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67,368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작성
21.01.01 00:05
조회
170
추천
2
글자
11쪽

082. 위험한 사건

DUMMY

“그러면 오늘 행사의 최고 하이라이트죠. 백강 전자의 백현수 부회장님께서 경품 추첨을 진행하시겠습니다!”


짝짝짝짝!


백현수의 이름이 불리자 지나가던 평범한 시민들부터 따로 백현수나 백강 그룹을 위신을 위해 나온 여러 귀빈들 사이에서 수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사회자의 말대로 백현수가 나오기 이전에 여러 가지 행사들이 더 있긴 했지만 오늘 이 행사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백현수였다.


‘그나저나 저 사람 어느새 부회장이 됐었구나.’


원래는 백강 그룹의 여러 회사들중 가장 규모가 큰 백강 전자의 사장직을 역임하고 있었지만, 프로젝트 성공과 더불어 한중일 연합의 원정에도 다녀왔다는 좋은 이미지가 합쳐져서 이번에 부회장으로 취임했다는 것 같다.

이때까지 있었던 여러 행사들보다 가장 마지막에 자리잡은 백현수가 훨씬 큰 주목을 받았다.


그걸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이유는 사람들의 극명한 반응 차이였고 그 다음으로는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의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경호원들이 그냥 머릿수 채우기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었다면, 백현수가 단상에 올라간 지금은 그야말로 눈에 불을 켜고 유사시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만전으로 펼치고 있었다.


‘너무 티가 나게 저러니까 오히려 속이 보인다고 할까.’


아무리 백강 그룹에서 매수한 경호원들이라고는 하지만 오늘 이 행사 전체를 경호하는 입장에 있는 경호원들이라면 어느 정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백강 전자의 부회장 백현수입니다. 오늘 이 행사를 구경하러 와주신 여러 시민분들과 귀빈 여러분에게 우선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이 행사는 제가 부회장으로 취임한 것을 기념해서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좋은 것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하는 단순한 행사입니다. 상업적인 목적은 전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미 앞에서 나오셨던 분들이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저는 긴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사전에 저희 백강 전자에서 배포했던 경품권을 지니고 이 행사에 직접 오신 분들중에 랜덤으로 추첨하여 다양한 경품을 증정할 예정입니다. 또한 경품에 직접 당첨되지 않은 분들에게도 행사에 와주신 것에 대한 감사인사로 소정의 선물을 증정해드릴 예정이니 끝까지 행사를 같이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백현수는 불필요한 말들 없이 행사에 대한 설명만 깔끔하게 해주었다.

그의 나이는 아직 젊었으며 최신 트렌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백강 그룹의 차세대 후계자로 꼽힌다. 귀빈들뿐만이 아니라 시민들까지 많이 참가하는 행사라는걸 감안하여 고리타분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말들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행사의 취지도 명언같은걸 내뱉기엔 알맞지 않으니까. 그냥 많은걸 나눈다는 이미지를 조금 더 굳히기 위한 행사겠지.’


평범한 시민들의 입장에선 자칫 큰 돈을 투자하는 행사처럼 비춰질 수 있겠지만 백현수 같은 인물에겐 이미지를 굳힐수만 있다면 그렇게 비싸게 먹힌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선 첫 번째 경품입니다. 가정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공기청정기! 이번에 백강 전자에서 개발한 신상품이죠~”


백현수는 흔히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된다는 영업용 목소리로 능숙하게 행사를 진행해 나갔다.

말이 아주 청산유수에 표정과 몸짓도 아주 일류급이어서 사회자가 본인의 역할을 잊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냥 지키고 서 있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지루하네.”


나는 무대장치들로 가려진 단상의 바로 옆쪽에서 그런 백현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루해.’


굉장히 지루했다. 저 행사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은 중간중간 나오는 가수나 아이돌들의 무대도 감상하고 그 사이에 경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있겠지만, 나는 단순히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긴 했지만 핸드폰을 보고 있기엔 경호를 소홀히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정말로 할게 없다는게 딱 이런 기분이구나.”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고는 이렇게 계속 백현수의 모습을 보면서 행사를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


#


길었던 행사가 완전히 마무리 되었다. 경품을 받은 사람들은 기쁜 표정으로 기념 사진을 찍거나 제세공과금 처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고 귀빈들은 슬슬 자리를 뜨고 있는 와중이었다.

그 외에 경품을 받지 못한 참석자들은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소정의 상품을 받기 위해 기나긴 줄을 서고 있는 중이었다.


