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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의 서재입니다.

천재 재벌 2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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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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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
작품등록일 :
2024.09.02 13:20
최근연재일 :
2024.09.18 21:06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2,765
추천수 :
221
글자수 :
107,974

작성
24.09.07 21:05
조회
743
추천
12
글자
12쪽

강남 부동산

DUMMY

“응.”


형이 고등학교 형들을 훑어봤다. 그리고는 안심이 되는 듯 경계를 풀었다.

형도 내가 얘기해서 고등학생들이 왜 왔는지 알고 있다.


“형 때린 형이 나오면 여기 형들에게 알려줘!”

“응.”

“난 가볼게.”

“그래.”


난 형과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형들이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하여 숨어서 지켜봤다.

형은 나오는 학생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자기를 때린 선배를 보고 고등학생들에게 알려줬다.

그러자 고등학교 형들은 정호 형을 때린 학생들을 잡아다가 으슥한 곳으로 데려갔다.

내가 시킨 대로 잘 하겠지?

난 형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집으로 갔다. 아마 형은 또 고등학교 형들한테 얻어맞고 오늘 받은 용돈을 전부 빼앗길 것이다.



***



강남 땅을 보러 가기 위해서 어머니하고 말죽거리로 향했다. 엄마는 내가 강남에 땅을 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오랜 설득 끝에 같이 가기로 한 것이다.

드디어 내 땅을 갖게 됐다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렜다.


“왜 자꾸 땅을 산다고 고집을 부리냐? 아버지가 준 돈은 내가 저금했다가 나중에 네가 크면 줄게. 정기 예금 이자가 17%나 된다고 하니, 이자만 해도 큰돈이 될 거다.”


어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신문에 나왔는데, 60년대에 강남에 땅을 산 사람들은 땅값이 벌써 100배나 올랐대요.”

“그러니까, 강남도 오를 만큼 오른 거야. 지금 강남땅을 사봐야 별로 안 오를 거라고.”


어머니가 또 잔소리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그때뿐이지 내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강남땅이 비싸 봐야 몇만 원밖에 하지 않는데 벌써 다 올랐다니, 전생에 살아 본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다.

하지만 어머니의 입장은 다르다. 우선 미래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데다가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은 얘기가 있어, 내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지금 사도 잘만 사면 땅값이 만 배는 더 오를 수 있다고요.”

“만 배나 오른다고? 말도 안 돼. 어떻게 진흙투성이인 벌판이 만 배나 오른다는 거야. 내가 아는 언니의 신랑이 공화당 국회의원인데 박 대통령의 육사 후배고 군대에서부터 아주 가까운 사이였대. 그런데 박 대통령 측근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강남에 땅을 사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다 팔아버렸대. 왜냐하면, 영동지역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데다가 작년에는 영동지역에 1,000만 평이나 되는 땅을 또 개발 촉진지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래. 1,000만 평이나 되는 넓은 땅에 누가 와서 사냐는 거지. 거기다가 강남땅은 무한정으로 있으니, 개발해봤자 살 사람이 없어 땅값이 안 올라간다는 거야.”


사람들이 아직 강남 불패신화를 모르는 것 같다. 하긴 한치의 앞도 알 수 없는데, 30년, 50년 후를 알 수 있겠는가?

어쨌든 미래를 아는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강남에 땅을 사야 한다.


“강북은 이미 포화 상태고 전국에서 서울로 인구 이동이 계속되어 서울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요. 강남이 아무리 넓어도 나중에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없다니까요. 인구 이동은 점차 수도권으로 확대 되게 됩니다. 그래서 땅값이 떨어질 염려는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땅값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는다니까.”


어느새 말하는 사이 우리 차는 제3한강교를 건너고 있었다. 제3한강교는 전생에선 한남대교로 불렀던 다리다. 과연 1974년도 강남은 어떤 모습일까?

자가용이 그리 많은 시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제3한강교는 남쪽을 향해 뻥 뚫려있었다.

차는 금세 제3한강교를 건너서 강남대로를 달렸다.

그런데 강을 건너자마자 반포와 압구정 쪽에 낮은 아파트들이 눈에 띄더니 이네 허허벌판으로 변했다.

강남은 이제 막 개발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그래서 경부고속도로와 시내를 관통할 도로들만 닦아 놓은 상태고 아직 개발 전이었다.

불과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강북과 강남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저기 마을을 허물고 논밭을 밀어버린 흔적만 빼면 완전히 시골 깡 촌이나 다른 바 없는데.

이런 곳이 전생에서 그토록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곳이었었다니.

