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선들의 서재입니다.

천재 재벌 2세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선들
그림/삽화
선들
작품등록일 :
2024.09.02 13:20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6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2,762
추천수 :
221
글자수 :
107,974

작성
24.09.15 21:00
조회
485
추천
11
글자
12쪽

일산에 땅을 어떻게 살까?

DUMMY

“말해 보거라!”

“아버지가 주신 돈으로 투자할 곳을 찾았습니다.”


형은 자신 있게 말했다.


“어디에 투자할 건데?”

“진호처럼 강남에 땅을 사겠습니다. 강남에 땅을 사면 땅값이 계속 오를 겁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가 있나 보다. 그러나 땅을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강남엔 부동산 투기가 이미 과열됐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땅을 비싸게 사, 돈만 날릴 수 있다.


“이미 때는 늦었다. 네게 줬던 돈은 진호에게 줘서, 진호가 투자할 거다.”

“네? 진호는 이미 투자를 했잖아요?”

“넌 그런데 소질이 없어. 넌 이제 중2니까, 공부나 열심히 해! 중학교 때 수학 영어의 기본기를 다져놓지 못하면 일류 대는 절대로 못 간다.”

“....”


형은 불만에 가득찬 표정이지만 아무 소리 하지 못했다.


“알아들었으면 빨리 가서 공부나 열심히 해!”

“....네.”


형이 고개를 숙인 채 힘없이 서재를 나갔다.


“에이, 장손이라는 놈이....”


아버지는 형의 뒷모습을 보고 못마땅한 듯 불만을 토로했다.



***



어머니와 함께 일산 신도시가 생기는 곳에 땅을 알아보러 왔다.

신도시가 생기는 곳은 고양군 일산읍에 생기기 때문에 일산읍으로 갔다.

일산읍은 작은 상가들이 길을 따라 모여있는 시골 시장 같은 곳이었다.

차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니, 읍은 생각보다 작았고 읍 주변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들판이었다.

들판은 대부분 논이었다. 쌀이 부족해서 품종 개량을 하고 바다를 메꿔 간척지를 만들면서 이런 평야 지대를 도시로 만드는 건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이 넓은 논에 신도시를 만든다는 거냐?”

“네.”

“논에 아파트를 짓기는 좀 아까울 것 같은데.”


어머니도 논에 신도시가 들어온다는 걸 아쉬워하는 듯했다.


“고도 경제성장과 서울에 인구 집중이 계속되면 어쩔 수 없이 주택이 부족하고 서울 인근 지역에 신도시들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래서 비록 논이라고 해도 신도시에서 제외될 수가 없습니다.”


예로부터 일산 농민들은 논에 대한 애착이 컸다.

그래서 일산 신도시계획이 발표되면 강하게 반발한다. 그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내줄 수가 없다며 버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자살하며 정부에 강력대응을 하지만 결국은 정부의 당근 정책으로 농민들은 토지수용 안을 따르게 된다.

농민들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경제발전이 지속되다 보면 언젠가는 이 지역은 도시화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눈치 빠른 사람들은 신도시가 된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부동산투기를 할 것이다. 그래서 어차피 내가 사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땅을 사서 큰돈을 벌 것이다.


“일단 복덕방에 가서 땅을 알아보자!”

“복덕방에 가봤자, 작은 땅밖에 살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


많은 땅을 사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잘 아는 공무원이나 지역 유지가 필요한데. 그런 사람을 당장 만날 수가 없다.


“이 지역 유지나, 공무원을 알면 도움이 될 텐데요.”

“갑자기 와서 그런 사람을 어떻게 만나? 그냥 부동산에 가서 알아보자! 여기 땅에 대해서 그 사람들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잖아!”


부동산 업자들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땅 사러 온 사람들에게 한몫 잡으려고 땅값을 올리는데 만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제 이모님이 여기 사는데, 한번 알아볼까요?”


사택 기사가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


“됐어요. 그냥 부동산이나 알아보지요. 뭐.”


어머니는 사택 기사의 말이 별로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모님이 어디에 사시는데요?”


내가 궁금해서 물었다.


“이 근처에 삽니다. 어릴 땐 엄마 따라서 몇 번 왔었습니다.”

“농사지으세요?”

“네. 이모부가 농사를 짓습니다.”


사택 기사는 친구 아버지인데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존댓말을 했다.


“그래요. 그러면 이모부가 여기 토박이인가요?”

“네.”

“그러면 일산에 친척이 많겠네요”

“네. 아주 많습니다. 이모부네가 장손 집안인데 이모부 아들이 결혼했을 때 가니까, 정씨 집안 식구가 수백 명이나 왔어요.”

