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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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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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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45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작성
21.01.0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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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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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084. 이젠 안 당해

DUMMY

“대체 일처리들을 어떻게 하고 있는거야!”


한중일 연합 작전 개시 전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의 총회의가 열렸던 회의장.

그곳에 다시 한번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총희의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적은 숫자였지만 모인 사람들은 전부 한 구역의 처리본부 요원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이상급만 모여 있는 이른바 간부 회의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망할 살인마가 설치고 다닌지가 얼마나 된 줄 알아? 자그마치 1년 반이야. 1년 반동안 이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 범인의 단서 하나를 못 잡았다고. 이 본부를 우리가 장난 따먹기 하자고 만든거 같아? 각성자들을 잡아족치려고 만든거라고!”


쾅!


관리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넣고 크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초로의 남자. 한석균.

그는 한때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자리를 역임했었으며 지금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 사업을 총괄하는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일처리는 항상 재빠르게 해야한다는 주의가 있는 그에게 이토록 처리 못하는 암 덩어리 같은 골칫거리가 남아있다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회장님. 하지만 세크매트는 여타 살인마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살인마입니다. 저희 처리본부뿐만 아니라 경찰을 비롯해서 수많은 곳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도 난항을 겪고 있는-”


“시끄럽다! 그딴 별명이나 듣자고 이곳까지 온 줄 알아?!”


이전에 남재현과 백강 그룹 행사장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던 안재훈 지부장이 회장의 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나름대로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켜서 회장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잘 들어. 앞으로 일주일 주겠어. 잡아오라는 말까진 하지 않겠지만 그 망할 살인마 자식에 대한 정보는 뭐든지 제대로 알아와. 일주일 뒤에도 지금 상태가 계속 된다면···다들 옷 벌을 각오나 해라.”


국무총리 임기 기간때도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인물로 명성이 자자했던 그는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의 회장이 되고서 더욱 그 성질머리가 고약해졌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능력있는 사람들이 매번 일처리를 빠르게 했기 때문에 그의 고약한 성격에도 화를 낼 일이 없었지만, 세크매트라는 사회악의 등장으로 모든 처리본부의 일원들이 갈굼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도대체 저딴 사람을 왜 이런 곳의 회장으로 취임시킨거야?’

모든 관리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이었다.

한석균은 검사장을 출신에 국무총리를 역임했으며 지금은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의 총회장을 맡고 있지만, 능력이 있냐고 물어보면 모두가 무능력자라고 소리모아 말할 정도로 무능한 사람이었다.


그러한 그가 저렇게 높은 위치에 올라있는 것은 눈치하나와 높은 사람에게 아부를 떠는 능력은 거의 신에게 하사받은 능력마냥 출중했기 때문이었다.


“뭘들 그렇게 멀뚱멀뚱 앉아있어? 알아들었으면 얼른 쳐 움직이라고!”


한석균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관리자들 일동이 전부 벙 쪄있는 사이, 한석균은 모든 관리자들에게 얼른 나가라며 다시 한번 호통을 쳤다.

결국 아무도 그의 말에 제대로 된 반박도 하지 못한 채 회의장소를 빠져나왔다.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래요. 아주 잘하셨어요.”


모든 관리자들이 빠져나간 회의장. 남아있는 한석균의 뒤편으로 알 수 없는 그림자가 얕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안 따라나와도 됐는데 말이야.”


“오빠도 없는데 제가 집에 혼자 있어서 뭐하겠어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다사다난한 주말이 지나고 다시 평일. 내가 맡은 바 일이 있으니 사무실로 출근 하지는 않았지만 아야카가 왔다고 해서 일을 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아야카에겐 굳이 나를 따라오지 않고 내가 집에 돌아갈 때까지 쉬고 있어도 된다고 미리 말했지만 나를 따라오겠다고 계속 주장했기에 같이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일단 업무를 하고는 있는거니까. 다른 사람을 데리고 다니는 것 정도는 상관없겠지.’


