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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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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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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1.2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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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글자
11쪽

지옥

DUMMY

“쿠왕!!!”


순간, 전차 하나가 박격포를 맞고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맞췄어!”


거대한 전차 위에 해치가 열리고, 온 몸에 불이 타오르는 승무원이 미친듯이 발버둥치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하, 저 얼간이 같은 놈!"


"타앙!"


독일군 저격수가 그의 고통을 덜어 주었다. 그 때, 2시 방향에 있는 전차의 포신이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저...저거 우리 쪽으로 움직이는데?"


"쿠와왕!!!"


거대한 포탄은 독일군 참호를 향해 발사되었다. 새로 온 신병 몇 명과 상병이 포탄 파편을 맞고 즉사했다. 전차들은 금속이 갈리는 불쾌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독일군 참호로 전진하였다.


"끼이이이익 끼이이이익 끼이이익"


"퍼어엉!!!"


"쏴라!!!!!"


"드드드득 드드드득!"


슈타이너 상병이 독일군 탱크 하나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였다. 하지만 전면부 장갑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롬멜이 외쳤다.


"포신! 포신을 노려!!!!"


"드드드득 드드드득"


하지만 슈타이너의 기관총도 독일군 탱크의 포신을 맞추지는 못했다.


"젠장! 저격수! 포신을 노려!"


"수류탄 돌격!!!"


독일 병사들이 참호 안에서 기발트 라둥을 있는 힘껏 전차를 향해 던지고는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쿠우웅!"


기발트 라둥은 수류탄보다 무거웠기에 전차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엄청난 굉음과 포격에 네 대의 탱크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는 독일군 진지를 향해 하나씩 포탄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쿠우웅!"


"쿠우웅!"


전차들은 제일 먼저 독일군의 야포를 공격했다. 수 많은 파편이 튀며 야포들은 흔적도 없이 박살났다. 다행이었던 것은, 전차가 야포를 노리는 동안, 독일군 저격수는 전차의 포신을 노릴 시간이 있었다는 것 이다.


"타앙!"


독일군 저격수의 탄환이 포신을 맞추었다. 롬멜 소위가 말했다.


"잘했어! 그렇게 포신을 노려!"


그 순간, 다른 전차가 포신을 서서히 저격수 쪽으로 돌렸다. 롬멜 소위가 저격수에게 외쳤다.


"빨리! 빨리 겨냥해!"


"타앙!"


아까와 같은 행운은 없었다. 저격수의 탄환은 포신 바로 옆을 맞추었다. 롬멜 소위는 재빨리 참호 바닥에 몸을 웅크렸다.


"퍼엉!"


전차 한 대를 공격 불가로 만든 용감한 독일 저격수는, 그렇게 포탄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전차들은 독일군 참호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와와와!!!!"


겁에 질린 병사들은 미친듯이 후방 참호로 달아났다.


"도망치지마!!!"


롬멜 소위가 달아나는 병사들을 잡으러 하늘에 권총을 세 방 쏘았지만, 그 소리는 병사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뮐러 병장이 개머리판으로 달아나는 병사를 후려쳤다. 롬멜 소위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소리쳤다.


"탈영병은 내가 직접 사살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은 상관의 명령도 듣지 않고 후방 참호로 달아나고 있었다. 이 때, 포신이 아니라 기관총이 달려있는 전차가 한 대 있었다. 그 전차의 기관총은 달아나는 독일군 병사들을 겨냥하여 불꽃을 뿜었다.


"드드드득 드드드득!"


지원 참호로 달려가던 병사들은 속절없이 낙엽처럼 쓰러졌다. 그 때서야 병사들은 최전방 참호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으아악!!!! 나 맞았어!!!나 맞았어!!!!"


후방 참호로 달아나다가 기관총에 맞은 신병이 울부짖었다. 그러나 아무도 도우러 가지 않았다.


"으아아아!!!"


분노한 슈타이너 상병이 미친듯이 기관총으로 탱크 전면부를 향해 발사했다. 하지만 그 탱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기관총 세례를 받던 탱크는 잘만 작동했고, 서서히 자신의 포신을 슈타이너와 한스의 기관총 쪽으로 돌렸다.


'이제 끝인가...'


