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최근연재일 :
2022.08.05 01:2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16,650
추천수 :
16,663
글자수 :
360,387

작성
22.06.02 00:22
조회
12,462
추천
339
글자
11쪽

21화- 샹웨이는 참지않긔

DUMMY

21화- 샹웨이는 참지않긔



"최사랑! 최사랑! 비주얼 센터!"

“쩔!어!준!다!”


속도 없이 즉석에서 응원구호를 만들어 몇시간째 원형 무대 아래에서 외치는 49명의 환호에 사랑이 형이 환한 미소로 응답했다.


팬서비스용 애드립으로 한쪽 팔을 그들을 향해 우아하게 뻗으며.



"더해, 더 칭찬해."

"최사랑! 최사랑! 잘생겼다아아!"

"하핫. 더해, 더하라구. 그렇게 날 더 칭찬해봐."

"최사랑! 최사랑! 존나 잘생겼다아아!“

"최사랑씨 무대 집중 좀 하실게요!!"


보다 못한 스탭의 고함도 아랑곳하지 않을 정도로, 새벽 2시인데도 원기왕성한 사랑이 형의 얼굴이 행복의 절정이 뭔지 보여주고 있었다. 합숙에 온 후, 네쌍둥이 동생을 키우는 육아에서 해방된 그는 요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늘 한 템포 기분이 올라가 있어, 전생에선 볼 수 없던 모습들을 계속 보여줬다. 다크서클까지 다 없어질 정도로 안색도 밝아졌다.


우중충한 트레이닝 복을 입은 하위권 연습생들이 무대 세트 한가운데에 돌출돼 있는 최상층, '센터의 단상'에 서춤 추는 사랑이 형을 향해 환호했다.


그 열렬한 응원에 사랑이 형이 환한 미소로, 우아하게 그들을 향해 다시 한팔을 뻗는다. 분명 팬서비스일 터인데 표정은 마치 군중을 향해 과자 부스러기를 던지는 마리 앙트와네트같았다.



"하하하, 그래도 응원은 잘하네. 더해, 그렇게 날 더 칭찬해봐."

"최사랑! 최사랑! 존나 잘생겼다아아!"


저 형이 원래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쨌거나 전생보다 훨씬 밝아보여 다행이다. 전생엔 죽어서 밝을 수가 없었다.


"더해, 날 더 칭찬하라고. 이 모자란 놈들아."

"최사랑! 최사랑! 비주얼 센터!"

"아하하하핫!"



- 잡을 거야 Chance, 함께하는 moment!

- 우와아아아아!


...어쨌거나 즐거워 보이니 다행이다.



공동의 적이 있으면 단합하게 된다. 드림돌은 가혹한 촬영 스케쥴로 세간의 비난을 받았었다.



승자를 빛내기 위해 패자의 비참함을 극단적으로 부각해 보여주는 연출.

가족과 친척, 친구들의 응원을 받고 출전했는데, 처음으로 티브이를 타는 모습이란 게 무대에도 못 서고 승자를 위해 박수쳐 주는 역할이다.


그 가운데에 대놓고 상처 받는 모습을 잡아내려 카메라가 곳곳에서 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제작진의 음습함까지.


제작진은 슬슬 연습생들의 멘탈이 무너져내릴 것을 예측했지만, 막상 실제 촬영장에서 연습생들의 열정 어린 얼굴들에서 낙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원래의 드림돌 2화가 방송된 후, 인터넷에서는 미성년자가 대부분인 출연자들에게 무리한 강행군을 시킨 제작진에 대한 비판 기사가 쏟아져 나오며 시청자의 폭격을 받는다.


안 그래도 슬슬 고압적인 제작진들의 태도에 연습생들이 불만을 표하며, 경쟁자로만 서로를 바라보던 그들 사이에 동지의식과 연대감이 형성돼가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그들 중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이전 생의 드림돌에 없던 대이변. 열등생의 반란이란 성장서사가 현장의 분위기를 바꿔버린 것이다.


