


" 저 자의 손이 빛나고 있는 게 안 보여? "


" 손에..손에 전혀 안료가 묻어 있지

않아요. 저 빛은 양산에서 나오는

거라구요~!! "



몇 몇이 현상을 발견하자 앞 다투어

뒤늦게 확인한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에 곧 행정관은

다시금 주변을 밝힘과 동시에 정숙을

요청했다. 허나 아직 경이로움에

심취한 이들의 수근거림까지

멈추게 하진 못했다. 수석행정관은

그런 것엔 개의치 않는 듯 파이에게

양산을 돌려받은 뒤 한 번 더 확인을

위해 위치를 찾았다.



" 위치는 쉬이 눈에 보이지 않을 겁니다.

야광안료는 고가의 제품이긴 하나 이미

시중에 조금씩 풀려 있지요. 그러나

그것들은 하나같이 미색을 띄고 있어

그냥 보기엔 물 얼룩자국처럼 금방

발견됩니다. "


“ 재판관님 이 양산엔 그런 흔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 당연합니다. 쉘이 사용한 안료는

동방인 온에서만 나오는 특정 재료를

섞어 육안으로 보기엔 식별이 힘듭니다.

그것을 이용한 기법으로 자신만이 알아

볼 수밖에 없는 표식과 함께 밤하늘에

가득 들어 찬 별빛을 닮은 특별함까지

얻게 된 것이죠. "


" 허나 이것은 그리 특별해 보이진

않군. "


" 재판관님께선 양산을 언제 쓰시는지

아십니까.. "


" 허.. 그야 낮에 여인들이 쓰는 것이

아닌가 뭐.. 장식품으로 더 쓰이는

쓰잘 데기 없는 물품이지. "


" 그렇습니다. 대부분은 낮에 사용

하기에 이를 밤이나 어두운 공간에서

펼칠 생각을 못하지요. 바로 그것을

노린 장인 쉘의 장난 끼 어린 작품인

것입니다. 그리고 특정 안료 덕에

얼룩자국이라는 단점까지 보안

했으니 여지껏 모조품이 나올 수

없었던 유일 무이의 물품이

된 것이죠 "



파이의 막힘없는 말들로 양산이

진품인 것과 대공녀의 소장품임을

밝힘으로서 자신이 거기에 자리

했다는 말에 또 한 번 무게를 주어

힘을 실었다.



" 허나 그것은 자네의 존재만 입증

할 수 있을 뿐 이번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가? "



여전히 무언가를 더 요구하는

재판관의 말에 나 역시 무얼 더

말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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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뭍에 올라온 물고기들의 최후. 24.06.08 4 0 11쪽
22 22화 벌써 웃으면 곤란하지. ​ ​​​​ 24.06.07 5 0 12쪽
21 21화 밀당 24.06.06 7 0 12쪽
20 20화 이제는 진짜가 나설 차례 24.06.05 4 0 11쪽
» 19화 끝까지 물고 늘어질 속셈이다. 24.06.04 4 0 11쪽
18 18화 시련. 24.06.03 4 0 11쪽
17 17화 넘치던 독은 천천히 늘어난 그릇에서 변하기 시작했다. 24.05.31 3 0 11쪽
16 16화 그릇이 작으면 넘치는 힘은 독에 불과할 뿐이다. 24.05.30 4 0 11쪽
15 15화 그들의 첫 만남 24.05.29 4 0 12쪽
14 14화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증인. 24.05.28 4 0 11쪽
13 13화 오랜 공방(攻防)이 될 것 같다. 24.05.27 3 0 11쪽
12 12화 계획을 앞당기다. 24.05.24 3 0 11쪽
11 11화 사자 입에 머리를 들이 밀다. 24.05.23 5 0 11쪽
10 10화 후회란 걸 했어야 했다. 24.05.21 3 0 11쪽
9 9화 어쩜 이건 자유를 찾을 기회이지 않을까. 24.05.20 3 0 11쪽
8 8화 머리를 쓰려다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24.05.17 5 0 11쪽
7 7화 지켜야 할 것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24.05.16 3 0 11쪽
6 6화 자신에게 솔직한 마음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다. 24.05.15 5 0 12쪽
5 5화 주변을 물들였으니 이젠 눈 앞에 드러나 완벽하게 각인시켜라 24.05.14 8 0 11쪽
4 4화 이성을 이길 수 있는 건 각성한 본능이다. 24.05.13 4 0 11쪽
3 3화 그녀의 심장을 두드리고 싶다면 버릴 수 없는 핏줄의 마음을 훔쳐라. +2 24.05.11 12 0 11쪽
2 2화 강력한 소문으로 주변의 가십을 불태우다. 24.05.11 7 0 11쪽
1 1화 첫 번째 의뢰 24.05.11 3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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