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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쟁이 은서우입니다

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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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서우
작품등록일 :
2012.11.04 23:01
최근연재일 :
2016.02.15 21:0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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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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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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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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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글자
13쪽

1부: 제1장. 물음. (01)

DUMMY

제1장. 물음.



一.



한(韓)의 연호인 광덕(光德) 삼십칠 년, 시월 삼십일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바람도 지나지 않아 시간도 멈춰 슬프다는 것마저 망각케 하는 퍼런 공허다. 엊그제, 그분께서는 한나라에서 온 사신이 우리나라의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았노라고 말해주셨다. 세희는 눈길을 여전히 하늘에 둔 채로 슬며시 말문을 열었다.



“하늘이 너무 파래서 시리네.”


“에이, 싱거운 말씀을 하십니다. 하늘은 만질 수 없는 건데, 어찌 차가울 수 있사옵니까?”



곁에서 옷을 개키던 수발나인 오가영(吳佳䕦)이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자 어느새 그들 가까이 다가온 하보희(河寶憘) 보모상궁이 가영에게 가벼운 핀잔을 주고는,



“너야말로 별 시답잖은 소리랑은 그만하고 얼른 하던 일이나 해라.”



모피외투를 세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나저나 마마. 시월 바람은 차옵니다. 홑옷 차림으로 계시면 고뿔에 걸리십니다.”


“그래도 이제는 무조건 얼른 방으로 들어가라고 채근하지는 않네.”


“지독한 고뿔에 단단히 고생하시고도 다시 툇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시는 분이 아니십니까. 제가 공주마마의 고집을 어찌 꺾사옵니까? 하여 차라리 마마의 말동무 노릇이나 해 드리려고 맛난 주전부리도 가지고 왔지요. 어서 드셔보십시오.”



보희는 세희의 앞으로 떡이 든 접시를 내밀고는 마루 끝에 걸터앉았다. 팥시루떡에는 뽀얀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세희는 네모난 떡의 모퉁이를 조금 찢어서 한입 먼저 먹어보고는,



“따끈따끈하니, 맛있어. 먹어봐.”라면서 손수 보희의 입에도 넣어주었다.


“헌데 어찌 팥시루떡을 만들 생각을 했어?”


“제가 아니라 옆집 석영이 어미가 챙겨줬습니다. 이번에 석영이가 서당에서 천자문을 뗐나 보옵니다. 석영이가 글자를 물으러 올 때마다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고맙다면서 우리 집에는 다른 집보다 두 개 더 얹어주었지요.”


“그래? 하지만 나야말로 석영이가 고마웠는걸. 석영이 천자문 복습하는 거 도와주면서부터는 오후가 심심하지 않아서 얼마나 좋았는데. 이렇게 이웃끼리 음식을 나눠 먹고 작은 일도 도와줄 수 있는 걸 보면, 몰락한 양반가의 딸로 생활하기도 괜찮은 것 같아.”



세희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보희는 마음 언저리가 쑤셨다. 열여덟 살이 되도록 단 한 번도 대궐에는 들어가지 못한 비련의 왕녀.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더불어 사는 이웃들조차도 그녀의 본래 신분을 몰랐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름만 있고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청은 공주를 두고서 ‘바보 공주’라고 놀렸다. 일전에 대궐에 다녀왔던 가영은 궁인들이 뚜렷한 근거도 하나 없이 청은 공주마마를 흉보더라고 마구 성냈었다. 보희도 청은 공주에 관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들 때문에 속상했지만, 세희는 그저 웃기만 했다. 사람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면서……. 그 미소는 문창호지에 푸르스름하게 어린 달빛처럼 서글펐다.



“그나저나 가영이는 갑자기 어디에 갔어? 떡이 식기 전에 같이 먹으면 좋겠는데.”


“제게는 차를 가지고 오겠다고 했는데, 잘 안 되나봅니다. 다른 일들은 곧잘 하는데 차 준비는 몇 년이 지나도 서투네요.”


“맞아.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는데, 가영이 우려내는 차맛은 늘 이상해.”



세희는 오물거리다가 보모가 빤히 쳐다보고 있음을 그제야 알았다.



“왜?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니요. 단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뭐? 내게 묻고 싶은 것이라도 있어?”


“허면, 지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기에 이리도 뜸을 들이는지……, 이상하다. 세희는 그리하라고 답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보희는 마른 입술을 한 번 적시고 나서야 말머리를 꺼냈다.



“아까 무엇을 그리도 골몰히 생각하셨는지요. 고민거리가 있으세요?”


“고민거리는 무슨. 그저 별생각 없이 하늘을 보고 있었는걸.”


“여태껏 어미마냥 공주마마를 보살펴온 저입니다. 가영이는 몰라도 제 눈까지 속일 수 있으리라 보십니까? 이틀 전, 자헌대부께서 찾아오신 뒤로부터 계속 고민하셨습니다. 심지어 어제는 석식까지 거르셨고요. 도대체 그분께서 가져오신 소식이 무엇입니까?”



