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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최근연재일 :
2022.08.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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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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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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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33화- 빌런-2

DUMMY

33화- 빌런-2


“여러분의 앞에는 국내 최고의 기획사 10곳의 이름이 있습니다. 각 팀의 대표는 각자 원하는 곳의 앞에 가장 먼저 달려가 낚아채는 사람이 가집니다! 단 두명 이상이 가는 기획사는 뒤에 오는 사람이! 먼저 와있는 사람과 배틀을 해야 합니다!”



보이그룹 명가로 불리우는 제이에스니만큼 가장 센 경쟁률을 자랑해야 정상이었지만.

세 번째 지원자를 밀어내긴커녕,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이 곳을 향해 출발하자마자, 홍해의 바다처럼 주변 참가자들이 갈라지며 모두 다른 간판을 향해 방향을 바꿔 버렸기 때문이다... .


제이에스의 간판을 들고 서서, 나머지 팀의 주자들이 각자의 목표 소속사 간판 앞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걸 멀뚱히 보던 내게 다가온 게 위수현이었다.


동네 앞 산책하듯 여유롭게 뛰어온 위수현이 내 앞에 와 서지 않았다면, 지는 놈이 우리 팀과 맞붙을 경쟁자로 떨어지는 배틀이 벌어졌을 거다.


팀전에서 반드시 이기는 방법은 둘 뿐이었다.


직접 아주 강한 팀을 구성하거나, 아니면 훨씬 약한 팀을 만나거나.


그 밸런스 패치를 완전히 무시한 구성 탓에, 우리 조는 이미 9개의 팀원들에게 가장 기피하는 대전 상대가 돼버렸던 거다.


‘저 팀과 붙으면 죽는다. 필패다.’


모두가 그런 눈으로 제이에스의 간판을 든 날 보고 있었으니.




그래서 아까부터 이렇게 위수현이 내 옆에서 혼자 음산하게 떠드는 걸 참으며 듣고 있어야 했다.


“정말 바보같네요.”

“... .”


아무리 무시해도 계속 내 귓가에만 들릴 크기로 속삭이는 목소리가 기분 나쁘다. 위수현의 눈은, 리더를 열렬히 응원하는 친구들을 향해 방금 뽑아온 중형 기획사 간판을 흔들어대는 3팀 리더를 향하고 있었다.


- 최민수! 이리 와!!


후원 라이브 7등이던 3팀의 리더. B등급 박성태는 가장 먼저 팀원 구성 내내 한번도 호명 받지 못한 제 친구, C등급이자 인기 최하위권인 최민수를 호명했다. 그 뒤로도 절친인 다른 하위권 멤버 몇 명을 뽑아가 팀을 구성했다. 그야말로 의리의 사나이인 그를 향해 팀원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건 당연했다.


춤도 못 춰서 이러다 무대도 못 해보는 게 아닌가, 내내 마음 고생했을 서러움에 아직껏 울고 있는 최민수의 등을 옆의 친구가 팡팡 두드리는 모습을 위수현이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항상 위로 올라가는 사람과 바닥에서 깔아주는 놈들은 이렇게 정해져 있다니까요. 저러다 다 같이 탈락하면 우정이 무슨 소용인지?”

“... .”



위수현, 원래 드림돌의 센터로 데뷔했던 남자. 대대로 의사 집안에 자신도 의대를 지망했던 엘리트였으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이 오디션에 참가 신청을 낸 걸로 유명했던 그는, 이전 생에서도 활동 내내 ‘엄친아’로 불리던 남자였다.


“글쎄요, 저는 저런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하하, 어차피 지금 마이크 없어요.”

“정말인데.”


이전 생에서보다 꽤 커진 키인데도, 나를 머리 하나는 더 위에서 내려다보던 위수현의 눈이 내 말에 잠시 가늘어졌다, 예의 하회탈같은 눈웃음으로 돌아갔다.


직접 드림돌에 참전해 실상을 보다보니, 인기 많거나 등급이 높은 애들보다 자기와 친한 친구들을 먼저 챙기려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다.


‘이거, 오히려 재난 상황에서 휴머니즘이 발휘된다는 뭐 그런건가? 제작진 놈들은 인류의 적들이고.’


오히려 이미 에이센트로 7년간 활동해 온 내 눈에는, 박성태의 선택이 꼭 나쁜 게 아니었다.


어차피 대부분 실력이 부족한 연습생들. 능력치에 압도적 차이라도 있지 않은 이상, 멤버들의 ‘팀워크’는 같은 연습량에서도 놀라운 차이를 이끌어 내니까.