사무실에 모르는 사람을 데리고 들어간 것도 아니니까 상관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야카는 애초에 한국의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를 자세히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으니까.


“그나저나 그 세크매트라는 사람. 정말 엄청나네요. 그 사람 일본에서도 난리거든요. 오죽하면 일본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사건도 세크매트가 한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에요.”


세크매트의 명성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는 말을 이미 강민정을 통해서 들은 바가 있었다.


‘좀 좋은 쪽으로 유명하면 몰라도 살인마가 유명해봤자 무슨 필요가 있을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연쇄살인마인 잭 더 리퍼와 비슷한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지만, 세크매트는 잭 더 리퍼와 비교해도 훨씬 죄의 질이 무거운 녀석이었다.

마주치면 반드시 그 얼굴에 주먹을 꽃아넣으리라.


꽈당!


걸어가고 있던 나는 왼편의 골목길에서부터 무작정 뛰쳐나온 남자와 부딪쳤다.


“괜찮으세요?”


남자가 먼저 와서 부딪친 것이긴 하지만 꽤나 다급해 보였기에 다친 곳은 있나 확인한 뒤에 바로 보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빠. 이분··· 상처가 굉장히 심해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내가 몸을 굽혀서 부축해주려던 찰나. 옆에 있던 아야카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리며 남자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아야카의 말을 듣고 남자에게 가까이 붙기 전에 조금 자세히 관찰한 결과, 남자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피가 쏟아져나오는 자신의 복부를 움켜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봐요.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거에요?”


“저...저기...”


남자는 말하기도 힘겨운 모양새로 간신히 어둠속의 골목길을 가리켰다.


“저 안에 있다는 말이죠?”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지금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행적이 묘한 세크매트를 잡아낼 절호의 기회가 어쩌면 지금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생각이 나를 더 빠르게 움직이게 했다.


“아야카. 넌 여기서 그 사람을 좀 봐드리고 경찰이랑 구급차들좀 불러줘. 난 안쪽으로 갔다와볼게.”


“오빠. 같이 안가도 괜찮으시겠어요?”


“난 괜찮아. 혹시나 그 미치광이아 이곳으로 나와서 사람 보이는대로 막 찌르고 다니기라도 하면 큰일이야.”


사람을 죽이는 데에 아무런 이유도 없는 살인마.

게다가 압도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보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기행을 벌일 가능성도 충분했다. 탁 트인 장소라고 해서 절대로 안심할 수가 없었고 세크매트가 이곳으로 도망갈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했기 때문에 아야카는 이곳에 있는 편이 좋을 듯 했다.


“알겠어요. 부디 몸 조심해요 오빠.”


내 의중을 알아차려준 아야카는 골목길로 혼자 들어가겠다는 나를 더 이상 막지 않았다.

피를 흘리고 있는 남자를 보며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수군수군대고 있는 사람들과 아야카를 뒤로하며, 나는 골목길로 쏜살같이 뛰어들어갔다.


#


“이 자식. 벌써 튀었나?”


신체 가속의 능력까지 써가면서 급하게 뛰어들어왔는데 세크매트는 눈 씻고 찾아봐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알 수 있는건 남자가 흘리면서 걸어온 핏자국들과 조금 비정상적으로 어지럽혀져 있는 풍경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긴 했다는 점이었다.


“도대체 어디에···”


“뭐해. 설마 날 찾아?”


찢겨나간 쓰레기봉투 더미를 뒤지고 있던 나는 등 뒤에서 들려온 섬뜩한 음성에 다급하게 고개를 들렸다.


덥석.


의문의 인물에게 그대로 목을 조여지는 채로 허공에 들린 나는, 벗어나기 위해 온몸을 흔들면서 날 붙잡은 팔을 거세게 가격했다.


“뭐가 이리 비실해. 너 각성자 맞아?”


아주 짧게 밀려있는 스포츠 머리에 까만 썬글라스. 그리고 검은색 후드를 걸치고 있는 의문의 인물.


“네가···세크매트냐?”


