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67,438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작성
20.12.18 00:02
조회
190
추천
1
글자
12쪽

069. 이젠 하다하다...

DUMMY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대도시 샌프란시스코. 지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미국 남부측에서 경제,상업적으로 중요 역할을 하고 있는 대도시라고 하는데 처음엔 이런 곳에 개인이 지닌 별장이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별로 이상할 것도 없어요. 미국의 대부자들은 가끔씩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기도 하니까요. 그 디미타르 바벨이란 사람도 어릴 때부터 개발한 특허들과 말도 안되는 연구성과를 통해서 돈이라면 천문학적으로 벌어들였을테니 무리일 건 없어요.”


샌프란시코의 해안가에서 대기를 하고 있던 나는 그 옆에 있는 맹화의 자연스러운 답변을 들었다. 그러니까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이 없는데 그렇게 자연스럽게 대답을 하지마. 무섭다고.


“다른 팀들의 상황은 어때?”


“현재 대부분 미국으로 도착했거나 근접해 있는 상태이고, 미국 정부에게도 이미 고지는 해둔 상태에요. 미국 디미타르 바벨의 여러 행적들을 증거로 미국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선에서 그자를 잡아가겠다는 협상을 윗선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아야카가 이번에 원활한 작전 진행을 위해 신세대 태블릿을 손에 쥐고서 작전의 진행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뭔가 저렇게 있으니까 꽤나 유능한 회장 비서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의 골머리를 썩인 조직이다보니 과정이 꽤나 힘들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작전 실행이 목전까지 다가왔어도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순조롭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나저나 정말 이런 해안가를 간척해서 본인 소유의 부지를 만들다니.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게 되나?”


“아마 미국 정부에서 그 디미타르 바벨이란 사람에게 받아먹은게 많을거에요. 디미타르 바벨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려 했던 이유랑 정보를 완전히 지워버린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거든요.”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열심히 노트북을 뚫어저려 쳐다보고 있던 맹연은 화면에서 얼굴을 전혀 떼지 않은 채 내 의문에 대답해주었다. 그래도 옛날 같았으면 완전히 무시하거나 그런 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들었을 것 같은데 미국에서 다시 만난 뒤로는 이전보다 조금 살가워진 느낌이 들었다.


“유능한 과학자이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은거구나.”


맹화와 맹연이 알아낸 디미타르 바벨의 정보들은 그가 얼마나 대단했던 과학자였는지 완전히 실감이 가게 해주는 그런 자료들이었다.


불세출의 천재로 불린 디미타르 바벨은 현대 사회에서 거의 없으면 안될 정도로 자주 쓰이는 물건의 상당수를 직접 개발하고 상용화시키는 단계까지 관여했으며, 주 분야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인물이라고 한다.


같이 활동하던 과학자들은 디미타르 바벨이 마치 같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그의 유능함을 하나같이 칭찬했고, 그를 좋지 않게 본 인물들도 차마 그의 능력을 깎아내릴 수는 없었다고 할 정도로 그는 과학자로서 거의 완벽한 인물이었다는 풍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얼마나 천재인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런 인물이 한순간에 왜 한순간에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불리게 되었으며, 종적을 전부 감추고 잠적했는지는 아직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건 맹화와 맹연도 알아내지 못한 사실이었다.


“오빠. 준비가 완전히 끝났어요. 어떻게 할까요?”


아야카가 바로 옆으로 다가와 준비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지금 내가 곧바로 실행하라는 명령만 내린다면 한중일 연합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여러 베테랑들과 각성자들이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디미타르 바벨의 별장으로 침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되는 입장이라서 부담감은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상황이 이렇게 닥치고 보니 전혀 그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뱉는 말에 따라서 사람들의 운명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식은 땀이 온몸을 뒤덮어버리는 압박감을 느꼈다.


“어..어? 이게 왜 이러지?”


내가 잠깐 혼자만의 싸움을 하고 있던 동안 아야카는 들고 있는 태블릿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는지, 곤란하다는 표정과 함께 태블릿을 여러번 터치도 해보고 이리저리 돌려도 보았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 듯 해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었다.


“아야카. 이리 줘봐.”


“알겠어요.”


아야카는 잠시 나를 못 미덥다는 듯이 쳐다봤지만 곧바로 태블릿을 넘겨주었다. 내가 이것을 고쳐볼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정도는 알아보고 싶거든.


태블릿을 내 품으로 안착시키고 난 태블릿의 화면을 쳐다보았다. 마치 옛날 아날로그 TV가 회선상태가 안좋을 때 회색 물결로 지지직 거리는 현상처럼 태블릿의 화면이 완전히 맛이 가 있는 상태였다.