우명우가 퍼트린 소문 덕에, 나는 이미 '그런 얼굴을 하고도 데뷔가 불가능한 무능력자', 소속사에서 곧 퇴출 예정이던 열등생으로 연습생들 사이에 유명인이 돼있었다.


그 열등생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위로 올라갔다.


자신도 지금은 비록 밑바닥에 있지만, 언제든 그런 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거란 희망. 그 희망이 평생 실패만 해온 이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 기획사에서 퇴출 예정이던 열등생이 최상위권으로 올라갔다-


안 그래도 2차 평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슈퍼루키의 출현에 어린 소년들을 흥분시킨 현장의 고양감이 채 식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도 슈퍼루키가 될 수 있다'


내가 A등급의 가장 높은 단상 위에서 춤 추는 걸 보며, 단상 아래에서 그들은 자기도 노력하면 나처럼 저 무대로 올라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었다.



그 반짝이는 눈빛들을 향해 웃어주며 이경우는 생각했다.


'난 그냥 사기 친 거였는데.'


갑자기 상관도 없는 놈들의 희망이 돼버렸다.


'이제 와 너희들 모두 나한테 속은 거라고 자폭할 수도 없고.'


내가 센터 파트에 잠깐씩 올 때마다 객석이 뒤집어질 정도였다. 이 애들한테 이런 반응을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부담스럽게도 이미 하위권의 영웅같은 존재가 돼 있었다.


엄청난 기대와 부담감에 춤 추다 질식사할 것 같다.


'정신 차려. 난 살면서 한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다고.'


- 이경우! 이경우!

- 우아아아악! 우리의 에이스!

- 드!림!돌!대!박!난!다!

'... .'


어쨌건 그렇게라도 희망을 품겠다니 다행이다. 앞으론 너희도 나처럼 열심히 살도록.


내 시선이 A등급의 아랫 단에서 성실히 춤 추는 반재덕을 찾았다. 자그마치 음방 첫 무대, 자신의 데뷔가 될 무대인데도 변함없이 성실하게 버섯머리를 하고 왔다. 자그마치 음방 무대에 뿔테안경을 끼고 서는 담대함. 역시 전세계적인 보이그룹 임페리얼의 핵심이었던 남자다웠다.


'심지가 굳달까. 제이디가 저렇게 소탈한 놈이었을줄은.‘


그 대단한 제이디가 내 아래에서 춤 추고 있었다.


임페리얼의 카리스마 담당. 늘 스프레이로 떡질해 뾰족하게 세운 빗자루 머리에 귀신같은 스모키 메이크업을 한 흉악한 인상의 남자였다.


시상식장에서 친해져 보려 말 걸 때마다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


- 그냥 왕따 체질이라 그런 거였다니.


할머니와 소를 친구로 시골에서 자란 반재덕은 숫기도 말수도 없는 남자였다.


그 오만하던 천재, 제이디가 내 발 아래에서 춤 추고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승리감에서 비롯된 뿌듯함이 날 덮었다.


'기다려라, 제이디. 내가 네 재능을... .'


탁!


그때였다.


"..좀 비키지?"


한쪽 팔을 어루만지며, 고통에 눈물이 맺힌 우명우가 방금 자기를 어깨로 친 남자를 향해 으르렁댔다. 포인트 안무의 투 센터 파트에서 앞으로 나가려던 우명우를 샹웨이가 어깨로 받아버렸다.


A등급의 최장신, 샹웨이가 머리 하나는 더 작은 우명우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샹웨이의 하얀 얼굴 속, 쌍커풀 없는 차가운 눈매가 초생달처럼 휘어져 올라갔다.


"비키는 건 너, 우명우."


또다. 삼단 케이크처럼 생긴 촬영 세트장 위. 센터의 단상 위에 올라가 독무를 추는 사랑이 형과 그 아랫단에 있는 4명.

맨 아랫단에 있는 B등급을 마치 백댄서처럼 부리며 춤 추고 있는 호사인데도, 불만을 가진 놈들이 있었다.


육각형의 능력치 중 이미지 관리에 대한 부분만 특화된 우명우다. 그런 놈이 카메라 앞에서 얼굴에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샹웨이는 눈치 따윈 보지 않는 마이웨이 맨이었으니까.