목이 졸리고 있어서 제대로 말하기도 힘들었지만 난 녀석의 정체 확인을 위해 어떻게든 말을 내뱉었다.

커다란 체격에 걸맞게 가지고 있는 힘 또한 이때까지 내가 마주쳤던 그 어느 인물들과 견주어도 가히 최고급이었다.


내가 무슨 수작을 버려도 절대 내 목을 놔주지 않을거란 것을 손등으로 올라와 있는 굵은 핏줄들이 말해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람 죽이고 다니는 그 세크매트를 물어보는거면 맞긴 한데. 아! 너 그때 그 쫄보구나?”


세크매트의 얼굴이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세크매트가 나에게로 내뿜는 콧김마저 제대로 느껴질 정도였는데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아니, 굉장히 나빴다.


“각성자란 녀석이 끄나풀들 하나를 제대로 못잡고 있길래. 괜히 흥미가 동해서 조금 도와줘봤지. 내가 워낙 사람을 많이 썰어서 얼굴 기억은 잘 못하는데 너는 좀 맹하게 생겨서 기억이 난다 야.”


“케헥···”


“어이쿠. 잘못하면 벌써 죽어버리겠네.”


세크매트는 나에게 조금 흥미가 생겼는지 내 목을 조르던 팔에서 힘을 풀었다.

그대로 땅에 떨어진 나는 켁켁 기침을 하며 세크매트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보낸 그 짝퉁도 상대해봤을텐데. 어땠어? 약골들끼리 같이 싸운 느낌은.”


역시.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누가 했나 했더니 이 녀석이 시킨거였구만.


“그 녀석이 살려주면 시키는건 뭐든 다 하겠다더라고. 난 원래 그런 말을 하면 더 빨리 죽여버리는 성격이라서 그대로 찔러버리는데. 그날따라 딱 너가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시켰지. 너가 사는 장소를 알아내서 직접 죽이고 오면 너를 살려주겠다고.”


“····”


“일부러 내 흉내도 내라고 시켰어. 뭐, 아무리 흉내를 내봤자 너같은 놈한테도 질 정도였으면 금방 티가 났겠지. 그래. 네가 여기 살아있으니까 그 녀석은 그때 실패해서 나에게 돌아왔었지. 그래서 울면서 빌었어. 다른 일을 시키면 안되겠냐고. 내가 뭐라고 했을 것 같아?”


별로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이미 예상이 갔으니까.


“그 예상이 다 간다는 얼굴은 뭐야? 재미없게. 그래. 죽였지. 애초에 널 죽이는데 성공했어도 그냥 죽일 생각이었어. 사람을 죽이는데에 이유가 필요한가?”


“이 미친새끼가.”


듣자듣자하니 욕이 안나올수가 없는 말들만 내뱉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소중한 친구고, 연인이고, 가족이잖아. 너한텐 그런 사람이 없나?”


“가족?”


촤악!


“아악!”


엄습해오는 고통에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잠깐 눈을 감았다 뜬 사이에 이미 내 어깨는 커다란 칼자국과 함께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왼팔에서 최대한 의식을 떼고 오른손에 최대한 전력을 집중한다.


난 강해졌다. 더 물러서기만 해서야 그동안 보내왔던 시간들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야 만다.


“오. 싸워보려고? 그래. 어디 얼마나 빠른지 볼-”


파각!


쿠당탕!


제널드를 제압했을 때와 같은 감각. 주변의 모든 공기를 내 주먹에 쏟는다는 느낌으로 힘을 불려낸 주먹을 그대로 세크매트에게로 내질렀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세크매트는 내 주먹의 궤도를 파악하고 회피 자세를 취했지만 안면에 정통으로 꽃힌 나의 주먹을 맞고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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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082. 위험한 사건 +1 21.01.01 17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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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067. 고위 인사(3) +1 20.12.16 196 2 12쪽
68 066. 고위 인사(2) +1 20.12.15 255 3 11쪽
67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4 3 11쪽
66 064. 기적의 치유사(4) +1 20.12.13 22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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