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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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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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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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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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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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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83. 과열되는 살인행각

DUMMY

“그러니까 백현수씨는 한석운 셰프에게 식사 예약을 한 후 이곳에 오셨고 남재현씨는 그 일정에 오늘 같이 동석하게 되었다. 그리고 집 앞에 도착하자 이 여성분이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나와 사정 설명을 해주셨다. 이 말이시죠?”


“네. 맞습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들은 한셰프의 저택 안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부터 해서 식사를 하러 온 우리들까지 붙잡아서 사정청취를 했다.

특히나 직접 그 장면을 목격한 그 여자의 경우는 아예 서로 불려가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 같았고 저택에서 종사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한셰프는 다행히 목숨은 겨우 부지했다고 합니다. 꽤나 부상이 심해서 당분간 계속 입원을 해야 한다고는 하지만요.”


경찰과 이야기를 끝마친 백현수는 이 저택의 주인인 한셰프의 상태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잘 모르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하다고 하니 조금 마음이 놓이네.’


원래라면 우리도 불려갔어야 된다고 하지만 백현수가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했다는 공식적인 알리바이가 존재했고 나는 그 옆에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간단하게 넘어가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이거 죄송하군요. 기껏 데려왔는데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데다가 밥도 제대로 드시지 못했으니···배고프시겠습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배가 조금 고프기는했다. 아침에 토스트를 2개 먹어두긴 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저녁을 넘어서 밤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아침밥은 진작에 소화가 되버린지 오래였다. 사건에 휘말렸다는 당혹감 때문에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백현수가 한 말을 듣고보니 다시 배가 고프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다른 가게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번에 갈 곳은 회원제로 운영되는데다가 경비고 꽤 엄중해서 안전할 겁니다.”


백현수는 사과의 표시를 하면서 곧바로 다음 식사 장소로 나를 데리고 갔다.

회원제의 술집 같은 곳은 들어봤어도 식당이라는 곳은 들어본 적도 없다.


“여기입니다.”


백현수의 안내를 받아서 간 가게는 손님수도 별로 없는 조용한 곳이었다.

그러나, 조명부터 시작해서 가게 안의 풍경이 나같은 사람은 평생 와볼수나 있을까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난 품격이 느껴졌다.


“자. 한잔 하시죠.”


백현수와 내가 자리를 잡자마자 주문은 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직원들이 여러 가지를 준비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현수는 직원이 가져온 여러 술들 가운데 하나를 눈으로 살피더니 하나를 집어들어 곧바로 뚜껑을 열어젖혀서 나에게 한잔 따라주려 했다.


“이따가 차도 가지러 가야해서 술은 조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대리 운전사를 한명 붙여드릴테니까요.”


내가 술을 거부하려고 하자 백현수는 마치 악마들이 하는 유혹처럼 나를 꼬드겨서 술을 마시게 했다.


“하아···딱 한잔만 마시겠습니다.”


결국 난 백현수의 권유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술을 들이켰다.

하지만 사회에는 주로 그런 말들이 있다. 한잔만 마시겠다고 하면 절대로 한잔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


“아아....머리 깨질 것 같네.”


머리를 엄습해오는 두통과 함께 난 몸을 일으켰다. 우선 주변 풍경이 어디인부터 알아봤다.

다행히도 내 집이었다.


원래 술을 즐겨먹는 편도 아닌 나는 술을 마셔도 분위기상 적당히만 마시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제는 얼마나 마셨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먹었던 음식들이 굉장히 맛있었고 분위기가 엄청났다는 건 어렴풋이 기억이 났는데. 내가 무슨 말을 했고 어떻게 집까지 오게 됐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외투 주머니를 다급하게 뒤져보았다.


“차키랑 지갑도 있으니까 사기를 당한 것도 아닌데.”


백현수가 나한테 그렇게 술을 왕창 먹여댄 이유는 지금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그냥 사과를 한다는 의미로 밥 한번 대접하는 것 치고는 술들도 굉장히 비싸보였었는데.