“남재현씨. 경호 일은 어땠습니까?”


“굉장히 평화롭던데요.”


처음 경호가 시작됐을 때는 혹시라도 세크매트 같은 녀석이 나타나서 난동을 피우면 어쩌나란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경품 행사가 주작이 아니냐고 난동을 피우는 평범한 시민들은 이따금씩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백강 그룹의 경호원선에서 충분히 정리가 되어서 내가 나설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이 아주 시끌벅적하네요.”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죠. 남재현씨도 누군가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무언가를 준다고 하면 기쁘지 않습니까.”


“그거야 뭐···”


백현수의 말은 틀린게 없었다. 공짜로 무언가를 준다고 하면 몇 번쯤은 의심해볼만 하지만 정말로 악의없이 그렇게 준다고 하면 그저 기쁘게 받을 것이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미안해서 거절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일이 끝났으니 저랑 같이 식사라도 하러 가시죠. 오늘은 이 행사뒤에 마침 아무런 일정이 없습니다.”


“식사를요? 저랑 둘이서?”


“네.”


내가 대한민국을 대표한 거대 그룹의 직계 후계자랑 단둘이 식사를해야 한다고?


“다른 분들이랑은 같이 식사 안합니까? 귀빈 분들도 아직 많이 계신 것 같은데.”


실제로 나랑 대화를 하는 와중에 나와 백현수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여러 귀빈들이 보였다.

그 중에는 언젠가 한두번쯤 인터넷으로 보았던 기억이 나는 거물급 인사들도 섞여있었다.


“괜찮습니다. 저분들이랑은 따로 선약을 잡아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많이 만날 분들이니까요. 그보다 오늘은 오랜만에 남재현씨를 만났으니 한번 대접해드리고 싶군요.”


“허어···”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이제는 거절하는 것도 되게 애매해져버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실례가 안된다면 같이 밥 한끼 하겠습니다.”


“가시죠.”


백현수의 안내를 받으며 난 백현수와 함께 그의 차 뒷자석에 같이 올라탔다.

이 정도 되는 인물에겐 당연하다는 듯이 개인 수행원이 당연히 대기하고 있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오늘 중으로 제가 예약해두었던 한셰프님 가게 일정이 있을겁니다. 그곳에 다시 연락을 해서 한자리만 더 마련해달라고 부탁하시고 출발하세요.”


“알겠습니다.”


백현수의 말을 듣자마자 수행원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서 가벼운 대화를 하는가 싶더니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옷 안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한셰프님이 금방 준비해두겠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출발하겠습니다.”


백현수가 먹을 식사를 준비할 정도면 꽤나 저명한 셰프일 것이다. 보통 그런 곳에서 식사를 하려면 예약은 당연한 예의일 것이다.

백현수는 미리 예약을 해둔 것 같았지만 저렇게 전화 한통으로 내가 먹을 식사까지 이렇게 쉽게 끼워넣을 수 있을줄은 몰랐다.


“지금 가는 곳은 한식을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의 음식들을 하시는 한석운 셰프의 자택입니다.”


“자택이요?”


가게도 아니고 집을 찾아가는 거였어?

이건 더욱 놀라운 소식이었다. 아무리 백현수가 귀한 사람이라고 해도 제대로 된 약속이 아니라 고작 밥 한끼 먹으러 가는데다가 모르는 사람을 한명 추가로 끼워넣는다는데 아무런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는다?


‘진짜 대단한 사람이긴 하구나.’


어떤 면에서 보면 백현수가 대통령보다 더 엄청난 사람인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제가 꽤 여러번 먹을 정도로 맛이 좋으니, 아마도 마음에 드실겁니다.”


그렇겠지. 백현수의 입맛이 얼마나 고급스러울지는 상상이 가지도 않았지만 나같은 사람이 먹기엔 아주 까마득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차가 굉장히 고급스러워보이는 집 앞에 멈춰섰다.

“이곳이 한셰프님의 자택입니다. 내리시죠.”


수행원이 백현수가 내리는 방향의 차 문을 열어서 백현수가 내리는 동안 난 반대쪽의 문으로 내려 한발 빠르게 한셰프란 사람의 자택 외관을 관찰했다.


처음 봐서 제일 먼저 느낀 감상은 동서양의 조화를 꽤나 신경쓴 것 같다는 점이었다.


지붕을 비롯해서 마당의 연못이나 화초등은 전형적인 동양의 미를 드러내고 있었지만 그 사이사이에 있는 장식물들이나 편의 시설등은 서양의 양식을 따르고 있었다.