녹화 시작부터 우명우는 A등급 중 혼자 안무를 계속 틀려 NG를 냈다. 참다못한 스탭들의 타박에 안 그래도 짜증을 참고 있는 게 옆에서 춤 추는 내 눈에도 보였으니까.


어떻게든 밀어내 아래로 떨구어야 하는 내가 아예 자기와 같은 선까지 단번에 올라온 충격에, 우명우의 멘탈에는 이미 금이 가 있었다.


억지로 웃어보이는 우명우의 위로 쫙 치켜 올라간 눈꼬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다. 눈두덩이 진동하는 것이, 역시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놈답다.


금방이라도 샹웨이의 반짝이는 백금발을 움켜쥐고 2층 단상에서 아래로 떨어트리고 싶은 걸 참느라, 발가락까지 부들대고 있을 게 훤했다.


"우명우, 춤 못 춘다. 아래로 내려가."

"뭐...!"


‘와, 쟤 노빠꾸로 말하는 거 봐. 무섭다.’

‘말이야 맞말이죠, 뭐.’


음악이 멎은 무대 위. 싸움 구경에 신난 사랑이 형과 보험왕이 다 들리게 속닥이고 있었다.


‘저 성격에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면 분연히 일어나는 마이웨이 맨. 케이팝 아이돌이 되기 위해 여기까지 비행기를 타고 온 샹웨이의 눈에, 우명우가 춤으로 A등급을 받았단 게 이해되지 않는 게 당연했다. 거기다 혼자 안무를 계속 틀려 새벽까지 촬영을 지연시키고 있으니.


불같은 성격의 샹웨이와 겉으로 보기엔 고요할만큼 진중해 보이는 우명우.

촬영 시작부터 포인트 안무의 센터 자리를 놓고 정 반대 타입인 두 사람이 격돌했다.


단 한번의 카메라 샷이 최종 순위를 몇단계 바꿀 수 있는 음방 테마곡 무대 촬영.

그 중에서도 포인트 안무가 되는 하이라이트 부의 손가락 제스처. 센터의 단상 위에 있는 사랑이 형의 바로 아래, A등급 중 카메라 원샷을 가장 빨리 받는 파트를 두 사람이 투센터로 서기로 한 것이다.


포인트 파트의 투센터로 배정받은 것만 해도 96명의 선망의 대상일텐데. 심지어 아래에서 방청객으로 몇시간째 서 응원하고 있는 수십명도 불만이 없는데.


있는 놈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욕심이 놀부같은 두 놈이 아까부터, 투센터에서 누가 더 앞에 설지를 놓고 으르렁대고 있었다.


"우명우, 춤 못 춘다. 우명우 A, 비리다. 우명우, 제작진 뇌물줬다. 드림돌, 부패했다. 중국이면 우명우, 너같은 놈 처형. 북한에 가."

"...넌 홍콩인이잖아."


막말을 참으며 읊조리는 우명우를 가소롭게 내려다보던 샹웨이가 피식 웃었다.


"우명우, 한국인인데, 공산당같다. 비리 넘 많다. 쓰레기."

"이 마라탕에 환장한 새끼가...!"

"거기 뭐하는 거야! 스탑!"


서로가 서로를 인종 차별하며 막말을 퍼붓다 금방이라도 상대방에게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일 것 같은 둘을, 스탭이 달려와 뜯어말렸다. 그 와중에도 스탭을 가운데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는 샹웨이와 우명우의 눈빛이 공중에서 불꽃을 튀겼다.


99명들 중 데뷔 가망이 높아 보이는 우수한 연습생들은 이곳에서도 편애 받았다. 장차 돈을 벌어다줄 상품들이니, 데뷔가 거의 확실해 보이는 연습생들에겐 스탭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금수저 집안의 배경으로 국내 최고 기획사에 들어가 A반까지 올라가며 승승장구한 우명우는 이 곳에 와 처음으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번번이 부딪치고 있었다.


