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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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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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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1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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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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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3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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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81. 이것이 권력의 힘?

DUMMY

“주말부터 이게 무슨 일인지 원.”


차를 산 사실에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던 나는 딜러가 차를 끌고 온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차를 몰고 이동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운전병 생활을 할 때 이후로는 운전을 한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몸이 운전을 하는 방법을 무사히 기억하고 있어서 안심이었다.


지금 내가 이렇게 차를 타고 가고 있는 이유는 다른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 지부에서 인근에 있는 처리본부 일원들을 일괄적으로 호출했기 때문이다.


“세크매트에 관한 이유일 수도 있고. 그냥 다른 잡업무를 맡기려는 거일수도 있지만. 가라면 가야지 뭐.”


휴일이라서 강제로 나오지는 않아도 된다는 말이 문자의 말미에 추가로 적혀있긴 했지만, 혹시라도 괜히 나만 안갔다간 찍힐수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나같이 각성자라서 일종의 특채 느낌으로 뽑힌 사람이 나가지 않는다면 안 그래도 각성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안좋은 인식이 더 안좋아질 염려도 지울 수 없었다.


“여기인거 같은데.”


휴대폰 네비게이션을 이용해서 문자에 적혀있는 장소에 도착한 나는 주차를 할 수 있을만한 곳에 무사히 차를 세워둔 후 주변에 사람이 모여있는 장소들을 물색했다.


“저기구나.”


유난히 다른 곳에 비해 사람들이 조금 많이 모여있는 곳을 찾은 나는 슬며시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남재현씨?”


“백현수?”


굉장히 의외의 인물을 마주쳤다. 백강 그룹의 장남이며 회장 후계로 거론되는 한국 재벌계의 재목.

언제봐도 느끼는 거지만 같은 남자가 봐도 느껴지는 가히 사기급의 외모는 부러운 정도를 넘어서 그냥 체념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군요. 한중일 연합에서는 꽤나 큰 공을 세우셨다고 들었는데.”


백현수는 자연스레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앞으로 내밀어진 손을 보니 이전에 백현수에게 대놓고 손을 꺾인 때가 생각이 나서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오해가 있었다고 스스로가 사과도 했으니 그냥 넘기기로 하며 손을 맞잡아 악수를 받았다.


“이곳에는 어쩐 일입니까?”


“이곳으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지원 문자를 받아서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기에 모여있는거 아니에요?”


“아. 저기 모여있는 사람들은 곧 있으면 주최되는 경품행사를 구경하려고 모여있는거인데. 우리 백강 전자에서 오늘 그 행사를 주최하거든.”


“그래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아. 남재현씨!”


도대체 다른 처리본부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싶어 주위를 둘러보는 와중 누군가가 나를 알아보고 번뜩 손을 흔들었다.


“남재현씨 맞죠?”


“네. 맞습니다.”


“이렇게 나와줘서 고맙네요. 저는 처리본부 신촌 지부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 안재훈이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악수를 요청하니 일단 선뜻 받기는 했는데, 아직 온 건 나밖에 없는건가? 분명 일괄호출이라고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직 안왔나요? 일괄소집이라고 들었는데.”


오는 것이 강제는 아니었으니 나 외에 몇 명 정도는 빠질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만 먼저와서 기다리는 광경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다들 조금 거리가 먼 곳에 가 있는건가?


“아. 다른 사람들은 곧 백강 전자가 개최하는 경품 행사의 주변 일대의 경비를 서는데 활용하려고 합니다. 최근 이 주변 일대의 치안이 좋지 않다는 제보가 들어와서요. 그래서 남재현씨에게는 그 사이에 밀려있는 저희 지부의 서류 업무를 맡겨볼까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네? 서류 업무요?”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가. 차라리 이 주변 일대를 발로 뛰어서 범인을 잡으라는거면 또 모른다.

그런데 내가 이런 먼 곳까지 와서 해야하는 일이란게 다른 지부 사람들이 해야하는 서류 업무를 대신하는거라고?