보통 기계들은 때리면 말을 잘 듣는다던데. 난 내가 직접 한번 때려볼지 그냥 순순히 맹화나 맹연에게 물어볼지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태블릿의 화면이 한 낯선 장소로 바뀌면서 어떤 인물이 느닷없이 튀어나왔다.


“놀래라. 뭐야. 영상인건가?”


어떤 플랫폼에서 영상이라도 틀어졌나 해서 난 뒤로가기 버튼이나 홈버튼을 눌러보았지만 화면은 바뀌지 않았다.


화면에 나타나고 있는 남자는 주변이 온통 흰색 바탕인 방에 편안하게 앉아있었고, 백발의 머리에 청록색의 눈을 가진 신비한 외모의 남성이었다. 까놓고 말하자면 잘생겼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턱선도 굉장히 갸름했고 오똑 선 콧날이 입이 떡 막힐 정도로 멋있는 상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남재현씨. 이렇게 화면으로 보는 건 두 번째인가요?


만나서 반갑다니. 난 저 정도로 잘생긴 남자는 백현수 정도 말고는 모르는데? 백현수가 설마 외국인이고 그 친척이 따로 있나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백현수가 있는 백강 그룹은 할아버지때부터 이어져 온 토종 한국계 기업이라는 소리를 이미 강민정에게서 들은 적이 있으니 말이다.


-저를 못 알아보시는 눈치군요.


“네가 누군데.”


무슨 원리로 이 태블릿에 저 남자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내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혹시 내 대답도 들리나 싶어 대답을 해보았다. 아야카와 맹화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제대로 안되는 듯 그저 놀란 표정으로 옆에서 태블릿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 그렇네요. 확실히 이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라서 적응이 안되시겠군요. 그러면 제가 누군지 곧바로 기억나게 해드리죠.


남자는 화면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곧 이어서 손에 무언가를 들고 왔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얼굴에 쓰면서 얼굴을 가렸다. 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어떤가요. 이제 좀 익숙한가요?


수많은 표정을 담고 있는 기괴한 가면. 비정상적으로 찢어져 있는 입 부분이 인상적인 붉은 색의 가면. 바로 놀이공원에서 살인마들을 이용해 무참한 학살극을 벌이고, 살인마들과 케롤라인까지 전부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린 미치광이 가면이었다.


“너였구나...이 개새끼야.”


저 가면을 보자마자 머릿속으로 피가 쏠리는 느낌이었다. 무섭다는 감정도 분명히 들었다. 이미 내 눈으로 저 남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직접 목격했고, 그 힘에 처절하게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커다란 분노라는 감정이 내 온몸을 지배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자제를 늦게 했더라면 뭣도 모르고 바로 이 태블릿을 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을 것이다.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십시오. 전 당신을 굉장히 호의적으로 대하고 있답니다.


“호의는 무슨 얼어죽을. 그래, 네가 그 디미타르 바벨이란 녀석이야?”


차유성을 비롯한 한중일 연합의 의견에 따르면 내가 만났던 인물중에 디미타르 바벨이 있을거라고 그랬지. 맹화와 맹연이 찾은 자료에서도 디미타르 바벨의 얼굴 사진 같은 건 찾을 수가 없어서 알아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왠지 저 녀석일거라는 확신은 들었다.


-그렇습니다. 제가 바로 디미타르 바벨. 과거에는 꽤나 여러 분야를 연구했지만 지금은 각성자나 인체 공학등과 관련한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래. 나를 직접 보고 싶어했다며. 이유가 뭐야?”


-편지에도 적어드리지 않았었나요? 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당신은 꼭 필요한 열쇠입니다.


“너 맨날 연구만 하고 소설은 한번도 안 읽어봤지. 소설도 그딴 식으로 쓰면 망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여전히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저 녀석을 보고 있자니 정말 얼굴에 그대로 죽빵을 한 대 아니, 여러 대 갈겨주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랐다.


-뭐, 믿으시든 말든 그것은 자유입니다. 어차피 절 만나러 직접 오실테니까요.


“....”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작전 시행과 동시에 난 우리 팀원들과 개별적으로 저 디미타르 바벨이란 남자를 만나러 갈 예정이었으니까.


“그래서, 무슨 용건으로 연락할건데.”


-저와의 만남이 다른 벌레들 때문에 시끄러워지면 안되니까요. 저와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직접 공지해드리고자 이렇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원래 디미타르 바벨이 자신과 만나자고 한 장소는 별장에 있는 테라스였다. 너무 탁 트인 장소이기도 했고, 대놓고 그렇게 써놔봤자 습격의 표적밖에 안될텐데 하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럴 작정이었던건가.


“내가 그 장소를 듣고 다시 다른 팀들에게 말할거란 생각은 안해봤어? 어쩌면 이미 도청되고 있을 수도 있고.”