한스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저 괴물을 볼 때 알았어야 했다.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어쩌자고 탈영도 하지 않고 이 부대로 돌아왔을까.


그 순간, 한스와 슈타이너를 노리는 전차 측면으로 롬멜 소위가 달려가고 있었다. 롬멜은 기발트 라둥을 전차 측면 무한궤도 벨트 쪽으로 던지고는 근처 포탄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쿠와왕!!!퍼엉!!!!!!"


전차에 활활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독일군은 미친 듯이 환호했다. 슈타이너 상병이 외쳤다.


"저건 측면이 약점이야!!!!"


롬멜이 참호로 복귀하기 위해, 포탄 구멍에서 뛰쳐 나오는 순간, 이 쪽을 관찰하고 있던 영국군 저격수의 탄환이 공기를 갈랐다.


"타앙!"


롬멜 소위가 다시 포탄 구멍 안으로 굴러 떨어졌다.


"젠장!!!!"


롬멜을 구하기 위해 위생병 하나가 달려갔다.


"타앙!"


그 위생병은 머리를 맞고, 롬멜 위에 엎어졌다. 포탄 구멍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저격수다!!!!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을 명령한다!!!"


"타앙!"


"타앙!"


저격수는 계속해서 사격을 하고 있었고, 위생병의 시체가 저격수의 탄환으로부터 롬멜을 보호하고 있었다. 이 참혹한 광경에 독일군은 분노하였다. 2대의 탱크는 여전히 독일군 진지에게 포탄을 발사하고 있었다.


"쿠와왕!!!!"


"퍼어엉!!!"


독일군 포병은 더욱 강력한 공세를 퍼부었는데, 그 포탄 파편이 아군 참호에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으아악!!!!!!!!!!!!!!!!!!"


어떤 신병은 미친듯이 참호 밖으로 뛰쳐 나와 후방에 있는 지원 참호로 달려갔다.


"퍼엉!!"


하지만 그 신병은 곧이어 포탄 파편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드드드득 드드드득"


슈타이너 상병의 기관총이 다시 작동이 되지 않았다.


"젠장!!!"


슈타이너가 기관총을 고치는 동안, 한스의 눈에는 전차 옆에 불발탄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소총을 들어 그 불발탄을 겨냥했다.


"타앙!"


한스의 소총은 스코프가 없었기에, 불발탄을 정확히 맞출 수 없었다. 기관총은 단순 기능 고장으로 보이지 않았다. 슈타이너 상병은 애를 쓰고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전차는 규칙적으로 포탄을 발사하고 있었다. 최전방 참호에 수많은 독일군이 사망하거나 큰 부상을 입었다. 조만간 저들은 이 참호를 밟고 지나갈 것 이다. 전차 차체에 깔리면 어떤 최후를 맞이할지, 한스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한스는 기발트 라둥을 오른손에 들고, 참호 흉벽을 밟고 몸을 내밀었다. 저격수에 머리가 관통 당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행동이었다..


탱크의 포신은 서서히 한스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한스는 온몸의 힘을 이용하여, 있는 힘껏 기발트 라둥을 전차에게로 던졌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한스는 흉벽에서 미끄러져 참호 바닥에 엎어졌다.


몇 초 뒤.


"쿠와와왕!!!!!"


엄청난 소리와 함께 탱크에 불이 활활 타올랐다. 이제 남은 탱크는 한 대. 그 탱크의 무한궤도 벨트가 서로 정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더니, 놀랍게도 그 거대한 몸체는 180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였다. 그리고는 영국군 진영으로 서서히 달아나기 시작했다.


"저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게 어떻게 가능해?"


"어딜 도망가냐!!!!"


"타앙!"


모리츠 상병이 소총으로 탱크에 후면에 총을 쏘았다. 놀랍게도, 총알은 탱크 장갑을 뚫었다.


"후면은 약해!!!! 공격해!!!!"


"타앙!"


"타앙!"


"퍼엉!"


하지만 탱크는 계속해서 후퇴하였다.


"어딜 도망가려고!"


병사들은 외쳤지만 그 누구도 탱크를 향해 달려가지는 않았다. 짧은 전투에서 최전방 참호가 입은 피해가 너무도 컸던 것 이다.