“그래요? 그럼 이모부 집에 좀 갈 수 있을까요?”

“그럼요.”



***



사택 기사의 이모네 집은 일산읍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두리에 있었다.

마침 우리가 도착하자, 사택 기사의 이모네 식구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대가족이라 그런지 안방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사택 기사가 우리를 소개하자, 사택 기사의 이모와 이모부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같이 점심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어머니는 거절했지만, 사택 기사의 이모가 그냥 가면 섭섭하다고 계속 권해서 어쩔 수 없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사택 기사의 이모는 부엌에 나가 금세 밥상을 차려왔다.

그런데 오봉상에 차려진 밥그릇이 우리 집에서 먹는 공기 밥그릇보다 3배 이상은 커 보였다. 거기에다가 밥까지 수북하게 담겨있으니.

옛날엔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을 많이 먹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많이 먹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밥에 비해 반찬은 초라했다. 반찬은 김치, 깍두기, 고추, 고추장 그리고 참외 껍질이 들어간 된장국이 전부였다.

나도 어머니와 사택 기사 사이에 끼어서 앉았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들어요.”


사택 기사의 이모가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잘 먹겠습니다.”


난 인사를 하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밥이 너무 많아서 다 먹기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최대한 뱃속에 채어 넣으려고 노력했다.

옆에서는 식사하던 사택 기사의 이모네 식구들이 어느새 밥을 다 먹고 밖으로 나갔다.

우리도 식사를 곧 마치자, 뜨끈뜨끈한 숭늉을 내오는 사택 기사의 이모.

사택 기사는 이모와 이모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일산읍에는 정씨가 많이 살고 이모부가 이장하고 있어서 일산읍 사람들을 잘 알아.”


사택 기사의 이모가 우리 사정을 듣고는 제대로 찾아왔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잘 됐네요. 우리도 일산읍에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못마땅해하던 어머니가 이장이란 소리에 반색하며 말했다.


“땅을 얼마나 사려고 하는데요?”


숭늉을 한 대접을 마신 이장이 말했다.


“땅값을 알아야, 대충 얼마를 살지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일산읍은 대부분 논이라 땅값이 좀 비쌀 텐데, 그리고 사람들이 논을 잘 팔려고 하지 않을 거야!”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논은 한 3천 원에서 오천 정도 하지.”

“더 싼 땅은 없나요?”

“밭은 2천 원이면 살 수는 있지만....”

“살 수는 있는데 뭐가 문제가 있나요?”

“아니, 밭이 많지가 않아서. 일산읍이 아니라도 되나?”


농촌은 도시와 달리 논이 밭보다 훨씬 비싸다. 그러나 나중에 신도시가 되면 논보다 오히려 밭이 더 비싸진다. 그러니 가능하면 밭을 사는 게 훨씬 큰 이익이다.

그렇다면 1억 원으로 밭을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밭 5만 평을 평당 2천 원에 사면 1억 원이 된다. 그러니까, 내가 갖고 있는 돈 1억 원으로 5만 평을 살 수 있다.


“아니요. 일산읍에서만 사야 해요. 밭만 5만 평 정도 사려고 하는데요.”


내가 계속 말하자, 이장이 나와 어머니를 번갈아 보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국민학생이 어른들 앞에서 계속 말하니,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땅은 우리 도련님이 살 겁니다.”


사택 기사가 눈치채고 옆에서 부연 설명을 했다. 그러자, 나를 다시 한번 쳐다봤다.


“그래. 부잣집 애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하하.”

“이장님이 밭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밭을 사면 나중에 사례하겠습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사는 마두리는 정발산 자락이라 밭이 많긴 해! 그리고 마두리에 정씨 집성촌이 있어서 친척들도 많고.”

“그럼 부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장님.”


고개 숙여 인사하며 정중하게 말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같이 한번 가볼까!”


이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우리도 일어나 이장을 따랐다.

그는 우리를 동네 뒷산으로 데리고 갔다. 산에 올라가 보니 멀리 있는 평야는 전부 논인데 우리가 있는 산 근처는 전부 밭이었다.


“여기가 정발산이고 남쪽하고 동쪽에 있는 밭들이 마두리땅이고 북쪽에 있는 땅은 주엽리 땅이네.”

“여기 있는 밭들을 살 수 있을까요?”

“글쎄, 한두 평도 아니고 5만 평씩이나 산다고 하는데 그렇게 많은 땅을 한 번에 살 수 있을까?”