“혹시 하기 싫은겁니까?”


내가 조금 거부감이 있는 모습을 보이자 안재훈은 인상을 팍 구기면서 군기를 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 차소윤 지부장이 착한 사람이었던거고. 어쩌면 이게 정상적인 직장인의 모습이지.’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도 겉으로 드러난 위계질서가 없을뿐 저렇게 여러 사람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은 명백히 상사의 역할을 맡는다.

저런 사람에게 내가 토를 단다는건 용납이 되지 않겠지.


‘그래. 내가 공을 세웠건 뭐건 입장이 달라지는게 아니지.’


편의점 알바 신세를 벗어난 것만 해도 난 이미 충분히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잠깐만요. 제가 좀 이야기해도 괜찮겠습니까?”


얌전히 안재훈 지부장의 안내를 따라서 이동하려던 찰나, 나와 안재훈의 움직임을 백현수가 막아섰다.


“아이고. 백현수 부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안재훈은 그야말로 사회 생활 만렙이라고 할만한 전형적인 능구렁이 타입이었다.

명백히 우세한 입장에 있는 나에게는 엄청난 자신감을 한번 뽐내었었다면, 백현수라는 절대자에게는 숙이고 들어갈 줄 아는 능구렁이의 스타일이었다.


“요청드릴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 저희 경품 행사 추첨에 배치되어 있는 처리본부의 경호인력들은 전부 물려주시죠.”


“네?! 아니···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인원들을 물려달라고 하자 안재훈의 얼굴은 그야말로 사색이 되었다.

백현수가 기분이 상한거라도 있는지 어떻게든 다급하게 알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아니요. 이건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작은 행사 따위에 그렇게 많은 인원들이 배치되어 있을 이유도 없을 것 같아서요.”


“아하. 그러면 인원수를 조금만 남기고 다 뺄까요?”


“아니요. 전부 빼주세요. 그리고 대신에 추가적으로 하나 요청하겠습니다.”


자신있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백현수는 갑자기 팔을 나의 어깨에 두르고 고개를 살짝 숙여 나와 얼추 비슷한 눈높이가 되어 안재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서 당당하게 말했다.


“여기 있는 남재현씨를 비는 인원들을 대신해서 백강 전자 경품 추첨 행사의 경호로 쓰고 싶군요.”


“네? 그···렇습니까?”


안재훈은 갑작스레 나를 호위로 쓴다는 말에 슬쩍 곁눈질로 계속 나를 흘겨보았다.

무슨 수작을 부렸냐고 물어보는 것 같았지만 나 역시 모르는 일이다. 애초에 난 이곳에 백현수가 있다는 것도 오고 나서야 알았다고.


“남재현씨가 한중일 연합 작전에서도 1팀을 데리고 큰 공을 세웠다고 알고 있고, 발의한 작전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의 인물이 호위를 해주면 굳이 많은 인력들이 동시에 힘을 빼지 않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군요. 제가 남재현씨와 개인적으로 일면식이 있어서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하, 하지만···이번 경호는 저희 신촌 지부에서 공식적으로 맡기로 되어있습니다. 다른 지부에 있는 사람이 일을 맡았다간 계획에 차질이···”


“그 부분은 안재훈씨가 알아서 조정해주실거라 믿습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앞으로 저희 백강 그룹에서도 더욱더 처리본부의 원활한 활동을 후원해드리도록 하죠.”


“····”


백현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있는 재력이라는 힘.

게다가 수많은 기부 활동과 실적으로 만들어진 그의 공실한 이미지까지 겹쳐져서 백현수의 사회적인 지위 역시 단순한 기업의 사장을 초월하는 경지에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고작 처리본부의 지부장 신분 정도에 있는 안재훈 선에서 함부로 거부할 사안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말 한번 잘못했다간 수많은 질타와 갈굼이 안재훈을 향해 날아들지 모를 일이고, 사회에서 매장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것이 처리본부의 손으로 이루어질지, 백현수가 힘을 이용해서 아무도 모르게 처리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 알겠습니다. 이번 경품 추첨 행사의 호위는 남재현씨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안재훈은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간신히 백현수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다음 서둘러서 자리를 떠나버렸다. 더는 백현수와 마주보고 있기 싫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되었으니 남재현씨, 호위 잘부탁드립니다.”


