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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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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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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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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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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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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65. 고위 인사

DUMMY

안젤라가 말한대로 바로 옆 방에 있는 서랍을 뒤적거리자 휴대전화를 비롯하여 꽤나 큰 액수의 현금과 카드가 들어있는 지갑, 통신장비나 여권, 신분증등이 전부 마련되어 있었다. 아마 내가 의식을 잃었을 때부터 준비해놨던 것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급하게 전달하려고 준비를 마쳐둔 듯 했다.


방에서 물건들을 챙겨서 나오자 3층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난 살며시 계단을 통해 다시 2층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없잖아?”


내가 3층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 이곳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던 수도원의 사람들이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그 사이에 도망갔나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도망을 칠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쳤을 것이다. 게다가 이 사람들이 정말 바보가 아니라면 안젤라가 도망가지 않는 이상 어차피 가면의 남자가 자신들을 노리지는 않을거란 사실도 이야기를 들었으면 이미 파악했을테지. 아마도 위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나 살펴보러 간건 아닐까 싶었다.


막상 이렇게 나혼자 살자고 도망가는 꼴이 한편으로는 굉장히 우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미 결정한 일을 이제 와서 번복하는 것도 굉장히 꼴불견이었다.


‘부디 무사하길.’


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난 조용히 수도원의 부지를 뒤로했다. 아까 전 꼬마와 같이 마셨던 콜라로 인해 굉장히 텁텁한 목을 침을 삼키며 간신히 수분기를 유지했다.


#


-형! 정말 형이에요?!


수도원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나는 가방에 넣어진 휴대전화를 통해 그 길로 떨어진 상태인 애들과 연락을 취했다.


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당분간 연락을 하긴 힘들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젤라가 이미 상부측을 통해서 애들의 번호까지 다 알아둔건지, 따로 연락처를 모아서 적어둔 수첩까지 가방에 같이 들어있어서 연락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처음 전화를 받은 맹화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에 낯설어하면서 전화를 받았지만, 내 목소리를 듣고 추가적으로 나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반가운 마음에 굉장히 격한 소리를 내지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귀 떨어지겠다. 연이랑 아야카는 잘 있어?”


-네. 놀이공원에서 탈출에 성공한 뒤로는 지친다면서 늘 숙소에서 축 처져있긴 한데 둘다 큰 문제는 없어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네.”


혹시 내가 없는 사이에 굉장히 의기소침해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전혀 없던 모양이다.


“위쪽에서 너희들에게 별 연락은 없었어?”


-처음엔 굉장히 걱정 섞인 연락이 많이 왔어요. 재현이 형이 도대체 어디를 간거냐, 무슨 일이 있었으냐 굉장히 캐물었었는데 갑자기 재현이 형 행방을 알게 되었다고 그런 말들을 안하더라구요.


‘그때부터 안젤라랑 연락이 됐구나.’


안젤라는 본인도 말했듯이 미국 정부와도 굉장히 연줄이 잘 닿아 있는 인물이다. 연락만 제대로 취했다면 미국 정부를 통해서 한중일 연합과 연락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너도 그다지 걱정은 안했겠네. 무사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오히려 그 소리를 듣고 더 걱정했죠. 저 뿐만이 아니고 연이나 아야카 누나도 다 형을 걱정했어요. 무사했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다는건 이상하다면서요.


“그냥 어쩌다보니 그곳에 좀 오래 있었어.”


죽을 정도의 부상을 입어서 안젤라에게 치료를 받아서 겨우 살아났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별로 좋은 소리도 아니었거니와 걱정을 더 끼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그 부상들이 있었다는게 거짓말로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상태가 좋기도 하고 말이지.


“그러면 지금 너희는 미국 수도인 워싱턴에 있는거지?”


-네. 이곳 숙소에서 머무르면서 쉬고 있어요. 곧 있으면 한중일 연합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곧 일괄적인 명령이 주어진다고 하거든요.


“알겠어. 그러면 나도 곧 그쪽으로 합류할게.”


-조심히 오셔야 돼요. 형.


“그래.”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계속 나를 걱정해주는 맹화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나저나 일괄적인 명령이라는게 뭐지?”


지금까지 한중일 연합은 유럽 각 전역에 팀들을 파견해서 각기 다른 임무를 배정해서 수행하는 방식이었고, 우리 팀만 독자적인 요청으로 인해 미국으로 파견된 입장이었다.


한중일 연합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도 벌써 한달 가까이 지났으니 슬슬 행동 방침을 바꿔야 할 때가 된 것은 맞지만, 무슨 명령을 내릴 지는 짐작도 가지 않았다.


#


“미국이 진짜 땅 덩어리가 넓긴 넓구나.”


한국에서는 김포공항에서 제주도까지 가는데도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데, 안젤라가 나를 데려왔던 수도원에서 미국 수도인 워싱턴까지 가는데에도 3시간 가까이 걸렸다. 물론 이것만 해도 굉장히 빠른 시간인 점은 변함이 없다. 열차나 자동차 같은 수단을 이용했으면 훨씬 많은 시간을 소모하면서 왔어야 할 것이다.


“재현이 형!”


공항 출구로 나오자 미리 마중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맹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혼자서 온 것인지 맹연과 아야카의 모습은 옆에 보이지 않았다.


“혼자서 여기까지 왔어?”