도청은 당연히 되고 있지 않았고,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내가 가지고 있는 패가 없진 않다는 느김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한 나를 보고 디미타르 바벨은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가면을 슬며시 책상으로 내려놓았고, 가려져있던 얼굴이 다시 드러났다.


그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비웃고 있다는 느낌보단, 그냥 단순히 재밌어서 피식 웃은 느낌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기분은 더러웠다.


-좋습니다. 그것이 남재현씨의 의지라면 얼마든지 장소를 퍼뜨려도 상관은 없어요. 그래도, 설마 눈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터지고 찢겨나가는 광경을 구경하시는 취미가 있지는 않겠죠?


‘....역시 말 그대로 미친놈이군.’


놀이공원에서 봤을 때도 그랬지만 역시 이 녀석은 바뀐게 하나도 없었다. 사람의 목숨 같은건 아무런 상관도 쓰지 않고 끊어버릴 수 있는 인물. 감정이 메말랐다는 게 저런걸 보고 하는 소리가 아닐까 싶었다.


“어디 말이나 해봐. 어디서 보고 싶은데.”


-제 별장의 설계도 파일을 가져가신 것 같더군요. 일부러 가져가라고 보안을 약하게 해둔거긴 하지만, 그래도 평범한 사람의 머리로는 뚫기 쉬운 보안은 아니었을텐데 나름 유능한 동료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태블릿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디미타르 바벨의 음성은 옆에까지 다 들릴 정도로 조금 컸다. 노트북으로 다른 작업을 하고 있던 맹연은 방금 디미타르 바벨의 말이 꽤나 자존심에 타격을 준 건지 앉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나를, 정확히는 내가 들고 있는 태블릿을 노려보았다.


-그 도면은 말 그대로 표면적인 설계도입니다. 제가 주로 이용하는 공간인 심층 설계도에는 손도 못대었더군요. 지금 그 파일을 그 동료분에게 보내드릴테니 그곳에 적혀있는 응접실로 오시면 됩니다. 동료분들을 데려오는 건 허가하겠습니다.


“이봐, 잠깐 기다려.”


자기 할 말만 하고 영상 송출을 끝내려고 하는 디미타르 바벨을 붙잡았다.


“...아니다. 이따가 보자.”


-그래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호기 있게 붙잡긴 했지만 막상 할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나에게 왜 호의적인건지, 목적이 뭐인지를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해주긴 커녕 전부 이따가 말해준다는 소리만 늘어놓을 것 같았고, 뭔가 나랑은 다른 차원에 있는 인물인 것처럼 속내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각성자 수난시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 작품의 연중은 없습니다 +6 20.11.06 516 0 -
공지 짤막한 캐릭터 이미지(스포주의) 20.10.31 799 0 -
공지 표지 원본 20.10.26 498 0 -
92 090. 마지막. 그리고.... +2 21.01.09 234 3 16쪽
91 089. 의외의 조합 +1 21.01.08 156 1 11쪽
90 088. 믿기지 않는 정보 +1 21.01.07 158 2 11쪽
89 087. 걸려든 함정 +1 21.01.06 159 2 12쪽
88 086. 총소집 +1 21.01.05 159 2 11쪽
87 085. 다 됐는데 +1 21.01.04 154 2 11쪽
86 084. 이젠 안 당해 +1 21.01.03 184 2 11쪽
85 083. 과열되는 살인행각 +1 21.01.02 152 2 12쪽
84 082. 위험한 사건 +1 21.01.01 173 2 11쪽
83 081. 이것이 권력의 힘? +1 20.12.31 168 2 11쪽
82 080. 남자의 로망 +1 20.12.30 179 2 12쪽
81 079. 이목을 끄는 사람 +1 20.12.29 175 2 12쪽
80 078. 오랜만이네 +1 20.12.28 216 2 11쪽
79 077. 비밀리에 내려진 공문 +1 20.12.27 192 2 11쪽
78 076.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1 20.12.26 173 2 12쪽
77 075. 최후(2) +1 20.12.24 237 1 12쪽
76 074. 최후 +1 20.12.23 200 2 13쪽
75 073. 디미타르 바벨(3) +1 20.12.22 176 2 12쪽
74 072. 디미타르 바벨(2) +1 20.12.21 186 2 11쪽
73 071. 디미타르 바벨 +1 20.12.20 181 2 11쪽
72 070. 드디어 만난 그 녀석 +1 20.12.19 191 2 11쪽
» 069. 이젠 하다하다... +1 20.12.18 191 1 12쪽
70 068. 전초전 +1 20.12.17 227 1 12쪽
69 067. 고위 인사(3) +1 20.12.16 196 2 12쪽
68 066. 고위 인사(2) +1 20.12.15 255 3 11쪽
67 065. 고위 인사 +1 20.12.14 214 3 11쪽
66 064. 기적의 치유사(4) +1 20.12.13 220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