혈기왕성한 두 놈 사이에 끼어 곤란해 하는 스탭을 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미 시간은 새벽 3시. 투센터 파트에서 누가 더 반보 앞에 설건지를 두고 두 놈이 계속 부딪치는 바람에 녹화가 더 지연지고 있었다.


‘우명우 놈, 잘못 걸렸네.’


우명우가 아무리 교활하다 해도, 상대는 자그마치 샹웨이다. 원래 드림돌의 에이스로 데뷔한 남자. 기싸움으로는 공산당 주석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한족 혼혈의 홍콩국적인, 샹웨이. 홍콩 이름은 레슬리.

[샹웨이 (레슬리), 19]

-외모 : A

- 보컬: C

- 랩: C

- 춤 : B+


중국 재벌 3세인 아버지가 홍콩 관광 중 만난 명문대 여학생과 집안의 반대를 뚫고 한 불같은 연애를 통해 태어난 그는, 사춘기 시절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된 이후 다른 사람이 된다.


작가의말

06/03 01:20 전개 속도 상 제외됐던 샹웨이 분량 2천자가 후반에 추가됐습니다.

추가와 함께 소제목도 변경됐습니다.

===============

06/04 01:34 소설이 다시 원래대로 회귀했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에 거리낌이 남아 이 부분은 제 컴퓨터에 고이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33화- 빌런-2 +13 22.06.21 9,781 264 17쪽
32 32화- 빌런-1 +8 22.06.18 10,652 274 17쪽
31 31화- King은 누구? +17 22.06.14 10,764 311 18쪽
30 30화- Fireproof +11 22.06.13 10,427 308 13쪽
29 29화- Wherever You Go +13 22.06.11 10,978 351 17쪽
28 28화- On Air, 연습생이 과거를 숨김 +11 22.06.10 11,410 330 15쪽
27 27화- 즐기는 자 +14 22.06.08 11,331 296 14쪽
26 26화- 자기PR, 대전쟁의 개막 +8 22.06.08 11,544 330 14쪽
25 25화- 제작발표회 +9 22.06.07 11,544 326 14쪽
24 24화- 케이팝의 망령들 +6 22.06.05 12,044 360 12쪽
23 23화- 이 세상에 가족같은 그룹이란 게 있을까요? +9 22.06.04 12,022 356 13쪽
22 22화- 그 남자, 주인공이 될 사람 (수정) +11 22.06.03 12,323 335 14쪽
» 21화- 샹웨이는 참지않긔 +9 22.06.02 12,463 339 11쪽
20 20화- 테마곡의 센터 +8 22.06.01 12,618 344 11쪽
19 19화- 메인댄서가 능력을 안 숨김 +18 22.05.31 12,730 366 12쪽
18 18화- 3분의 메인댄서 +10 22.05.29 12,699 347 14쪽
17 17화- 팬이 붙기 전에 +9 22.05.28 12,823 331 15쪽
16 16화- 연습생이 실력을 또 숨김 +8 22.05.26 13,311 310 13쪽
15 15화- 서사의 제물 +11 22.05.26 13,448 347 15쪽
14 14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11 22.05.25 13,392 348 14쪽
13 13화- 전통적 제이에스상 +10 22.05.23 13,523 347 15쪽
12 12화- 이럴거면 간판 내려 +13 22.05.21 13,856 351 15쪽
11 11화- 이번엔 저 놈은 내거다 +9 22.05.20 14,181 357 11쪽
10 10화- 남 탓 멈춰! +20 22.05.19 14,434 347 12쪽
9 9화- 연습생이 외모를 또 숨김 +11 22.05.18 14,626 375 13쪽
8 8화- 너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는데 +12 22.05.17 14,653 383 12쪽
7 7화- 어쩌다 미래를 바꾼 몸이 되었나 (2) +15 22.05.16 15,065 369 12쪽
6 6화- 어쩌다 미래를 바꾼 몸이 되었나 (1) +12 22.05.14 15,133 346 11쪽
5 5화- 슈퍼루키 연습생이 외모를 숨김 +8 22.05.13 15,315 340 13쪽
4 4화- 슈퍼루키 연습생이 능력을 숨김 (2) +20 22.05.12 15,969 41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