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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의 서재입니다.

천재 재벌 2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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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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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
작품등록일 :
2024.09.02 13:20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6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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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70
추천수 :
221
글자수 :
107,974

작성
24.09.0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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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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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배신자

DUMMY

드디어 오늘이 출소하는 날이다.

아! 얼마나 기다렸던 날인가? 4년이 마치 40년 같았다.

새벽에 출소한다고 해서 어젯밤에 일찍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 밤새도록 잠을 설쳤다.


뚜벅뚜벅


복도에서 철창문 여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교도관이 나를 데리러 온 것이 틀림없다.

감방 안에 벽시계가 없으니, 시간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보통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출소한다고 하니, 대충 4시쯤 됐을 것이다.

교도관이 방문을 열고 대기 하고 있던 나를 불렀다. 난 같은 방 재소자들이 깨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나오려고 하는데,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재소자들이 일어나 나를 배웅했다.

그동안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동료 재소자들인데 나 먼저 떠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교도관을 따라가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교도소 바깥문으로 나갔다. 아직 어두움이 채 가시지 않은 밤하늘을 쳐다보며 긴 숨을 쉬었다.

교도소 바깥 공기가 너무 시원하고 상쾌했다.


‘아! 이런 것이 자유라는 거구나!’


나도 이제는 자유인이다. 이제는 내 집에서 마음대로 불을 끄고 잘 수 있게 됐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빨리 집에 가서 아내와 지은이를 만나야겠다.



***



첫 기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온 후 택시를 타고 우리 아파트 단지로 왔다.

아내와 지은이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집 앞에 와서 초인종을 힘껏 눌렀다.

아무 대답이 없었다. 와이프가 집에 없나?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중년 아줌마가 자다 나왔는지 눈을 찡그리고 나를 훑어보며 물었다.

이 아줌마는 누구지? 내가 할 소리를 하고 있네.


“서정수 씨 댁 아닌가요?”


혹시 층수를 잘못 왔나? 호수를 보고 옆집을 살펴봤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먼저 살던 사람을 찾나 보네요.”


먼저 살던 사람? 그러면 아내하고 지은이는 다른 데로 이사 갔단 말인가?


“여기 살던 사람이 이사 갔다고요?”

“네.”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몰라요.”


자다 나온 아줌마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말없이 서 있자, 아줌마는 더 할 말이 없다는 듯이 문을 서서히 닫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이 이사 가다니, 어떻게 나에게 말 한마디 없이 이사 갔단 말인가?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잠시 멍하게 있다가 옆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네. 옆집에 살던 지은이 아빠입니다.”


지은이 아빠라는 소리에 은영이 엄마가 문을 열었다. 은영이 엄마 뒤에는 은영이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4년 전에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어느새 엄마보다 더 커 보였다.


“은영이 어머니 안녕하세요.”

“네.”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식구가 어디로 이사 갔는지 아세요?”

“잘 모르는데요.”


은영이네도 모르면 야반도주라도 했단 말인가?


“왜 이사 갔는지 모르세요?”

“...예.”


갑자기 다리가 풀리며 막막해졌다. 4년 사이에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다니.


“저기....”


막 돌아서려고 하는데, 은영이 엄마가 나를 불렀다.


“네.”

“은영아 넌 들어가 있어라!”


그녀는 은영이를 방으로 보내고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하려는 듯 나를 애처롭게 쳐다봤다.


“지은이가 집을 나갔어요.”

“네! 지은이가 집을 나갔다고요?”

“네.”

“왜요?”

“지은이 아빠가 비리 협의로 매일 TV에 나오니까, 학교에서 애들이 놀렸나 봐요. 그래서 학교에 가지 않고 나쁜 애들과 어울리다가 가출했어요.”

“가출했는데 지은이 엄마가 찾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찾아 왔지요. 하지만 데려오면 자꾸 나가는데 어떻게 해요.”


지은이가 집을 나가다니, 그것도 나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첫째 아들은 내가 외국 출장 갔을 때 교통사고로 죽고... 딸 하나 남은 것도... 모든 게 나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 하늘이 노래지는구나, 딸과 아내를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 그리고요.”

“네.”


은영이 엄마가 뭔가를 말하려다가 망설였다.

난 애타는 마음으로 그녀가 말하기만을 기다렸다.