형제같이 끈끈한 팀과 개인 기량이 더 좋더라도 사이 안 좋은 팀이 붙는다면, 관객이 전자의 무대에 더 끌리는 일들은 지난 7년간 이미 무수히 봐왔었다.



“근데, 경우씨 왜 내 연락 계속 씹는 거에요?”


권시우 메시지 오는 거 보기 싫어서 휴대폰 알람을 끄고 다녔더니만, 이런 일이.


‘진작 차단해 버릴걸.’


물론 위수현의 메시지같은 건 봤어도 대답 안 했겠지만.


"제가 폰을 잘 안 봐서요.”

“...나도 나름 용기 내서 한건데. 나 낯가림 심하거든.”

“아아, 네에... .”


등줄기로 식은 땀이 흐르려하는 내 얼굴을 위수현이 재미있는 장난감 보듯 빙글대고 있었다.


이쯤되면 눈치 챌 만도 한데, 너와 말 섞기 싫다는 티를 아무리 내도 연신 그 반듯한 웃는 얼굴을 들이밀며 치근대고 있었다.


분명히 이전 생에서 위수현이 이때 제이에스를 선택하지 않았었는데.


나를 포함한 변수들이 계속 미래를 바꾸고 있는 건지, 위수현도 원래와 다른 선택을 하고 있었다.


“근데 제 번호는 어떻게 안 거에요?”

"아, 사랑씨한테 물어봤어요. 경우씨랑 친해지고 싶다 하니까, 바로 알려주더라구요."

"아아, 그랬구나아... ."


‘최사랑, 이 쓸모없는 인간이 또.’


이전 생에서도 다 망해가던 에이센트의 대기실까지 찾아와 수시로 염장 질러놓고 가더니.

과연 몇번을 다시 태어나도 항상 안 맞을 것 같은 놈이었다.


- 아이돌 그룹 같은 거 수명 7, 8년이 고작이에요. 뭘 그런 거에 그렇게 목을 매고 그래요?

- 아깝다, 경우씨가 5센티만 컸어도 우리 소속사에 데려올 텐데. 마스크는 배우해도 손색 없잖아요. 키가 너무 땅꼬마라 그렇지.

- 이제 에이센트는 다 끝났잖아? 차라리 군대를 좀 일찍 다녀오는 건 어때요? 군대 가서 키 커오는 애들도 많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너무 작아서 면제는 아니죠?


에이센트의 7년차, 위수현은 서바이벌 그룹이 종료되기 전에 이미 연기자 전문 소속사로 이적해 있었다. 서바이벌 특수가 빠지기 전, 그룹에서 가장 먼저 연기 활동부터 시작했으니까. 어른들이 아주 좋아할만한 반듯한 호감상의 위수현은 아이돌보다는 배우상에 더 가까웠다.


연신 사람 좋게 빙글대던 위수현의 눈이 음험하게 빛났다.


“경우씨, 무슨 생각 하는지 모르겠단 말 많이 듣지?”


왜 이 놈 앞에서는 항상 뱀의 또아리에 쥐어짜이는 쥐가 된 기분이 들지.


“정말 놀랐어요. 그런 게 에이스만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란건가? 1만표 정도는 굳이 필요도 없다. 그 정도는 신경도 안 쓴다. 뭐 이렇게 보이잖아요?!”

“... .”



철저한 승자독식을 모토로 하는 드림돌답게, 각 팀의 개인투표 1위 멤버는 팀전의 승리 보상인 5천표의 더블을 받게 된다. 자기 팀이 진다 하더라도, 팀 안에서 1위를 한다면 단독 베네핏으로 승리팀의 2위보다 두배인, 1만표를 받게 되는거다.


상대가 아주 강적이라면 자연히 팀의 승리 따위는 진작 포기하고, 안에 있는 멤버들이라도 제칠 생각으로 내분하다 공멸할 방식.


그런데 우리 팀은 능력치와 인기 모두 최상급인 멤버들로만 구성돼 있으니까.



"다 같이 이겨도 5천표는 받잖아요? 내가 잘 하면 거기 1만표 더 받을 수 있고."

“경우씨, 지금 경우씨 팀 보고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짐작가는 거야 있지만, 그런 쑥쓰러운 걸 내 입으로 말할 수 있을 리가.


“어벤져스.”

“... .”


으. 다시 들어도 창피하다. 정작 그런 오글대는 말을 하는 위수현은 아주 멀쩡해 보이지만.


“지금 1팀 별명이 그거에요. 어벤져스 조라고. 모두가 절대 붙고싶지 않은 팀 1위라니까요?”