세희는 자신의 얼굴에 아주 잠깐 일어났던 표정의 변화만으로도 자신의 속마음을 정확히 파악해내는 보모임을 알면서도, 새삼스레 그녀가 새삼스레 신기했다.



“역시 보모에게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으니, 솔직하게 말할게. 나……한으로 갈까 봐.”


“예?”


“이틀 전에 한에서 사신을 통해 황제의 친서를 보냈어. 양국의 두터운 화합을 유지하기 위하여 서의 공주를 황자비로 맞고자 하니, 공주를 한으로 보내라네. 보모도 알고 있듯이 지금의 우리나라는 상국인 한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그렇다고 세자인 진명을 보낼 수는 없잖아.”


“해서 마마께서 가시겠다고요? 그러실 수 없사옵니다!”


“보모, 난 세자 저하와는 달리 잘난 것이 하나도 없어. 하지만 왕실과 나라를 위해서 나도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


“천부당만부당하십니다! 한의 황제가 무엇 때문에 우리나라의 공주를 요구하겠습니까? 공주를 인질로 잡아 우리나라가 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겠다는 심산이지요! 말만 황자비지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는 삶! 차라리 도망치는 것이 낫습니다.”


“상품의 훌륭한 박제가 되리라는 거, 잘 알고 있어. 이미 각오도 했고.”


“잘 알고 계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 공주마마만 조정과 왕실을 위해 희생하셔야 합니까? 왕실 종친들은 마마더러 후궁의 소생이라고 무시하고, 조정대신들은 마마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데만 열중인데 말입니다!”



보희는 세희의 치맛자락에 얼굴을 묻은 채로 흐느꼈다. 세희는 보모가 저를 대신하여 울어 주고 있다고 여겼다. 자신이라고 어찌 괜찮을 수 있을까. 세희는 왕과 왕후가 계시는 대궐이 어떤 곳인지를 모른다. 대궐 밖에 태어나서 입때까지 단 한 번도 광화문(光化門)을 넘어본 적이 없다. 태어났다는 것이 죽어야 하는 이유였기에 살아있어도 숨이라도 한 번이라도 크게 내쉴 수 없었다. 이름뿐인 공주의 삶이었지만, 그래도 견뎠다. 조정과 왕실은 자신을 배척하고 압박했지만, 그분들만큼은 자신을 온전히 받아주셨으니까.



“허나 난 이 문제를 끝까지 모른 척할 수 없어. 내가 대궐 밖으로 쫓겨나있어도 나를 잊은 적이 없다며 따스하게 안아주시던 주상 전하와, 나를 죽이라고 상소를 빗발처럼 올려댔던 신료들로부터 나를 살려주셨던 왕후 전하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어. 한과의 불평등한 관계를 해소하고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진명의 앞날은 또 어떻게 하고. 우리나라를 위해서라도 그 애를 한으로 보낼 수는 없어.”


“다 자헌대부 탓입니다. 그분께서 마마께 말씀만 안하셨더라면……, 하늘은 어째서, 이렇게나 비통한 일로 입궐하게 하는 것인지요! 어째서 왜!”



세희는 보희의 손을 잡았다. 자신을 키우랴 살림을 도맡아서 하랴, 적잖은 세월 동안 고생한 탓에 손등이 까칠했다.



“예서의 삶이나 계서의 삶이나 별 차이야 있겠어?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보모, 나 내일 왕후 전하를 찾아뵈어 말씀드릴래. 내가 한으로 가야 한다고 말이야.”



와장창! 시끄러운 소리에 세희와 보희는 동시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땅바닥에는 찻주전자와 찻잔의 깨진 조각들이 못나게 널려있었다. 가영은 쏟아진 찻물에 발이 축축이 젖었는데도 멍하니 움직일 줄 몰랐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얼굴이었다.







이제는 지칠 만도 한데, 세류가 활시위를 당기는 손놀림에는 멈춤이 없다. 이번에도 관중이다. 고시무신(告矢武臣)은 과녁 중앙에 꽂아졌던 화살들을 얼른 뽑고는 옆으로 빠졌다. 멧돼지 그림들도 벌써 여러 장 바뀌었다. 공 내관은 세자가 안쓰러웠다. 아무리 무예가 출중하대도 체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사내가 아닌 여인의 몸으로는 오죽하겠는가. 이번에는 관중에서 조금 빗겨 나갔다. 땀이 얼굴선을 타고 흘러내렸다. 공 내관이 두어 걸음 다가서자 세류는 손을 내저었다. 다시 활을 들었다. 모두들 자신을 걱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관중이오!”



