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EV1입니다.
오늘 아쉬운 소식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미 제목을 통해 말씀드렸지만, ‘중세 판타지에서 과학적으로 살아남기’의 연재를 오늘부로 중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중세 판타지에서 과학적으로 살아남기’는, 모든 작가에게 모든 글이 그렇겠지만 제게 매우 특별한 작품입니다.
실제로는 있을 리 없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왠지 있을 법한, 있었으면 하는 이야기.
다양한 장르가 교차하며 이어지는 반전과 융합 속에 어느 순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이야기.
정판 감성의 중세 판타지로 시작해 퓨전 판타지로 향하다가 SF로 끝이 나는 다채롭고 거대한 이야기를 쓰고자 했고, 오랜 시간을 들여서 준비하고 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1부(62화)를 지나 70화를 앞둔 지금 이대로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기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연재를 중단하고 차기작을 준비할지, 새 작품을 준비하며 본작은 자유연재로 돌릴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경험으로 삼아 일단 끝까지 써볼지.
그 과정에서 주변에서 좋은 조언들도 받았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몇날 며칠을 고민한 결과, 결국에는 리메이크를 하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아니, 리메이크보다는 리부트라고 해야겠네요.
마음 한쪽에는 한 분의 독자님이라도 따라와 주신다면 쭉 쓰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도 있습니다만, 한정된 시간과 기회 속에서 어쩌면 그건 제게는 사치이자 스스로를 위한 변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를 취미가 아닌 업으로 진지하게 삼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의 성적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조치를 취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리메이크가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오히려 훨씬 어렵고 위험한 길이라는 것을요.
원래의 것을 다듬는 정도로는 기존의 독자님들에겐 식상함만 드리고 새로운 독자님들에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뿐이라는 사실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유명한 기성 작가님들도 새 작품이 실패하면 미련 없이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에,
그 대부분이 아직 움트지 못한 싹으로 남아 있기에,
그것을 좀 더 웹소설이라고 하는 포맷에 맞도록,
더 빠르게, 일직선으로, 재미있게 꽃피울 수 있는 방법을,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을 통해서 조금은 배웠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지금까지 이야기를 즐겨주신 사랑하는 독자님들께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합니다.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오겠습니다.
약간의 그리움을 간직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꼭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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