“지은이 엄마에게 남자가....”

“네? 남자라니요?”

“남자가 생긴 것 같아요.”

“남자가 생기다니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모르는 남자가 집에 자주 왔었고요. 이사 갈 때도 같이 짐을 싸서 나갔어요.”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갑자기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다.


“어떻게 남자를 만났는지 아세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만난 거 같은데....”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했다고요?”

“네. 지은이 아빠가 구속됐는데, 어떻게 해요!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니에요.”


아니 그러면 제일 그룹 비서 실장이 돌봐주지 않았단 말인가? 내가 감옥에 가 있는 사이에 아내와 딸을 돌봐주겠다고 그토록 다짐했건만.

이게 다 제일 그룹의 이정호 회장 때문이다. 그놈이 나와 우리 가족을 완전히 망친 놈이다.

당장 그놈을 찾아가서 따져야겠다.

아! 그리고 내가 감옥에 갔다 오면 100억대의 건물을 사 준다고 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4년간 감옥에서 고생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야겠다.



***



서울대학을 졸업하고 제일 그룹에 입사한 후 열심히 일만 했다.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밥 먹듯이 야근을 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녔다.

그래서 능력을 인정받아 50대 초에 제일 그룹의 계열사인 제일 화학의 대표이사로 임명되었고, 망해가는 회사를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았다.

그때까진 승승장구하고 좋았었는데....

그 후로 이 회장이 우리 회사를 이용하여 불법을 저지르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나에게 미국법인에 수출할 때 물건값을 부풀리고 부당 내부거래를 하게 해서 막대한 비자금과 탈세를 하게 했다.

그래서 검찰이 알게 되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이 회장은 비서 실장을 시켜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게 했다.

내가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면 감옥에 있는 사이 우리 식구를 돌봐주고 내가 출소를 하면 빌딩을 사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빌딩을 준다는 소리에 혹하고 그만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갔다 온 것이다.


‘아! 그때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했는데.’

“제일 그룹 본사입니다.”


택시기사 말에 정신 차리고 택시에서 내렸다. 내 앞에 50층짜리 빌딩이 우뚝 솟아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장실이 있는 50층으로 올라갔다.


띵-


엘리베이터가 서고 문이 열리자, 넓은 공간에 비서실이 보였다.

비서실 입구에 예쁘고 늘씬한 여비서가 정중하게 인사했다.


“어서오세요.”

“회장님, 계세요?”


내가 묻는 사이 조폭같이 생긴 손 차장이 나를 발견하고 달려와 나를 회의실로 데려갔다.


“손 차장님, 회장님 계세요.”

“잠시만요.”


손 차장은 급하게 어디론가 전화했다.


“실장님이 곧 올 겁니다. 차 드릴까요?”

“됐습니다.”


됐다고 하자, 손 차장이 회의실을 나갔다. 회장을 만나겠다는데 왜 이리로 데려온 거지?

잠시 후 비서 실장이 들어왔다.


“비서 실장님, 안녕하세요.”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 회장의 오른팔이자, 제일 그룹의 실세이다.


“연락도 없이 어떻게 왔습니까?”


내가 온 게 반갑지 않은가보다.


“회장님, 뵈러 왔습니다.”

“회장님은 왜요? 할 말 있으면 나에게 얘기하세요.”

“비서 실장님, 우리 식구를 돌봐준다고 해 놓고 왜 봐주지 않았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 와이프가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고 하려다가 그만뒀다.


“생활비가 없어서 와이프가 마트에서 일하고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그, 그건 연락이 없으니... 그런데 제일 화학 대표이사까지 했는데 집에 생활비가 없습니까?”


전혀 관심도 없고 돌봐줄 생각이 없던 거다. 이런 사람들을 믿고 충성을 했었다니.


“약속한 거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리고 출소하면 100억대의 빌딩을 사 준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됐습니까?”

“빌딩을 줘요?”

“네. 비서 실장님이 저에게 직접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아 그거요. 하하하. 그걸 믿고 있었습니까?”

“예? 제가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실장님이 먼저 제안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죄를 뒤집어쓰고 감방에 갔고요.”

“정 사장님도 참 순진하십니다. 그걸 아직도 믿고 계셨습니까? 그냥 해 본 소리인데.”