“...자신감은 형이야말로 대단한 거 아니에요?”

“내가요?”


내내 입 다물고 있던 내 대답에, 위수현의 눈동자에 금방 이채가 어렸다.


“굳이 우리 팀이 고른 제이에스로 왔잖아요. 다들 피하고 있었는데... . 누구랑 붙어도 절대 안 질만한 뭐가 있는 거 아니에요?”

“뭐가 있다...?”


위수현의 눈에 진심으로 흥미가 일고 있었다.


“형이 어벤져스와 싸워도 절대 안 질 거라고 자신할만한 거요.”

“음... .”


곤란한 걸 얼버무리려고 웃는 얼굴 속, 양쪽 눈썹 끝이 아래로 축 처지니 이보다 선해보일 수가 없다.



“난, 내 고집만 밀고 나가는 편이 아니라서요.”


곤란한 척 부러 멀리서 이쪽을 바라보는 우명우를 눈짓하는 모습.


레이스의 시작 전, 우명우가 B팀 아이들과 싸움에 가까운 격렬한 토의를 벌이는 거야 다들 봤었으니.


이 녀석, 우명우가 제이에스로 가라고 고집 부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온 것처럼 굴지만, 내심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거다.

전생에서도 위수현은 그런 방식으로 팀원들을 밟고 위로 올라섰었으니까.


- 제이에스는 남자 아이돌 명가잖아? 디에잇, 에잇틴. 비세븐. 누굴 하든 가장 주목 받을거야!

- 하, 하지만 우린 대부분 보컬인데... .

- 일단 유명한 그룹을 커버해야, 주목을 받을 거 아냐! 아무리 잘해봤자, 너튜브 조회수가 안 나오면 끝이라고. 수현아, 넌 어때?

- 명우가 제이에스니까 아무래도 우리한테 강점이 있지 않을까? 안무도 배울 수 있고.

- 그, 그건 그렇지만... .

- 됐어! 수현이도 그렇다잖아. 여기서 10등 안에 든 건 우리 둘밖에 없어. 기껏 뽑아와 줬더니 우리한테 이래도 돼?!



의기양양한 우명우의 뒤에서, 병든 닭같이 기 죽은 B팀 멤버들이 이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그런 멤버들을 향해 가느다랗게 접히는 초승달 눈웃음을 짓는 위수현의 얼굴은, 꽤나 만족스러워 보였다.


‘우명우는 이용 당했구만.’


제이에스 보이그룹은 전통적으로 격렬한 퍼포먼스와 칼군무로 유명했다. 입사 직후부터 수년간 선배 보이 그룹들의 안무를 수백, 수천번 연습해 온 우명우가 제이에스 간판을 뽑으라고 밀어 붙일 건 당연했다.

B팀에서 A등급은 우명우 뿐. 샹웨이에게 네가 어떻게 A가 된 거냐고 타박 먹는 춤 실력이지만, 우명우는 저 안에서야 당연히 자신이 1만표 베네핏을 가져갈거라 지금 확신하고 있을거다.


“형, 춤 엄청 잘 추죠?”

“... .”


연신 빙글대던 위수현의 얼굴이 잠시 굳다,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느냐는 눈빛.


당연히 잘 알 수밖에. 지금껏 내가 해 온 모든 건 다 원래 드림돌에서 이 남자가 했던 것들이니까. 언더독에서부터 성장 서사까지.

위수현은 원래의 드림돌 당시, D등급에서 일주일만에 B로 도약하며 성장서사의 주인공이 됐었다.


- 우와, 쩐다. 쟤! D등급이었는데 진짜 열심히 했나봐.

- 사기네, 사기야. 저렇게 추는 애가 저기 나오기 전까지 한번도 트레이닝을 안 받아봤다고? 일부러 그 전에 못 하는 척 했던 거잖아. 저기서 튀려고.

- 아, 이경우! 넌 그게 문제야. 네가 메댄이라고 해서 네 눈이 꼭 정확할 것 같아? 누가 저런 데에서 일부러 못하는 척을 해. 좀 넌 너도 틀릴 수 있다는 걸... .


이전 생에서 드림돌 1화 방영일. 숙소 쇼파에 앉아 같이 드림돌을 시청하던 우명우는 감탄했지만, 그때에도 뻔히 눈에 보였었다. 국내 처음 도입되는 아이돌 서바에서 일부러 못 하는 척 하며 실력을 숨길만큼의 대담함. 그리고 깊은 인상을 줄 역전극을 스스로 연출할 수 있을만큼 의 능력치까지.



‘저 녀석이야말로 실력을 숨겼던 거지.’