난 맹화의 앞에 다가서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부드러운 머리감촉과 내가 쓰다듬는 것에 만족하는 맹화의 얼굴이 눈에 보였다.


“네. 연이랑 아야카 누나도 같이 오고 싶어했는데 한중일 연합 상층부 측에서 숙소까지 사람을 보냈더라구요. 그래서 대화를 나누고 있을거에요.”


“벌써 사람을 보내? 일괄적으로 명령을 내린다고 한 것 같더니.”


“그것과는 별개로 따로 할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재현이 형도 최대한 빨리 데려와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면 얼른 가봐야겠네.”


만난 것도 굉장히 오랜만이라서 맛있는 거라도 같이 사먹고 들어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최대한 빨리 가보는 편이 좋을 듯 했다.


“그래도 가는 길에 길거리 음식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기다리는 것은 그 사람의 사정이다. 난 돌아가는 길에 먹기 좋은 길거리 음식이 있으면 맹화와 같이 하나 딱 먹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공항에서 맹화를 만나자마자 곧바로 숙소로 향했으면 30분 정도면 도착했겠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시간이 1시간은 넘게 흐른 상태였다. 그래도 30분 정도면 충분히 양해를 구할 수 있지 않으려나.


“여기에요.”


애들이 잡아둔 숙소는 꽤나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언뜻 봐도 평범한 사람들이 쓰기엔 부담이 갈 거라고 보여지는 숙소였다.


“왼쪽방은 연이랑 아야카 누나가 쓰는 방이고, 이쪽 방이 제가 쓰는 방인데 아마 이곳에서 대화하고 있을거에요.”


맹화는 도어락으로 잠겨 있는 방문에 카드키를 가져대면서 문을 열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넓찍한 방 중앙에 책상을 사이에 두고 소파에 앉아있는 맹연과 아야카가 반대편에 있는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비춰졌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벽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문이 열리자 나와 맹화가 방에 들어온 것을 알아챈 맹연과 아야카, 그리고 한중일 연합 상층부에서 파견된 담당자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남재현씨군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저는 한국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본부장인 차유성이라고 합니다.”


“운이 좋았죠. 제가 신세를 진 사람이 미국 정부와 연줄이 있는 사람이더군요. 아, 저는 각성자 1팀의 리더 남재현이라고 합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단 맹연과 아야카에게는 간단한 손인사만 하고서 난 담당자와 본격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차유성은 나에게 슬며시 소파에 앉을 것을 권유하며 곧바로 본인이 원래 앉아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소파에 다시 앉았다. 나도 일어서서 대화를 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소파에 앉았고 애들도 각자 자신의 자리를 잡아 앉은 상태였다.


“1팀 여러분들을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저는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으며 한중일 연합의 전체적인 의향에 따라 1팀분들이 계신 이곳 미국까지 직접 파견되었습니다.”


언뜻 들어봐도 차유성이란 사람이 한국은 물론이고 한중일 연합 내에서 지니고 있는 지위는 결코 낮은 직위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 정도의 거물이 굳이 우리들을 직접 만나러 와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안부인사나 하러 온 건 당연히 아니겠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팀 여러분들은 이 시간부로 디미타르 바벨이란 인물이 미국 별장에서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는 연구시설을 습격하는 습격 작전의 지휘권좌로 움직이실겁니다.”


“어...지금 말씀은 우리 1팀이 한중일 연합의 다른 모든 팀들을 직접 지휘한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디미타르 바벨이란 인물이 누구인지를 떠나서, 우선 우리팀에게 지휘를 맡기는 것은 적합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아야카는 둘째치고서라도, 맹화와 맹연이라면 충분한 여건이 된다는 가정하에 그 누구보다 합리적인 지휘를 내릴 수 있는 최적의 인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장 생각해 봤을 때는 이상하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역시나 의문점은 남는다. 지금 사항은 충분히 우리를 만나지 않고서라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다. 말단도 아니고 상당히 요직에 있는 인물씩이나 되는 사람이 직접 우리를 만나서 할만한 이야기는 절대 아닌 것이다.


내가 생각한 점을 이미 맹화와 맹연도 생각하고 있는건지 표정에서 물음표 표시가 보이는 듯 했고, 아야카도 지금 이 상황이 조금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여러분들의 반응이 왜 그러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올만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시고 있겠죠.”


차유성도 문제점을 정확히 집어내면서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제가 이곳에 온 첫 번째 이유는 한중일 연합내에 스파이가 숨어들어있고 한중일 연합 내에서 정보가 세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신쪽으로도 이미 알게 모르게 침투 당해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그래서 일부러 미국 정부와 이야기를 나누는 스케줄을 잡아두고서, 겸사겸사 여러분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보가 새고 있다...”


이건 굉장히 중대한 사항이었다. 단순히 한 개의 나라가 아니라 무려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과 합쳐진 3개국의 연합체다. 그렇다면 조금 트러블은 있을지언정 전문가나 인재들 또한 굉장히 많을 것이고, 경비체재 같은 건 더욱 삼엄할 것이다. 그 조직은 이러한 조건도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무력화 해낸 것이나 다름이 없다.


차유성의 말은 끝나지 않고 바로 두 번째 손가락을 펴는 것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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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066. 고위 인사(2) +1 20.12.15 254 3 11쪽
»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3 3 11쪽
66 064. 기적의 치유사(4) +1 20.12.13 21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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