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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흔의 서재입니다.

무연무성(無硏武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류금흔
작품등록일 :
2013.04.16 22:07
최근연재일 :
2013.12.27 17:37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65,089
추천수 :
2,361
글자수 :
281,912

작성
13.05.25 02:39
조회
4,189
추천
46
글자
7쪽

형문산의 은거고수-10

세상에 모든 행운을 다 가진 소년 홍무연. 세상에 모든 불행을 짊어진 소년 임무성. 세상에 모든 슬픔을 가지는 소녀 화소은. 세 남녀가 그려가는 무림이야기.




DUMMY

석가촌의 촌장을 겸하고 있는 유건은 감덕윤에게 들은 대로 마을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설명을 했다. 그의 얘기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수긍을 했고 무성은 이전처럼 마을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무성은 그런 유건의 정성에 깊이 머리를 숙여 감사하였고 유건은 늘 그렇듯 사람좋은 웃음을 보여주며 무성을 다독였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수개월이 지나고 한창 여름이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 마을에 잔치가 열렸다.

그 동안 서로 눈 만 맞추며 호감을 확인하던 위군호와 여의신이 결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성은 물론 마을 전체가 떠들썩하게 두 사람을 축복하던 그 날 밤, 거나하게 술에 취한 유건이 의원별채에서 연공중인 무성을 찾아왔다.

"무성이 있느냐?"

유건의 목소리에 무성은 얼른 묵언을 갈무리하고 별채의 문을 열어 유건을 맞이했다.

"아, 유방주님. 야심한 밤에 어인 일이십니까?"

"방주 소리는 집어 치워라. 그 방주가 언제 적 방주인데 아직도 방주라 부르느냐?"

"그럼, 유대형. 야심한 밤에 어인일로……."

"하하, 녀어석. 이리와 봐라. 나와 술 한 잔 같이 하자."

유건은 자연스레 무성의 어깨를 끌어 무성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자, 받아라."

"저어, 대형. 저는 여태껏 술을 마셔 본 적이 없는데요?"

"뭐어? 인마 너도 사내라면 술을 마셔야지. 자고로 호연지기는 술과 함께 라는 말도 있는 법이니라. 잔소리 말고 쭉 들이켜."

무성은 유건의 말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자신을 그리 살뜰히 챙겨주는 사람의 말을 거부하지 못해 유건이 따라준 술을 단번에 비워 버렸다.

"크으윽, 술이 원래 이렇게 쓴 것이었습니까?"

"하하, 고놈. 잘 마시네. 그게 원래 인생의 맛이라는 것이다. 첫 맛은 달콤하지만 끝은 쓴 법이거든. 자, 한 잔 더 받아라."

무성은 다시 한 잔 쭉 들이키며 크으으으 소리를 낸다.

"헌데, 대형. 갑자기 어인 바람이 불어서 저를 찾아오신 것입니까? 그냥 술이나 마시자고 오신 것은 아닐 테고……."

무성의 말에 유건은 무성을 흘깃 한 번 쳐다보고 나발을 불고 있던 술병을 탁 내려놓으며 게슴츠레 쳐다본다.

"너 인마. 너, 네 아버지 얼굴은 기억하냐?"

무성의 얼굴에 급히 수심이 드리워진다.

"아니오, 뵌 적도 없는 분의 얼굴을 어찌 기억하겠습니까?"

유건은 술김인지 무심결에 말을 내뱉었다.

"하긴 그렇기도 하구나."

유건의 말에 무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형, 대형은 혹시 저희 아버님을 아십니까?"

여전히 게슴츠레한 눈으로 무성을 쳐다보는 유건. 그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쏟아져 나왔다.

"안다. 막역한 사이였으니 모른다고 하면 그 친구가 저승에서라도 날 욕할 지도 모를 일이지."

무성은 갑자기 요란하게 두근대기 시작하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레 물어갔다.

"저희 아버님은 대체 어떤 분이셨습니까?"

"호한이었지. 그만큼 협의를 아는 인물도 강호에 그다지 많지 않을게다."

무성은 정말 술김에 하는 얘기인지 모를 유건의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너의 아버지 임원규는 본래 나와 같은 감숙성 백은현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우리는 죽마고우였지."

유건은 종남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그렇게도 공을 들인 사실들을 술술 읊어대기 시작했다.

삼십팔년전, 감숙성 백은현 전체에 크게 역병이 돌았다. 그 덕에 수많은 사람들이 역병에 걸려 죽었지만 다행히도 당시 여섯 살이었던 유건과 임원규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역병의 소식을 듣고 나라에서 의원들을 파견하고 인근 대문파에 협조까지 하여 어찌어찌 역병은 잡을 수 있었지만 유건과 임원규의 부모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그렇게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뜻밖에 두 사람에게 제의가 들어왔다.

바로 파견을 나왔던 종남파와 철장방의 인물들이 두 사람에게 손을 내민 것이었다.

어차피 그곳에 있어도 앞길이 막막했던 두 사람은 훗날을 기약하며 임원규는 종남산으로 유건은 산동의 철장방으로 몸을 의탁했다.

"저도 그렇지만 제 아버지도 그리 순탄하게 사신 것은 아니었군요."

"그렇지. 그리고 드디어 십 수 년이 흐르고 헤어졌던 너희 아버지와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싸움박질 부터 해댔단다. 그러다 마음이 맞아 술을 마시다 알게 되었지. 바로 십 수 년 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던 네 아버지였다는 것을 말이다."