그리고 강남이란 곳이 어딜 가도 땅에 물기가 많아 질퍽거리는 곳이 많았다. 아마 얼마 전에 큰비가 와서 그런 것 같으나, 원래 지대가 낮아서 침수가 잘 되는 것 같았다.

차는 남쪽으로 계속 직진하다가 말죽거리라는 곳에 도착했다. 그나마 지대가 다소 높아 흙이 질지 않은 것 같았다.

말죽거리 영동의 부동산 투기가 제일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 부동산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답게 양쪽 길가에 끝도 없이 부동산 가게들이 늘어져 있었다.


“사모님, 말죽거리에 다 왔습니다.”


사택 기사가 속도를 줄이며 말했다.


“차를 주차장에 대요.”

“알겠습니다.”


사택 기사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난 어머니와 함께 차에서 내려 말죽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말죽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부동산투기가 그만큼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가다.


“어디를 가볼까?”


어머니가 부동산 간판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어딜 봐도 똑같은 부동산 간판들 단지 이름만 저마다 다를 뿐이다.


“안녕하세요. 땅 보러 왔습니까?”


조금 걷고 있는데, 20대로 보이는 남자가 어머니 곁으로 와서 물었다.

양복을 쫙 빼입고 고급시계를 찬 잘생긴 남자다.

한복을 입은 엄마에게 착 달라붙어 말을 거는 모습이 마치 카바레에서 제비가 돈 많은 유부녀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그냥 한번 와봤어요.”

“그러지 마시고 저희 영동 부동산으로 가서 싸고 좋은 매물을 보러 가시죠. 요즘 영동 땅은 자고 나면 오릅니다. 그리고 우리 부동산에 가면 영동지역 개발계획에 대해서 훤히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부동산 판촉 사원으로 보이는 남자의 감언이설에 잠시 망설였다.

그러자 그는 희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기가 영동 부동산입니다. 계약도 말죽거리에서 제일 많이 하는 곳입니다.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한번 가서 생각하세요.”


이 사람은 부동산 판촉사원인 판돌이가 맞을 것이다. 1970년대 말죽거리에 판돌이가 판을 쳤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럴까요.”


어머니는 망설이지 않고 영동 부동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어서 오세요.”


부동산에 들어가니 온몸에 치장을 한 40대 여자가 우리를 반겼다.

그녀는 누런 금반지와 팔찌를 끼고 있었고, 얼굴에는 진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한눈에 복부인처럼 보였다.


“이리 오세요. 김양아! 여기 커피 좀 타와라!”

“네.”


복부인이 우리를 자리에 앉히고 젊은 아가씨에게 커피를 주문했다.


“아드님인가 봐요?”

“네.”

“아드님이 어머니 닮아서 아주 잘 생겼네요. 나중에 배우 해도 되겠어요. 호호호.”


복부인은 우리를 앉히고는 칭찬부터 늘어놓았다.

잠시 후 아가씨가 엄마에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타주고 나에게는 병으로 된 칠성 사이다를 컵에 따라줬다.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고 있는데, 복부인은 끊임없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자기가 말죽거리에서 부동산을 제일 오래 해서 거래도 제일 많다고 하고 땅은 사기만 하면 며칠 만에 땅값이 오른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주변에 토박이들을 많이 알아서 매물로 나온 다양한 토지가 무진장 많다고 했다.


“요즘 땅값이 어떻게 돼요?”


가만히 듣고 있던 어머니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영동 개발로 땅값이 많이 올라서 최소한 평당 2~3만 원은 줘야 해요. 다른 부동산 가면 아마 몇천 원은 더 부를 겁니다. 혹시 투자하고 싶은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시며 제가 적당한 지역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평당 2~3만 원이라, 난 만 원 이하의 땅을 사고 싶은데, 어차피 나중에 강남이 개발되면 싼 땅이든 비싼 땅이든 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다. 그러니 지금은 가능하면 최대한 싸게 사야 한다.


“1억 원 정도 투자하려고 하는데요.”

“1억이면 도곡동에 4,000평짜리가 평당 이만 오천 원에 나와 있는 땅이 있는데 어떠세요.”

“더 싼 땅은 없나요?”


“몇천 원 싼 땅이 있긴 있는데, 땅이 일, 이백 평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러지 말고 4천 평짜리 사세요. 영동 땅은 사놓으면 무조건 오르는 거 아시죠.”

“평당 천 원만이라도 깎아주면 안 될까요?”


