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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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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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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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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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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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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9. 의외의 조합

DUMMY

총소집이 끝난 뒤로 나는 긴 휴가를 받았다.


한석균 총회장이 총회장 자리에서 해임되고 그 권한을 경찰청장이 일시적으로 대행하게 되었는데, 내가 이루어낸 행적에 대한 포상이라고 들었다.


포상씩이나 받을 일인가 싶었지만 경찰청장은 내가 포상을 받을 이유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때까지 아예 행적조차 잡을 수 없던 세크매트를 잡을 수 원모습에 대한 실마시까지 던져주었으니 나머지는 수사를 통해 맞춰나가겠다고 한 것 같다.


“포상금도 적지 않은 금액이고 말이지.”


단순히 휴가뿐만이 아니라 회사같은데서 나오는 성과금의 개념으로 포상금도 주어졌는데, 그 액수가 상당했다.


천만원이라는 금액이 백현수나 돈을 잘 버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체감이 안되는 돈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겐 여전히 아주 큰 돈이었다.


휴가가 시작된 첫날이었지만 나는 집안에서 편안히 쉰다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았다.


오늘까진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와 할 일을 끝마쳐야 하는 애들의 사정을 고려해서 난 혼자 한세진을 만나러 나온 상태였다.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전에도 한번 봤었던 검은색의 차량이 내 앞에 딱 멈춰섰다.

그리고 뒷자석의 창문이 열리며 한세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 타.”


한세진이 자신의 옆에 탈 수 있도록 안쪽으로 들어가며 차 문을 열어주었고 난 방금까지 한세진이 타고 있던 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운전수는 이전에 한세진을 보좌하던 데이브가 아니라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데이브는 세크매트와 이전에 교전했을 때 부상을 입어서 지금은 입원해 있어. 그래서 다른 애를 데리고 온거야.”


내가 데이브가 없는 것을 신경쓰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한세진이 곧바로 설명을 해주었다.


“그렇구나.”


굳이 말해줄 필요성까진 없었지만 말해준 것에 대해선 고마움을 느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데이브를 대신해서 새롭게 부임해 온 한세진의 부하가 차를 출발시켰다.


“자. 그럼 이제 이야기해봐. 디미타르가 경매애 올라왔다는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오늘 내가 한세진을 만나러 온 이유는 간단했다.


이세계인에 관한 이야기와 디미타르 바벨의 경매라는 소재를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 것이었다.


“···어디서부터 설명하면 좋을지 나도 잘 모르겠어. 나도 솔직히 이게 사기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수준이거든.”


한세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나에게 태블릿을 하나 내밀었다.


그 태블릿 화면에는 메일이 하나 와 있었다.


메일 내용은 조금 긴 격식의 말투와 함께 어딘가에 초대한다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그 뒤에 적힌 말들이 가관이었다.


[한때 과학자로서 저명했던 디미타르 바벨을 기계화 시켰습니다. 전반적인 지식과 능력은 모두 동일하므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경매에 참여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 문구 뒤에는 장소만 하나 덩그러니 쓰여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결혼식장 청첩장 같은 것과 달리 오시는 길 같은 지도도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솔직히 사기일 가능성이 꽤 커보이긴 하는데.’


무언가 사진이라던가 증빙 자료가 있으면 조금 더 신뢰감이 갈지도 모르겠지만, 이 메일에는 글만 달랑 적혀있었다.


물론 디미타르 바벨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알고 있을 정도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은 틀림없다.


공식적으로 디미타르 바벨은 한중일 연합에게 제압되어서 지금 한국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에 신병이 인수되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까.


“믿기 힘든 이야기라는거 잘 알아. 나도 안 믿기긴 해. 그런데 이걸 알려준 사람이 이 바닥에서 꽤나 믿을만한 사람이라서.”


“그래봤자 비즈니스 관계일뿐 아니야?”


“그거야···”


내 물음에 한세진은 더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아마 본인도 자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와 만나서 사실 확인을 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 메시지를 괜히 뿌리고 다닐거라는 생각은 안들어. 설령 함정이라고 하더라도 밟을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고.”


한세진은 나에게 자신의 의견을 막힘없이 말했다.

그것은 나도 동감하는 바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최소한 저런 헛소문을 퍼뜨리는 녀석을 잡아야겠지. 이세계인에 대한 단서가 될지도 모를 일이고.”


이세계인들이 정말로 이쪽 세계를 장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거라면 어떻게든 막아내는게 중요하다.


“그런데 넌 괜찮아? 너는 이 일에 굳이 관련되어 있지 않은데. 도와주겠다는 세크매트와도 그다지 관련은 없을테고.”


이 정보를 나에게 알려준 것은 고맙지만, 나와 함께 이곳을 알아보러 가는 건 별개의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친구끼리 이 정도는 그냥 도울 수 있는거지.”


뭔가 내가 전에 했던 말인거 같은데. 그래도 썩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은 쪽에 가깝다고 봐야겠지.


“근데 이번엔 우리 둘만 가는건 아니야. 너도 잘 알만한 지원군 한명을 더 불렀어.”


“지원군이라고?”


한세진과 내가 동시에 아는 지원군이 있나?


과연 누구일까 내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차가 어느 장소에 멈춰섰다. 그리고 차의 오른편으로 누군가 걸어와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민정씨?”


자연스럽게 차에 탑승한 인물은 바로 강민정이었다.


평소에 입는 활동성 있는 캐쥬얼 복장보단 파티에 가는 것처럼 보이는 화려한 의상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한세진과 같이 있는 이 차안에 강민정이 같이 탔다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이 둘 사이에 무슨 접점이 있었던거야?’


그때 영화관에서 내가 알게 모르게 이미 알게 된건가?


