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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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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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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1.2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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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반갑지 않은 친구

DUMMY

“하, 후방으로 가고 싶다.”


요나스가 말했다.


“뭐라고?”


요나스의 말에 아돌프 히틀러가 정색하며 말했다.


“자네는 애국심도 없는가? 수많은 동료들이 전사하고 있는데 혼자만 후방에 가겠다고?”


히틀러의 말에 요나스, 안톤, 니클라스 모두 황당했다.


“이봐, 나는 그저···”


“자네 같은 병사는 독일군에 아무 쓸모가 없네!”


요나스, 안톤, 니클라스 모두 서로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이 자식은 정신 나간 놈이다.


“내가 실언했네. 사과하지.”


요나스가 사과했으나, 히틀러는 강박적으로 모래 주머니를 쌓으며 참호를 보수했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흘렀고, 한스, 요나스, 안톤, 니클라스는 대피호에서 휴식을 취했다.


“아까 그 콧수염 정말 웃기더군.”


“연락병 주제에 말이야. 한스 같이 위험한 임무를 맡은 것도 아닌데, 오만하기 그지없어.”


한스는 동료들이 아돌프 히틀러에 대하여 뒷담화가 썩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전선에서는 다들 힘드니까 뭐···”


“비실비실해 보이는 게, 주먹을 날려주고 싶은데 참았어.”


니클라스의 말에 한스는 고등학교 때 자신이 얻어맞았던 것을 떠올랐다. 군대에서 따돌림이 시작된다면 학교에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할 것 이다. 한스는 말 없이 대피호를 나갔다. 영국군의 시체는 아직도 널부러져 있었다. 가방을 등에 맨 채로 죽어 있는 영국군의 시체가 구석에 보였다. 한스는 슬쩍 가방을 뒤져 보았다.


가방 안에는 영국군의 가족 사진, 편지, 비스킷 상자, 술 한 병이 하나 있었다. 한스는 비스킷 상자와 술병을 꺼내어 먹기 시작했다. 아돌프 히틀러는 근처에서 여전히 참호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스는 비스킷을 그에게 권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이봐, 너 한스 아냐?”


한스가 뒤를 돌아보았더니, 그 곳에는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핀이 있었다. 루카스, 막스, 율리안처럼 직접적으로 한스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 또한 한스가 따돌림 당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반갑네.”


한스는 떨떠름하게 인사했다.


“와, 이렇게 보게 되다니. 반가워.”


핀은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부대에서 못 보았는데, 무슨 일인가?”


“난 보충병으로 왔네. 계속 이 곳에서 근무하게 될 거야.”


핀의 대답에 한스는 속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모처럼 군에서 인정받는 한스였다. 그런데 한스가 고등학교 때 따돌림 당했다는 것을 핀이 동료들에게 말하게 되면···


“그래. 난 일이 있어서 이만.”


한스는 태연한 척 핀에게 인사하고, 기관총을 점검하러 갔다.


“이보게! 왜 멍 때리고 있나?”


슈타이너 상병이 한스에게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내가 점검했는데, 잘 돌아가더군.”


“알겠습니다.”


‘젠장···.’


고등학교 때 한스는 따돌림으로 인하여 책을 펼쳐도 집중이 되지 않고 늘 주변의 눈치를 보았다. 군대에 오고 나서는 자신감이 붙고, 행동도 민첩해졌지만, 핀을 본 이후로 다시 고등학생 때처럼 얼 타는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설마 내 동료들이랑 친해지는 것은 아니겠지···.’


핀이 동료들이랑 친해져서, 자신의 과거를 말하는 것이 한스에게는 무척이나 두려웠다. 그런데 뭐 친해지면 어떤가? 지금의 한스는 돌격 작전을 성공한 부대 내에 영웅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혹시나 나에 대해서 씨부리면..’


한스는 자신의 권총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지금 이 곳은 전쟁터이지, 학교가 아니었다. 동료들의 태도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분명 핀이 수작을 부린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 전투 때 핀을 제일 먼저 죽이기로.