과연 원래대로였다면 훨씬 더 큰 기획사를 배경으로 가진 연습생들 사이에서, 그 모두를 제치고 최종 센터로 데뷔할 만한 남자였다.


[위수현, 20]

- 외모 : B

- 춤 : B+

- 보컬 : B+

- 연기력 : S

- 보유 특성 : ~A급 특성, 팔색조~

- 무대 위에서 사용 시, 곡의 컨셉 소화력이 극대화됩니다


밸런스 멤버, 위수현. 단 한 군데도 치우친 곳 없이 밸런스가 고르게 잡힌 육각형에서, 심지어 그 개별 능력치마저 최소 B+ 이상인 괴물.


드림돌의 센터였던 그의 데뷔 후 별명은. ‘천재 아이돌’이었다.


그런 위수현의 진짜 능력은, 격한 퍼포먼스가 필요한 무대 위에서 발휘됐다. 노래의 컨셉과 분위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연기력과 폭발적인 끼. 저 다소 평범해 보이는 얼굴이 노래의 컨셉에 따라 항상 다른 사람으로 변화무쌍하게 바뀌니까.



“어떡하지, 경우씨. 멍청이들 사이에서 모처럼 맘에 드는 친군데... 난... 거든요.”


- 첫번째 배틀은 곡 해석과 편곡에 있어 그 어떠한 제한도 없이! 관객에게 높은 평가를 보여준 팀이 승리합니다! 일주일간의 합숙 훈련 후, 엠제이넷 공개 방송 스튜디오에서...!


때마침 외친 MC의 목소리에 위수현의 목소리가 묻혀 버렸다. MC의 멘트가 끝났을 때에, 위수현은 이미 B팀이 있는 곳을 향해 돌아선 후였다. B팀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는 그에게 물었다.


“형, 뭐라고 했어요?”

“... .”


잠시 망설이던 위수현이 뒤돌아, 해사한 초승달 눈웃음을 보여줬다.



“... 나중에, 경연 다 끝나고나서 알려줄게요.”



**


‘별로 필요없을 것 같은데.’



그거 이전 생에서도 위수현이 나한테 했던 말이거든.



‘경우씨, 난 지는 게임은 절대 하지 않아요.’



중학교 2학년이 오른 팔에서 붕대 풀면서나 할 것 같은 대사를 성인 남자에게 듣게 되다니. 이전 생에서도 기함했었는데, 그걸 회귀해서도 들려주다니. 과연 위수현이었다. 나랑은 정말 맞지 않는다.



애초에 살면서 한 번도 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위수현은 그저 상황 파악과 간 보는 일에 특화된 놈이었을 뿐이다. 거기에 중2병이 아주 심각한.


‘그거야 자기가 질 가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예 게임을 안 했으니 그렇지.’


위수현은 예측 불가능한 일을 가장 싫어하니까. 모든 걸 사전에 계획해 자기 뜻대로 주변이 돌아가야 하는 그에게, 곧 겪을 상황은 그의 생에서 앞으로도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할 일일거다.


“자, 그럼 A팀. 팀명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어벤져스?! 자신감이 대단하네요!”


드디어 강당 한가운데에 무리 지어 모인 10팀의 앞에서, MC가 소속사별 경연곡을 발표할 시간이었다.



- 우와아아아아!


아이들의 함성에 의기양양해진 최사랑과 안동태가 양 어깨를 우쭐대며 세우고 있었다. 뒷머리를 긁는 반재덕과 고개를 오만하게 들고 미천한 것들을 내려보듯 아이들을 비웃는 샹웨이까지.


역시 이 녀석들과 있을 때가 가장 마음 편하다.


“자, 그럼 우리 어벤져스 팀과 맞붙을 B팀은 히어로즈?! 아, 팬들의 영웅이 되겠다는 뜻이라구요?! 이것 참 어벤져스와 히어로즈. 팀명부터 범상치 않은 우리 두 팀이 맞붙을 곡을 드디어! 공개하겠습니다!”


- 우와아아아!



“자, 그럼 보이그룹의 명가, 제이에스 엔터에서 이번에 어벤져스와 히어로즈가 경연할, 곡은, 바로!”



흐뭇한 얼굴로 MC가 외치자, 전광판 속 화면이 마치 카지노 룰렛처럼 돌며 제이에스에 소속된 그룹들의 이름들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디에잇, 에잇틴, 비보이즈 등의 이름을 지나며 천천히 속도를 낮추던 룰렛의 침이 멎은 이름은.



“바로, 제이에스의 기둥이자, 우리 프로그램의 멘토죠! 오하영씨의 대표적인 발라드곡, 히어로Hero입니다!”