어머니는 거래하려는 듯 부동산 사장과 흥정을 하고 있었다.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여기 땅은 한 번 사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요즘 전국에서 영동에 땅을 사려고 몰려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가격은 절대 깎아주지 않습니다. 땅 사놓는 게 부담스러우면 산 다음에 며칠 있다가 되파세요. 그러면 10% 이상은 더 받고 팔 수 있습니다.”

“며칠 있다가 10%를 더 받고 판다고요?”

“네. 원하시면 저희가 책임지고 더 비싸게 팔아주겠습니다. 잘하면 하루 만에 팔 수도 있어요.”


복부인이 우리 어머니를 눈치를 살피며 설득했다.

어머니가 갈등하는지 아무 대답 못 하고 있다가 나를 쳐다봤다.


“진호야! 여기서 땅을 살까?”


오자마자, 처음 들른 부동산에서 땅을 사자고? 어머니 옆에 앉아서 얘기를 들어보니, 자꾸 의심이 갔다.

과연 이 사람들이 정직하게 부동산 매매를 하고 있는 걸까?

뭔가 우리를 속이는 있는 건 아닐까?


“어머니, 일단 다른 데도 더 알아보고 결정하죠.”


나는 어머니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며칠 만에 우리가 산 가격에다 10%를 더 얹혀준 대잖아! 1억에 10%면 천만 원이야, 얼마 전에 들었는데 32평짜리 구반포 주공아파트가 800만 원이래, 천만 원이면 주공아파트를 사고도 200만 원이 남는다고. 사장님 말대로 해보자! 우리야 손해 볼 게 없잖아.”


난 결코 천만 원 정도 벌려고 땅을 사는 게 아니다. 적어도 천만 원의 천 배가 넘는 돈을 벌려고 강남에 땅을 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부인은 농부들에게 산 땅을 갖고 중간에 농간을 벌여 떼돈을 벌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때는 인감증명의 효력이 3개월이었으므로 농부가 잔금을 받고 인감증명을 떼어주면 3개월 동안 계속 가격을 올려서 매매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인감증명 효력이 다 할 때쯤 마지막으로 땅을 산 사람에게 등기를 이전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3개월간 많은 사람에게 팔면서 부동산 업자는 수수료를 계속 챙기고 땅값을 계속 올리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들의 수법에 대해선 전생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들의 농간에 놀아날 필요가 없다.


“일단 여길 나가요. 나가면 제가 다 설명해 드릴게요.”


다시 어머니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사장님, 잠시 나가서 한 바퀴 돌아보고 말씀드릴게요.”

“예. 하지만 여기 나와 있는 땅은 찾는 사람이 많아서 금방 나갈 수 있어요. 사려면 빨리 결정해야 합니다.”

“네.”


우리는 일단 영동 부동산을 나갔다.


“왜 자꾸 나오자고 그래? 천만 원이면 반포 아파트 한 채 사고도 남는데.”


나는 어머니에게 복부인들의 행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내 얘기를 듣던 어머니가 드디어 이해가 됐는지 서서히 고개를 끄떡였다.


“어쩐지 기생오라비 같은 애들이 많다고 했다. 저렇게 장난질을 치면 땅값만 크게 오르겠구나.”

“그러니까. 강남 땅이 앞으로도 계속 오른다니까요. 주변을 한번 보세요. 부동산이 얼마나 많은지요. 말죽거리에만 400개가 넘는대요. 부동산이 잘 되니까,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부동산이 많이 생긴 거라고요.”

“그러면 다른 부동산에 가도 다 똑같은 거 아니냐?”

“난 농부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땅을 사고 싶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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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우디 왕자를 이용하라! +2 24.09.13 565 12 13쪽
13 사우디 왕자를 이용하라! +2 24.09.12 618 10 12쪽
12 이제부턴 중동 진출이다 +1 24.09.11 641 10 12쪽
11 이제부턴 중동 진출이다 +1 24.09.10 711 10 13쪽
10 강남에 땅을 사다 +1 24.09.09 714 11 12쪽
9 강남 부동산 +1 24.09.08 720 11 12쪽
» 강남 부동산 +1 24.09.07 744 12 12쪽
7 복수 +1 24.09.06 776 14 13쪽
6 석유 파동의 대처 방법 +2 24.09.05 776 14 13쪽
5 강남과 중동에 진출해야 합니다 +1 24.09.04 815 15 12쪽
4 아버지가 내 말을 들을까? +1 24.09.03 856 15 13쪽
3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1 24.09.03 902 13 14쪽
2 배신자 +1 24.09.02 921 13 13쪽
1 배신자 +2 24.09.02 1,11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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