한스는 그 날 아돌프 히틀러와 보초를 서게 되었다. 히틀러는 몸짓이나 말투가 다소 강박적으로 보였다. 한스는 보초를 서다가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보게 있잖아. 발목 높이 정도에 실을 설치해두고, 거기 탄피를 넣어 둔 깡통을 매달아 두면, 적이 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지 않을까?”


“흠..멋진 아이디어로군.”


“혹은 이런 방법도 괜찮을 거야. 여기 지뢰를 곳곳이 심어두고, 후퇴한 척 하고는 적을 유인하는 거지. 적군이 탐낼 만한 상자를 열면 터지도록 지뢰를 설치해두는 것도 괜찮고.”


“자네는 제법 머리가 좋군.”


아돌프 히틀러가 한스를 칭찬했다.


“나중에 내가 당을 만들면, 자네에게 자리를 주고 싶네.”


아돌프 히틀러의 말에 한스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당을 만든다고?”


“뭐, 내 뜻에 맞는 당이 있다면 그 곳에 들어갈 수도 있지. 하지만, 난 역사 교과서에 이름이 남겨지지 않는 흔해빠진 정치인은 관심 없다네.”


아돌프 히틀러가 야심을 드러내며 말했다.


“난 독일이 전 유럽을 지배하게 한 다음, 베를린을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 걸세.”


“음 그래. 멋진 계획이군.”


한스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잠시만..”


한스는 문득 참호 흉벽 바깥에서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한스는 조심스럽게 흉벽 위로 고개를 들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지금은 밤이라 200m 떨어져 있는 적 참호의 저격수가 이 쪽을 관찰하지는 못할 것 이라고 한스는 생각했다.


“생쥐로군.”


한스가 안심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지루한 보초가 끝나고, 한스는 대피호로 들어가서, 핀을 깨웠다. 핀이 한스 다음으로 보초를 서야 할 순번이었다.


“핀, 이보게. 일어나게.”


상병들을 깨우기 싫었던 한스는 핀에게 작게 속삭였다. 다들 수면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괜히 시끄럽게 했다가는 불똥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핀이 도무지 일어나지 않자, 한스는 핀이 덮고 있던 모포를 들추고 몸을 흔들었다.


“일어나라니까. 아니 이건 무슨···”


아까부터 뭔가 지린 냄새가 조금 나는가 싶었는데, 모포를 들췄더니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가 올라왔다. 핀이 오줌을 싼 것 이었다.


“으윽···”


한스는 비위가 상해서 뒷걸음질쳤고, 순간 뒤에 있던 통조림 깡통에 걸려 넘어졌다.


“아이쿠!”


한스가 털썩, 넘어지는 소리에 핀이 눈을 떴다.


“어? 한스?”


핀은 자신의 아랫 부분에 축축한 것이 느껴졌다. 핀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보초 서. 너 차례야.”


한스가 작게 속삭였다. 핀은 한스의 눈길을 피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가방 안에서 속옷을 하나 챙기고 대피호 밖으로 나갔다. 한스는 대피호 밖으로 나가는 핀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학교에서는 그리 깐죽대더니, 요실금이 있었군.’


전투 중에 오줌을 지리는 것은 누구나 겪는 일이었지만, 잘 때 오줌을 지리는 요실금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이 소문이 퍼지면, 참호에서 아무도 핀과 같이 잠을 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요실금이 있다는 걸 내가 알고 있으니, 동료들한테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못하겠군.’


한스는 짜릿한 미소를 지으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한스가 참호 보수 작업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핀은 요나스, 안톤, 니클라스와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핀이 손가락으로 아돌프 히틀러의 콧수염을 흉내내자, 다들 자지러지며 웃었다.


“여긴 후방에 비해 너무 밥 맛이 별로라니까.”


핀이 양배추와 감자로 만들어진 밥을 먹으며 불평하였다. 그러다가 한스를 보고 외쳤다.


“여어 한스! 같이 먹지.”


“자네들 아는 사이야?”


니클라스가 물었다.


“응.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어.”


“우와 거 참 신기한 우연이네.”


안톤이 말했다.


“부대에서 같은 고향 출신을 만나기도 힘든데 같은 고등학교라니.”