“이 바보가. 술을 필름 끊길때까지 쳐 마시고 있냐···”


아픈 머리의 두통을 진정시키면서 나 스스로에 대한 문책으로 머리에 주먹을 두어대 정도 가볍게 쥐어박았다.


“오늘까지가 휴일이었어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어쩔뻔···응?”


얼마나 잤는지 시간을 확인할 겸 핸드폰을 본 나는 조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벌써 12시인점도 그랬지만 의외의 인물에게서 전화나 문자가 잔뜩 와 있었기 때문이다.


“아야카가 한국에 왔다고?”


아야카가 자신이 한국에 왔다면서 만날 수 있겠냐고 문자와 전화를 보내온 상태였다.


“자고 있느라 못봤는데···미안해지네.”


그런데 마지막에 있는 내용이 조금 특이하네. 만나러 오겠다고?


“뭐야. 1시간전에 보낸거잖아. 그러면 지금쯤···?”


띵동!


내가 자각하기가 무섭게 우리집의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을 이용해서 확인해보니 아야카의 모습이었다.


한중일 연합 작전이 완전히 끝난지도 어느새 2달이란 시간이 더 흘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야카가 왔으면 맹화랑 맹연도 온다는거려나?’


여러 생각들이 들었지만 일단 아야카를 밖에 세워둘 순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문을 열어주었다.


“오빠. 오랜만이에요.”


“그렇네. 잘 지냈어?”


“네. 이제 고등학교도 졸업했고 수사본부에서도 저한테 수고했다고 따로 휴가도 주셨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여행겸 오빠 얼굴도 보려고 놀러왔어요!”


“그래. 일단 여기 서서 대화하는건 좀 그러니까 들어와.”


손님을 밖에 세워두고 계속 대화하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에 아야카를 우리집 안으로 들였다.


‘술냄새 나나?’


어제 진탕 술을 먹고 들어온 터라 괜히 술냄새가 날까봐 고개를 돌려서 내 옷과 입냄새를 맡아봤다.


옷은 그렇게 격하게 움직이지 않아서 땀에 젖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문제는 입냄새였다.


필름이 끊겨서 양치를 안하고 잤을 것은 예상했지만 내가 맡아봐도 냄새가 너무 가관이었다.


“아야카. 잠깐 우리집좀 둘러보고 있을래? 내가 어제 조금 늦게까지 회식이 있었어서 지금 일어났거든.”


“아. 좋아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내가 씻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아야카는 거실 소파에 다소곳하게 앉았다. 아야카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해져서 나는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가 급하게 양치질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굉장히 양치질을 느긋하게 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조금이라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이른바 분노의 양치질을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대충 됐으려나.”


상쾌한 느낌과 함께 입 안이 깨끗하게 닦였나 거울로 확인하는 작업을 끝마치고 다시 거실로 나갔다.

아야카는 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의 자세와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는 다르게 TV를 틀고 시청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야카. 맹화나 맹연도 같이 온거야?”


“아니요. 두 명하고도 먼저 연락을 해봤는데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저만 왔어요.”


“그래?”


꽤나 아쉬운 소리였다. 이왕이면 팀원 전체가 같이 모여서 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오늘은 연락이 안됐어도 내일쯤에 다시 한번 연락해보면 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전 한국에 꽤 오래 있다 갈 생각이거든요!”


“얼마나 있다가 가려고?”


“음...2주일 정도요?”


손가락을 짚으며 곰곰이 생각하던 아야카는 한국 체류 기간을 2주일이라고 답했다.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길고 어학연수나 그런 방학 기간들과 비교하면 꽤나 짧은 기간이구나.


“아야카는 대학이라던가 따로 안갔어?”


“저는 대학을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요.”


“아아.”


하긴. 세계의 많은 나라들중 대학을 억지로 보내려고 하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했지.