저번에 나에게 잘못한 것이 있어서 그 나름대로 신경을 써준 것일까?


‘그래도 덕분에 귀찮은 서류업무는 보지 않아도 되겠군.’


다른 지부 사람들이 해야하는 서류 업무를 봐야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굴욕감이 치밀어 올랐었는데, 새삼 권력이란게 얼마나 강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경호라고 해도 제가 무엇을 해야하는겁니까? 그냥 지키고 서 있기만 하면 돼요?”


“원래 계획대로면 각 구획과 행사 스테이지 사방으로 경호 인력들이 깔려있고 주변을 계속 감시하는 체재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지만 솔직히 낭비입니다. 인력이야 이미 우리 그룹에서도 충분히 쓰고 있고, 각성자들이 다수 몰려올 정도가 되면 사실 같은 각성자가 아니고서야 대항하기가 힘드니까요.”


“그렇긴 하죠.”


절대적인 각성자가 내뿜는 힘. 나에게 그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해준 3명중 한명이 바로 백현수였다.

솔직히 아직도 백현수 앞에 있으면 조금은 속이 메스꺼워지는 느낌이 날 정도였다.


“어디 안좋으십니까?”


백현수는 갑자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면서 내 안색을 살폈다. 갑자기 안어울리게 이러지 말라고.

이미지 매치가 안되잖아.


“혹시 속이 좀 안좋으신거라면 이게 도움이 될겁니다.”


탁!

백현수는 지난번에 나에게 했던것처럼 손가락을 튕겼다.

소리가 남과 동시에 난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지만 내 몸을 엄습한 것은 지난번에 느꼈던 메스꺼움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굉장히 편안한 기분인데?’


마치 향기로운 구름 위에 앉아있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살면서 이런 안락함을 느껴본 적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이런 기분이 느껴질까 생각해보니 코 끝으로 굉장히 은은한 향이 감돌았다.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조금 편안한 기분이 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효과가 꽤 좋네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그래. 후각을 조종하는 능력이라고 했으니까 안좋은 쪽으로 쓸 수 있으면 당연히 좋은 쪽으로도 써볼 수 있겠지.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호위는 맡아주실건가요? 만약 싫다고 하면 그냥 가셔도 상관없습니다. 남재현씨가 경호에 참여했다고 보고는 해드리겠습니다.”


“굳이 그렇게 친절을 표하실 필요는 없는데.”


“친절이라기보단 이전에 제가 범한 결례에 대한 일종의 사과를 구한다고 생각해주십시오. 그땐 제가 너무 성급하게 대했던 것 같아서 아직도 가끔씩 생각이 날 정도니까요.”


이렇게 거듭해서 계속 사과를 할 정도면 도리어 내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어차피 뭔가 일을 하려고 오긴 한거고. 아무것도 안하고 다시 돌아가는건 괜히 마음이 불편하니까.’


“알려주시기만 한다면 힘이 닿는대로 경호해보겠습니다.”


‘사실 이 사람은 굳이 경호가 필요없겠지만. 굳이 필요하다면 다른 일반인들이 더 필요하겠지.’


“그러면 이쪽으로 오시죠.”


그렇게 난생 처음 해보는 경호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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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068. 전초전 +1 20.12.17 226 1 12쪽
69 067. 고위 인사(3) +1 20.12.16 196 2 12쪽
68 066. 고위 인사(2) +1 20.12.15 255 3 11쪽
67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4 3 11쪽
66 064. 기적의 치유사(4) +1 20.12.13 21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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