빵빠라방, 축포가 터지며 체육관에 웅성임이 일었다.


Hero라는 곡명이 나온 순간, 강당이 시끄러워졌다.


- 아니, 여자 노래가 왜 있는거야?!

- 저거 키도 엄청 높잖아...

- 어벤져스는 춤 특화 아냐? 잘하면 히어로즈가 이기겠네.

- 킥킥, 지들끼리만 뭉쳐서 꼴 보기 싫었는데...




“수현아, 잘 했어. 다행이다.”

“아, 난 또 디에잇이나 에이틴이라도 나올까봐. 나 몸치잖아.”

“명우가 선견지명이 있던건가? 그래도 명우 말을 듣기 잘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발라드곡이라는 선곡 앞에서, 굳어버린 얼굴을 한 위수현의 등을 팀원들이 두드리고 있었다.


‘그러게, 원래 생에서처럼 그룹이 하나뿐인 소속사를 택하지 그랬니.’


웅성웅성대는 소음들 속에서, 한계까지 커진 위수현의 눈을 보자 표정 관리가 안되려 한다. 웃으면 안되는데, 설마 저런 얼굴을 한 위수현을 보게 될 줄은.


원하는 선곡은 아니었지만 대충 만족한 것 같은 얼굴의 우명우와 다른 B팀, 히어로즈 멤버들이 위수현의 어깨를 잡고 얼싸안는 가운데, 나도 모르게 웃고 있다 위수현과 눈이 마주쳐 버렸다.


“... .”


평소의 온화한 분위기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난폭한 표정을 향해 꾸벅 정중히 인사하자, 그의 눈이 한계까지 커진다.



‘억울하면, 너도 나처럼 회귀해서 뭐 나올지 미리 보고 오라고.’


작가의말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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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화- 빌런-2 +13 22.06.21 9,781 264 17쪽
32 32화- 빌런-1 +8 22.06.18 10,652 274 17쪽
31 31화- King은 누구? +17 22.06.14 10,764 311 18쪽
30 30화- Fireproof +11 22.06.13 10,427 308 13쪽
29 29화- Wherever You Go +13 22.06.11 10,978 351 17쪽
28 28화- On Air, 연습생이 과거를 숨김 +11 22.06.10 11,410 330 15쪽
27 27화- 즐기는 자 +14 22.06.08 11,331 296 14쪽
26 26화- 자기PR, 대전쟁의 개막 +8 22.06.08 11,544 330 14쪽
25 25화- 제작발표회 +9 22.06.07 11,544 326 14쪽
24 24화- 케이팝의 망령들 +6 22.06.05 12,044 360 12쪽
23 23화- 이 세상에 가족같은 그룹이란 게 있을까요? +9 22.06.04 12,022 356 13쪽
22 22화- 그 남자, 주인공이 될 사람 (수정) +11 22.06.03 12,323 335 14쪽
21 21화- 샹웨이는 참지않긔 +9 22.06.02 12,462 339 11쪽
20 20화- 테마곡의 센터 +8 22.06.01 12,618 344 11쪽
19 19화- 메인댄서가 능력을 안 숨김 +18 22.05.31 12,730 366 12쪽
18 18화- 3분의 메인댄서 +10 22.05.29 12,699 347 14쪽
17 17화- 팬이 붙기 전에 +9 22.05.28 12,823 331 15쪽
16 16화- 연습생이 실력을 또 숨김 +8 22.05.26 13,311 310 13쪽
15 15화- 서사의 제물 +11 22.05.26 13,447 347 15쪽
14 14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11 22.05.25 13,392 348 14쪽
13 13화- 전통적 제이에스상 +10 22.05.23 13,523 347 15쪽
12 12화- 이럴거면 간판 내려 +13 22.05.21 13,856 351 15쪽
11 11화- 이번엔 저 놈은 내거다 +9 22.05.20 14,180 357 11쪽
10 10화- 남 탓 멈춰! +20 22.05.19 14,434 347 12쪽
9 9화- 연습생이 외모를 또 숨김 +11 22.05.18 14,626 375 13쪽
8 8화- 너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는데 +12 22.05.17 14,652 383 12쪽
7 7화- 어쩌다 미래를 바꾼 몸이 되었나 (2) +15 22.05.16 15,065 369 12쪽
6 6화- 어쩌다 미래를 바꾼 몸이 되었나 (1) +12 22.05.14 15,133 346 11쪽
5 5화- 슈퍼루키 연습생이 외모를 숨김 +8 22.05.13 15,315 3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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