순간, 전차의 오른쪽 벨트가 이탈하였다. 바퀴는 끊임없이 돌아갔지만, 탱크는 그 자리에서 헛돌고 있었다.


"멈췄어!"


탱크의 해치가 열리고, 두 병사가 차례로 나온 다음 꽁지 빠지게 달아나기 시작했다. 롬멜 소위는 밤이 되어서야 무인지대를 기어서 참호에 복귀하였다. 의무병은 롬멜 소위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영국군의 전차를 파괴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독일군의 참호는 난장판이었다. 들것으로 부상병들을 나르는 담가병들은 단 한 순간도 쉴 틈이 없었다. 한 신병은 죽어가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자신을 이 세상에 낳은 어머니한테 저주를 퍼부었다. 보는 눈이 없었더라면, 누구라도 총으로 그 신병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을 것 이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그 신병은 며칠 간 고통을 더 겪다가 죽어야 했다.


롬멜 소위는 2급 철십자 훈장을 받고, 최전선에 다시 복귀했다. 귀족 출신의 바우어 소령이 롬멜 소위가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최전선 참호를 방문했다. 한스는 야간 보초를 서는데, 바우어 소령과 롬멜 소위의 대화를 의도치 않게 다 듣게 되었다. 바우어 소령이 말했다.


“이보게. 그 전차라는 것 말일세. 병사들이 좀 더 용감하게 전투에 임한다면, 그닥 위력적인 효과는 없을 걸세. 병사들의 사기를 충전시키고 기강을 잡는 것이 자네의 일일세.”


롬멜 소위가 애써 냉정하게 대답했다.


“전차의 전면부 장갑은 매우 두껍기 때문에 총으로 뚫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야포는 전차에 의해 쉽게 파손됩니다. 대전차용 무기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네는 수류탄을 이용하여 그것을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지 않았는가? 영국놈들은 쓸데없는 무기를 만든 걸세. 전쟁은 병사들의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네. 그깟 장난감 따위는 전쟁에서 힘을 쓸 수 없네.”


귀족 출신의 바우어 소령은 단 한번도 전투에 참가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총을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는 얼간이였다. 롬멜은 애써 화를 참으며 말했다.


“적군은 더욱 더 강력한 전차를 만들어 공격할 것 입니다.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전쟁에서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있을 것 입니다.”


바우어 소령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내가 군수 공장에 대전차용 무기를 만들어 보라고 말은 해 보겠네.”


롬멜은 부하들로부터는 존경과 신임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귀족 출신 장교들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 전투에 한 번도 참가해본 적 없는 그 늙은이들은, 아직도 구세대적 전투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멍청이들이 권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병사들이 적에게 총알 한 번 못 쏴보고 죽고 있었다.


한스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학 기술의 발달로 예전처럼 용기와 힘으로 싸우는 시대는지나갔다. 어쩌면 전쟁이란 것은, 머리 좋은 기술자들의 싸움으로 양상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보병으로 목숨을 거는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일이다. 살아남는다면, 꼭 대학을 가서 공학을 공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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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지옥 +7 20.11.26 4,333 101 11쪽
13 데뷔 전투 +6 20.11.25 4,441 111 11쪽
12 운수 좋은 날 +9 20.11.25 4,762 109 11쪽
11 탱크, 그리고 엠마라는 여자 +10 20.11.24 4,664 110 11쪽
10 천재 전략가 롬멜 소위 +12 20.11.24 4,683 114 11쪽
9 반갑지 않은 친구 +9 20.11.23 4,880 114 11쪽
8 연락병 아돌프 히틀러 +11 20.11.23 5,040 121 11쪽
7 도려내기 작전 +7 20.11.22 5,238 123 11쪽
6 보복 +3 20.11.22 5,474 125 12쪽
5 방심하는 순간 +5 20.11.22 5,648 128 11쪽
4 참호전의 생존 기술 +12 20.11.21 6,052 112 12쪽
3 기관총에 왜 오줌이 필요하지? +11 20.11.21 6,476 129 11쪽
2 첫 전투 +12 20.11.21 7,542 124 11쪽
1 왕따 한스 1차 대전에 참전하다 +27 20.11.21 11,580 1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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