무성은 기대 가득한 눈빛을 발하며 유건에게 질문을 던졌다.

"다시 만난 저희 아버지는 어떠셨습니까? 무공은요? 성품은 어떠셨나요?"

유건은 마치 절친한 친구가 눈앞에 있기라도 한 듯이 부드러운 웃음을 보여주며 말한다.

"원규는 종남파의 일대제자였단다. 바로 장문인의 제자였지. 그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설명이 되겠느냐?'

무성은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종남파의 일대제자가 사사하는 바는 무성이 더욱 잘 알기 때문이었다. 바로 차기장문인에 내정된 자들만이 일대제자가 될 수 있었다. 무성은 절대 엄두도 못 낼 종남의 진산지보들을 알아 갈 수 있는 위치, 게다가 그 어떤 강호활동에도 제약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신분, 그것이 바로 종남파 일대제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허허, 녀석 그리 좋으냐?"

"제 아비가 그리 쟁쟁한 인물이었다는 데 좋지 않을 아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네 아버지에게도 큰 위기가 찾아 왔단다."

무성은 무심코 혀를 잘근 깨물었다. 왠지 기분이 꺼림직 했기 때문이었다.

"이쯤에서 그만 두셔도 됩니다."

무성은 꿈을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유건은 무성에게 꿈을 꾸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아니다. 들어라. 네가 왜 종남산에서 그런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유건은 무성이 알지 말아야 할 비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세상은 그 잘난 임원규를 시기하기라도 했던지 임원규가 마교의 인물을 도와주었다는 누명을 씌워 그의 일대제자 칭호를 박탈해버렸다. 협의지도가 출중했던 임원규는 그저 다른 이의 불행을 두고 벌 수 없어 도왔던 것뿐이었는데도 말이다.

그 일이 있은 후, 임원규는 우지관의 제자가 되어 생활하다가 우연히 장군총의 비밀에 관한 것을 입수 하게 되었다.

그가 일대제자였을 때부터 각별했던 서화영과 사문을 몰래 빠져나와 독자적으로 장군총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물론 당시 철장방의 소방주였던 유건이 그를 따라다니며 물심양면 도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서화영이라는 분이 혹시 제 어머니가 되시나요?"

"맞다. 그녀에 대해서는 나도 종남파의 제자였다는 사실 밖에 모른다. 어쨌든 우리 세 사람은 열심히 호남을 뒤지고 다녔다. 그러다 발견 하게 되었지."

유건의 시선이 아득히 먼 거리의 별자리를 따라가며 회상에 잠겼다.




감상평, 댓글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질타도 감사히 받아 들이겠습니다.


작가의말

좀 짧네요. 뒷 내용이 길어 질 듯하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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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남무성, 북무연-1 +4 13.12.27 1,445 41 16쪽
49 강호의 이단아들 -15 +1 13.12.19 1,576 35 15쪽
48 강호의 이단아들 -14 +7 13.07.14 2,215 38 12쪽
47 강호의 이단아들 -13 +5 13.07.11 1,552 40 13쪽
46 강호의 이단아들 -12 +5 13.07.09 1,811 41 17쪽
45 강호의 이단아들 -11 +3 13.07.07 3,147 32 9쪽
44 강호의 이단아들 -10 +4 13.07.06 2,176 29 16쪽
43 강호의 이단아들 -9 +1 13.07.03 1,708 31 12쪽
42 강호의 이단아들 -8 +5 13.07.01 2,124 33 14쪽
41 강호의 이단아들 -7 +4 13.06.27 1,905 39 14쪽
40 강호의 이단아들 -6 +5 13.06.24 2,379 38 16쪽
39 강호의 이단아들 -5 +2 13.06.19 2,663 33 17쪽
38 강호의 이단아들 -4 +3 13.06.16 2,851 37 21쪽
37 강호의 이단아들 -3 +3 13.06.13 2,820 39 17쪽
36 강호의 이단아들 -2 +2 13.06.11 2,900 34 14쪽
35 강호의 이단아들 -1 +2 13.06.08 4,510 42 19쪽
34 형문산의 은거고수-16 +2 13.06.04 4,021 42 22쪽
33 형문산의 은거고수-15 +3 13.06.01 4,434 46 14쪽
32 형문산의 은거고수-14 +7 13.05.30 3,782 49 15쪽
31 형문산의 은거고수-13 +3 13.05.28 4,515 54 16쪽
30 형문산의 은거고수-12 +1 13.05.26 5,024 54 10쪽
29 형문산의 은거고수-11 +4 13.05.25 4,578 44 17쪽
» 형문산의 은거고수-10 +1 13.05.25 4,190 46 7쪽
27 형문산의 은거고수-9 +3 13.05.22 6,435 48 12쪽
26 형문산의 은거고수-8 +3 13.05.17 5,689 46 9쪽
25 형문산의 은거고수-7 +1 13.05.16 4,725 50 12쪽
24 형문산의 은거고수-6 +5 13.05.15 6,340 55 14쪽
23 형문산의 은거고수-5 +4 13.05.14 6,582 55 11쪽
22 형문산의 은거고수-4 +5 13.05.12 5,393 52 14쪽
21 형문산의 은거고수-3 +4 13.05.12 5,947 6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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