“그냥 해본 소리라고요? 난 회장님 때문에 감방에서 4년이나 썩고 그사이 우리 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까 봐 그랬습니다. 그냥 잊어버리세요. 빌딩을 준다는 증거도 없잖아요.”

“뭐요? 지금 와서 딴소리하는 겁니까?”


가만히 보니까, 지금까지 나를 갖고 논 것이다. 어떻게 대기업 회장이란 자가 대놓고 사기를 칠 단 말인가?


“여기서 소란피우면 안 됩니다. 가뜩이나 요즘 회장님이 비리에 연루되어 사장님같이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오면 오해를 합니다. 감방에 갔다 온 사례금은 곧 보내 줄 테니, 다신 여기 오지 마세요.”


아니 회사를 위해서 회생한 사람을 이토록 매정하게 내친단 말인가?

이래서 말로 한 약속은 믿으면 안 되는구나! 그럴 줄 알았으면 계약서라도 받아놓을걸.


“난 이대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회장님을 뵙게 해주세요.”

“회장님 없습니다.”


비서 실장이 단호하게 말했다.


“없다고요? 어디에 갔는데요.”

“지금 외국에 출장 중이십니다.”

똑똑-


여비서가 회의실에 들어왔다.


“실장님, 회장님이 찾으십니다.”

“알았어요.”

“회장님이 없다면서요?”


대놓고 거짓말을 하네.


“외국에 계시는데, 화상 회의하자고 부르는 겁니다. 더는 할 얘기가 없으니 그만 돌아가세요.”


비서 실장이 쌀쌀맞게 말하고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분하고 억울하다. 회사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헌신짝처럼 팽개치다니.


‘오냐! 이대로 당할 수만 없다. 당장 가서 회장을 만나야겠다.’


나는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가 회장실로 향했다.


“어디 가세요?”


무작정 회장실로 들어가는 나에게 여비서가 물었다.


“회장님 만나러 갑니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손 차장이 뛰어와서 나를 제지하며 말했다.


“비켜요. 회장실에 있는 거 다 알아요.”


나는 손 차장을 밀치며 회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 회장이 몇 명의 임원들과 함께 소파에 앉아서 회의하고 있었다.


“뭐야! 저건!”


이 회장이 나를 보곤 비서 실장에게 짜증 내며 말했다.


‘저건, 내가 물건으로 보이나? 어떻게 나를 벌레만도 못한 놈으로 취급한단 말인가?’

“회장님, 안녕하세요. 전 제일 화학 대표 서정수입니다.”


분하지만 참고 침착하게 말했다.


“김 실장! 왜 함부로 들여보내?”


이 회장은 날 쳐다도 보지 않고 비서 실장에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비서 실장이 나에게 달려와 밖으로 쫓아내려고 했다.


“회장님, 회장님이 지시한 대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탈세하여 감방에 갔다 온 서정수 대표입니다. 제가 감방에 갔다 오면 100억짜리 빌딩을 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잡아끄는 비서 실장을 뿌리치며 힘껏 소리쳤다.


“손 차장!”


비서 실장이 소리치자, 손 차장이 들어와 비서 실장과 함께 나를 무자비하게 잡아끌었다.


“잠깐만요! 수천억 원이나 되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탈세를 하라고 회장님이 지시한 거 전부 녹음했습니다. 당장 언론과 검찰에 까발릴 겁니다.”


난 끌려나가며 발악을 하며 소리쳤다.


“잠깐만!”


이 회장이 소리치자, 나를 저지하던 비서 실장과 손 차장이 멈춰섰다.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갈 줄 알았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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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우디 왕자를 이용하라! +2 24.09.12 618 10 12쪽
12 이제부턴 중동 진출이다 +1 24.09.11 641 10 12쪽
11 이제부턴 중동 진출이다 +1 24.09.10 712 10 13쪽
10 강남에 땅을 사다 +1 24.09.09 714 11 12쪽
9 강남 부동산 +1 24.09.08 720 11 12쪽
8 강남 부동산 +1 24.09.07 744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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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강남과 중동에 진출해야 합니다 +1 24.09.04 815 15 12쪽
4 아버지가 내 말을 들을까? +1 24.09.03 856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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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신자 +1 24.09.02 921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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