시대의 양상이 조금 바뀌어서 지금은 대학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그래도 대학은 가야지’라는 생각들이 사회에 전반적으로 담겨있기도 하고.


“시간이 배고플 시간인데···뭐라도 시켜먹을까?”


내가 지금 일어나버려서 그렇지 지금 시간은 이제 오후 1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를 만나러 아침 일찍부터 이곳까지 왔다면 슬슬 배고플만한 시간이었다.


“배달 음식도 좋긴 한데···혹시 냉장고에 식재료들은 있어요?”


“식재료? 어느 정도는 있을걸.”


나도 맨날 배달시켜먹거나 사먹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요리를 해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다만 이번에는 아야카가 왔으니 내가 하는 맛없는 요리를 먹이는 것보다는 배달음식이 낫겠다는 뜻에서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그러면 냉장고 좀 빌려쓸게요! 제가 저랑 오빠가 먹을 점심을 한번 만들어볼게요.”


“점심을?”


그러고보니 한중일 연합의 작전을 수행할 때도 요리할 기회가 있었을 때 항상 아야카가 활약해주었던 기억이 났다.

나도 하긴 했지만 사실상 아야카가 대부분을 전담했고 나는 숟가락만 얹었다 할 수준이었으니까. 아야카의 요리 실력은 굉장히 믿음이 갔다.


내가 간판용으로 사둔 앞치마를 둘러매고 어느새 본격적인 요리 시간에 접어든 아야카.

무슨 요리를 만들건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재료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테니 아마도 만들 수 있는 요리가 한정되어 있을 것이다.


음식을 별로 가려먹지 않는 내 입장에서는 아야카가 어떤 요리를 만들어주든 환영이었다.


‘그런데···힘이 너무 들어간 것 같은데?’


아야카는 냉장고에서 꺼내서 쓸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재료들을 다 꺼내서 요리를 하는 중이었다.

우리 두 사람이서 먹을 양 치고 꽤나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꺼내서 고민을 한다거나, 조금 덜어서 쓸 목적으로 꺼내뒀다는 생각으로 딱히 만류하지는 않았다.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었단 걸 안 것은 모든 요리가 완성이 되고 난 뒤였다.


#


“히히히!”


“오, 오지마!”


같은 시각. 화창한 날씨의 일요일 낮.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금과 같은 휴일의 시간을 이용해서 나들이를 가거나, 취미 생활을 보내거나, 데이트·모임을 즐기기도 했다.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는 번화가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과는 조금 동 떨어져 있는 변두리의 낙후된 골목길.

그곳에서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름이 잔뜩 진 긴 검은 머리가 얼굴 전체를 가리고 있으며, 삐쩍 마른 몸에 온몸에 흉터가 잔뜩 생겨있는 불길한 인상을 내뿜는 남자.

그 남자는 단검 하나를 손에 쥐고 자신의 혀 끝에 살짝씩 갖다대면서 누군가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쫓고 있었다.

남자가 따라가는 길목에는 누군가 흘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핏자국들이 선명했고 그 핏자국의 끝에는 제법 통통해 보이는 체격의 순한 인상을 지닌 오렌지색 티를 입은 남자가 울먹거리며 바닥을 기고 있었다.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쿠헥!”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고 느꼈는지 남자는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입에서는 피를 뱉어내며, 애걸복걸하는 중이였다.


“글쎄. 왜일까? 나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 나는 늘 내가 죽이고 싶을때만 죽이거든.”


푹! 찍! 서걱!


일말의 망설임이 없는 행동. 긴 머리의 남자가 통통한 남자를 칼로 두어번 찌르고 목을 동강 베어내는 데에는 2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길바닥에 남자를 죽일 때 이용했던 칼을 막 집어던지면서 남자는 골목길을 나섰다. 그리고 남자의 모습은 긴 머리의 남자에서, 검은 복면을 쓴 근육질의 남자로 바뀌었다.


“다음을 찾아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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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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