이장님 말도 맞는 얘기다. 갑자기 찾아와서 밭만 5만 평을 사달라고 했으니.


“시간이 들더라도 괜찮습니다.”

“한번 알아보지 뭐.”


이장님 대답이 시원치 않다.

기대했던 것보다 결과가 안 좋은 것 같다. 한번 알아본다는 건,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부동산 업자들을 찾아다니며 땅을 알아봐야 하나?

이장님이 발길을 돌려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뒤쫓아갔다.

산을 조금 내려오자,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동네 애들이 여기저기 모여서 시끄럽게 떠들며 놀고 있었다.

동네에 애들이 바글바글하다. 이때는 한집에 애들을 다섯 여섯 명씩 날 때다.

어쨌든 애들 때문에 동네가 활기차 보였다.

그런데 얘들이 뛰어놀고 있는데, 10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애가 지팡이를 짚고 걷고 있었다.

내 또래밖에 안 됐는데, 벌써 시각장애인이라니, 구만리 같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

저 애를 보니, 갑자기 전생에서 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맹학교에서 선생이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를 가르치다 말을 듣지 않자, 선생이 다음과 같이 혼을 냈다.


“너희들은 앞으로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안마고 하나는 구걸이다. 그러니 구걸을 하기 싫으면 안마를 열심히 배우도록 해라!”


그 대사를 기억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장님!”

“왜?”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뭔데?”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


“저기 지팡이를 짚고 있는 애는 시각장애인인가요?”

“응. 에그, 아버지도 시각장애야! 그래서 어머니가 고생이 많지.”


이장이 혀를 차며 말했다.


“저 시각장애자에게 논을 천 평정도 사 주고 싶습니다.”

“뭐라고?”


이장이 놀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아직 어린데 앞으로 살아가면 힘든 일이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서요.”


난 앞으로 돈을 많이 벌어도 남을 도와주며 살 것이다. 세상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면 사람들의 도움 없이 절대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은 재벌이 되어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었고, 남을 이용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데만 급급했었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었다. 그래서 나를 실컷 이용해 먹고 죄를 뒤집어씌워 죽게 만든 것이다.

앞으로 절대로 형 같은 사람이 되지 말자!


“고맙습니다. 도련님! 저 애는 우리 조카뻘 되는 애입니다. 우리 집안에서도 저 애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도련님이 이렇게까지 좋은 분인 줄 몰랐습니다. 제가 집안 어른들에게 잘 얘기해서 도련님이 밭 5만 평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갑자기 이장님이 나보고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태도가 변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더니, 역시 남을 돕는다는 것이 좋기 좋은가보다.


“감사합니다. 땅을 살 때, 논 천 평부터 제일 먼저 사 주세요. 그럼 땅값을 바로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논을 사 준다고 하셨으니 믿고 밭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장님 댁에 도착해서 사택 기사의 이모님과 작별을 하고 막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새 우리 얘기를 들었는지, 시각장애자가 엄마로 보이는 여자의 부축을 받고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재벌 2세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오후 10시에 연재됩니다. 24.09.07 429 0 -
19 전자계산기 공장을 짓기 위한 방법 NEW +2 7시간 전 134 6 12쪽
18 국민학생이 사업을 한다고? +2 24.09.17 315 8 12쪽
17 국민학생이 사업을 한다고? +2 24.09.16 418 9 12쪽
» 일산에 땅을 어떻게 살까? +2 24.09.15 486 11 12쪽
15 여기에 신도시가 생긴다고? +2 24.09.14 539 10 12쪽
14 사우디 왕자를 이용하라! +2 24.09.13 565 12 13쪽
13 사우디 왕자를 이용하라! +2 24.09.12 618 10 12쪽
12 이제부턴 중동 진출이다 +1 24.09.11 641 10 12쪽
11 이제부턴 중동 진출이다 +1 24.09.10 711 10 13쪽
10 강남에 땅을 사다 +1 24.09.09 714 11 12쪽
9 강남 부동산 +1 24.09.08 719 11 12쪽
8 강남 부동산 +1 24.09.07 743 12 12쪽
7 복수 +1 24.09.06 776 14 13쪽
6 석유 파동의 대처 방법 +2 24.09.05 776 14 13쪽
5 강남과 중동에 진출해야 합니다 +1 24.09.04 815 15 12쪽
4 아버지가 내 말을 들을까? +1 24.09.03 856 15 13쪽
3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1 24.09.03 902 13 14쪽
2 배신자 +1 24.09.02 921 13 13쪽
1 배신자 +2 24.09.02 1,111 1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