“한스는 고등학교 때 어땠어? 그 때도 용감했나?”


요나스가 궁금한 얼굴로 핀에게 물었다. 그 순간, 익숙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고, 그들은 대피호 안에 있음에도 본능적으로 허리를 숙였다.


“쿠와왕!!!”


포격이 시작된 것 이었다.


“젠장!”


다른 병사들도 머리에 손을 얹은 채로 서둘러 대피호로 들어왔다. 영국군이 만든 참호는 설계가 엉성했기 때문에, 포탄이 떨어질 때마다 사방에서 흙이 떨어졌다.


“쉬이잉 쿠와왕!!!! 슈우욱 쿠와왕!!!!”


불규칙한 포탄 소리는 신경을 긁어 놓았다. 참호 바닥에 탄피가 이리 저리 굴러다녔다. 고참들은 무표정하게 머리를 손으로 감싼 채로 주저 앉아 있었다. 핀이 덜덜 떨며 소리질렀다.


“이러다 무너져! 무너진다고!”


“조용히 하게! 무너지진 않아.”


슈타이너 상병이 핀을 안심시켰다.


“나갈래! 나갈래!”


핀이 소리쳤지만 막상 나갈 엄두는 내지 못 하고 계속 괴상망측한 비명만 질렀다.


“저 얼간이 같은 놈 조용히 시켜!”


모리츠 상병이 외쳤다. 한스는 문득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돌프 히틀러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히틀러는 어디에 있지? 그 콧수염 연락병”


“몰라. 난 못 봤어.”


‘포탄에 맞아 죽었나 보군. 젠장, 저 오줌싸개나 죽을 것 이지.’


한스는 벌벌 떠는 핀을 보며 속으로 욕을 했다. 그렇게 몇 시간 지난 후, 생각보다 빨리 포격이 멈추었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병사들은, 재빨리 대피호 밖으로 튀어나와 전방을 겨냥하며 전투를 준비했다. 한스는 슈타이너 상병 옆에서 기관총 탄띠를 잡고 대기했다.


“우와와와!”


어느새 함성 소리와 함께 적군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왠지 기세가 남달랐다.


‘괜찮아. 이 무적의 기관총만 있으면···’


어느덧 저 멀리서 적군이 몰려오는 것이 시야에 보였다. 하지만 지금 쏘면 어차피 맞추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독일군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적군을 조준한 채로 기다렸다.


“쏴라!”


뮐러 병장의 명령과 함께 슈타이너 상병의 기관총은 불꽃을 내뿜기 시작했다.


“드드득 드드득 드드득”


탄피가 사방으로 엄청나게 튀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대 여섯 명은 죽인 것 같았다. 슈타이너 상병과 한스는 서둘러 장전하고 다시 뜨거워진 기관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드드득···”


“젠장!!!”


기관총이 작동이 되지 않았다. 어느덧 적군은 소총을 들고 벌써 가까이 몰려오고 있었다.



“내가 고칠게!!!”


슈타이너 상병이 기관총을 만졌다. 한스는 재빨리 소총을 들었지만 눈 앞에 보이는 적만 해도 10명 가까이 되었다. 그들은 분명 기관총이 있는 곳을 먼저 공격할 것 이다. 한스는 문득 저 쪽에 커다란 불발탄이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스는 막대형 수류탄을 있는 힘껏 불발탄이 있는 곳을 향해 던졌다.


“쿠와와왕!!!! 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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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지 않은 친구 +9 20.11.23 4,877 1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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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도려내기 작전 +7 20.11.22 5,234 123 11쪽
6 보복 +3 20.11.22 5,470 125 12쪽
5 방심하는 순간 +5 20.11.22 5,641 128 11쪽
4 참호전의 생존 기술 +12 20.11.21 6,044 112 12쪽
3 기관총에 왜 오줌이 필요하지? +11 20.11.21 6,467 129 11쪽
2 첫 전투 +12 20.11.21 7,532 124 11쪽
1 왕따 한스 1차 대전에 참전하다 +27 20.11.21 11,552 1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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