이것은 추측에 불과했지만 다양한 요리를 하는 사람이다보니 그런 사상이 자신의 집에까지 반영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들어가시죠.”


수행원의 안내와 함께 초인종을 누르려고 한 순간이었다.


“꺄아아아악!”


거대한 비명이 들리더니 담장 너머로 보이는 문에서 어떤 여자가 뛰쳐나와 정원을 가로질러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대문으로 뛰어왔다.


덜컹!


커다란 소리와 함께 대문을 크게 열어젖힌 여자는 대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바로 우리 앞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겁에 잔뜩 질려있는 여자를 백현수가 앉아서 달래주기 시작했다.


거의 울상에 가까워보이던 여자는 백현수의 얼굴을 보고 잠깐동안 얼굴이 굳는가 싶더니, 그대로 백현수의 품 안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백현수는 잠깐 놀라긴 했지만 워낙에 여자가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는지 잠시동안 품을 빌려주었다.


‘노렸네.’


하지만 난 봤다. 여자는 확실히 겁에 질려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굳이 백현수의 품 안으로 파고들어갈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다.

내가 순간적으로 포착한 저 여자의 마지막 표정.저건 분명 먹잇감을 잡은 하이에나와 비슷한 표정이었다.


아무튼 간에 우선은 이 여자가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는게 먼저였다.


“도대체 안에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나오신거에요?”


“그게...한셰프님이.....칼에 찔린 채로 부엌에서....”


여자는 내 질문을 듣고서 급하게 백현수의 품에서 빠져나와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다.


“한셰프님이 칼에 찔리셨다구요?”


“네. 그리고 저는···그 찌르는 장면을 목격했어요.”


“그게 누굽니까. 그리고 119랑 경찰에 신고는 하셨어요?”


“119는 신고했는데 경찰은 아직···”


“자네는 먼저 경찰에 신고부터 해주게. 우리는 이분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봐야 할거 같군.”


이건 커다란 사건이었다. 사회적으로 꽤나 저명한 셰프가 칼에 찔린 것도 찔린 거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여자가 그 현장을 목격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난 이 사건이 높은 확률로 바로 그 녀석의 소행일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각성자 수난시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 작품의 연중은 없습니다 +6 20.11.06 513 0 -
공지 짤막한 캐릭터 이미지(스포주의) 20.10.31 796 0 -
공지 표지 원본 20.10.26 497 0 -
92 090. 마지막. 그리고.... +2 21.01.09 232 3 16쪽
91 089. 의외의 조합 +1 21.01.08 152 1 11쪽
90 088. 믿기지 않는 정보 +1 21.01.07 155 2 11쪽
89 087. 걸려든 함정 +1 21.01.06 158 2 12쪽
88 086. 총소집 +1 21.01.05 158 2 11쪽
87 085. 다 됐는데 +1 21.01.04 152 2 11쪽
86 084. 이젠 안 당해 +1 21.01.03 182 2 11쪽
85 083. 과열되는 살인행각 +1 21.01.02 151 2 12쪽
» 082. 위험한 사건 +1 21.01.01 171 2 11쪽
83 081. 이것이 권력의 힘? +1 20.12.31 164 2 11쪽
82 080. 남자의 로망 +1 20.12.30 176 2 12쪽
81 079. 이목을 끄는 사람 +1 20.12.29 173 2 12쪽
80 078. 오랜만이네 +1 20.12.28 214 2 11쪽
79 077. 비밀리에 내려진 공문 +1 20.12.27 191 2 11쪽
78 076.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1 20.12.26 172 2 12쪽
77 075. 최후(2) +1 20.12.24 234 1 12쪽
76 074. 최후 +1 20.12.23 199 2 13쪽
75 073. 디미타르 바벨(3) +1 20.12.22 173 2 12쪽
74 072. 디미타르 바벨(2) +1 20.12.21 184 2 11쪽
73 071. 디미타르 바벨 +1 20.12.20 178 2 11쪽
72 070. 드디어 만난 그 녀석 +1 20.12.19 189 2 11쪽
71 069. 이젠 하다하다... +1 20.12.18 189 1 12쪽
70 068. 전초전 +1 20.12.17 225 1 12쪽
69 067. 고위 인사(3) +1 20.12.16 195 2 12쪽
68 066. 고위 인사(2) +1 20.12.15 254 3 11쪽
67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3 3 11쪽
66 064. 기적의 치유사(4) +1 20.12.13 217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