아니면 원래 아는 사이였나?


수만가지의 의문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결론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재현씨.”


“넵.”


강민정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마자 난 바로 칼같이 대답했다.


무슨 불호령이 쏟아질지 예상도 할 수 없었다.


“한세진씨한테 대략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때 그 조직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한세진씨라면서요?”


“···네?”


“그때 재현씨가 어떻게 나왔었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한세진씨 이야기를 듣고보니 납득할 수 있었어요. 물론 그 조직의 리더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지금 제가 하는 일은 경찰이 아니니까요.”


본직이 경찰이 아니다보니 한세진이 운영하는 조직건에 관해서는 일단 넘어가주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전체적으로 나와 비슷한 의견을 지니고 있는 듯 싶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 한세진의 변덕 덕분에 내가 그때 조직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다만 강민정은 반은 알고 반은 제대로 모르고 있다.


내가 탈출할 수 있던 것이 한세진 덕분이지만 잡혀갔던 이유 또한 한세진 때문이었다는 것을.


한세진은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곁눈질로 옆을 돌아보자 슬쩍 고개를 피했다.


아니. 근데 지금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고.


“그래서 민정씨도 한세진이 불러서 온거에요?”


“네. 갑자기 연락이 오더니 상황설명을 해주시면서 저도 같이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일은 어쩌시고···”


“휴가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게 아닌가요?”


“아...”


생각해보면 내가 포상 휴가를 받았을 뿐이지 다른 사람들도 휴가를 쓴다면 충분히 쓸 수 있는 입장이구나.


“저도 한중일 연합작전때 받았던 포상휴가랑 합쳐서 쓰면 휴가일자가 꽤 길거든요. 언제 써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딱 쓸 기회가 오네요.”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강민정의 태도에 난 할 말이 없어졌다.


이왕 휴가라면 제대로 된 휴식에 쓰는 것이 어떻냐고 질문하려 했지만 오히려 말로 얻어맞을 것 같아서 꺼내지 않았다.


‘어색하다.’


한세진과 강민정의 사이에 딱 끼어있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둘을 따로따로 만날때는 나름대로 대화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두 사람을 사이에 두고 있으려니 어색한 것도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과 동시에 나눌만한 이야기거리를 찾으려니 마땅한게 없었고, 한 사람만 두고 다른 한 사람에게 대화를 거는 것은 왠지 사람을 차별하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나는 차가 계속 움직이는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계속 가시방석에 앉은 신세처럼 있어야만 했다.


두 미녀 사이에 앉아있지만 기분으로 말하자면 굉장히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


“주소상으로는 이곳입니다.”


운전수가 차를 멈춰세운 곳은 외곽쪽이 아니라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한 빌딩이었다.


“정말 이곳이 장소라고?”


만약 함정을 파둔거라면 이런 탁 트인 장소에 팠을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너무 대놓고인데?


‘아니야. 경매를 하기에도 그렇게 적합한 장소는 아닌데?’


빌딩의 한층을 전부 대관해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경매라는건 보통 은밀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대놓고 하는 경매들도 없지는 않지. 예술품 경매라던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린건지 한세진이 옆에서 태클을 걸었다.


“일단은 들어가봐요.”


한세진과 내가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강민정은 우리 둘을 밀어서 서둘러 건물로 들어가게 했다.


이 빌딩의 건물은 자그마치 50층.


그리고 1층의 안내 판자에는 45층부터 50층까지는 오늘 전부 대관되어 있어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그 메일을 보여주면 되는거야?”


“아니. 편지로 이상한 배지같은걸 줬는데 이걸 가지고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나 봐.”


한세진은 옷 안쪽으로 손을 넣더니 특수한 문양이 새겨진 배지 3개를 꺼내서 나와 강민정에게 하나씩 건네주었다.


옷에 주머니가 딱히 없어보였는데 배지를 어디서 꺼낸건지에 대한 의문은 가지지 말자.

알면 다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선은 올라갈 수 있는 44층까지 올라간 다음, 45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계단으로 향했다.


45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층에는 가면을 쓴 한명의 사내가 지나갈 수 없도록 길을 막고 있었다.


“초대받으신 분들입니까?”


“네.”


나와 한세진, 강민정은 이곳에 초대받았다는 증표인 배지를 직접 보여주었다.


잠깐동안 배지를 응시하던 남자는 배지의 문양을 확인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되었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런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리 만무하지만 우리는 가면을 쓴 남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45층 안 홀로 들어오니 안쪽 풍경은 경매장이라기보단 파티장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불이 꺼져있는 층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들이 바깥과는 다름게 나름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한세진과 강민정이 입고 온 복장까지 어우러져서 언뜻 봐서는 딱 파티장에 왔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찰칵!


갑자기 무대위에 하얀 불빛이 켜지면서 빨간 커튼이 걷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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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075. 최후(2) +1 20.12.24 234 1 12쪽
76 074. 최후 +1 20.12.23 199 2 13쪽
75 073. 디미타르 바벨(3) +1 20.12.22 173 2 12쪽
74 072. 디미타르 바벨(2) +1 20.12.21 183 2 11쪽
73 071. 디미타르 바벨 +1 20.12.20 178 2 11쪽
72 070. 드디어 만난 그 녀석 +1 20.12.19 188 2 11쪽
71 069. 이젠 하다하다... +1 20.12.18 189 1 12쪽
70 068. 전초전 +1 20.12.17 225 1 12쪽
69 067. 고위 인사(3) +1 20.12.16 195 2 12쪽
68 066. 고위 인사(2) +1 20.12.15 254 3 11쪽
67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2 3 11쪽
66 064. 기적의 치유사(4) +1 20.12.13 21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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