팔십여 년 전, 한과의 대전(大戰)에서 패배한 서는 황제국가에서 신하국가로 강등당하고 한을 상국으로 받들어야만 했다. 이후로 서당을 다니는 어린아이들도 한이라면 씩씩대며 성을 낸다는 이 땅에, 그곳의 봉명사신(奉命使臣)1)이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그자가 지껄인 소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군신의 예보다 더한 족쇄를 위해 국혼을 맺고자 하니, 그곳 첫 번째 황자의 배필로 서의 적통공주를 달라.


서가 현재 대륙의 황제국가로 군림하는 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외려 한에게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일찍이 인질을 두겠다는 심산이다. 한이 과연 무려 팔십 여년이 넘도록 되씹어온 서의 수모를 국혼 따위로 떨쳐 내버릴 수 있을까마는, 현재의 서로서도 한의 요구를 무조건 거부할 수만도 없었다. 오늘이 벌써 십일월 일일, 이틀에 걸친 긴급회의에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만일 한의 황제 이 연(李 淵)이 힘없는 얼간이었다면 핑계를 만들어 국혼의 제안을 아예 백지화했다. 그러나 황제와 신하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 바람에 이른바 가짜공주를 보내자는 방안도 접어야만 했다. 진명 세자의 존재가 대내외적으로 너무 알려진 탓이다.


이번에도 관중이다. 관원들은 재빨리 새 과녁으로 바꾸었다. 세류는 한 순을 더 쏘려다가 그만두었다. 속을 시커멓게 태우는 불을 꺼보려고 활을 잡았건만, 괜찮아지기는커녕 더 화가 났다. 하기야 활을 몇 번 쏘아서 잊힐 감정들이었다면 나흘이나 지난 일을 두고서 이토록 분해하지 않았겠지.



“여기서 멈추십니까? 밤이 될 때까지 활을 계속 쏘실 줄 알았습니다.”



언제 왔는지 비월이 세류에게 수건을 건네었다.



“그렇다고 잠자코 보고만 있어줄 것도 아니잖아? 억지로라도 그만두게 할 테지.”


“잘 알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팔은 괜찮으십니까? 솔직히 이십 순은 과하셨습니다. 제발 옥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할게. 헌데, 왜 이제야 나타난 거야? 무슨 볼일이라도 있었나?”


“청은 공주가 왕후 전하를 알현하기 위해 입궐했습니다. 왕후 전하와 청은 공주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느라 늦었습니다.”



수건으로 땀을 닦던 손길이 멈추었다. 세류의 눈빛이 사느래졌다.



“그동안 어마마마께서는 세희에게 용무가 있으면 직접 궐 밖의 자은당으로 나서셨다. 세희도 애당초 입궐할 생각을 가지지 않았었고. 헌데 지금 누가 궐에 와? 진비월, 설마 네가 걔한테 말했냐?”


“예. 서에서는 한의 국혼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주상과 왕후 전하를 포함하여 조당신료들 모두가 근심하고 있음만 알려드렸습니다.”


“지금 그것을 말이라고 해? 네 말을 듣고 그 애가 어찌 행동할지를 몰라서 그곳까지 찾아가?”


“죄송합니다. 하오나 저도 당신을 한으로 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애가 나 대신 사지로 가도록 유도하다니, 어떻게 그래? 왕실과 조정이 그 아이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를 너도 잘 알잖아! 그간 공주의 신분에 걸맞은 대접을 해준 적도 없으면서 이제 와서 공주의 책임을 다하라? 이런 개 같은 상황이 어디 있어!”



잠잠한 호수 같은 비월의 눈동자는 자기 행위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사실 세류는 비월이 그와 같은 행동을 저지른 이유를 너무도 알고 있었다. 세류도 차라리 세희가 한으로 선뜻 가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해 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 때면, 스스로가 환멸스러웠다. 결국 자신도 세희를 이용하려는 쪽이 아닌가.



“세희는 아직도 화영전에 있나?”


“지금은 아니 계십니다. 청은 공주를 배웅해주고 나서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그럼, 세희는 어마마마께 자기가 한의 황자비로 가겠다고 말했어?”


“예.”


“어마마마의 답변은?”


“허락하셨습니다. 청은 공주의 청대로 내일 조회에서 공식적으로 알리신답니다.”


“제기랄!”



세류는 수건을 내팽개쳤다. 몸을 홱 돌려 어디론가 성큼성큼 걸어가자 비월이 서둘러 뒤를 따랐다. 화영전으로 가려나 싶었더니 동궁 방향이다. 꽉 쥔 주먹. 어찌할 수 없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변명하며 결국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위선적인 자신을 향한 시뻘건 분노다. 비월은 차마 밖으로는 드러내지 못할 무거운 한숨을 조용히 삼켰다.






1) 봉명사신(奉命使臣): 군주의 명령을 받들고 외국으로 간 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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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부: 제1장. 독수리의 지친 날개.(01) +6 13.11.02 2,715 29 24쪽
13 2부: 序. +6 13.10.31 2,435 2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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